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와 '이미' 사이, 인권 | 박진 @NHRCkr 사무총장 | #변화 #교육 #인권 | 세바시 1669회
옛날에는 "다 너 잘 되라고 하는 거야"라고 했었어요.
지금은 사라진 이상한 일들이 참 많았습니다.
면접 위원이 예쁘네 끼를 보여 봐라. 춤 좀 춰봐라.
이상하다? 이거 아주 예전에 있었던 일인데 오래전에 있었던 일이라고 들었는데,
2022년에도 그런 일이 계속되고 있다고?
🎙 강연자: 국가인권위원회 대표
🎯 주제: 아직도 존재하는 차별, 평등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 핵심 내용 요약
1. 옛날에 사라졌다고 믿었던 차별은 지금도 존재
- 예전엔 비행기나 버스에서 담배 피우는 게 가능했듯, ‘과거의 일’이라 여긴 차별도 여전히 현재 진행 중.
- 2022년에도 면접 중 외모 평가, 노래·춤 강요 등 명백한 인권 침해 사건이 발생.
2. 차별은 문화다 —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 “아직도”와 “이미”가 경합하는 사회.
- 차별은 시대와 공간을 초월해 문화로 뿌리 박혀 있음.
- 외모, 나이, 성별, 장애, 출신지, 종교 등 다양한 이유로 여전히 차별받는 사례들 다수 존재.
3. 편견은 법이 있어도 바뀌지 않는다
- 차별을 막는 법과 제도가 있어도 선입견과 혐오는 계속됨.
- 인권은 공기처럼 당연하게 느껴질 때 가장 이상적이지만, 사회가 흔들릴 때 비로소 인권의 존재가 드러남.
4. 희망은 있다 — 변화는 시민이 이끈다
- 과거 비정상적인 문화가 사라진 건 이름 없는 시민들의 작은 목소리들 덕분.
- 지금도 차별을 고발하고, 인권을 외치는 이들 덕분에 사회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음.
- 인권은 “불화의 순간에 자주 드러나는 기본 가치”임.
💬 마무리 메시지
우리는 아직도와 이미 사이에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나은 세상은 반드시 옵니다. 포기하지 마세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국가인권위를 대표해서 오늘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좀 옛날 얘기를 해볼까 하는데요. 이 사진 한번 보시겠어요?
이게 뭐로 보이세요? 재떨이 맞습니다.
어디에 있는 걸까요? 어떻게 알았어요?
그 시절을 살아보신 분들은 금방 알 수도 있는데, 어쨌든 버스 안에서 잿더리가 있다는 건 뭐예요? 담배를 피웠다는 얘기죠.
여기는 어디일까요? 놀랍게도 비행기 맞습니다.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인데요. 옛날 일이죠
버스 안이나 비행기 안에서 담배를 피웠다는 거죠.
지금 그러면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아 네 큰일 나겠죠. 뭐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질 겁니다.
어른들께서 자주 말씀하세요. 나 때는 말이다.
저도 그 얘기를 안 하려고 노력하는데 나 때가 있었던 사람이 자꾸 나대를 얘기하는데요.
옛날에는 학교에 사랑의 매가 있었어라는 얘기를 들어보셨거나 또는 경험해 보셨을 거야. 많이 보셨어요
그래요 그런 시절이 있었어요.
근데 그때 뭐라고 그랬나요? "다 너 잘 되라고 하는 거야"라고 했었어요.
옛날에는 옛날에는 그 옛날에는 스승 그림자도 안 밟았어 뭐 이런 얘기도 하고요.
지금은 사라진 이상한 일들이 참 많았습니다.
우리는 그런 일들을 이미 지나간 일이라고 부릅니다.
그것들은 지금 있을 수 없기 때문이죠.
그런 문화가 발붙일 없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된 거죠.
누가 그렇게 만들었을까요?
여러분
여러분
바로 여러분들 같은 이름 없는 시민들이었습니다.
그 시민들이 그건 문제가 있다고 그건 구시대의 것이라고, 그건 누군가를 힘들게 하고 괴롭힐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하나 둘 생기기 시작하더니, 점점 많아져서는 그런 옛날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없는 사회를 만든 겁니다.
자 그러면 우리 지금을 한번 볼까요?
면접시험을 볼 때 자신이 응시하려는 분야 외의 질문을 하는 면접자를 응시자들은 납득하지 못하겠죠. 그렇죠?
예를 들면 나는 엔지니어가 되고 싶은 여성입니다.
그런데 저한테 이렇게 묻는 거예요.
"아이 낳을 거예요? 나으면 누가 기를 거예요? 결혼할 계획이 있다면 당신을 뽑기 어렵습니다."라고 얘기해요.
이렇게 질문하는 면접관이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어떠세요?
아이고야 여러분들은 납득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그게 불과 2022년 그러니까 작년에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이 들어왔던 사건입니다.
면접 위원이 피진정인들이었죠. 피진정인들이 진정인에게 "키가 몇이야? 예쁘네"라는 말을 했어요.
직무와 전혀 상관없는 외모 평가를 한 거죠.
거기까지도 놀라운데 사전 동의 없이 면접 중인 진정인의 사진을 찍고 '끼를 보여봐라 춤 좀 춰봐라'
아이고 놀라워라 그런 일이 실제로 있었던 겁니다.
노래와 춤을 강요했어요.
인권위 조사관이 물었겠죠. "왜 그런 질문을 하셨습니까?"
근데 이분들 말이 더 놀라워요.
면접이 얼마나 긴장되는 일이냐 긴장 풀어주려고 그랬다
그래서 '이쁘시구나' 이렇게 얘기를 한 거라는 거예요.
진정인이 제출한 이력서의 키와 몸무게가 없었기 때문에 물어봤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런 조사를 통해서 깨닫게 됐죠.
부적절한 질문이었다는 걸 깨닫게 됐습니다.
반성한다고 얘기했어요.
그러면서도 노래와 춤을 강요한 것이 아니라 진정인의 자신감을 엿보기 위해서 노래를 할 수 있는지 물어보면서 율동도 곁들이면 참 좋겠다고 말한 것뿐이라는 거예요.
자 이쯤 되면 우리는 압니다.
'어 이상하다? 이거 아주 예전에 있었던 일인데 오래전에 있었던 일이라고 들었는데 2022년에도 그런 일이 계속되고 있다고?'
그렇다면 뭔가 크게 잘못된 거 아닌가?
누가요? 이분들의 사고방식이요.
이분들이 직원을 아니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잘못된 겁니다.
우리는 곧장 이런 단어를 떠올리게 되죠.
어떻게?
이것이 인권 침해 성차별이 성희롱이 아니란 말인가?
이런 단어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이미 사라졌다고 생각한 것들이 여전히 지금도 계속되고 있어서 고통받는 사람들이 인권위를 찾아옵니다.
저희를 찾아오는 분들은 왜 찾아오냐 하면
자신의 현재 상황이 인권 침해가 맞냐 차별이 맞냐라고 물어보기 위해서 찾아오기도 하고요.
그리고 이것은 명백히 인권 침해입니다. 이것은 명백히 차별입니다.라고 이런 것들을 묻기 위해서 오기도 합니다.
그렇게 인권위는 매번 그런 개별 사건들을 조사를 하죠.
매일 비슷한 사건들이 쏟아집니다.
그럴 때 이런 생각을 하죠.
'이거 이상한데 이거 맨날 왜 비슷한 사건들이 계속 같이 오는 거지?'
괴롭습니다.
제가 여러분들께 오늘 드리고 싶은 말씀은, '아직도' , '이미' 사이에 늘 인권이 존재하고 있다는 그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학생들은 학교에서 배웁니다.
사람들을 다르기 때문에 차별해서는 안 된다라고 배우거든요.
그런데 학교 밖을 나오면 아니 학교 안에서도 그렇습니다.
나보다 공부 잘하는 학생을 선생님은 더 챙겨주죠.
친구들은 나보다 더 운동 잘하고 그리고 외모 뭐 이런 조건 신체 조건이 우월한 친구들을 더 좋아합니다.
이런 게 바람직하냐고 물어요. 그런데
그런데 누구도 바람직하다고 대답하지는 않아요.
그런데 이렇게 얘기하죠.
어쩌겠어요, 그건 우리가 사는 세상인 걸요.
구직 때 외모 때문에 피해를 봤다는 분들에게 질문을 했더니요.
거의 2명 중에 1 명이 그런 차별을 받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자 또 어떤 분 얘기를 해 보겠습니다.
A 씨는 2015년 9월에 첫 출근을 했습니다.
그런데 인사팀장이 A 씨에게 당신이 대머리라서 같이 일할 수 없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아이고 A 씨는 얼마나 당황했겠어요.
일은 시작도 안 했는데 업무와 전혀 상관없는 내 머리 때문에 일을 할 수 없다니요.
A 씨는 부당함을 호소하기 위해서 인권위에 진정했고,
인권위는 이 상황을 외모를 이유로 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차별이라고 시정을 권고했습니다.
어떤 유치원에서 사람을 뽑습니다.
외국인 영어 강사를 모집하는데 "오직 백인, 온니 화이트"라는 조건을 단 채용 공고를 냅니다.
아 얘기를 하고 있으니까 막 다들 답답한 기운이 생기시죠.
인종 차별은 피부색이나 출신 국가, 출신 민족의 차이를 구별하면서, 구분하면서 특정한 정체성을 가진 사람을 사회로부터 배제하니까 역시 차별인 거죠.
외모만 그럴까요? 나이도 그래요.
정부가 2009년에 국가인권위 권고를 받아들여서 폐지하기 전까지, 일반직 공개 채용 공무원의 연령 제한이 있었습니다.
국가가 나이를 제한하고 있었던 거죠.
또 비슷한 시절에 김 모 씨 이야기를 좀 드리려고 하는데요 김모 씨는 코미디언이 되고 싶었어요.
그런데 방송국에서 만 30세가 넘으면 응시할 수 없다고 하는 규정을 들이댄 겁니다.
그래서 인권위를 찾아와 진정을 했죠.
인권위가 나이 제한을 없애라고 방송국에 시정을 권고했습니다.
나이가 많아서 웃길 수 없다니요.
결국 법이 나이 제한이 없도록 바뀌었습니다. 불과 10년 전 일입니다.
아주 먼 과거의 일처럼 느껴지지만, 불과 10년 전 일이죠.
외모와 나이뿐이겠습니까?
성별, 장애, 사회적 신분, 출신 지역, 출신 민족, 출신 국가, 가족 상황, 학력, 사회적 신분 등 등으로 차별받았다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방금 들려드린 사건들은 모두 특정인이나 특정 상황에 대한 선입견 또는 편견에서 벌어진 일이라서 이런 종류의 사건은 비교적 선명하고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되면 누구나 그건 차별입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안들이죠.
그래서 결정이 나오면 환영을 받아요.
이럴 때는 욕을 별로 안 먹습니다.
그만큼 비슷한 문제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다는 거죠.
이렇게 평등은요 새로운 바람처럼 다가와서 금세 우리를 편안하게 합니다.
의식조차 못하는 공기처럼 존재하게 되는 거죠.
우리 모두가 과거의 차별을 아주 오래된 일처럼 느끼는 건, 바로 바뀐 평등이 여러분 안에 스며들었기 때문입니다.
자 그러면, 옛날에 있었던 일들이 왜 지금도 일어나는지 이야기해 볼까요?
차별은 왜 그럴까요?
차별은 힘이 셉니다.
없애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어요.
차별은 문화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 안에는 아직도와 이미가 이렇게 계속 경합하고 있습니다.
어떨 때는 아직도가 이기기도 하고요 어떨 때는 이미가 이기기도 합니다.
타고난 정체성을 가지고 차별당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저는 여성입니다. 그리고 아이의 엄마이기도 해요.
좀 더 나이가 들면 아마도 여성 노인이 되겠죠.
그리고 지금도 꽤 골골 되는데, 아프기도 하고 그래서 결국은 장애를 가지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제 안에는 참 많은 정체성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누군가 이 사람의 이와 같은 정체성을 꼬집어서, 적대적으로 비난하고 신체적 정신적으로 고통을 준다면, 이 사람의 존엄은 안녕할 수 있겠습니까?
좀 더 직접적인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대한민국 특정 지역에서 이슬람교나 무슬림을 배척하고 있다는 보도를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돼지고기를 금기시하는 문화를 가진 사람들 앞에서 돼지 머리를 올려놓고 고사를 지내고 삼겹살을 구워 먹습니다.
그런가 하면 단식 투쟁하고 있는 사람들 앞에서 피자를 시켜 놓고 놀리듯이 게걸스럽게 먹는 일도 있습니다.
이를 두고 정당한 의사 표현이라고 하기도 하고 표현의 자유라고 하기도 합니다.
어떻게 들리십니까?
대한민국 만의 문제일까요?
아닙니다.
전 세계적으로 나와 다른 대상을 혐오하고 괴롭히는 행위는 인류가 공통으로 겪는 문제로 보입니다.
그런데 심지어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 대확산이 이것을 좀 더 심화시킨 면도 있습니다.
오죽하면 해외에서도 이런 문제를 고민했겠죠. 그래서 그러한 법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그 괴롭힘과 혐오 표현의 부당성을 세상에 알리고 시정해 나가고 있죠.
근데 아직 한국은 평등법이 없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만들어진다. 그래서 특정 이유로 사람을 괴롭히는 행위를 제재할 수 있게 된다고 해도 차별 행위가 사라질까요?
아쉽게도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
잘못된 선입견이나 편견에 근거한 혐오에서 비롯된 사건은 인권위에 계속 접수될 거예요.
말씀드렸듯이 차별은 네 힘이 셉니다.
아직도와 이미 사이에 우리는 지금 들어와 있습니다.
우리는 여기 있어요.
사람의 얼굴을 보면서 누군가를 괴롭히는 이런 모습들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당연하게 차별과 괴롭힘이라고 받아들이고 그런 문화가 사라지는 날이 올 거라고 저는 믿습니다.
어느 순간 버스 안에 잿더리가 사라졌듯이 말이죠.
그런 의미로 지금 우리는 모두 희망을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인권은 공기와 같지 않아요?
우리 누가 여기 공기가 꽉 차 있다고 아 이렇게 공기가 우리에게 감사한 일입니다라고 감탄하지 않잖아요.
그런데 미세먼지나 황사 같은 그런 일이 벌어지면 우리는 공기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죠.
그건 바로 기본적인 것들이 갖고 있는 속성 때문입니다.
인권은 있잖아요.
불화의 순간에 자신의 모습을 자주 드러냅니다.
여성들이 투표권이 생기기 전까지요.
여성의 권리라는 말을 할 수 없었어요.
단두대에 올라가는 불라의 말이었거든요.
흑백 분리 정책이 사라지기 전까지 인종 차별은 불온한 말이었습니다.
이렇게 인권은 그 시대에 당대에 화합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그게 무슨 인권이야?라고 당장 욕을 하기도 하죠.
그렇게 우리는 욕을 꽤 먹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포기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딱 반걸음 앞서 나가려고 합니다. 가까운 미래의 동의를 구하려고 합니다.
세상 모든 취약하고 나약한 소수자들의 투쟁으로 이룬 인권의 역사에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인권위는 그 존재 이유가 다할 때까지 자신의 자리에서 지금처럼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저는 어디선가 지금도 고난에 처한 이웃이 있겠지만,
그들이 만들어낸 세상은 분명 오늘 분명 조금 오늘보다 나은 세상이 될 거라고 믿으면서,
그 믿음으로 여러분과 함께한 이야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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