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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 세바시 505회 발달장애인이 세상을 바꿉니다 : Bear makes the world better | 이진희 베어베터 대표


강연 소개 : 발달장애인은 자폐성장애인과 지적장애인을 묶어 부르는 말입니다. 이들은 성인이 되어 직업을 가지고 독립해서 산다는 너무나 당연한 명제에서 가장 소외된 장애입니다. 의사소통이 어렵고 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발달장애인을 이해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들이 쉽게 일할 수 있도록 직무를 달리하고, 환경을 바꾸는 회사가 있다면 이들도 당당하게 일자리를 가지고 자기 힘으로 살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베어베터는 만들어졌습니다. 베어베터와 만난 곰청년들이 어떻게 세상을 더 좋게 만들어가는지, 여러분과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게시일: 2015. 1. 6.




(박수와 환호)

안녕하세요

저는 베어베터 대표 이진희입니다


베어베터는 제가 항상 소개할 때 한 마디로

'발달장애인이 일하는 회사입니다' 라고 얘기하고 있어요

'발달장애인'이라는 게 어떤 건지 혹시 들어보신 적 있으신 분?


많지 않네요

발달장애라는 말 자체도 굉장히 생소하죠

발달장애는 지적 장애와 자폐성 장애를 묶어서 부르는 말입니다

쉽게 영화를 예로 들어서 설명을 해 볼까요?


'7번 방의 선물'이라는 영화의 주인공은 지적장애인이었습니다

지적으로 좀 부족하다는 의미죠

'지적 발달에 한계가 있다' 라고 전문적으로는 표현을 합니다

그리고 영화 '말아톤'의 주인공은 자폐성 장애인입니다

영화 '말아톤'은 보셨죠?


네, 보신 분이 많을 것 같아요

'말아톤'의 주인공은 뭔가 행동이 기이합니다

보통 사람과 감각도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이런 친구들만 자폐인이 아니구요


최근에 있었던 드라마 '굿닥터'의 주인공도

자폐성 장애의 일종인 '서번트 `신드롬'이라고 얘기를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보통 사람보다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자폐인은

사실 그다지 흔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자폐성 장애인, 발달 장애인들은

아주 일상생활의 기본적인 것부터 남에게 의존을 해야 되는 사람부터

일반 사람들보다 특출난 재능을 가진 사람들까지

굉장히 다양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근데 이런 사람들이 일 하는 회사가 왜 필요한 것 일까요?




여기 네 개의 숫자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전 국민의 한 60%,

경제 활동 가능한 인구의 60% 정도는

어딘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경증 장애, 주로 지체 장애

이렇게 신체적으로 장애가 있는 분들인데요

이 분들의 45%도 일자리가 있어요


상대적으로 일자리 구하기가 조금 어렵다는 중증 장애인들도

17% 정도는 일자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폐성 장애인의 고융률은 단 1%에 불과 합니다


이들은 왜 이렇게 일자리 구하기가 이렇게 힘든 것 일까요?

일반 기업들이 자폐성 장애인을 고용하기 어려운

발달 장애인을 고용하기 어려운 이유는

첫째, 이들한테 줄 수 있는 직무가 거의 없습니다

이들이 생산성도 좀 낮아요

그리고 이 한 사람을 고용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지적으로도 부족하고

또 의사소통도 굉장히 특이한 이 사람들을 관리하기 위해서

관리자 한 명을 더 써야 될지도 모릅니다

비용이 많이 든단 뜻이에요

이런 이유로 이들이 일반 기업에서 일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저희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만약에 이들을 이해하는 관리자가 있다면

이들한테 일하기 쉽도록 직무를 바꿔서

다시 설계해서 줄 수 있는 회사가 있다면

이들도 일하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으로 베어베터를 만들게 됐습니다

그런데 그냥 상식적으로

생산성도 낮고 비용도 많이 드는 이런 회사가

어떻게 먹고 살 수 있을까요?


저희는 우리나라의 장애인 고용 정책에서 답을 찾았습니다

우리나라 대기업은 장애인을 의무적으로 고용을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2.7% 의무 고용합니다

그런데 고용을 다 하지 못 하면

의무 고용을 다 채우지 못 하면

장애인 고용 부담금이라는 준 조세 같은 걸 냅니다


그런데 이 준 조세를 내고 있는 기업들이

저희같이 장애인을 많이 고용하는 회사랑 거래를 하면

거래 금액의 일정 부분을

고용 부담금 감면이란 형태로 되돌려 주는 제도가 있습니다

저희한테 가격 경쟁력이 생기는 거죠


그래서 저희는 이 제도를 이용해서 기업들하고 거래를 하고

기업들은 이를 통해서 부담금을 감면받고

저희는 이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거래를 해 주기 때문에

마음놓고 고용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제도를 활용해서

저희는 현재 회사에 80명의 장애인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다섯 명으로 시작 했는데 현재 80명이 일하고 있구요


첫 해에 7,000만원 매출로 시작을 했는데요

지금 올해 20억 매출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박수)


이건 불과 2년 반 만에 만들어 낸 결과입니다




저희 회사 베어베터라는 이름은

Bear makes the world better

곰이 세상을 더 좋게 만들 것이다

라는 문장에서 따 왔습니다

곰이 어떻게 세상을 더 좋게 만들 것이냐

어떻게 그렇게 하고 있느냐

라는 게 사실 오늘 여러분들과 함께 할 이야기들입니다


저희 베어베터라는 브랜드는 여기 보시다시피

굉장히 세련되고 깜찍하고 귀여운 캐릭터들이 있습니다

저희 이 브랜드 만들 때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선한 의도를 직접적으로 이야기 하지 말자

왜냐?

우리는 동정 받을려고 하는 게 아니다

동정 때문이 아니라 안타까움 때문이 아니라

우리의 품질 때문에 우리의 가격 경쟁력 때문에

다시 우리한테 찾아오게 만들어야 된다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어떤 대중적인 브랜드보다

훨씬 더 세련되고 멋지고 앞서 나가는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 내자

그래서 이렇게 멋있고 세련된 브랜드인데

어, 알고보니 장애인들이 만들었어?

이야, 대단한데?

이런 말을 듣고 싶었습니다

이 브랜드 보면 그럴만 하지 않나요?

(네)

감사합니다


저희 사업은 아까 고용을 하기 위해서 빵을 굽는 회사

세상을 바꾸는 빵을 굽는 회사 라고 표현을 하셨는데

빵만 굽는 게 아니구요

처음 시작은 인쇄업부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인쇄업을 하자'라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어요


처음에 사업 시작할 때 생각했던 건

중국하고 경쟁하지 말자

중국 국경을 넘어서 값싸게 들어오는 이 물건들하고 경쟁하면 안 된다

그 다음에 기업하고 거래하자

세 번째는 발달장애인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자

그래서 발달 장애인들이 지하철을 좋아한다는 데 착안을 해서 

배달을 시켜야 되겠다 라고 생각을 하고 

기업 고객이 원하는 교육자료나 명함을 쉽게 쉽게 빨리 빨리 만들어서 

장애인들이 직접 배달을 하는 그런 형태로 시작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기업이 

우리는 직원들한테 공짜 커피를 주는데 

커피를 좀 볶아 줄래요? 그런 요구가 있었어요 

그래서, 그럼 우리가 커피 사업을 하겠습니다 

커피, 베터커피를 시작했어요 

그 다음에 빵을 굽기 시작했는데요 

직원들한테 생일 선물로 빵을 준대요 

그래서 그 빵을 우리가 줄게

근데 이게 굉장히 흔한 아이템이거든요

너도 나도 장애 관련된 시설이나 이런 데서 제과 굉장히 많이 합니다

흔히 하는 제과 아이템이라도

우리가 하면 누가 하는 것 보다 멋지게 세련되게 하자

그래서 이 그림에 있는 귀여운 쿠키 박스를 개발하게 됐습니다

그 다음에 마지막으로

저희가 최근에 8월 달부터 시작한 게 꽃 배달인데요

기업이 돈을 우리한테 쓰게 하고 싶은 거에요

그래서 꽃 배달을 시작을 하게 됐습니다




우리 나름대로 이 발달 장애인들이 일할 수 있도록

최저 임금 이상을 받아갈 수 있도록

자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굉장히 여러가지 고안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아까 장점을 살려서

지하철을 좋아하니까 배달을 시키자 이런 얘기를 했잖아요

이 그림은 저희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 때 그린 거예요

저희 아이는 지금 대학생입니다만 자폐성 장애가 있구요

초등학교 2학년, 3학년 아이가 이 그림을 외워서 그립니다

그리고 이 그림을 손바닥만한 종이에도 그릴 수 있구요

외워서 전지 크기에도 거의 똑같은 비율로 그릴 수 있습니다

지하철 노선이 새로 생기거나 지하철 역이 신설되면

꼭 거기까지 가서 확인을 해 봐야 됩니다


이 정도로 지하철에 푹 빠져 있는 매니아들이

저희 아이 뿐만 아니라 굉장히 많습니다 생각보다

그래서 이 특성을 이용해서 배달을 하자

그래서 저희 직원들의 절반 이상은 매일 매일 수도권 전철을 누비면서

고객사를 찾아 다니면서 배송을 합니다


네, 이렇게 이들이 당당하게 일을 하면서

또 굉장히 많이 바뀝니다




그 다음에 저희가 신경을 썼던 건 일을 쉽게 만들어서 주자

그래서 일반인이 하는 일을 한 사람이 하는 일을

세 명, 네 명이 할 수 있도록 쪼개 줍니다

그러면 한 사람의 개인은 굉장히 쉬운 부분을 담당하게 될 거고

그걸 협업을 통해서 분업화해서 일을 하게 됩니다

쪼개서 준다고 줬는데 일을 잘 못한다

그럼 얘가 잘못한 게 아니라 일을 준 사람이 잘못한 거예요


다시 고민해서 직관적으로 이해해서

단순하게 쉽게 수행할 수 있도록 다시 줘야 됩니다




그 다음에 일을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은

기계가 많은 부분을 처리하는 거예요

그래서 굉장히 성능이 좋고 고품질의 출력을 내는 그런 장비를

한 대에 3억, 2억 이런 고가의 장비를 들여서

정말 버튼만 누르면

남 못지 않은 품질이 나올 수 있는 그런 설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장애인이 버튼을 누른다고 복사가 이상하게 나오는 건 아니잖아요




그 다음에 또

꽃 배달 사업을 하면서 생각한 건데요

꽃다발이라는게 뭔가 들려면 굉장히 어색하고 불편함이 있죠

그냥 들고 가려고 해도

이걸 장애인들이 배송을 하게 하려니까 더 걱정이 되는 거죠

이렇게 애기 안듯이 안고 다닐 수도 없고

그래서 이 화면에서 보시는 것과 같은 꽃 박스

받으면 테이블 위에 바로 올려놓을 수 있는 형태의 꽃 박스를 개발을 해서

쉽게 들고 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

난, 화분 같은 걸 깨지지 않고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서

전용 가방을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발달 장애인들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직무를 바꾸고 주변 환경을 거기에 맞춰서 개선하고 개발하는

그런 사람들이 있는 회사구요

이 발달 장애인들한테 가장 중요한 직무 환경은

저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사람들이 일상적으로는 특이하게 보일 수 있는

그런 행동을 이해하고

이 사람들에게 맞게 여러가지 근무 환경을 제공하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그리고 저희가 발달장애인이 80%가 넘거든요

플로리스트, 인쇄 전문가, 디자이너, 제과 기능사,

이런 사람들이 주인이 아니라

발달 장애인이 중심이 되는 문화를 가진 회사에서

이 사람들이 기꺼이 일을 하고자 합니다

그런 사람들이 있는 회사가 베어베터라고 자랑할 수 있습니다

(박수)




이런 회사에서 일하는 저희 직원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요?

저희 발달장애 직원들한테 물어 봤습니다

부모님 속옷 선물도 하구요 누구나 이렇게 하죠

그리고 일 하면서 너무 자신감을 얻구요

이런 자신감을 주는 회사니까 너무 소중하게 느끼는 거죠

여기는 욕하는 사람이 없어서 좋대요

이렇게 일 하면서 자신감을 갖고 더 당당해 지는 걸

2년 반 동안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부모님들은 이렇게 말씀 하십니다

이제 대화가 돼요

주고 받는 말이 안 됐는데 이제 대화가 돼요

직업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말씀을 하고 계셔요




저는 저희 직원들이 배송을 다니면서 일을 하면서 만나는 저희 고객들

그리고 저희 회사에 찾아오는 분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정말 우리가 세상을 좋게 만들고 있구나 라고 생각할 때가 많습니다

한 번 만나 보실까요


이 친구들이 자꾸 사무실에 배달을 옴으로써

처음에는 이 사람들이 익숙하지가 않아서 좀 낯설었는데

자꾸 보니까 어, 이상하지 않네?

이렇게 해서 우리는 같이 살게 되는 거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회사 홍보 동영상도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이렇게 얘기 하시는 분들도 있구요

이렇게 여러분들이 함께 만들어 가고

우리 당당하게 일하는 일 자리를 지켜 주시고

그래서 이런 방식으로

우리가 세상을 좋게 만드는데 기여하고 있구나 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얼마 전에 저희 회사 직원이요 부친 상을 당했어요

그래서 우리 꽃집에서 제일 좋은 조화를 상가로 보내고

제가 찾아가 봤습니다

갔더니 좀 기가 막히더라구요

이 친구가 부모님이 이혼을 하시고 아버지랑 같이 살았는데

아버지가 돌아가신 거예요

남동생하고 둘이 있는데 친척분들이 계시지만

이 친구들을 책임지고 돌봐주실 상황은 아니었던거 같아요

굉장히 막막했습니다

회사로서 더 해줄 수 있는 건 없는데 어떻게 해야 되나

막막했는데


고민하다가 생각해 보니까

이 정도의 일 자리라도 아니었으면

이 아버님은 어떻게 돌아가셨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흔히 그런 말 하잖아요

장애를 가진 자식보다 하루 더 사는 게 소원이다

근데 현실적으로 이루어지기 어려운 꿈이거든요

그런데 우리 회사같은 이런 일 자리가

이들한테 정말 최소한의 안전판이다

하루 먼저 죽어도 조금은 안심할 수 있는

그런 안전판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구요

이 안전판을 오래 오래 잘 지켜내서

저희 장애 직원들이 여기서 정년 퇴직할 수 있도록

그렇게 길게 가는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여러분들과 함께




나에게 기업가 정신이란 행동하는 것이다

행동만이 바꿀 수 있습니다

단, 목표를 잊어버리지 않고


이 글은 청각을 잃은 제 친구를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전체 또는 일부가 잘못듣고 잘못 옮겨적은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해당글에 댓글 남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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