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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채널e] 그다지 특별하지 않은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그러나 이젠 모두에게 말하고자 하는 그 일




안녕하세요?



그림을 그리고 조각을 하는 강영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네 인생에서 가장 힘든 때가 언제였냐고



언제라도 속에서 터져나올 듯한 그 말



그것은 성폭력 강간입니다



강간이 제게 힘든 것은 문득 스치는 기억 자체보다는



그로 인해 제가 침묵해야 했고



제 속으로만 끙끙 앓아야 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다지

특별하지 않은



저도 저 자신도 모르게 입을 닫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아무도 얘기하지 않으니까



지금도 살이 떨리거든요 ...



벗은 몸, 사람의 몸을 그리는 시간이



제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도 좋았고 ...



그 기억을 알고 있는 몸



그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몸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그 일'을

그림과 조각으로 드러냈습니다



너무나 크게 쓴 性(성)

너무나 작게 쓴 폭력



성폭력




어느 날 갑자기 성폭행당했다고 얘기할 수도 없고



그냥 갖고 있는 거예요. 다 속으로



그 부분은 정말 말하고 싶어요

아무한테도 얘기할 수 없는 거예요



언어가 없어요. 언어가




세상을 탓할 수 없어



중학교 1학년 무력에 다시 떠오르고



매일 생각이 나더라고요, 정말 매일



되게 의식했어요, 남들이 알까 봐 되게 부끄럽고



공부도 했고 사회생활도 했지만

제일 신경을 쓴 건 그거였구나



가장 빛나야 할 20대

일상은 두렵고 불안했습니다


어느 순간 제가 기쁘지가 않은 거예요. 사는 게



상처를 덮고, 묻고 하다 보면

(다른) 감정을 다 덮는 거잖아요



무감각해지고, 무덤덤해지고



그런 것들이 많이 아프고 상처가 되니까



내가 이제 드러나야겠다



30년이 지났지만

제 상처는 치료받지 못했기 때문에

아물지 않았고, 아직도 아픕니다



저는 제 상처가 바람을 쐬고

햇빛을 쪼이기를 바랍니다



나는 성폭행 당했다

그러나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성폭행 당했다

그러나 모두에게 말할 것이다



여러분 과연, 제가 정말 잘한 일일까요?



제 잘못이 아니었습니다, 그렇죠.



저 용기 있습니까?



세상을 향한 첫 말하기

30년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한 발 한 발,

사람들 곁으로

세상 속으로 용기 내 온 그녀



그 곁에 남편과 아이가 있었습니다



오로지 아들, 오로지 아들만 (마음에) 걸렸는데,

제가 묵묵히 걸어왔던 길을



이제 아이한테 보여줄 수 있다면



아이도, 어떤 면에서는 좀 자랑스러워 해주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그녀가 세상에 바라는 것



다른 사람들에게

그다지 특별하지 않은, 보통의 경험으로



인생에서 만날 수 있는

뜻하지 않은 불편한 일들 정도로만

(말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을 바라고 있어요



사진 및 영상

미술작가 강영

촬 열 강승우

구 성 김이지

조연출 안성철

연 출 김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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