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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하는 것 말고 잘하는 걸 응원했을 때의 기적 | 세바시 1127회


[수어 통역 영상] 대통령 구두의 비결 : 못하는 것 말고 잘하는 걸 응원했을 때의 기적 | 

유석영 구두만드는풍경 대표 | 말 구두 대통령 도전 장애 | 세바시 1127회



강연자의 강연 소개 : 돈도 경험도 없이 시작한 청각장애인을 위한 구두 공장. 3년 8개월 간의 노력은 결국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그렇지만 무너지지 않고 다시 도전해 '대통령의 구두'를 다시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 CEO와 귀가 들리지 않는 장인들이 기적을 만들어 낸 비결은 무엇이었을까요?




여러분들 반갑습니다 

저 구두 만드는 풍경 대표 유석영입니다 잘생겼죠? (네)


오늘은 제가 아주 큰 무기를 가지고 나왔습니다

옛날에도 이것은 힘이 세고, 지금도 힘이 세고, 앞으로도 쎌 수 있는 것이 혹시 무엇인지 아세요?

맞아요 

말이예요 


오늘은 제가 제 인생동안 따라 붙었던 말들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실망시켰던 것, 저의 인생을 새롭게 만들어 주었던 말들, 남을 아프게 했던 말들을 가지고

오늘 여러분들과 함께 세상을 한 번 바꾸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제 이름 앞에 별칭이 꼭 하나 붙습니다 

시각장애인 유석영, 꼭 그렇게 붙죠


어릴적부터 눈이 나빴습니다 중학생이 되면서 다 실명하게 되고요

굉장히 답답하게 살았어요 

그런데 그보다 답답했던 것들이 있었어요

시선이었어요 

굉장히 저를 불쌍하게 보는 눈이 있었고, 

가까이에 계신 저희 어머니가 "대체 내가 전생에 무슨 죄가 많아서 네가 저랬냐" 고 조금 더 나중에는 정말 하지 못할 말씀을 하셨어요 

"나가 죽어라!" 이렇게까지 어머니가 말씀하셨고

선생님은 학교에 제가 가면 "왜 네가 우리반에 와서 나를 이렇게 힘들게 하냐"하고

친구들이 조금씩 놀렸고요 또, 생각한다고 혀를 쯧쯧쯧 차면서 저를 안타깝게 봤던 것들이 정말 저를 힘들게 했었습니다.


외톨이가 되었고요 

아무도 제 편이 아니라고 저는 그렇게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동네에 저만큼 외톨이 취급 받는 분이 한 분 계셨어요

그 분은 남의 일에 자주 참견하고 간섭하는 습관이 많아서 사람들한테 외면을 당하는 분이셨는데

어느날 그분이 저를 찾아와서 제 인생에 간섭을 했습니다.


너는 앞이 안보여도 목소리 좋고 말도 잘하니까 

방송국에 가서 아나운서가 되어라

의사도 안된다 했고, 선생님도 저는 틀렸다고 했고, 부모님의 근심 거리였는데,

이 분이 이 말씀을 해주셔서 제 인생에 희망, 목표, 미래가 새로워진 거예요.


그런데 저의 아버지는 한술 더 뜨셨어요.

소 여물을 썰 때 작두로 썰거든요. 그것을 저를 시켰어요.

그리고 동전이나 작은 물체가 떨어지면 안 찾아주시고 저한테 직접 찾으라고 아버지가 그러셨어요.

너는 어차피 안보이는 상태로 일생을 살아야 하니 독립하는 그러한 마음가짐을 가지라고 하셨던 거죠.


그런데 제가 자라서 그 아저씨가 하라고 했던 방송 일을 진짜 하는 기회가 왔고,

제 목소리가 전파를 타고 전국에 나가는 방송인이 되었어요.


정말 꿈 같았어요 제 목소리가 방송을 타다니 

그 때 느낀 생각 하나는, 장애인에게 장애인이라 말하면 장애인이 될 것이고 장애인에게 방송인이라 말하면 방송인이 되는구나.

제가 이 희열을 가지고 세상을 살았습니다.

그리고 그 후로 11년을 취재하고 사람을 만나는 일을 했었습니다.

그 중에서 아주 인상 깊게 남았던 곳이 있었죠. 

우리나라 유명 메이커 구두 회사를 찾아갔는데 거기에 청각 장애인들이 아주 열심히 일을 하고 손놀림이 아주 경쾌했어요.

어! 장애인들이 저렇게 일을 하고 있구나 그렇다면 나도 조금 시간이 흘러서 기회가 되면 저런 일을 해야 되겠구나 그런 결심을 했어요


그리고 제가 사회복지관에 와서 복지관장을 할 때 청각장애인을 만났는데 이 분들이 가난해져있고, 직업이 없었어요.

그래서 경험도 없고 돈도 없었는데 무작정 공장을 차린거죠.

매우 무모한 짓을 했어요. 

그리고 청각장애인을 모셔다가 이제 우리가 열심히 노력하고 정직하게 잘 만들면 곧 부자가 될거야 한번 열심히 해봅시다. 

그래서 열심히 만들고 또 팔고 노력을 했는데 빚은 점점 늘어나고 

옆집 이장이 청각장애인들 일 잘한다고 월급 더 준다고 빼가기도 하고

그런 곡절을 겪으면서 3년 8개월을 노력했는데 결국 문을 닫고 말았습니다.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청각장애인들의 얼굴을 볼 낯이 없었어요.

부자되자고, 잘해보자고 시작한 공장이었는데 결국 문을 닫아야 되어서

제가 미안하다 다음에 기회되면 한번 다시해보자 애둘러서 그렇게 이야기를 했는데,

우리같이 일했던 분들이 오히려 저를 위로해줬어요. 

건강하고 더 잘되시기를 바란다고,

그날 엄청 많이 울었습니다. 

눈물이 그렁그렁 그렇게 울면서 헤어지고

좌절감에 빠져 있었고 무엇도 할 수 없는 그런 상태가 되었었죠.


야 이걸 어떻게 하나, 

그런데 더 가슴이 아팠던 것은 회사가 망한 줄도 모르고

구두를 어디서 사느냐 낡은 구두 어떻게 수선하냐 이런 전화를 받을 때 더 가슴이 아팠어요.

그러나, 하나님은 저희의 눈물과 저희의 마음을 버리지 않으셨어요.

아주 특별한 소비자를 옛날에 한번 만난 적이 있었거든요.

그 분이 구두를 현금을 주고 사시고 "아 참 멋있다" 이렇게 말씀하셨었어요.

그리고 발바닥 창이 다 닭도록 신어서 유명해지더니 결국 청와대 주인이 되셨어요.

바로, 문재인 대통령이 저희 소비자가 되신거예요. 


그런데, 좋아할 일이 아니였어요.

회사는 망하고 없는데 청와대에서 전화가 왔어요. 

구두를 다시 맞춰 신고 미국으로 가시겠다는데,

오늘까지만 잘 버텼으면 같이 일하는 사람들하고 잘 견뎠으면 정말 우리도 문템을 할 수 있었는데,

정말 엉엉 울었지요. 

그렇게 아쉬움을 달래고 있었지요.

또 며칠후에 발바닥창이 갈라진 그 구두를 신고, 

5.18묘역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배하는 모습의 사진이 미디어에 또 올라온거죠.


실검 1위가 되었어요. 

와, 사람들이 저에게 몰려오는데요

구두 사러 왔다, 빨리 구두 내놔라, 나도 문재인 대통령 구두 신어야 되겠다.

취임하고 얼마 안되었기 때문에 그때 아주 붐이 일어났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어쩔수 없어서 인터뷰를 자청했어요.

현재 우리 구두 없다. 

하나도 없고 만들 수 없다. 

여러분들의 그 고마움만 간직하겠다.

그런데 MC가 저한테 물었어요 그럼 다시 할 생각은 없느냐?

"기회가 된다면 해야지요" 

그렇게 말을 했더니 그 다음날 또 실검 1위가 되었어요.

사람들이 돈을 막 가지고 왔어요 그렇게 큰 돈을 저는 처음 봤어요.

구두를 사겠다고, 동업하자고 응원하는 사람들이 많았었요.


그런데 저는 트라우마가 있었습니다. 

한번 망했기 때문에, 시작은 누구나 할 수 있었지만, 지속가능하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무나 못하거든요. 

그래서 결국 망설이고 또 망설였죠.

진정성 있는 분들은 청각장애인들의 일자리를 위해서 해야 한다고, 

제 마음에는 두개가 있었어요. 

해야 된다 안해야 된다. X 2

그 갈등에 사로잡혀 있다가

저랑 30년 가까이 지내던 유시민 이사장님께 갔어요. 


첫번째 구두 모델도 해주셨거든요.

대체 이것을 어떻게 했으면 좋겠습니까? 

그분에게 말씀을 드렸더니, 한참을 생각하시더니

이거, 어렵더라도 한번 합시다. 

이 브랜드 아깝지 않냐고 청각장애인들의 일자리를 만들자고 같이 동업해서 합시다.


그래서 저희가 사회적 협동조합을 만들고 누구도 도움받지 말고 국민들에게 돈을 꿉시다.

그렇게 해서 아지오 펀드를 만들었는데 모아보니 조금 모자라서 이 때쯤 저희가 선주문을 받았어요.

내년 봄에 구두를 만들어 줄테니까 구두 값을 먼저 내시오 했더니 국민들이 많이 내주셔서 

회사를 창업 했고 청각장애인들이 출근을 했습니다.

진짜 많이 울었어요. 

정말 감격이었고, 정말 좋았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지금 2주년이 맞이하였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걱정을 하세요

CEO는 안보이고, 만드는 사람은 안들리는데 어떻게 공장이 되느냐?

괜한 걱정을 하시는데, 제가 보여드리죠.


이렇게 멋진 구두를 만들어 내는 것이 정답이지 않느냐 봐라.

어릴적에 어머니가 전생에 무슨 죄가 많아서 너를, 그렇게 했던 사람입니다.

정말 장애로 인해서 슬픔을 많이 겪었던 사람이고 청각장애인들의 일자리를 보고 달려들었던 저었죠.


수제화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손으로 많이 만들수록 일자리가 많아지거든요.

요즘 첨단 과학이 많이 늘어나서 일자리가 많이 없어지는데,

수제화를 만들면 훨씬 소비자들이 편하게 신거든요. 

발에 맞춰서 신으니까요.

그래서 저희는 끝까지 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관점을 바꾸어야 합니다. 

관념을 바꿔야 합니다

장애인들이 못한다, 문제 있다고 보시면 안되고, 

장애인들도 충분히 할 수 있다.

저 보세요. 

의사도 안되고 

어머니도 안된다고 그랬고 

선생님도 안된다고 그랬는데

동네 아저씨가 야 너 이거 해봐 그러니까 했잖아요

그리고 정말 멋지게 지금 구두공장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요즘 말이예요 

어울림이라는 말을 참 많이 쓰고, 

조화라는 말을 많이 쓰고

조금 있어 보이게 앙상블이라는 말을 쓰죠

여자와 남자는 서로 다르지 않습니까? 

그런데 사랑을 하고 서로 보듬으며 어울리잖아요.

음과 양은 사실 정반대예요. 

그런데 우주를 운행하는 조화를 이루고요.

이 건물도 금속과 돌이 합쳐 있잖아요. 

금속과 돌은 전혀 공통점이 없지만 잘 합쳐 앙상블이 되면 멋진 작품이 되지 않습니까?


안보이는 CEO와 안들리는 우리 기술인들이 진짜 앙상블이에요.

저희는 멋지게 이 일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해나갈 것 입니다.

고생 문이 앞으로도 훤하고 정말 넘어야 할 산이 많겠지만, 

그래도 저희가 한번 실패 경험을 가지고 열심히 해서 정말 멋지게 성공해 볼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모자라도 하나님이 저를 지켜주실 것이고, 

국민들이 우리 기업을 세워주셨기 때문에 저희들이 잘 갈 수 있도록 앞으로 여러분들이 뒷받침 해주시고 사랑해 주신다면 

앞으로 우리 청각장애인들이 돈 많이 벌어서 세금을 낼꺼예요. 

내년에 더 많이 내고 3년 후에는 더 많이 내는 오히려 세무서에서 조사 나올만큼 그렇게 많이 내도록 

여러분들이 아지오 화이팅이라고 외쳐 주시면 

더 열심히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ND


이 글은 청각을 잃은 제 친구를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전체 또는 일부가 잘못 듣고 잘못 옮겨 적은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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