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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바시 1454회 | 다 함께 잘 사는 법ㅣ강동관 이민정책연구원 원장

다 함께 잘 사는 법

 

 

  • 외국인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눈은 그렇게 곱지만은 않죠 
  • 예를 들면 외국인 범죄율이 높다
  • 또 이런 것도 있습니다. 외국인 유입에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데 경제적 효과는 뭐 별로라는 얘기죠.
  • 가장 논란이 많은 부분이 있습니다. 외국인이 우리 일자리를 뺏어간다는 거죠.
  • 왜 이런 일이 생길까요?

 

 

 

오징어게임 '알리' 같은 사람이 필요한 이유

 

 

 

안녕하십니까? 

저는 이민정책연구원장 강동관입니다.

 

 

혹시 이민정책연구원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생소한 분들도 계실 겁니다.

하루는 저와 엘리베이터를 같이 타고 오는 여성 한 분이 우리 이민정책연구원 간판을 보고 이렇게 읽더라고요.

"이민정 책 연구원"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이민정책이라는 말이 아직도 생소하구나.'

이민이라고 하면 나가는 이민을 많이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캐나다 이민, 미국 이민, 호주 이민, 뉴질랜드 이민 등등 아마 이런 이민들을 생각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마는 우리 연구원은 나가는 이민이 아닌, 들어오는 이민에 대한 연구를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기관입니다.

 

 

아마 매일 외국인을 보고 계실 텐데 혹시 우리나라에 체류하는 외국인이 얼마나 되는지 알고 계시나요?

코로나 1주는 약 250만 명, 지금은 약 200여만 명의 체류 외국인이 우리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거리, 직장, 학교, 지하철 등 어디에서나 매일 마주치는 다양한 피부색과 모국어를 쓰는 외국인들.

이제 이분들은 국내의 각 분야 각 계층에서 우리와 더불어 활동하고 있고 우리의 일부가 되어 있습니다.

어떻게 이들과 같이 살아야 할까요? 

예 그렇습니다. 함께 잘 살아야 합니다. 함께 발전해 가야 합니다.

 

 

그래서 오늘 제 이야기는 이분들과 함께 어떻게 잘 살고 나아가 함께 발전해 나갈 것인지에 대해서 같이 고민해보고자 하는 데 있습니다.

 

 

우선 외국인 유입과 관련된 이야기부터 좀 해봐야 될 것 같습니다.

현재의 인구 구조를 조정하기 위한 방법으로 출산 정책은 사실상 한계가 있습니다.

제가 가끔 외부 강연을 할 때마다 농담반 진단말을 던지는 질문이 있습니다.

"1억 원을 주면 혹시 둘째 아기 놓으실 생각이 있으신가요?"

사실 인구 감소 회기는 출산 장려만으로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15년간 투입된 저출산 예산

 

저출산 대응 명목으로 우리나라가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자그마치 220조 원이라는 예산을 투입했습니다.

작년에 40조 2천억 원, 올해 46조 원 이 돈은 46만 명에게 신생아에게 1억 원씩 줄 수 있는 돈에 해당됩니다.

 

2020년 합계출산률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0년은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이 0.84로 떨어져서 전 세계 198개국 중에서 꼴찌를 했습니다.

출생아 수가 30만 명 이하로 떨어져 27만 4천 명이 된 해이기도 하고요.

사망자가 출생아 수보다 더 많은 인구 데드크로스가 시작된 해이기도 합니다.

만약 계속해서 제대로 간다면 80년 후에 3천만 명이 사라지고 이 한반도에는 2천만 명만 남을 겁니다.

이것이 우리나라 인구 구조의 현실이죠. 그렇다면 결국은 외부로부터의 인구 유입, 이민자 유입 정책을 언급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하지만 외국인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눈은 그렇게 곱지만은 않죠.

예를 들면  "외국인 범죄율이 높다."

2017년 피의자현황

 

2017년 기준 인구 10만 명당 피해자 현황은 내국인이 3636명 반면에 외국인은 1654명으로 절반에도 못 미칩니다.

 

 

또 이런 것도 있습니다.

외국인 유입에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데 경제적 효과는 뭐 별로라는 얘기죠.

한국산업인력공단이 8개 항목을 선정해서 외국인 근로자 도입으로 인한 비용을 추정해 봤습니다.

외국인 근로자 도입 비용

 

1년간 한 3천500억 정도라고 얘기해요. 

 

그렇다면 이들이 우리나라 경제에 주는 효과는 얼마나 될까요?

간단히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외국인 근로자의 경제적 효과

 

외국인 근로자를 100만 명으로 잡고 이들 월급을 250만 원, 연봉 3천만 원이 되는데 3천만 원 곱하기 100만 원 하면 30조 원이 됩니다. 200만 명이면 한 60조 되겠죠.

 

30조 원, 60조 원에 갖는 의미는 뭘까요? 그들이 생산한 가치입니다. 

이들이 생산한 가치가 다른 산업에 미치는 연관 효과, 생산 연관 효과, 부가가치 연관 효과, 고용 연관 효과도 있습니다.

직접 생산한 가치보다 일반적으로 더 크죠. 

그 외에도 그들은 소득세, 소비세도 내고 있습니다.

그들이 국내에 끼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는 거죠.

 

 

외국인 유학생도 잠깐 한번 생각해 볼까요? 

2021년 기준 전국 대학교 현황

 

2021년 현재 우리나라의 대학 수가 333개입니다.

입학 정원은 48만 명 조금 전에 제가 출생아 수가 27만 명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이들이 18년 후에 모두가 대학을 들어간다 해도 정원은 27만 명, 즉 21만 명이 나온다는 얘기죠.

대학당 입학정원 평균을 1,400명으로 우리가 한번 계산하면 18년 후에는 333개 대학 중에서 140개 대학이 입학상을 받지 못한다는 의미입니다. 대학 하나의 폐교는 그 대학뿐만 아니라 대학과 관련된 주변을 완전히 황폐화시킵니다.

대학을 갖다가 그대로 유지하려면 매년 21만 명의 유학생이 필요합니다.

그들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당연히 클 수밖에 없죠.

 

 

 

외국인에 대한 편견 ❘ 일자리를 뺏어간다

 

그럼에도 이제 가장 논란이 많은 부분이 있습니다.

외국인이 우리 일자리를 뺏어간다는 거죠.

 

 

일자리와 관련된 제 얘기를 하나 말씀드릴까 합니다.

몇 년 전의 일이죠. 이민자 유입 정책이 잘못됐다고 주장하시던 분이 계셨습니다.

특히 그들 때문에 일자리가 없어졌다는 거죠. 

그분의 결론은 국내에 있는 외국인 노동자가 우리 일자리를 뺏어가니 모두 돌려보내라는 것이었어요.

선생님의 취지를 반영해서 제가 지구상의 모든 국가가 자국에 있는 외국인을 모두 돌려보내야 하는데 이런 정책을 원하십니까?라고 물었죠.

그렇다고 대답하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분에게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지금 우리나라 해외동포가 750만 명인데 이분들 모두 들어오시고, 우리 국내에 있는 여행자 유학생 포함해서 모두 이백만 명의 체류 외국을 내보낸다면 일자리는 어떻게 좋아지겠습니까? 했더니 전화기를 내려놓으시더라고요.

그다음부터 연락이 없었습니다. 

 

 

외국인력 고용 사유

 

사실상 중소제조업 10%가 산업이 모자란다고 이야기합니다.

외국 인력을 고용하는 사유에 대해서 81.3%가 인력난 완화라고 대답합니다.

장기적으로는 잠재성장률 1% 포인트를 상승하기 위해서 2060년에는 1700만 명 정도의 외국인 근로자가 필요하다는 보고서도 있습니다.

 

 

물론 외국인 증가는 내외국인 간의 문화적 갈등경제사회적 비용을 수반합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요? 필요에 의해서 노동자를 데려왔는데 노동자의 노동력만 데려온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주 노동자들은 국가 입장에서 보면 노동력이지만 외국인 근로자는 단순한 생산 요소인 노동력이 아니라 사고와 문화를 가진 인간입니다. 즉, 다양한 이민자와 함께 다양한 문화가 유입된 거죠.

이민자와 함게 유입된 다양한 문화

 

내외국인 간의 문화적 갈등과 경제사회적 비용을 수반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민자의 증가로 인한 문화 다양성 이걸 어떻게 봐야 할까요?

이것이 큰 문제 중에 하나입니다. 

문화의 다양성을 갈등의 씨앗으로 볼 것이냐?

아니면 공존과 공생을 넘어 서로 발전해 나갈 수 있는 자산으로 봐야 할까요?

 

 

역사적으로도 새로운 문화에 대한 수용과 반발은 매우 상반된 결과를 낳습니다.

우리 문화를 잠깐 한번 되돌아보면 우리가 알 수 있죠. 우리 문화에 가장 크게 영향을 끼쳐왔던 것이 종교인데, 새로운 종교, 새로운 신앙이 들어오면 당연히 토착 신앙과 마찰이 있습니다.

신라의 불교는 고구려, 백제와는 달리 신교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착 세력은 불교를 이해했고, 불교는 이들을 포용합니다.

절에 가면 도척 신앙을 수용한 산신각도 있고 용왕당도 있고 삼신각도 있고 도교적인 칠성각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수용에도 불구하고 불교 원래의 모습은 바뀐 것은 아니었죠.

공존과 공성을 통해서 불교는 통일신라의 찬란한 불교문화와 고려 팔만대장경을 남겼습니다.

갈등보다는 융합, 상생을 택했다고 볼 수 있는 거죠.

 

타 종교들과 더불어 일제 강점기에 민족운동의 기지 역할을 했던 천주교가 있었습니다.

해방 후에는 대한민국의 수립과 발전에 기여했습니다.

1980년대 민주화 운동에 기여했었습니다. 천주교였죠.

그런데 18세기에 천주교가 국내에 들어왔을 때 천주교가 제사 금지령을 내림으로써 사학으로 규정을 받게 됩니다.

조선의 전통적인 유교 가치관을 반대한다는 이유로 박해를 받았고 수많은 사람이 죽었습니다.

절두산 ❘ 한국 천주교의 대표적인 순교성지

 

절두산은 이러한 갈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곳이죠.

이런 탄압은 개항 이전까지도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왜 불교 유교와는 달리 이 천주교에서는 수많은 순교가 일어날 수밖에 없었을까요?

이는 당시 위정자들이 새로운 문화를 이질적인 문화로, 토착 문화를 파괴하는 문화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문화를 갖고 오는 기독교적인 문화도 마찬가지입니다.

본토 문화에 대한 시대적 가치와 사회적 문화적 환경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도 소통하지도, 평등하게 바라보지도 않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문화가 판단 기준이었고, 다른 문화에 대해서는 이해하려고 들지도 않았죠.

 

지금 생각하는 어처구니가 없는 일입니다. 

 

이런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 현지 사회에서 또다시 일어날 수 있을까요?

옛날 같은 순교는 아니지만 문화의 갈등으로 인해 많은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저는 감히 장담합니다.

새로운 문화에 대한 이해 부족 문화를 나와 타자로 이분화시켜 보는 시각, 문화 간의 소통이 부족하다면 말이죠.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지식 중에 하나이지만 중동이나 이슬람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낮습니다.

왜곡된 언론 보도와 정보 편중에 의한 오해가 존재하기 때문이죠.

한 손에는 쿠란, 한 손에는 칼

 

"한 손에 쿠란 한 손에 칼"

이슬람 정복 사업에 대한 왜곡된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1세기말에서 12세기말까지 십자군 전쟁이 있었는데요.

이 기간 동안 1차 원정을 제외하고는 기독교 세력이 이슬람 세력에 패배합니다.

이때 유럽 기독교인들이 이슬람에 대한 경각심과 공포심을 심어주기 위해서 한 손에 꾸란 한 손에 칼이라는 말을 만들었다는 거죠.

이슬람 = 테러리스트라는 등식도 오해의 하나입니다.

세계 이슬람협력기구는 알카에다와 IS를 궤멸되어야 할 테러 조직으로 공식적으로 규정한 바 있습니다.

전 세계 무슬림 대상 인식조사

 

최근 카타르 알자지라는 방송이 실시한 조사 결과에 의하면 전 세계 무슬림의 약 99%가 IS를 반이슬람적 테러 조직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이슬람 문화에 대한 이해와 소통, 그리고 평등하다는 생각이 없으면 어떠한 갈등이 일어날지 모릅니다.

물론 특정 국가의 문화나 종교, 교류, 관습 등을 우리 국민적 정서에 만약에 벗어난다면 어떡하겠느냐 벗어날 수도 있죠.

그렇다고 이런 것들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저는 아닙니다.

 

이를 판단하려면 국민적 정서의 기준이 있어야겠죠 

 

저는 그 기준을 우리나라의 헌법에서 찾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헌법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질 권리, 행복을 추구할 권리 등을 천명하고 있습니다.

성별,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 경제, 사회적, 문화적 생활을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하지 않아야 한다고도 천명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헌법적 가치는 다문화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데 있어서 우리 국민은 물론 이민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할 기준입니다. 우리 헌법적 가치를 파괴하는 이민자의 문화를 존중해 줄 수는 없죠.

이민자 역시 이러한 점에서 우리의 헌법적 가치를 이해하여야 합니다.

우리 문화에 대한 소통은 물론 우리 문화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여야 합니다.

 

문화 다양성 교육이 중요한 이유

 

이런 맥락에서 보면 문화 다양성 이해에 대한 교육은 매우 중요해 보입니다.

외국에 대해 사회 통합 교육, 조기 적응 교육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내국인의 경우 문화다양성 교육은 어려서부터 시작돼야 합니다.

유치원에서부터 시작해서 초중고 과정에서 문화다양성 교육이 다루어져야 합니다.

시민교육도 병행돼야겠죠. 

시민교육의 경우에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미디어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오늘 세바시의 외국인과 함께 잘 살아보자고 하는 이 기획은 매우 중요하고 진취적이고 선도적인 거죠.

 

 

문화 다양성은 문화적 차이에 기인하는 갈등을 넘어서 인류의 풍요로운 자산으로 공유되고 향유되어야 합니다.

실리콘 밸리를 아시죠? 실리콘밸리는 다양성을 기반으로 번영해 왔습니다.

포춘지 선정 500개 기업의 44%가 이민자 또는 이민자의 자녀들에 의해 설립되었습니다.

문화 다양성을 역동성과 혁신, 그리고 창조와 성장의 원칙으로 이끌어낸 사례이죠.

우리에게도 해외 이민 역사가 있습니다. 

1,900년대부터 시작해서 1,960년대, 70년대 중남의 브라질, 파라그라이, 아르헨티나, 2만여 명의 독일 이민, 그리고 베트남 전쟁, 그리고 70년대 90년대에 이르는 중동으로의 110여만 명의 노동자 이민이 있었습니다.

지금 현재 750여만 명의 동포들이 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습니다.

 

이민은 세계적인 흐름입니다. 

 

좋든 싫든 우리나라도 이민국가로 나아가게 될 것입니다.

한국은 이제 사람을 받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많은 외국인들이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이곳에 정착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민자와 함께 잘 살기 위해서는, 함께 발전하기 위해서는 타문화에 대한 편협한 사고와 태도는 버려야 합니다.

타문화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서로 소통하면서 서로의 문화를 평등하게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문화의 다양성이 갈등을 넘어서 우리의 풍요로운 자산으로 공유되고 향유되도록 함께 노력합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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