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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바시 1687회🚢세계 0.1% 여성항해사가 인생을 항해하는 법🧭김승주 항해사

세계 0.1% 여성항해사가 인생을 항해하는 법 | 김승주 항해사 | #인생 #망망대해 #동기부여 | 세바시 1687회

 

 

세계 0.1% 여성항해사가 인생을 항해하는 법

 

 

오늘 강연을 기준으로 1주일 후면 배를 타러 갑니다.

저에게 2023년은 1주일밖에 남지 여기 뭐가 보이시나요?

아무것도 안 보입니다. 바로 이 모습이 제가 밤당직을 설 때 바라보는 모습이에요.

태평양과 같은 대양에 나오면 배가 없어요. 문득 외롭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바다에서 폭풍우를 만나면 어떻게 하나요? 세상이 끝날 것처럼 느껴져서 무섭기도 해요.

이때 선원들이 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요?

 

 


 

 

🎤 강연 요약

🚢 1. 바다 위의 삶과 항해사의 역할

  • 강연자는 세계 0.1% 여성 일등항해사.
  • 대한민국 물동량 90% 이상이 해운에 의존하고 있으며, 본인은 대형 컨테이너선을 운항하며 화물을 안전하게 운송하는 일을 담당.
  • 바다 위에선 눈에 보이는 길이 없기 때문에, 자신이 만든 길이 곧 답이 된다는 철학을 갖게 됨.

🌊 2. 위기의 순간과 성장

  • 선장으로부터의 실전 지시를 통해 위기 상황에서도 판단하고 행동하며 큰 대열에 합류.
  • 혼날 줄 알았지만 “잘했다”는 선장의 말에 틀린 길은 없고, 내딛는 길이 정답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됨.

🧭 3. 자기 이해와 내면의 성장

  • 처음 항해사가 꿈은 아니었으나, 자신의 선택으로 배를 타게 됨.
  • 배 안에서의 고립된 생활 속에서 외로움과 고독을 겪음 → 스스로 질문하고 글을 쓰며 자기 이해 심화.
  • 그 결과 책 두 권 출간: 《나는 27, 2등 항해사입니다》, 《오진다 오력》

📖 4. 도전, 실패, 그리고 정공법(正攻法) 

  • 실패는 성장의 일부이며, 실패할 ‘시간’이 있다는 것 자체가 축복.
  • 폭풍우 속에선 배를 붙들고 견디는 것처럼, 인생도 결국 **"붙들고 기다리는 정공법"**이 답.

🌈 5. 꿈: ‘엄마 선장’

  • 여성 항해사는 아직도 드문 현실.
  • 엄마가 되어서도 선장이 되고 싶다는 꿈을 이루고, 후배들에게 가능성을 증명하고 싶다는 포부.

🧭 한 문장 요약

“눈에 보이지 않는 바다 위에서, 나만의 길을 만들고 끝까지 버텨낸다면, 인생의 폭풍우도 무지개로 바뀔 수 있다.”

 

 


 

 

세계 0.1% 여성항해사가 인생을 항해하는 법
세계 0.1% 여성항해사가 인생을 항해하는 법

 

 

 

안녕하십니까

저는 전 세계 0 1% 여성 일등 항해사 김승주입니다. 반갑습니다.

보통 제가 항해사이고 배를 탄다고 하면, 고기잡이 배를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무전
무전

 

고기잡이 배도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저는 컨테이너를 운반하는 화물선을 타고 있습니다.

 

반도 국가
반도 국가

 

대한민국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 국가지요.

그래서 대한민국 총 물동량의 90% 이상이 해운 무역을 통해서 이루어지는데요.

 

해운 무역
해운 무역

 

저는 해운 무역의 역군으로서 컨테이너가 배에 실리면 바다를 건너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운반되는지 관리 감독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타는 배는 약 1만 개의 컨테이너를 실을 수 있어요.

 

컨테이너
컨테이너

 

운동장 4개를 합친 크기고요. 파리의 에펠탑보다 더 길어요.

마치 작은 섬 같은 배를 타고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을 건넙니다.

 

여러분 싱가폴이 어디에 있는지 아시나요?

싱가포르는 말레이시아의 끝단 인도네시아의 위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싱가포르
싱가포르
싱가포르

 

인도양과 동남아시아를 이어주는 길목에 있어서 싱가포르 스트레이트라 불리는 이곳은 배들이 많이 지나다닙니다.

병목 현상이 일어나는 곳이에요.

항상 배들이 줄지어서 다니다 보니 선장님도 그렇고 항해사들도 신경을 많이 쓰는 곳이에요.

3등 항해사 때의 일이었어요.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긴장되는 일이 있었는데요.

선교에는 성장님 저 당직 타수 이렇게 있었어요.

 

쌍안경
쌍안경

 

말레이시아 파시르 구당 항구를 나와서 싱가포르로 가는 항로인데 대각도로 크게 변치 하여서 큰길로 합류해야 하는 구간이 있었어요.

그 큰 길에는 배들이 줄지어서 가고 있었어요.

저는 선장님을 보좌하기 위해서 다른 배들의 속력을 체크하고, 목적지를 확인하고, 쌍안경으로 앞에 피해야 할 물체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었어요.

이제 변침을 해야 하는 구간이 다가왔는데 갑자기 선장님이 그러시는 거예요.

삼망사 네가 몰아 그러면서 성장님이 팔짱을 끼고 뒤로 물러서는데, 갑자기 심장이 철렁하는 거예요.

마치 초보 운전자에게 밀리고 있는 차 사이에 끼어들어라 하는 느낌인 것 같았어요.

하지만 배는 훨씬 더 크고, 또 물 위에 있다 보니까 내가 원하는 대로 바로바로 움직이지 않거든요.

다리가 후들거렸어요.

떨렸어요.

그런데 지금 뱃머리를 돌리지 않으면, 너무 늦어지기 때문에 타수에게 지시를 내렸죠.

일단 배가 선회를 하기 시작했고, 땀이 삐질삐질 나더라고요.

딱 제가 원하는 대로 배가 움직이지 않았지만, 계속 지시를 내리면서 큰 대열에 무사히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내가 봐도 우리 배가 지나온 길이 삐뚤삐뚤한 거예요.

뒷배에서도 우리 배를 불러서, 의도가 뭐냐? 고 물어볼 정도였거든요.

이제 그래서 선장님의 눈치를 봤죠.

선장님은 여전히 팔짱을 끼시고 무표정으로 있는데, 뭔가 화난 것 같은 거예요.

그런데 갑자기 그러시는 거예요.

"잘했다"

혼날 줄 알았는데 잘했다고? 순간 놀랐어요.

내가 지시한 대로 배를 대열에 잘 합류시켰다 라고 얘기해 주시는 거예요.

너의 방법도 틀린 게 아니야. 하시면서, 조금 더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을 가르쳐 주셨어요.

 

너의 방법도 틑린 게 아니야
너의 방법도 틑린 게 아니야

 

그때 생각했죠.

"아 내가 간 길이 틀린 게 아니구나"

바다는 도로처럼 눈에 보이는 길이 없는데

"그냥 내가 내딛는 길이 답이구나 정해진 정답이 없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만약 선자님이 내가 조선하고 있을 때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3 항사 너 뭐 해 이것도 제대로 못 해?"

나무라면서 자신이 조선했다면 저는 아마 지금까지 항해에 자신감을 가지지 못했을 거예요.

정해진 답이 있는 줄 알고 혼나지 않는 길 그 길만 찾으려고 했을 것 같아요.

 

내가 내딛는 길도 답이다
내가 내딛는 길도 답이다

 

선장님 덕분에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길을 항해하면서 사고가 나지 않는다면 틀린 길은 없어 내가 내딛는 길도 답이야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저도 어릴 적부터 항해사가 꿈은 아니었어요.

성적에 맞춰서 취업이 잘 되는 곳을 찾다 보니 항해 관련 대학을 진학했고 항해사가 되었어요.

여성 항해사는 잘 뽑지 않는데, 노력하여 입사했기 때문에, 처음 배를 탈 때는 폐기가 넘쳤습니다.

 

 

하지만 신입 시절부터 험난한 항해 인생이었어요.

첫 출항 때 3등 항의 4가 선교에서 출항 준비를 해야 해요.

불 끄는 스위치가 어디에 있는지 몰랐고, 도선사님 커피도 제대로 못 타드리고,

기록해야 하는 것도 적지 못해서 내가 생각해도 엉망진창이었어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실망했다' 라는 말을 들었어요.

숨이 막히더라고요.

쓸모없는 인간이 된 비참한 기분이었습니다.

방으로 돌아와서 결국 울음이 터졌고 소리가 나지 않도록 이불에 얼굴을 파묻고 엉엉 울었어요.

울면서 배는 이미 출항을 했고, 이곳이 감옥처럼 느껴지더라고요.

한참 울다가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감옥은 누군가 밖에서 문을 걸어 잠그는 거지만, 나는 내가 안으로 들어와서 잠근 거잖아요.

그건 감옥이라고 할 수 없잖아요.

나는 자유 의지를 가진 인간이고 내가 선택한 길이었어요.

이 배는 나의 자유를 구속하기 위함이 아니라, 오히려 자유로운 인간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나의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바다
바다

 

생각해 보면 '실망했다'는 선장님의 말은 '기대했다'는 의미였을 거고,

이미 바닥을 보여줬기 때문에 이제는 올라갈 일만 남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날 이후 저는 다시는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고 한 단계 한 단계 올라갔어요.

 

그래서 그때 선장님과는 지금까지도 연락하면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칠흑
칠흑

 

여러분 여기 뭐가 보이시나요?

아무것도 안 보여요? 아무것도 안 보여요? 이 잘못됐나? 아무것도 안 보입니다.

바로 이 모습이 제가 담당직을 설 때 바라보는 모습이에요.

태평양과 같은 대양에 나오면 배가 없어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당직을 서야 해요.

지금은 인터넷이 되는 배들이 많지만, 제가 배를 탈 때는 인터넷도 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외부와 모든 것이 차단된 칠흑 같은 공간, 이때 무슨 생각이 들까요?

가족들이 보고 싶죠. 친구들이 보고 싶죠. 하고 싶은 거 생각나죠? 먹고 싶은 것, 배우고 싶은 것이 생각났죠.

그런데 무엇보다 저는 잊혀진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6개월 이상 배를 타다 보니까 찾아두는 사람도 없고, 육지에서 나의 흔적이 점점 사라지는 게 느껴져요.

문득 외롭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혼자 있어서 외롭다기보다는 나를 기억해 주는 사람이 없어서 고독해지는 거죠.

스스로에게 질문하기 시작했어요.

 

나는 왜 이곳에 있을까?
나는 왜 이곳에 있을까?

 

나 왜 여기 있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돈을 벌려고 왔겠지 돈을 벌려면 꼭 배를 타야 하나 타야지 배 타는 거 좋아하니까

배 타는 게 좋아? 응 이때까지 배워온 곳이기도 하고 이 생활에 만족해 행복하다고 느껴?

배 타는 게 행복해? 응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고 거기에서 오는 만족으로부터 행복을 느껴.

행복은 내 삶의 목적이자 이유이지

그러면서

내가 좋아하는 건 뭐야 내가 싫어하는 거 뭐야 무엇을 하고 싶어?

사람들에게 잊혀진 나는 어떻게 기억되었을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

묻고 답하기 시작했어요.

배를 타기 전까지만 해도 저는 전혀 책을 읽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책에 손이 가기 시작하더라고요.

위로가 되었어요.

책을 읽으니 몸은 배에 고립되어 있지만 생각이 뻗어져 나가는 걸 느꼈어요.

질문과 고민을 적고 답도 달아보았어요. 쌓여가는 글을 보니, 나에 대해서 이해하게 되고 내면적으로는 단단해졌습니다.

무엇보다 글을 쓰면서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렇게 모인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책이 되었고, 첫 번째 책 나는 27, 2등 항해사입니다가 나왔습니다.

 

나는 스물일곱, 2등 항해사입니다
나는 스물일곱, 2등 항해사입니다

 

책이 나오고 나서도 꾸준히 글쓰기를 했고 항해사의 생활을 바탕으로 세상을 살면서 이런 능력은 키우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두 번째 책 오진다 오력도 나왔습니다.

 

오진다 오력
오진다 오력

 

이렇게 바다에서의 시간도 있지만 육지에서의 시간도 있어요. 저는 두 개의 시간을 살고 있어요.

하나는 바다에서의 시간, 또 하나는 육지에서의 시간

 

육지에서의 시간은 짧기 때문에 좀 더 소중하게 느껴져요.

저에게 실패가 두려울까요?

실패도 시간이 있어야 할 수 있는 거더라고요.

하고 싶은 것을 시도해 보고, 나와 맞는지 안 맞는지

혹은 나의 전략이 잘못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시간이 있어야 할 수 있는 거였어요.

그래서 저는 무언가 도전할 때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실패도 감사하게 생각해요.

 

 

 

여러분 지금 2023년이 얼마나 남았지요? 반 정도 지났고 이제 반이 남았네요.

그럼 다들 2023년 1월 1일에 다짐했던 목표들 생각나시나요?

잘 이루어지고 있나요?

저는 오늘 강연을 기준으로 일주일 후면 배를 타러 갑니다.

저에게 2023년은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어요. 배를 타고 내리면 바로 2024년이에요.

일주일 동안 육지에 있고 나면 한 살을 더 먹어버리네요.

당연한 것들이 당연하지 않은 생활을 하면서, 사소한 모든 것들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체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두 발을 땅에 디디고 있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요.

 

 

그리고 저는 배를 탄다고 하면 늘 받는 질문이 있어요.

바다에서 폭풍우를 만나면 어떻게 하나요?라는 질문인데요. 

 

파도
파도

 

바다에서 5m 7m 8m가 넘는 파도를 만나면 배는 무지막지하게 흔들리죠.

냉장고 문과 온갖 서랍들이 다 열리고 물건들 마구 떨어져서 뒹굽니다.

세상이 끝날 것처럼 느껴져서 무섭기도 해요. 이때 선원들이 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요?

배가 움직이고 있어요. 튕겨져 나갈 것 같아요. 뭘 할 수 있을까요?

선원들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꼭 붙잡고, 날씨가 잠잠해지기만을 기다리는 거예요.

그렇게 기다리다 보면 배는 계속 파도를 해치고 나아가기 때문에

언제 그랬냐는 듯이 폭우가 그치고 무지개를 만나는 순간이 오더라고요.

 

파도
파도

 

높은 파도가 왔을 때 꼭 붙잡고 인내하다 보면 인생이라는 배는 나아가게 되는 것 같아요.

 

 

 

여러분 저에겐 꿈이 있습니다.

높디 높은 파도 같은 꿈입니다.

바로 엄마 선장이 되고 싶어요.

현실적으로 정말 쉽지 않겠죠?

이 0.1% 여성 항해사라는 숫자가 보여주듯이, 여성은 배에서 오래 못 버틸 것이라는 편견이 있으니까요.

제가 넘어야 할 높은 파도는 세계 0.1% 여성 항해사로서 끝까지 잘 성장해 나가는 것

또 엄마 선장이 되어 후배들에게도 여성이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제가 지금 이 자리에 서 있고, 얘기를 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는지는 책임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내 꿈을 이루어 가는 방법은 정공법(正攻法) 입니다.

파도가 왔을 때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것은 붙들고 있는 것이지요.

지금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충실히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폭풍우 속에서도 인생이라는 배는 나아갈 거니까요.

저는 정공법(正攻法)으로 제 인생을 돌파해 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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