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 우울증을 이겨낸 한 가지 방법 | 김민진 故윤창호 씨 친구 브런치 작가 및 유튜버 | #도전 #성장 #치유 | 세바시 1562회
저는 우울증, 식이장애, 공황장애, 대인기피증 진단을 받고 휴학을 결정했습니다.
윤창호법이 제정된 이후 저는 로스쿨에 입학을 했고, 제가 주로 하던 생각은 아무것도 해내지 못했어요.
이별, 슬픔, 고통 등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은 것은 동일합니다.
이 세상에 태어나 나만이 할 수 있는 단 한 가지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안녕하세요.
저는 윤창호법 제정 운동을 했던 김민진입니다.
윤창호법이 제정된 이후, 저는 로스쿨에 입학을 했고 우울증, 시기장애, 공황장애 등을 겪으면서 자살 직전의 상태까지 이르렀습니다.
오늘 저는 이별 이후 그 4년 동안의 이야기와 그 속에서 얻은 깨달음들을 가지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나로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4년 전 저는 세바시에 나와서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요.
"사실 세상을 바꾼다는 내가 타인의 세상을 대신 바꿔줄 순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나 스스로의 세상은 바꿀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을 실천하며 살아갈 때 나를 본 다른 사람들이 그들의 세상을 바꿔 줄 것이다."
그런데 그 후에 다시 제가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서 '그럼 내가 원하는 세상은 어떤 모습이지?' 라는 질문을 해봤어요.
근데 아무리 고민을 해 봐도 제가 뭘 원하는지를 모르겠는 거예요.
지금 와서 생각을 해보면 그 내가 원하는 게 아니라 타인의 인정을 받을 수 있으면서 동시에 내가 원하기도 하는 것을 찾았기 때문에 제 마음에 쏙 드는 어떤 해답을 찾을 수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스스로한테 아무리 물어봐도 그 대답이 나오지를 않으니까 저는 주변에 물어보기 시작했어요.
부모님이나 선생님이나 친구들한테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고 해요.
그때 제가 들었던 대답은
어 너 세상을 더 낫게 뭐 더 낫게 만들고 싶어? 그러면 사회적으로 성공을 그럴 수 있는 자리에 올라가.
근데 그 당시에는 그 말을 듣는데 틀리지 않은 말인 것 같은 거예요.
왜냐하면 지금 그냥 학생인 내가 어떤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누가 들어줄까?라는 생각도 있었고,
그래서 저는 다시 학교로 돌아가서 로스쿨에 입학을 하게 됩니다.
법이란 본 뒤 사람을 이롭게 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인데,
그게 진짜 사람을 위해서 시행되고 있는 게 맞나?라는 의문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내가 관심도 있으면서 뭔가 정말 되기만 한다면 타인의 인정을 받을 수 있는 확실한 방법,
변호사가 되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로스쿨에 입학을 하고 나니까 이제 제가 공부를 하기로 시작했던 그 목적들은 온데간데없고,
내가 지금 남들보다 잘하고 있나?
내가 지금 우리 반에서 몇 등이지?
나 공부 잘하는 학생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나라는 거에만 몰두를 하고 있는 거예요.
제가 무엇을 향해서 가고 있는지, 지금 그래서 어디쯤 와 있는지,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모르는 상태로 그냥 표류하고 있는 선박 같았어요.
다만 제 옆에 어떤 배가 시웅하고 지나가면 저는 어떻게든 그 배를 추월하기에만 몰두하고 있는 거예요.
그렇게 약 1년 반의 시간이 지났고,
저는 우울증, 식이장애, 공황장애, 대인 기피증 그리고 강박증 등의 진단을 받고 휴학을 결정했습니다.
사실 제 인생에 그나마 자신 있던 게 공부였거든요.
내가 뭐 외적으로 남들보다 엄청 뛰어나게 생긴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뭐 운동을 잘하는 것도 아니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내가 이거는 좀 자신이 있다 했던 게 공부였어요.
근데 내가 아무리 노력을 해도 그 책상에 앉아서 공부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육체나 정신 건강이 안 좋아지니까 삶의 의욕이 하나도 없는 거예요.
식이 장애로 예를 들어서 말씀을 드리면 초반에는 제가 친구들이랑 약속 있는 날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약속 가서 뭘 먹을지 모르니까.
그리고 그게 조금씩 진행이 되면서는 아예 약속을 잡지를 않게 됐어요.
그러다가 나중에는 제 하루의 식사가 오직 방울토마토 그리고 콜라비가 되었습니다.
방울토마토는 얼마나 먹었냐면 여러분 그 600g짜리 한 팩이 아니고 6kg을 하루에 먹었어요.
그리고 콜라비도 이렇게 작은 게 아니라 제 손바닥을 쫙 펼쳤을 때 정도의 사이즈 되는 걸 3개에서 4개 정도 하루에 먹었어요.
그렇게 먹으면 배가 이렇게 부풀어 오르거든요.
그래서 밖을 나갈 수가 없는 지경이 돼요.
그러다가 폭식 욕구가 드는 날에는 밖에 나가서 케이크를 한 판을 사 와서 그냥 앉은자리에서 다 먹어버리고
아니면 새벽에 일어나서 배고프니까 냉장고 문을 열고 거기에 그냥 쪼그려 앉아서 젓가락도 없이 그냥 반찬 통 열고 손으로 막 집어 먹는 거예요.
미역줄기볶음이나 계란장이나 김치나 엄마가 해주셨던 것들을
그렇게 폭식을 하고 다른 거 못 먹고, 못 자고 사람들을 피해 가면서 저는 우울증이 더 심해졌어요.
근데 그 와중에도 공부는 해야겠는 거예요. 로스쿨에 와 있으니까
그래서 정말 거짓말 1도 안 보태고 저는 어떻게 되냐면 하루에 68시간 정도를 그러니까 한 번에 68시간을 자지 않고 공부를 했습니다.
한숨도 자지 않고 공부를 하고, 시험장에 가서 앉으면 그게 너무 불안이 올라오니까 시험이 시작하기 20분 전에 막 뛰어가서 화장실에서 토를 했어요.
먹는 게 없으니까 그냥 위액이 나올 정도로
그런 생활을 반복을 했습니다.
이렇게 되니까 제가 공부를 할 때마다 너무 불안한 거예요. 그래서 이제 발 뒤꿈치를 뜯게 됩니다.
제가 여러분들의 그 현실 감각을 조금 높여드리기 위해서 사진을 조금 혐오스럽지만 가지고 와 봤어요.
이게 그 사진인데, 그 손에 올라와 있는 사진을 보시면 저게 제가 한 1분 동안 뜯어낸 발 뒤꿈치의 양이고요.
그래서 피나고 걸으면 아프고 하니까 못 걸을 지경까지 됐습니다.
이렇게 제가 생각했을 때 인간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지경이 되었고,
평생 유일하게 잘하는 거라고 생각했던 공부까지 잠시 쉬는 지경에 이르면서 스스로가 너무 한심했어요.
그렇게 저는 매일같이 자살을 생각하고 또 나를 죽여달라는 기도를 하면서 지냈습니다.
이 그림을 한번 봐주시겠어요?
제가 세바시를 통해서 알게 된 키슬 님이라는 분께 온라인 코칭을 받으면서 배우게 됐던 현실 창조의 메커니즘입니다.
여기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어떠한 특정한 생각을 우리가 할 때 같은 결의 감정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그 감정과 연결된 행동이 유발되고, 그 행동들에 상응하는 결과를 얻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사이클이 수없이 반복된 끝에 지금 나의 현실이 있다는 것이죠.
가장 힘들던 당시 제가 주로 하던 생각은,
나는 아무것도 해내지 못했어.
나는 자기 관리를 못하는 사람이야.
나는 빚 좋은 개살구야.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우울, 불안, 좌절감, 자괴감, 자기혐오 등이 일어났어요.
그러면 앉은자리에서 방울토마토를 5kg씩 폭식을 한다던가.
케이크를 한 판을 다 먹어 치운다던가.
아니면 그냥 불을 꺼놓고 하루 종일 방구석에 쪼그려 앉아서 울고 있는다던가 등의 행동들을 반복했어요.
결국 우울증이 심해졌고, 주변 사람들이 지치는 것처럼 느껴졌고, 그렇게 자살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근데 이 모든 상황이 나는 나한테 주어진 줄로만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내가 만든 거였다고라는 생각을 하게 된 거예요.
지금의 상태를 내가 만든 거라면 앞으로의 현실도 내가 만들 수가 있겠네, 그러면 내가 나아질 수도 있겠구나.
이런 현실 창조를 제가 했다는 그 깨달음 자체는 저한테는 너무나도 희망적이었어요.
그때부터 다시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가 나는 누구인가?
에 대한 질문을 시작하게 됩니다.
저를 알기 위해서 다시금 시작했던 활동은 글쓰기였어요.
브런치라는 사이트에서 제가 이제 작가가 되어서 활동을 하면서,
저 스스로 얼마나 타인의 인정에 목마른 사람이었는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또 이제 영상을 찍어서 올려보기도 했어요.
제가 거식증이었을 때 우연히 친구들이랑 만나서
"야 팥빙수 오늘 한번 도전해 보자" 이렇게 하면서 영상을 찍었는데 표정이 너무 행복해 보이는 거예요.
저는 제 표정을 보지를 못하잖아요.
근데 나중에 봤는데 야 팥빙수가 저렇게 맛있는 거였어? 내가 저런 표정을 짓고 있나?
그러면서 저한테 스스로 믿음을 하나 심어줄 수 있게 됐어요.
민진아 너는 이미 너무나도 행복한 사람이야.
그리고 드디어 제가 누구고 또 어떻게 살고 싶어 하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26년의 인생 동안 제가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윤창호법 활동을 하던 3개월이었습니다.
그건 누군가 시켜서 한 일도 아니었고,
아 이거 내가 하면 꼭 잘 될 거야라는 확신이 있어서 했던 일도 아니었어요.
그냥 단지, 내가 하고 싶었고, 내가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리고 스스로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는 상태여서 제가 행복했던 거였습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을 던지면서 제가 알게 된 것은 저를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다는 것이었어요.
왜냐하면 저는 머물러 있는 사람이 아니라 계속 성장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쩌면 인생이란 이미 완성된 나를 찾아가는 시간이 아니라 스스로를 만들어 가는 여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내가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를 설정하고 그것을 믿고 행동하면서 살아갈 때 진정 그것이 나로 사는 것이 아닐까요?
제가 힘들 때 저를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도와주었던 마법의 문장이 있습니다.
everything is happening for you not to you.
진아영 교수님의 번역에 따르면
모든 일은 나를 엿 먹이려고 일어나는 게 아니라 나를 위해서 일어나는 것이다.
4년간의 아픔은 분명히 저를 위해서 일어난 것이었습니다.
덕분에 지금껏 내가 나로 살지 않았음을 알게 되었고,
내가 이미 너무나도 행복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으며,
앞으로 어떠한 상황이 닥치든 그것을 대하는 태도는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된 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저도 그리고 극심한 우울증에 고통스러워하던 저도 이별, 슬픔, 고통 등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은 것은 동일합니다.
하지만 저는 저의 이러한 경험들에 성장이라는 가치를 부여하기로 했습니다.
피할 수 없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그 상황에 어떠한 가치를 부여하면서 살 것인가?
스스로 선택하면서 살아갈 때, 그것이 나로 살아가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이 세상에 태어나 나만이 할 수 있는 단 한 가지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나로 사는 것입니다.
앞으로 성장하면서 살아가기를 선택한 김민진이었습니다.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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