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자의 강연 소개 : 1년 차 직장인입니다. 4학년 마지막 학기에 1,800개의 자기소개서를 썼지만 모두 떨어졌습니다. 언제까지 기업이 원하는 대로만 맞춰야 하는지 구직 기계처럼 스스로 느껴질 때, 인천광역시 ‘인스로드’ 취업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원하던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무조건적인 좋은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닙니다. 조금만 노력하면 권위적인 면접이 아닌 충분한 상호 검토가 가능한 곳, 나 자신의 가능성과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곳에서 일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취준생 여러분께 바로 그 길에 관해서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게시일: 2018. 7. 18.
안녕하세요
저는 인천에서 온 26살 직장인 정하영이라고 합니다
저는 어느 기업의 대표도 아니고 책의 저자도 아니에요
그냥 여러분들과 똑같이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해서 컴퓨터 두드리다 퇴근하는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저는 오늘 여러분들과 공유하고 싶은 게 있어서 떨리지만 이 자리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저는 대학교 4학년 마지막 학기를 다니고 있었어요
그 때 제가 뭘 했을까요?
저는 취업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다들 아시죠?
취업은 그냥 우리 앞에 툭 내던져진 과제처럼 그냥 우리가 해야하는 그런 거 잖아요
그리고 저는 전공이 교육심리학이기 때문에 교육 쪽 일을 겸 할 수 있는 업무를 찾다가 인사 팀에 지원을 하고 있었어요
이제 근거도 없이 무조건 취업을 해야한다'는 어떤 이유없는 압박에 등 떠밀려서
정말 뭐에 홀린듯이 자기소개서를 쓰고 지원서를 넣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진짜 정말 우수수 떨어지더라고요
제가 기억하기로는 하루에 20개에서 30개 정도의 자기소개서를 넣은 적도 있는데
그렇게 계산해보면 총 1800개 정도는 될 거에요
정말 많죠?
근데 그렇게 지원해서 저는 정말 기적적으로 두 세 군데 합격하게 됩니다
지금 저는 합격한 곳 중에 (주)아이케이 라는 곳에 다니고 있고요
이런 경험들을 통해서 제가 개인적으로 드는 생각이 많은데
이걸 이제 여러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동세대 여러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여러분 흔히 채용면접 하면 떠오르는 풍경 있으시죠?
일단 채용담당자는 아주 권위적인 모습으로 앉아서
지원자를 딱 스캔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지원자는 굉장히 이제 그 압력을 한 몸으로 받으면서 견디고 있죠
요즘에는 면접유형도 정말 다양해요
역량면접, 인성면접, 영어면접, 토론면접
그리고 이제 거기에서 부족해 시험까지 보죠
그래서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들은 내게서 이렇게 많은 것을 요구하는데
정작 나는 저들에 대해서 요구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다는 게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게 ... 지원서를 한 1,800장 넣고
컨설팅 찾아 다니고 자기소개서 수백번 뒤집어 엎다보면 이런 생각이 들어요
나는 언제까지 그들이 원하는 대로만 맞춰야 하는가?
심지어 컨설팅에서는 다 다른 얘기를 하거든요
근데 이렇게 계속 반복되다 보니까
제 자신이 구직기계라도 된 것처럼 느껴지고
세상 사람들에게 다 화가 나고
정말 이불 밖으로 나오고 싶지도 않더라고요
정말 이불 밖은 위험하다더니
정말 이불 밖은 지옥이었어요 그렇죠?
그러다가 저한테 재미있는 일이 하나 일어났습니다
인천광역시에서 '인스로드'라는 사업을 하고 있어요
그게 뭐냐면 인천에 소재한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협력을 해서
중소기업 산업 시설에 대한 인식 개선을 하고
그리고 더 나아가서 채용연계 프로그램까지 하는 건데요
이제 저는 그 채용연계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주)아이케이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면접을 보고 심사하는 건 똑같아요
그런데 조금 다른 점이 있었다면
일단 제가 면접을 보러 갔더니
바로 면접을 보지 않고
홀에다가 지원자들을 모아 놓더라고요
그리고 나서 사장님께서 직접 나오셔서 PPT를 넘겨가면서 회사소개를 해주시더라고요
사실 이렇게 말씀드리기 조금 죄송할수도 있는데 저희 사장님이 저희한테
"우리 회사 좋다." "우리 회사 와라."
이렇게 영업하시는 느낌이 들기도 했어요
이게 나가면 좀 위험할 수도 있겠는데 아휴 ... 어쨌든
어쨌든 그래서 제 입장에서는
제가 회사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그런 기회가 주어진 것 같고
회사가 굉장히 오픈되어 있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소개를 받고 나서는 이제
직접 회사 이곳저곳을 안내받으면서 견학도 했고요
그리고 견학을 하고 나서 다시 홀로 돌아와서
직원 분들과 직접 대화도 나눠 볼 수 있었어요
그래서 직무에 대해서 궁금한 점이나 아니면 회사에 대해서 궁금한 점을 여쭤볼 수 있었고요
그리고 가장 좋았던 건 무엇보다도 면접 팁을 얻었다는게 가장 좋았던 것 같습니다
(주)아이케이
우리 회사는 건설폐기물 중간 처리업을 하는 곳이에요
여러분들 혹시 건설폐기물 업체라고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저같은 경우에는 이랬어요
일단 건물이 굉장히 우중충해요
되게 우중충 할 것 같고
그리고 거기 다니는 사람들도 굉장히 우중충 할 것 같고
그리고 제대로 된 근무환경이 갖춰져 있을까?
약간 이런 걱정도 들고
그런 생각이 좀 저한테는 들었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가서 회사를 살펴보니까
건물이랑 사무실도 굉장히 깔끔하고 젊은 사람들도 많고
그리고 다들 유쾌하셔서 굉장히 분위기가 좋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이곳을 둘러보면서 '아 여기서 일하게 된다면 나에게 좋은 기회가 되겠구나'라는 판단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함께 즐겁게 일할 동료들을 만났고요
그리고 저에게 차근차근 업무를 알려주시는
좋은 선배님을 만났습니다
저는 브랜드를 얻지는 못했지만
좋은 사람들은 확실하게 얻은 거 같아요
편견에 사로잡혀 있으면
나에게 찾아온 좋은 기회를 보지 못 할 수도 있어요
그리고 한 가지 더 말씀드릴게
저희 인사팀에 선배가 몇 명이 있을까요?
한 명 있습니다
(웃음)
그 분이 인사팀 팀장이세요
그러면 그 분을 제외한 나머지 인사팀 직원은 몇 명 일까요?
네 저 한 명 입니다
(웃음)
사실 이렇게 얘기하면 친구들이 다 놀라요
근데 오히려 인원이 적어서 해 볼 수 있는 일이 많습니다
해 보고 싶었던 일을 하고
그리고 발휘해 보고 싶었던 능력을 발휘해서
좋은 성과가 나오면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도 그만큼 많은 거고요
그리고 개인적인 역량을 키우기에도
참 좋은 기회인 것 같습니다
그러면 좀 다른 이야기로 한 번 넘어가 볼게요
제가 자소서를 몇 번 바꿨다고 했죠?
네 수백번 바꿨습니다
그리고 컨설턴트는 다 다른 이야기를 해요
그런데 그분들도 사실 대기업 다니는 거 아니에요
그렇죠?
그 분이 세상 모든 채용담당자들의 심리를 다 아는 게 아니에요
저는 IK에 합격하면서 크게 깨달은 점이 하나 있습니다
제가 인사팀에 지원을 할 때
저는 교육을 하고 싶고 그리고 교육 쪽 업무를 맡고 싶고
그걸 잘 한다라고 이야기를 했을 때
다른 회사에서는 저를 우수수 떨어뜨렸어요
그런데 이 회사에서는
제가 교육업무를 하고 싶고 그걸 잘 한다라고 이야기해서
그게 필요해서 저를 받았습니다
우리가 대학입시를 준비하실 때 다들 기억하시나요?
그 때 사람들이 하도 스카이(SKY) 스카이 하니까
마치 우리도 이제 남은 인생을 성공하려면 스카이에 가야만 하고
막 그런 것처럼 생각하지는 않으셨나요?
누군가가 "이게 성공이다 이게 답이다" 라고 규정을 해 놓으면
그것만을 답으로 생각하고 열심히 쫒지는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우리가 모두 그런 획일화 된 성공만을 배워온 건 아닌가 싶어요
취업 준비하는 기간이 저한테도 참 고통스러웠어요
정말 방구석에 앉아서 자기소개서만 썼거든요
그리고 아무래도 학교를 다니면서 준비를 하다 보니까
공강시간만 되면 빈 강의실 찾아 해멘 다음에 자리를 잡아서 자기소개서를 쓰다가 다음 강의를 가고
그리고 집에 오면 또 컴퓨터 켜서 자기소개서 쓰고 그런 생활만 반복을 했는데
아무리 해도 들리는 말은 항상
"이걸로는 안 된다", "더 해라" 라는 말 뿐이었어요
그러다보니까 너무 끝이 없고 고독해지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이 기간이 언제 끝날지도 알 수가 없고
불안하고 막막한 생활을 보내고 있었을 때
저에게 힘이 되어 준 건 저의 부모님께서 해 주신 말씀이었습니다
저의 부모님께서 저에게
"다른 사람의 말에 너무 휘둘리지 말아라"
"그러면 너 자신의 가치를 잃게 될 것이다"
라고 말씀을 하셨어요
"너를 바꿔야 한다"라는 컨설턴트의 말과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그리고 나를 사랑해주시는 부모님의 말 둘중에 뭘 믿으실 건가요?
저는 부모님의 말을 듣긴 했지만 컨설턴트의 말을 믿었어요 (웃음)
취준기간(취업준비 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불안감이 커지고 제정신으로 있기가 힘들어지잖아요
그럴 때 가장 중요한 게
나의 가치를 잃지 않는 거더라고요
그러려면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해주는 진심어린 말을 믿어주세요
그분들은 당신의 가치를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언젠가 반드시
여러분의 가치를 인정하는 곳에 찾아가게 될 거에요
제가 아이케이에 취칙이 되고나서 든 느낌은 해방감이었어요
이왕 해방되는 거 해방되고 나서
내 가치를 인정해주는 곳에 가서 일하는 게 더 기분 좋지 않겠어요?
사실 저도 아직 입사한 지 반년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
아직 갈 길이 멀었어요
제가 제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말은 아니고
저도 이제 앞으로 저 자신을 계속해서 증명해 나가야 합니다
아직 갈 길이 멀었죠?
하지만 그게 쉽지 않을 거라는 것도 알지만
그래도 일 할 맛이 나요
여러분들도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일 할 맛이 나는 곳에서 일을 하게 되실 겁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들께 참 어려운 제안을 해보고 싶습니다
불안하고 막막하고 힘들지만 그래도 내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곳으로 가세요
그리고 여러분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여러분이 그 길을 끝까지 걸을 수 있도록 도와 줄 겁니다
그러니까 끝까지 나 자신의 가치를 잃지 말고 주변의 수많은 말에 휘둘리지 말아주세요
감사합니다
END
이 글은 청각을 잃은 제 친구를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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