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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바시 1450회 | 메타버스 세상에서 가장 필요한 능력 | 김형준 카이스트 KAIST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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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세상에서 가장 필요한 능력

 

 

  • 유명한 박진영 씨 같은 경우에는 본인 차 안에 아주 좁은 공간 안에다가 이 신디사이저 하나랑 이 노트북 하나를 두고서 많은 곡들을 작곡하고 있고 이를 통해서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해내고 있죠.
  • 안타깝게도 어느 한 가지 문제나 한 가지 분야를 우리가 열심히 고민해 보고 집중해 보고 그것들에 대해서 생각하고 상상해 볼 그럴 시간이나 기회가 점차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저는 정말 뛰어난 창의성은 OOO에서 오고 XXX 도 정말 어느 한 문제에 대해서 오랫동안 하는 그 고민에서부터 온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미래를 이끌 차세대 과학자 메타버스 세상에서 가장 필요한 능력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카이스트 화학과의 김용준 교수입니다.

여러분 요즘 메타버스란 말 많이들 들으시죠? 

저희가 이 메타버스 가상 공간 안에서 어떤 일들을 할 수 있을까요?

아마 많은 분들이 지금 보이시는 화면처럼 컴퓨터 속 가상공간 안에서 산책도 하고 춤도 추고 또 친구들도 만나고 쇼핑도 하고 이런 모습들을 가장 많이 떠올리실 것 같습니다.

 

이런 게임 세상 같은 메타버스 안에 산다면 어떤 느낌일까요?

제 전공은 화학이지만 저는 이 약품으로 가득 차 있는 그런 화학 실험실이 아니라 메타버스 속 같은 공간에서 연구하고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이 화면은 제가 연구하면서 매일같이 들여다보는 제 컴퓨터 속 세상입니다.

앞서 보신 것처럼 그런 화려하거나 귀여운 캐릭터로 가득 찬 메타버스와는 달리 조금 황량하게 느끼시죠?

이 메타버스의 이름은 바로 나노 세상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메타버스와 같은 이 가상 공간 안에 나노 세상을 꾸며놓고, 그 안에 살고 있는 분자들이 어떤지를 관찰하고 그걸 바탕으로 가상으로 실험을 하는 그런 연구를 하는 과학자입니다.

가상공간에서의 실험이라 아마 많은 분들이 생소하게 느끼실 것 같습니다.

 

작년에 그 소위 서화 개미들 사이에서 나름 유명했었던 회사가 하나 있는데요.

SCHRODINGER

 

그게 바로 슈뢰딩거라는 회사입니다. 

이 회사가 가지고 있는 중요한 기술들 중에 하나는 무엇이냐면 우리에게 필요한 새로운 약을 개발을 할 때 그 약으로 가능한 후보 분자들을 컴퓨터로 빠르게 스크리닝 할 수 있는 그런 프로그램 기술입니다.

한마디로 이 컴퓨터 가상 실험을 이용해서 우리에게 필요한 신약을 더 빨리 효율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것입니다.

 

 

지금 보시는 이 기사 같은 경우에는 이 슈뢰딩거 회사가 구글의 클라우드를 이용하고 또 미국 내 주요 제약회사들과 협업하여서 우리가 지금 닥쳐 있는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인 코로나19를 해결해 보고자 그 치료약을 후보 가상 실험을 하겠다는 그런 내용입니다.

이 기사에 따르면 거의 주당 수십억 개의 분자를 컴퓨터로 가상으로 테스트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것처럼 이 컴퓨터 가상 실험을 이용하여서 우리에게 필요한 신소재나 신약을 개발하는 속도를 높이고 그 효율을 높이는 일은 그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로 지금 우리 세상을 바꾸어가고 있는 기술들 중에 하나입니다.

 

 

 

혹시 음악 좋아하시나요? 

 

저 같은 경우엔 어렸을 때 이 밴드 음악을 되게 좋아했었는데요.
이 밴드 음악이 연주될 때를 제가 상상을 해보면 기타도 필요하고요.
베이스 기타도 필요하고 또 드럼도 필요합니다.

 

 

클래식 음악 같은 경우에는 아마 훨씬 더 복잡합니다.

보시는 것처럼 이런 오케스트라 협연이 필요한 경우들을 살펴보시면 현악기, 관악기, 건반악기 타악기 등 모든 종류의 악기들이 한데 어우러져서 그 하모니를 내야지만 아름다운 클래식 선율 연주가 가능합니다.

 

이제는 여러분이 이 창작자가 되어서 이 클래식 음악을 한번 작곡한다고 생각해 봅시다.

먼저 각 악기들의 멜로디 라인을 생각하고 그것들이 또 한데 어우러졌을 때는 어떠한 하모니를 낼 수 있고 어떠한 조화가 될지 그거를 상상해서 작곡해야 할 것입니다.

굉장히 복잡한 일인 것 같습니다. 

 

만약에 이렇게 우리 옆에 오케스트라가 있어서 저한테 실시간으로 그 음악을 들려준다면 이러한 창작이 조금 더 쉬워지겠지만 그것도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이 많은 악기들, 저 많은 연주자들을 한데 모아놓을 수 있는 공간도 필요하고 시간, 노력, 그다음에 비용 이 모든 것들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레이몬트 커즈와일(Raymond Kuzweil)

 

혹시 여러분 이 사람이 누군지 아시나요? 

이분의 이름은 레이몬트 커즈와일(Raymond Kuzweil)이라고 미국의 미래학자이면서 또 발명가인 분입니다.

이분이 발명한 여러 가지 중에서 제일 유명한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실제 오케스트라 소리와 매우 흡사한 그런 고성능의 신디 사이즈 악기를 개발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아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그래서 저분의 이름을 딴 유명한 신디사이저 브랜드도 있습니다.

실제 우리가 오케스트라 대신에 이 신디사이저가 우리 옆에 있다면 바로 저희가 소리를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음악 창작이 아마 훨씬 더 쉬워질 것 같습니다.

 

 

 

실제로 유명한 박진영 씨 같은 경우에는 본인 차 안에 아주 좁은 공간 안에다가 이 신디사이저 하나랑 이 노트북 하나를 두고서 많은 곡들을 착공하고 있고 이를 통해서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해내고 있죠.

 


 

제가 지금까지 열심히 음악 얘기를 드렸는데요.

그 이유는 바로 최근에 이 나노 소재를 개발하는 것이 이런 음악 창작하고 비슷한 면이 있다고 제가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마치 이 악기의 조합들을 저희가 고민해야 되는 것처럼 이 아주 작은 나노 세상에서 여러 가지 소재들의 조합을 고민해야 하기 때문인데요.

 

 

좀 더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위에 보시는 것 같은 경우는 이제 태양빛을 이용해서 우리가 수소를 만들 수 있는 그런 인공광합성이라고 불리는 기술이고요. 아래는 여러분들도 일상생활에서 엄청 많이 사용하고 계신 2차 전지 소위 배터리에 관한 내용입니다.

 

이 글의 핵심 요지를 살펴보게 되면 우리가 미래에 필요한 소재 기술에 어떤 것들이 필요하냐 그것을 보게 되면요.

매우 서로 다른 다양한 소재들이 각자의 기능을 해야 되고요.

또 이것들이 보시는 것처럼 한 데 층층이 쌓여서 기능적 하모니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꼭 마치 다양한 악기들이 다 같이 어우러져서 하모니를 이뤄야 되는 오케스트라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컴퓨터 가상실험실 안에서 이런 다양한 소재들을 다 넣어놓고 이들 사이에 일어나는 화학 현상들을 이해하고 또 그들의 하모니를 통해서 새로운 소재를 개발하고 디자인하고 이런 연구들을 저희가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막연하게 느끼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제가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저희가 했었던 연구를 직접 말씀드려보고자 합니다.

 

지금 보고 계신 이 물질의 이름은 세슘 금요드화물이라는 물질입니다. 좀 복잡하시죠? 

제가 어느 날 되게 우연히 이런 물질이 있다라는 거를 알게 됐는데요.

갑작스럽게 이 물질을 우리가 태양 전지에 사용해보면 어떨까 그런 상상을 하게 됐습니다.

실제 이 상상을 가지고 테스트를 해보려면 먼저 저걸 만들기 위한 시약들을 사야 되고요.

그 시약들을 가지고 저 물질을 만들어야 되고요.

또 저 물질만 하나만 있다고 태양전지가 되지 않습니다.

저 물질들하고 다른 소재들을 다 모아서 소위 태양 전지를 제작을 해야 되고 밖으로 나가서 태양빛 아래에서 또 테스트를 해봐야 됩니다. 결국에는 많은 비용 시간 노력이 드는 일이죠. 

그래서 저희는 이 물질을 저희 컴퓨터 속의 가상 실험실로 가져가서 먼저 이 물질이 얼마나 빛을 잘 흡수할 수 있나 이런 것들을 먼저 살펴봤습니다.

그리고 이걸 바탕으로 이 물질이 태양빛을 많이 흡수할 수 있는 좋은 물질이구나 그런 것을 알고 난 이후예요.

지금 보시는 것처럼 이 다른 소재들하고 층층이 쌓아서 실제 같은 태양전지를 만들었을 경우에는 과연 어느 정도의 전류를 만들 수 있는 어느 정도의 성능을 낼 수 있는가를 가상 실험을 해보았습니다.

그리고 또 이걸 우리가 얇게 만든다면 어디까지 얇게 만들 수 있을까?

이런 것들을 가상 실험을 해보았는데요.

이 얇은 태양 전지를 만드는 게 꽤나 중요합니다.

당연히 우리가 얇은 태양 전지를 만들게 되면은 그 가벼워지는 건 당연한 이야기고요.

얇게 만들게 되면 이게 휠 수도 있고 그다음에 구부릴 수 있기 때문에 

굴곡이 심한 자동차 표면이나 건물 표면에 붙여가지고 우리가 전기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저희가 이런 가상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이 물질이 저희가 얇은 태양전자를 만드는 데 꽤나 유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요.

이거를 저희가 그 소재 분야에서는 꽤나 유명한 저널에 이런 표지 논문으로 보고했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 실제 많은 사람들이 이 물질을 이용해서 실제 태양전지를 개발해 보려고 노력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런 가상 실험은 지금 우리가 우리 인류가 우리 지구가 마주한 그 큰 위기를 극복해 내는 데도 그 작은 실마리를 줄 수 있습니다.

아마 여기 계신 분들도 요새 지구온난화 기후변화 이런 말들을 많이 들으실 것 같습니다.

특히나 이산화탄소는 우리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물질로 알려져 있어서 세계 각국이 소위 탄소를 줄이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를 비롯한 과학자들이 이 탄소를 저감 하기 위해서 열심히 만들어보고 싶어 하는 기술 중에 하나는 무엇이냐면 

화학적으로 이산화탄소를 다른 유용한 물질로 바꾸는 그런 물질을 찾고 싶어 합니다.

특히나 여러분들도 잘 아는 같은 경우에는 여기에다 전기를 가하게 되면은 이산화탄소를 다른 물질로 전환시킬 수 있는 그런 능력이 있는 게 알려져 있는데요.

안타깝게도 그 바꾸는 효율이 그렇게 좋지는 않고요.

또 많은 전압을 필요로 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 컴퓨터 속에서 이 은에다가 지금 보시는 것 같은 굉장히 다양한 물질들을 아주 조금씩 섞어보는 그런 가상 실험을 했고요.

그를 바탕으로 우리가 이런 물질들이 조금씩 은에 섞일 때 과연 이산화탄소를 전환시킬 수 있는 전압은 어디까지 내려갈 수 있고 어떻게 효율을 높일 수 있을까 등을 저희가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이 은에 황을 조금 섞게 될 경우에는 이 이산화탄소를 전환하는 전압이 꽤 낮아지고 그래서 그 효율을 꽤 높일 수 있다는 거를 알게 되었고요.

저희가 이거를 2014년에 미국 화학회지에 보고하였습니다.

그 이후에 사실 2018년에 싱가포르의 연구진이 실제 실험을 통해서 이 은에다 진짜 황을 섞었더니 이산화탄소를 전환할 수 있는 효율이 높아진다라는 거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그렇고 저 같은 경우에는 어떻게 보면 참 재미없는 삶을 살고 있지 않은가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요.

왜냐하면 매일같이 저희가 컴퓨터 속에 되게 조그마한 이 나노 세상만 들여다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저희가 보고 있는 거는 아주 나노색의 아주 작은 일들이지만 이것들을 통해서 저희가 어쩌면 지구를 구하는 중요한 기술을 개발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는 그런 생각으로 아주 보람차게 연구하고 있습니다.

 

 


 

 

제가 강의 초반에 언급했었던 슈뢰딩거라는 회사들 기억하고 계시죠?

이 회사가 과연 언제 설립되었을까요? 

아마 최첨단 컴퓨터 기술 클라우드 이런 얘기들이 나오니까 아마 최근에 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추어서 생긴 이 스타트업 기업이 아닐까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도 많이 계실 것 같은데요.

사실 이 회사는 지금부터 30년도 더 전에 1990년에 지금 보고 계신 이 콜롬비아 대학교 화학과의 리처드 프리즈너라는 교수님 하고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의 윌리암 거더드 두 교수님이 창업을 하신 회사입니다.

그래서 저는 근데 개인적으로는 이 30년 전에 '컴퓨터 가상 실험을 해서 우리가 세상을 바꿀 수 있고 또 그렇기 때문에 회사를 차려야 된다' 이런 상상을 한 게 개인적으로 되게 놀랍게 여겨집니다.

그 이유는 왜냐하면 저희 그 당시에 컴퓨터 성능의 한계 때문인데요.

바로 몇 주 전에 그 유명한 미국 애플사에서 맥북 프로가 출시되어서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찾아보니까 이 맥북 프로 안에 컴퓨터 안에 머리에 해당되는 CPU에는 337억 개의 트랜지스터가 그다음에 기억력을 담당하는 메모리에는 16~64기가바이트의 메모리가 탑재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럼 30년 전에 컴퓨터는 어땠을까요? 

지금 보시는 이 컴퓨터가 바로 애플사가 30년 전에 출시해서 팔았던 매킨토시 se라는 컴퓨터인데요.

이 컴퓨터에 CPU에는 6만 8천 개의 트랜지스터가 들어 있고 메모리는 1~4메가바이트가 있었다고 합니다.

단순하게 계산만 해봐도 이 연산 능력 계산 능력을 담당하는 CPU는 한 50만 배 정도 그다음에 메모리 같은 경우는 한 수만 배 정도의 발전이 지난 30년 동안 있었던 겁니다.

실제로 저희 화학자들이 30년 전에 있던 컴퓨터 가지고 할 수 있었던 가상 실험은 정말 조그마한 분자 하나 정도였고요.

그렇기 때문에 이거를 통해서 뭔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게 그렇게 상상하기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 사이에 컴퓨터가 획기적으로 발전하면서 이제는 이 가상 실험을 이용해서 저희가 이 삶에 필요한 새로운 소재도 개발하고 또 신약을 개발하는 속도를 빠르게 하고 이런 일이 가능한 세상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이런 컴퓨터가 더 비약적으로 발전할 걸로 저희가 기대를 하고 있고요.

그러다 보면 이 가상 실험을 통해서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의 역량도 더더욱이 넓어지지 않을까 그렇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마치 이 신디사이저가 개발된 이후에 음악 쪽에서 작곡을 하거나 연주를 하는 방식들이 굉장히 많이 바뀐 것처럼 

컴퓨터 가상 실험의 정확도가 더더욱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과학을 연구하는 방식도 또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방식도 많이 바뀔 수 있을 것으로 저희가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세상에서는 사람인 저희 과학자들에게는 오히려 컴퓨터는 잘 못하는 그 능력 바로 창의성을 발휘하고 상상력을 발휘하는 그런 능력이 더더욱 중요해질 걸로 생각됩니다.

 


 

제가 이렇게 세바시 강연을 준비하면서 어떤 메시지를 마지막에 드려볼까 되게 고민을 많이 하게 됐는데요.

제가 그래서 조금은 도발적으로 여러분들께 이런 말씀을 한번 드려보고자 합니다.

 

책 조금만 읽자

 

요새 아이들 공부 부담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거기에 읽을 책들도 너무 많습니다. 당연히 독서는 너무너무 좋고 훌륭한 건데요.

너무 많은 지식을 아주 얕게 또 빠르게만 습득하는 데 우리가 초점이 맞춰져 있지는 않나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 집에 두 아이가 있는데요. 

제 아이들을 봐도, 학교에서 학생들을 봐도, 심지어 제 자신을 봐도

세상 바뀌는 템포가 너무 빠르고 저희가 쌓아야 할 지식도 너무 많고 또 공부해야 될 것도 너무 많으니까 조금은 버겁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러다 보니까 안타깝게도 어느 한 가지 문제나 한 가지 분야를 우리가 열심히 고민해 보고 집중해 보고 그것들에 대해서 생각하고 상상해 볼 그럴 시간이나 기회가 점차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정말 뛰어난 창의성은 이 직관에서 오고,

직관은 정말 어느 한 문제에 대해서 오랫동안 하는 그 고민에서부터 온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이 나노 세계에 살고 있는 분자들을 열심히 살펴보고, 얘네들은 왜 이렇게 움직이고, 그래서 이 소재는 왜 이런 물성을 갖지 이런 일에 되게 관심이 있다 보니까 습관적으로

'내가 나노 세계에 살고 있는 분자라면 어떻게 생각을 할까?'

좀 황당하게 분자의 입장을 헤아리는 그런 습관이 있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저희가 새로운 지식 쌓는 속도를 조금 늦추더라도,

어떤 한 문제를 파고들고 물고 늘어져서, 그 시간에 집요하게 이거를 고민해 보는 것이 진짜 이 세상을 바꾸는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요?

이 컴퓨터 속에 있는 게임 세상보다 나은 세상을 들여다보는 것이 즐거운 과학자 김형준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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