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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바시 1869회 | 이 도시에서 행복하지 않다면 그 이유를 알려드리겠습니다

김세용 경기주택도시공사 사장, 고려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이 도시에서 행복하지 않다면 그 이유를 알려드리겠습니다

 

뉴욕의 한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었어요. 서양 학생들이죠.
한국 하면 생각나는 이미지를 한번 발표해보라 그랬습니다.
싸이의 말춤이 이게 유행할 때 케이 드라마 이런 거 정도 학생들이 가져오지 않을까?
90% 이상이 산포를 말하는 거예요. 산포 아시죠?
연애 결혼 출산 포기 이걸 너네가 어떻게 알았느냐?

 

 


예 안녕하세요. GH 김세용입니다. 

 

GH 아시죠? 굿다우징 경기주택도시공사 GH입니다. 

도시 만드는 회사인데 도시를 만드는 과정에서 가끔 이렇게 해서는 안 되겠다. 이럴 때가 좀 있어요. 

그래서 오늘은 그중에 한 가지를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여러분들 아시나요? 우리나라 인구의 90% 이상이 도시에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체 인구의 80%는 아파트라든지 연립이라든지 이러한 공동주택에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들 우리 도시에 만족하십니까? 대부분 아마 만족 못하실 거예요.

왜 이렇게 우리가 도시를 이렇게 만들 수밖에 없었을까?

우리만 만족 못하는 게 아닙니다. 

다른 나라도 그렇지

 

2022년에 세계 인구 몇 명인지 아세요? 대략? 

대략 80억 명이었습니다. 예. 맞히셨네요.

전체 인류의 절반 이상이 도시에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지구상의 인구 천만 명 이상의 도시가 30개나 됩니다.

 

그런데 세월 한번 거꾸로 가보겠습니다.

2022년에서 50년 전인 1972년에 세계 인구는 얼마였을까요?

예. 대략 한 40억 명쯤 됐습니다. 지금의 절반이죠.

그리고 이 중에 인구 100만 이상의 도시가 32개였습니다.

 

거기서 50년만 더 내려가 볼게요. 1922년에 세계 인구 약 18억입니다.

그리고 인구 100만 이상의 도시가 22개였습니다.

이렇게 보면 50년 텀으로 인구가 2배씩 올라갔고, 그다음에 지난 70년대 이후부터는 굉장히 빠르게 도시가 대형화되고 있는 거 알 수가 있죠.

 

 

왜 이렇게 도시가 커졌을까요? 

그리고 우리는 이렇게 큰 도시에서 살게 되고 불만족도가 높아갈까요?

 

 

이 사진 한번 보시겠습니다. 

헨리 포드가 자동차를 만들던 딱 100년 전 1920년대 사진입니다.

왠지 도축장 분위기 좀 나죠. 

앞치마 두르고 있고 포드는 도축장에서 소나 돼지가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가면서 조그맣게 포장되는 걸 보고 아 이걸 나는 거꾸로 해보겠다.

 

 

그래서 자동차 부품이 컨베어벨트 따라가면서 자동차가 한 대 나오는 그런 시스템을 발명을 했던 겁니다.

그래서 포드가 만들었던 T1이 1920년대에 무려 1500만 대가 미국에서 팔립니다.

엄청난 베스트셀러죠. 

 

 

그 비결은 가격에 있었습니다.

당시 헨리포드가 만들어낸 자동차는 어마어마한 코스트 다운을 성공시켜서 당시 미국 노동자의 보통의 근로자가 두 달을 돈을 모으면 차를 한 대 살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때부터 자동차 대중화가 시작이 되고, 우리 도시가 아까 말씀드린 대로 굉장히 빠른 속도로 커지기 시작합니다.

 

 

이 사진 한번 보시겠습니다. 이게 뭘까요? 

20년대 이후에 미국에서 나타나기 시작한 소위 베드타운입니다.

가만히 보시면 집밖에 없어요. 도시가 

지금 지구상에 남아있는 제일 오래된 도시 유적이 7천 년 전에 꽤 남아있는데 

아마 만 년 이상 우리는 도시를 만들고 살았을 겁니다.

자 그런데 이런 도시는 그동안 만든 적이 없어요.

도시는 이런 집만으로 만들어진 적은 없었던 겁니다.


한번 보실까요? 

 

 

수선전도 

지금부터 600년 전에 만들었던 신도시 조선의 한양입니다.

보시면 둘레가 한 19kg쯤 되죠. 

요새 성밭길 많이 다니시죠?

 

 

그다음 굉장히 당시로서는 컸던 도시입니다.

당시에 동로마 제국의 한양하고 비슷한 시기 600년 전에 동로마 제국의 수도였던 콘스탄티노프입니다.

오늘날 터키의 이스탄불이죠. 둘레 18kg입니다.

이것도 그 당시에 유럽에서 제일 컸던 도시 중에 하나입니다.

 

왜 동양이나 서양이나 컸던 도시가 10몇 kg밖에 둘레가 안 됐을까요?

 

그죠? 궁금하시죠? 자동차가 없으니까요. 사람들 걸어다녀야 했습니다.

말이나 마차는 아주 극소수 인구의 5% 미만만 타고 다닐 수가 있었습니다.

그래도 보시듯이 거기에 시장도 있고 집도 있고 궁궐도 있고 오피스텔도 있고 다 있습니다.

절 교회도 있고, 그런데 우리가 그런 도시를 아까 만들었던 겁니다.

집만 있는 도시, 그렇죠

 

 

그래서 포드가 불을 당긴 자동차 대중화와 함께 도시에서는 '조닝'이라는 게 나타납니다.

'조닝' 들어보셨죠? 존별로 나누는 겁니다. 

집은 집끼리 오피스 오피스 공장은 공장끼리 이렇게 서로 나눠 가지고 

그걸 우리가 기능 분리라고 하는데, 그게 지난 100년 동안 우리가 도시를 만든 겁니다.

그러니까 교외에는 베드타운 만들고, 도심에는 집이나 공장 만들고,

그럼 그 사이는 뭐가 되나요? 도로죠. 

 

그러니까 100여 년 전부터 사람들은 그 전에 수천 년간은 전혀 안 하던 매일 2~3시간을 길에 버리기 시작합니다.

이게 전 세계로 퍼져 나갑니다. 

그러면서 교통 시간이 늘어나는 만큼 도시는 계속 커졌고 삶의 질은 저하됩니다.

 

 

그렇게 되니까 늘어나는 것도 하나 있어요.

 

 

이거 보십시오.비만율입니다. 체중이 늘어난 거예요. 

지난 100년 동안 우리나라는 지금 100년 전에 통계가 없지만 지난 100년 동안 미국 여성들 기준으로 하면 평균적으로 30kg가 늘었다고 그러죠. 많이 늘어난 거죠. 

길에서 벌이는 시간만큼 삶의 질이 저하된 만큼 그렇게 늘어났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난 100년 동안 그렇게 비슷비슷한 도시들을 전 지구적으로 선진국에서 중진국까지 만들어 왔습니다.

 

앞으로 100년도 그렇게 살아야 될까요?

 

이 추세로 가면 50년 후인 2072년에는 아마 1억 이상의 도시가 나타날 수도 있죠.

우리가 그런 도시 계속 만들어야 될까요? 

계속해서 외곽으로 확대하고 ...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저도 도시를 만드는 입장에서 항상 고민을 하는 게 이제 지난 100년 동안 우리가 해왔던 방식을 바꿀 때가 됐다.

그래서 우리는 50년 전이나 100년 전하고는 다른 방식으로 도시를 만들어야 된다.

 

그게 필요하다고 보여지는 지표가 바로 이겁니다.

 

 

첫 번째인데 지난 2012년에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 이상이 1~2인 가구가 돼버립니다.

인구 구조가 바뀌게 되는 거죠. 지금은 몇 퍼센트일까요?

지금 70%를 향해서 나가고 있습니다. 1,2인 가구가 35%입니다.

1, 2인 가구가 대세가 돼버렸어요.

 

 

다음 화면 보시면 재택근무도 계속해서 확산되고 있고, 주택과 도시도 거기에 맞게 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구 구조도 변하고 재택근무도 늘어나고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계속 베드타운 천만 도시를 만들어야 되느냐 이런 심각한 의문이 드는 것입니다.

 

 

출산율이 지금 0.7이 됐고 제일 왼쪽에 있는 게 2천년의 그래프입니다.

 

 

제일 오른쪽에 있는 게 2020년입니다. 20년 사이에 빨간 게 늘어나죠.

빨간 건은 40년 후에 소멸될지 모르는 지역입니다.

주로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해서 무려 100여 개 이상의 도시들이 지금 소멸 위기에 있습니다.

 

이런 도시들은 우리가 어떻게 해야 될까요? 

도시를 만드는 방식을 바꿔야 됩니다.

 

그런데도 비수도권의 여기 사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굉장히 많은 노력들을 합니다.

도시 쇠퇴를 또 도시 소멸을 방지하기 위해서 이 과정에서 소위 말하는 랜드마크를 만들죠.

커다란 걸 만들게 돼.

 

 

이거 얼마 전에 어느 지자체에서 폐기한 거북선입니다.

 

 

그다음에 이거 뭡니까? 세계에서 가장 큰 가마솥입니다.

여기에 밥을 지어가지고 국민들이 다 나눠먹기로 했는데 불행하게도 밥이 안 된 거죠.

왜 왜 안 돼요? 제일 밑에는 까맣게 타버리고 위는 설익은 거예요.

솥이 너무 크니까

 

이거 외에도 전국의 미술관 박물관 상당수가 1년에 10 며칠밖에 개장 안 하는 걸 만들어요.

이런 데 근데 돈 쓸 때가 아닙니다. 아까 말씀드렸듯이 인구 구조가 바뀌죠.

큰 거 만든다고, 빨리 만든다고, 더 크게 만든다고 도시로 사람이 오지 않습니다.

더 크게 더 빨리 더 높이 이거 뭐죠?

 

이달 말에 올림픽 하잖아요? 이건 올림픽 구호예요.

도시 만들 때 생각해서 하는 게 아닙니다.

그런데 지난 100년간 우리가 올림픽 구호랑 비슷하게 도시를 만들어왔던 겁니다.

 

그리고 수도권의 도시는 지금 우리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인구의 50% 이상이 수도권에 몰려 살고 있는 나라입니다.

아예 비교 대상도 없어요. 수도권 도시에는 다이어트가 필요합니다.

그렇죠? 

 

 

비수도권도 아까 말씀드렸듯이 줄여서 만들어야 됩니다.

압축해야 되고 컴팩트하게 만들어야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일단 비수도권의 도시 근검절약이 대형 구조물 만들 때가 아닙니다.

컴팩트하게 만들고 보다 알차게 만들어야 되는 곳입니다.

수도권 도시 어떻게 해야 될까요? 수도권은 체형을 교정해야 되겠죠.

너무 살쪘어요. 그죠? 콜레스테롤 줄여야 되고 체지방 줄여야 됩니다.

뭘까요? 

저이용된 공간을 복합화해야 됩니다. 


제가 했던 몇 개 프로젝트 소개해 드리겠는데 

 

 

여기 보시면 지금 19층짜리 건물입니다.

이거 원래 4층짜리 동사무소였어요. 구로동에 있는 데 

우리 지금 서울에만 해도 동사무소가 한 400개 정도 있습니다.

대개 4층이죠? 요새 주민센터라고 합니다. 위가 너무 아깝지 않으세요?

대개 역세권에 있는데, 그래서 주민센터랑 이야기해서 지어드렸어요.

밑에 4층 주민센터 쓰시고 위에 15층 주택 그다음에 편의시설로 바꿨습니다.

여기 사시는 분들 굉장히 만족도 많아요. 

 

 

이거 버스 차고지입니다.

서울에 32개나 있어요. 

원래 있던 주민들이 주변에 버스 차고 짖는 거 굉장히 부담스러워하세요.

왜? 

매연 공해 이런 것도 있지만 제일 심한게 새벽 2시까지 버스가 옵니다.

빅봉에 주무시기 힘들어요. 그래서 버스를 지하로 내려갔습니다.

그리고 위에 주택을 올렸습니다. 

여기서 만족하게 사실 수 있는 겁니다.

 

이건 뭐예요?

전혀 토지를 넓히거나 아까 베데타운처럼 밖으로 안 갔죠.

도시 안의 시설을 복합화하고, 그다음에 저이용된 공간을 잘 이용해서 이런 공간을 만들어내는 겁니다.

 

 

우체국도 할 수 있고 경찰서, 물재생센터 다 가능합니다.

실제로 제가 한 20개 이상을 했었어요. 

체지방 빼자는 겁니다.

그래서 수도권에 있는 도시들은 이렇게 제가 서울 경기에서 체지방 빼고 있어요.

비수도권에 있는 도시들은 더 압축하셔야 될 것 같고 

 

지난 100년 동안 우리가 서양에서 했던 것 그대로 따라서 하고 도시 집중하고 

우리 길에서 시간 막 버리고 그러다 보니까 

저부터도 체중 불고 여기 계시는 분들도 좀 계시겠죠.

이래서 이제 이런 식으로 우리가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일은 더 이상 하지 말자.


제가 또 하나만 지적해 볼게요. 

우리나라에 커피샵 몇 개나 있는지 아세요?

어마어마하게 많죠. 10만 개 넘었어요. 

몇 잔 커피 마시는지 아세요? 1년에?

이거 유엔 통계예요. 400잔 마세요.

근데 그거는 애들도 포함됐으니까 성인만 하면 아마 500잔 더 마실 거예요.

전 세계 평균 커피 몇 잔 마시나요? 100잔 

우리가 한 5배 이상 마시고 1년에 2억 잔의 커피를 마시는 나라가 되세요 

 

왜 이렇게 커피를 좋아합니까?

근데 자세히 보면 커피숍에 가는 분들의 60%가 카공족이에요. 커피숍에서 공부합니다. 

책 볼 데 없어요. 참 슬픈 이야기예요.

책 볼 곳이 없어가지고, 도서관이 부족해서 공공시설이 부족해서 커피숍 가셔야 돼요.

그래도 아파트는 좀 낫습니다. 

우리나라 평균적으로 60%가 아파트에 거주하시고 40%가 비아파트에 거주하세요.

비아파트에 사시는 분들, 경로당 가시려고 버스 타고 가세요.

보육시설 가시려고 한참 걸어가야 돼요. 

동네 독서실도 없는 곳이 많죠.

그러니까 빠른 도시화 과정에서 경로당, 육아원, 독서실 이런 것들을 충분히 못 만들었던 겁니다.

집 짓고 도로 만드는 것만 우선으로 하고 외곽으로 도시 확장하는 게 우선이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죠. 

인구도 정체되기 시작해 우리가 삶의 질을 우선해야 돼 공간이 복지가 된 겁니다.

더 이상 책 보다가 커피숍에서 쫓겨나는 일이 없어야겠죠.

 

 

이제 공간복지 이거 우리가 힘써야 될 공간복지학업 콤팩트 도시 결코 다른 게 아니에요.

같이 가야 되는 길 


말을 이제 마치는데 제가 공간복지를 말씀드리다 보니까 왜 이런 일을 하게 됐느냐?

10년 전에 겪었던 에피소드가 계기가 됐었습니다.

10년 전에 이제 제가 학교에서 연구원 얻어가지고 뉴욕의 한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었어요.

근데 이제 학기 중반쯤에 학생들에게 서양 학생들이죠.

한국 하면 생각나는 이미지를 한번 발표해보라 그랬습니다.

가벼운 숙제를 하나 내준 겁니다. 

그래서 당시에는 이제 BTS가 없을 때였고, 싸이의 말춤이 이게 유행할 때

그거

아니면은 K-드라마 이런 거 정도 학생들이 가져오지 않을까 생각을 했는데,

발표 날 보니까 대부분의 학생들이 90% 이상이 삼포를 말하는 거예요.

 

 

삼포 아시죠? 

연애 결혼 출산 포기 

이걸 너네가 어떻게 알았느냐?

우리 한국 친구들이 유튜브에 다 올려줍니다.

좀 솔직히 당혹스럽기도 하고, 기성세대로서 창피하기도 하고,

 

그래서 내가 귀국하면 3포 위기를 위해서 뭐라도 꼭 해야겠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게 딱 10년 전입니다.

그래서 그럼 왜 그런가 곰곰이 생각해 보면, 우리가 지난 20세기 모델을 가지고 도시를 만들다 보니까. 

계속해서 확장하는 그 방법만 찾다 보고, 삶의 질이라든가 공간복지라든가 도시를 잘 효율적으로 이용한다든가 이런 거에 신경을 너무 안 썼던 거예요. 돈은 돈대로 쓰고 

그래서 그 이후에 제가 GH에서 컴팩트 도시 공간복지를 우선으로 결합하는 프로젝트를 여럿 추진해 왔습니다.

그래서 오늘 여러분들께 한번 소개를 시켜드렸고, 이게 주민들의 협조 없이는 또 잘 안 되는 일입니다.

그래서 많이 이제 가서 주장해 주시면 좋겠고요. 

 

지난 100년 동안에 우리는 계속해서 더 크게 더 높이 이런 것만 해왔어요. 전 세계적으로 

이제 그럴 때가 아닙니다. 

자동차 중심도시 베드타운 이건 좀 잊어버릴 때가 된 것 같아요.

그래야지 향후 100년이 좋아집니다. 우리 후손들이 좋아지고요.

 

그래서 도시를 다이어트 할 때입니다. 

컴팩트 도시 만들고, 앞으로 향후 100년은 지난 100년하고 다른

우리가 7천 년 동안 만들어왔던 도시

거기서 영감을 얻고 도시를 만들 때입니다.

이상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