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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 세바시 739회 영화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 | 조정래 영화감독, 영화 '귀향' 연출


강연자의 강연 소개 : 안녕하세요. 영화 ‘귀향’을 연출한 영화감독 조정래라고 합니다. 저는 오늘 여러분들에게 ‘영화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라는 주제로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영화 ‘귀향’은 칠만오천이백칠십 명의 국민 여러분의 후원으로 만들어진 소중한 영화입니다.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 만들어낸 이 영화 속 귀중한 이야기를 함께 공유하고, 그 안에서 발견한 희망을 더 널리 나누고 싶습니다. 저는 우리 국민들이 앞으로도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고,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와, 돌아가신 그리고 현재까지 살아계신 수많은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더 많은 고민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게시일: 2017. 2. 5.




(박수와 환호)

저는 영화 '귀향' 을 연출한 영화감독 조정래라고 합니다

(박수와 환호)

보통 사실 '조정래'라고 하면은 태백산맥과 아리랑을 쓰신 대작가이신

우리 조정래 작가 선생님을 생각을 많이 하실텐데요

인터넷에 보면 이런 질문이 있습니다

(웃음)

지금도 제가 제일 많이 받는 질문이

"도대체 당신은 조정래 작가랑 무슨 관계냐?" 라는 질문이 있습니다

또, 어떻게 그런 대하소설을 쓰면서 영화도 만들 수 있었는지 굉장히 궁금해하시고

또 굉장히 많은 분들께서 저렇게 '조정례'라고 쓰십니다


제가 학창시절에서부터 지금까지 제 별명이 점례였습니다


제가 어찌 그 대작가님과 저와 비교 할 수 있겠습니까

아마 작년 한 해에

여기 계신 분들과 국민 여러분들의 너무나 많은 사랑을 받았던

영화 '귀향' 때문에 아마 생긴 그런 감사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자리를 통해서 그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 

(박수) 

네, 고맙습니다 

(박수)




저는 오늘 영화에 대해서 또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영화 귀향에 대해서 안 보셨던 분들을 위해서 잠깐 설명을 드리고자 합니다


영화 귀향은 위안부 피해자 소녀들을 다룬 이야기로써

제 2차 세계대전 일본의 성노예로 끌려가서 모진 고초를 당하시고

돌아가신 수많은 분들의 억울한 원혼을 위로하고

또 비록 영화에서나마 그분들을 고향으로 모셔서

따뜻한 밥 한 술을 올리고 싶다라는 그런 마음을 가지고 만든 영화가

바로 영화 '귀향' 입니다


일본군 위안부, 일본군 성노예 문제는

미국 의회와 유엔 인권위원회에서 규정한 전쟁 범죄입니다


일본의 학자가 주장하는 가장 보수적인 숫자인 약 20만명에 이르는 소녀들이

강제연행, 납치 그리고 취업 사기 등의 그런 이유로 끌려가서

정말 수많은 분들이 죽임을 당했고

그 중에 극히 일부분만이 생존해서 돌아오신

그야말로 끔찍한 전쟁범죄의 다른 말입니다


저는 2002년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쉼터인

경기도 광주 태촌에 있는 나눔의 집에 봉사활동을 하러 갔었습니다

저는 그 곳에서 할머니들을 만나 뵙고

위로를 드리러 간다고 갔다가 오히려 위로를 받고,

더더군다나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듣고는 너무나 충격에 빠졌습니다


그 충격 중에 가장 중요한 실체는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비록 겉은 할머니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할머니들의 눈을 들여다보는 순간

저는 너무나 많이 충격에 빠졌습니다

할머니들의 눈은 당신들이 끌려갔던 그날 그대로 멈춰있었습니다

바로 소녀의 눈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지금도 생존해 계시는 강일출 할머니께서 그리신

태워지는 처녀들이라는 그림을 보게됩니다

바로 이 그림입니다

어떠십니까?

영화 귀향을 아시는 분들은 아마 이 그림을 많이 접했을 거지만,

저는 당시 처음에 이 그림을 보면서 도무지 이해 할 수가 없었습니다


16살 나이로 경상북도 상주에서

어머니의 젖을 만지면서 놀던 소녀 강일출은

강제로 연행되서 강제로 끌려가서

중국 목단강에 끌려가게 됩니다

그곳에서 하루에도 20명에서 50명의 군인들을 받다가

모진 고초를 당하고 몸이 만신창이가 되고

그래서 장티푸스라는 병에 걸리게 됩니다

그러자 일본 군의관은 바깥에 있는 더 큰 병원으로 가서

병을 고쳐주겠다는 약속을 하고

바로 저 트럭에 태우게 됩니다

하지만 트럭이 도착한 곳은 병원이 아니라

끔직한 학살의 현장이었습니다

바로 그곳에서는 수많은 처녀들이 저렇게 불에 타고 있었습니다

저런 절체절명의 순간에 광복군과 일본군이 교전을 하게되고

할머니는 극적으로 그 지옥같은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미얀마에 있는 외곽에서

조선인 위안부로 보이는 시신들이

죽임당하고 매장되어 있는 바로 그 현장이

여러분들이 보시고 있는 이 사진입니다

이렇듯이 너무나 많은 소녀들이, 여성들이

당시에 지옥같은 현장에서

살아오지 못하고 차디찬 타향에서 돌아가셨습니다


제가 귀향이라는 영화를 설명하면서 가장 많이 드리는 말씀이

영화 귀향은 바로 실패와 구걸의 역사라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영화를 만들기까지 14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500명이나 넘는 배우와 스태프분들을 만나기까지

수없는 거절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천명이 넘는 분들을 만나면서

좌절하고 또 좌절했던 절망의 시간들도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너무나 고통스러운 시간이었고

가족들한테는 얼굴을 들어서 볼 수 없는 면목없는 죄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제가 여러분들께 함께 나누고자 하는 이야기는

그런 어렵고 힘들었던 역경에 대해서 말씀 드리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희망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오늘 저는 여러분께 3가지 만남에 대한 이야기를 드리고자 합니다

우리 영화에서 어쩌면 가장 결정적인 순간이 되었던 3가지 만남

저는 이 이야기를 통해서 여러분들과 감히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먼저 제가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싶은 분은 바로 이분입니다

영화를 아마 보신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아마 이 장면의 속에 있는 이분을 보기만해도 이가 갈리고

정말 때리고 싶을 정도로 미운 분들이 계실 겁니다

바로 이분은 우리 영화 귀향에서 최고의 일본군 악역을 연기한 정무성씨입니다


제가 정무성씨를 만난것은 4년전입니다

당시에 저는 일본군 역을 맡을 배우들을 찾아서

한국과 일본은 오가며 백방으로 찾고 있었을 때였습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그런 배우를 찾는것은 정말 하늘의 별따기

사실상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제가 전화 한 통을 받습니다

우리 영화의 한분의 제일교포께서 가게를 하시는 어떤분이

후원을 하시겠다고 감사한 연락이 왔어요

제가 그자리에서 바로 저 정무성씨를 처음 만났습니다

보자마자 저는 생각했습니다

아! 이 사람이 기노시타구나!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 말씀을 드렸어요 

"기노시타 같습니다"

"기노시타가 뭔가요?"

그래서 영화에 대해서 제가 설명을 드렸어요

영화에 대해서 설명을 드렸더니 그분이 그 자리에서 펑펑 우셨습니다

마지막에 나비가 돼서 고향으로 돌아오는

그런 할머니들의 영혼, 소녀들의 영혼을 얘기하니까

그분은 눈물을 참지 못했습니다

그때부터 이분은 미친듯이 4년동안

우리 영화의 든든한 후원자이자 연기자로서

시간, 열정, 땀을 투자 했었습니다

네, 그랬던 이분을 통해서 수많은 일본군 배우들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당연히 전부 다 비전공 연기자였습니다

그분들은 의욕으로 똘똘 뭉쳐진 그런 제일교포분들 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름을 밝히진 않고, 이름을 밝힐 수도 없었지만

우리 영화에 실제 일본인들도 출연을 했습니다


정치적인 소재가 아니냐

그리고 이 영화를 만들게 되면은

출연하게 되면은 생계가 위험해지지 않느냐

이런 고민과 걱정을 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걱정을 뿌리치고

이분들은 자비로 비행기 티켓을 끊고

그리고 우리 영화에 와서

후원자이자 든든한 투자자가 되주셨습니다


주인공인 강하나역 역시

오사카에 거주하고 있는 제일교포 4세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 사실을 알고 굉장히 놀라시는데요


강하나양 역시 당시에 출연을 결심했던 나이가 중학교 2학년입니다

실제로 할머니들이 끌려가셨던 나이이지요

중학교 3학년때 이 영화에 출연하기까지

본인이 얼마나 노력하고,

얼마나 부모님을 설득하고 고생했는지 모릅니다

이렇듯 타향 일본땅에서 우리 조국의 우리 한민족의 뿌리를 잊지 않고

끊임없이 차별 받으면서도 그것을 지키고

고통 속에서 살아왔던 이 제일교포들이

마찬가지로 고통 속에서 돌아가신 수많은 위안부 피해 영령들과 그 소녀들,

할머니들의 아픔에 동참했습니다




저는 또 다른 만남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바로 우리 이 시대에 어머니를 표상하고 있는

국민 어머니이신 배우 손숙 선생님이십니다

어렵사리 구한 그런 일본군들과 소녀들의 이야기도 

눈물 없이는 사실 들을 수 없는 이야기이지만


저는 이 손숙 선생님의 이야기를 여러분께 나누고자 하는 것은

이분이 보여주신 인품과 용기 덕분입니다

이 영화를 준비할 때 정말 많은 분들께 출연의 준비를 하고 부탁드렸지만

잘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손숙 선생님께 시나리오를 제가 드렸었는데 전화가 왔어요

달려갔습니다

아주 반가운 마음에 달려가면서도 걱정이 앞섰습니다

선생님의 개런티를 얼마를 드려야 하나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그 극장에서 선생님이 제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 시나리오를 보고 너무 너무 많이 울었어 조감독"

"나 이 영화 출연할 거야"

"그리고 참고로 이야기하는데 나는 개런티를 받지 않겠습니다" 

라고 하셨어요

저는 제 귀를 의심했습니다

그래서 감동의 표현을 하기도 전에

선생님께서 바로 말씀을 이어가셨어요

"그런데 조감독, 만약에 네가 마음에 찔리면, 나한테 인센티브를 줘. 영화 잘 되면"

"그러면 그 인센티브 받아서 할머니들한테 기부할 거야"

나중에 손숙 선생님은 이 약속을 지키셨습니다

(박수)


선생님의 출연이 결정되자마자

영화는 정말 비약적으로 도약을 할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의 대중적인 인지, 인지도 그리고 선생님의 인품 이런것 때문에

수많은 배우들이 영화 귀향에 드디어 동참 할 수 있었고

드디어 크랭크인(Crank in-영화촬영개시) 까지 갈 수 있는 동력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소개해드리고 싶은 만남은

바로 12억이나 되는 돈을 모금해주신

75,270명의 국민 여러분들과의 만남입니다

우리 영화를 보면 마지막의 엔딩 크레딧에

수많은 분들의 이름이 저렇듯이 올라갑니다

저 엔딩 크레딧을 보고 끝까지 눈물을 참고 있다가

엔딩 크레딧을 보고 울었다고 하시는

관객분들의 너무나 감사한 메일을 많이 받았습니다

수많은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헌신적으로 이 영화에 함께 할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국민들의 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국회의원이나 정치인을 비롯해서

이 사회에서 많이 힘이 있다고 하는 분들을

저는 수도없이 많이 찾아갔습니다

그럴때마다 굉장히 민감한 소재이니까 제 이름은 빼주십시오

저희가 만원 이상하신 분들께 영화 엔딩 크레딧에 올린다는 약속을 드려서

그분들은 만원도 후원하지 않았습니다

또, 때로는 제게 시나리오를 집어 던지면서

어떻게 젊은 사람이 이런 쓸데없는 짓을 하냐며

저에게 호통을 치기도 했습니다


그럴때 국민들이 나서 주셨습니다

12억이라는 돈은 백 원, 천 원, 만 원으로

75,270명이 모여진 거대한 산이었습니다

"요즘같이 힘들고 경제가 어려운데 그리고 요즘의 문제도 아닌데"

"누가 그런 위안부의 문제에 신경이나 쓰겠어요" 라면서

모든 전문가들이 이 영화는 절대로 만들어질 게 아니라고

만들어질 수 없다고 확신을 하고 있을 때,

그런 조롱을 마치 비웃기라도 하듯이

국민 여러분들께서 힘을 보태주셨습니다


이분들은 단순한 후원자가 아니셨습니다

수없이 많은 댓글과 메일과 편지를 통해서

쓰러져가고 힘들어하는 우리 배우와 스태프들

그리고 저를 일으켜 세워주신 귀향의 가족들이셨습니다


저는 오늘 영화를 탄생시킨 3가지 만남에 대해서 말씀드리면서

믿음과 용기 그리고 국민의 힘을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진짜 기적은 지금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불의와 부정으로 얼룩진 대한민국을 바로잡고자

광장에 모여서 촛불을 드는 바로 우리 국민들의 기적입니다

지금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지키고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고자 하는 기적의 힘은

우리 자신한테 있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아무도 만들지 못 할 것이라고 믿었던 그런 엄중한 시기 속에서도


남들이 전부다 욕하면서 손가락질하는 일본땅에서 조국을 지키고

그것을 계속 견지하고 살아왔던,

타지에 있던 그런 동포들의 그런 믿음과


개, 돼지라고 일삼으면서 소위 갑질을 하는

소수의 몇몇 불의를 더 이상 지켜보지 않고 제대로 바로잡고자 하는 우리들

국민들의 그 힘이야 말로 우리들의 희망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영화 귀향은 앞으로의 행보는 이렇습니다

영화 귀향을 만드신 국민들께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그리고 제가 약속드린 그리고 약속한 믿음

영화 한번 상영 할 때마다

타지에서 돌아가신 영령들이 고향으로 돌아온다는 그 믿음

지금까지 20만명의 피해자들 중에서 92,000분이 고향으로 돌아오셨습니다

앞으로 10만회가 더 남았습니다

계속해서 그 상영회가 이어 나갈 때까지

제가 가진 모든 힘과 신명을 바치겠습니다

부족한 제 이야기 끝까지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박수와 환호)


한글자막 : 조혜진 (hyejin9984@gmail.com) 

한글검수 : 박진희 (jinee10.park@gmail.com)




이 글은 청각을 잃은 제 친구를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전체 또는 일부가 잘못듣고 잘못 옮겨적은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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