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머스크는 한 인터뷰에서 앞으로 OOO는 새로운 일을 해내는 힘이 있다고 했습니다.
- 우리나라 같이 기름 한 방울 안 나는 나라에게는 오히려 기회일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켄텍의 오명환입니다.
지금 우리는 지구시스템 붕괴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합니다.
기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 사회와 개인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또 그에 따라 산업과 경제는 어떻게 변할지 등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정말 기후위기 상황을 잘 극복하고자 한다면 우리 모두 이 문제에 대해서 좀 깊게 이해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면 생각보다 문제 해결의 돌파구가 쉽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우린 문제를 풀 때 주변 대다수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대로, 또는 내가 늘 하던 방식대로 그렇게 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직관에 의존하는 방식이 상대적으로 부담도 덜 되고 쉬우니까요.
저는 미국에서 포스닥을 할 때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힘든 적이 있었습니다.
이때는 자꾸 내 연구는 너무 느리다. 그에 비해서 내게 남은 계약 기간은 너무 짧아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계약 기간을 늘려달라고 지도교수님께 말하지? 다른 연구실을 알아볼까?
아니면 미리 취업 자리를 좀 알아봐 둬야 되나?
그렇게 시간만 흘러가길래 그냥 허심탄회하게 미뤄뒀던 공부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오히려 연구의 돌파구가 보이고, 또 지도 교수님하고 연구 논의가 더 잘 되다 보니까 제게 기대감이 생겨서 그리고 계약을 연장해 주었습니다. 덕분에 남들보다 포스닥을 조금 더 오래 하긴 했지만요.
제 연구가 느린 근본적인 이유가 바로 공부가 부족했기 때문이었던 거죠.
더 이상 연역적으로 추론할 수 없는 생각의 최소 단위이자 논의의 출발점입니다.
제1원리 사고법은 근본적인 사실부터 따져서 어떤 해결 방법이 최선인지 알 수 있게 해 줍니다.
우리는 주어진 문제에 대해서 기존 가정들을 잘 제공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문제의 근본적인 원리와 사실들로 그것들을 분석해 보이지 않습니다.
내 가설은 맞았나? 증거는 옳은가? 다른 관점에서는 어떻지?
이런 식으로 문제를 기본 원리부터 추론해 봄으로써 통념이나 유출의 틀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그리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가 바꿔야 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 또는 하마터면 놓칠 뻔했던 그런 변수를 찾아내는 것입니다.
일론머스크는 한 인터뷰에서 제1원리 추론은 새로운 일을 해내는 힘이 있다고 했습니다.
사람들이 배터리 팩 가격이 비싸서 아직 전기차는 갈 길이 멀어 이렇게 얘기할 때 그는 근본적인 질문을 했습니다.
배터리는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는가? 구성, 재료의 원료는 각각 무엇인가?
결국 완제품보다 원료가 훨씬 저렴하다는 것을 깨달은 그는 기존의 통념을 깨고 테슬라라는 자동차를 세상에 좀 더 일찍 내놓을 수 있었습니다.
과학자들은 제1원리 추론법을 사용해 문제를 푸는 데 훈련이 잘 되어 있는 때로는 거기에 인생을 거는 사람들입니다.
커털린 커리코 박사는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전 세계인을 보호하는 데 공헌한 과학자입니다.
바로 파이저나 모더나 백신의 원리인 mRNA 전달 방법을 연구한 과학자죠.
이 과학자에게 제일 원리는 과학적 사실 자체였습니다.
mRNA는 질병 치료에 필요한 이 단백질 생산 공장의 주형을 제공한다.
그러니까 이를 세포 안으로 안정적으로 전달만 할 수 있다면 질병 치료에 획기적인 전환을 가져올 것이다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카리코 박사님은 학계의 무관심과 또 연구비가 끊기는 등에 갖은 역경을 겪으면서도 이 믿음을 이어가서 결국 인류를 구하는 위대한 일을 해냈습니다.
제1원리 사고는 이렇게 불확실한 상황을 극복하게 해 주고 남들은 잘 보지 못하는 기회와 또 우리가 꾸준히 정진해야 할 올바른 방향을 제공해 줍니다.
자 그럼 우리도 이제 제1원리로부터 기후 문제를 한번 다뤄봅시다.
기본 사실부터 출발해서 원인을 파악해 보고 기존 통념을 한번 재고해 보고, 그리고 궁극적인 해결책을 찾아내 봅시다.
사실 이렇게 기본적인 사실부터 출발해서 생각을 연산해 가는 과정은 중간부터 하는 것보다는 항상 쉽습니다.
먼저 좀 큰 그림을 보는 게 원인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요즘 에너지와 기후 위기의 프레임은 다소 전력 수급과 탄소 저감으로 환원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화학자의 관점에서 보면 이 프레임은 좀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이것은 거대한 지구의 에너지 변환 체인에서 보면 전체를 관통하지는 못하는 일부분만 다루는 것인 것 같습니다.
태양은 미국이 1년 동안 쓸 전기 에너지보다 많은 양의 에너지를 고작 1시간 안에 지구에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거의 같은 양의 에너지가 열에너지와 같이 좀 쓸모없어진 상태로 지구 바깥으로 나가야 하는데 이 에너지가 다 나가지 못하고 지구에 갇히게 되면 그때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는 것입니다.
바로 온실가스에 의한 그린하우스 효과죠. 지구는 이 많은 태양 에너지를 그동안 어떻게 활용하고 있었을까요?
식물은 광합성이라고 하는 매우 정교한 과정으로 태양 에너지를 화학 에너지로 변환하는데,
이때 이산화탄소를 탄소화합물로 바꿔서 식물 자신이나 또는 이제 오랜 시간에 걸쳐 석탄의 형태로 지표면에 저장시킵니다.
그리고 인간을 포함한 다른 생물들은 여러 가지 활동을 하면서 이 탄소화합물을 산화시켜 다시 이산화탄소를 만드는 거죠.
이 모든 과정에서 에너지의 흡수와 방출, 그리고 이산화탄소의 고정과 배출은 이 지구 전체를 놓고 볼 때 매우 절묘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런 에너지와 탄소의 흐름의 전 과정을 우리는 지구의 대사라고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에너지와 탄소가 거쳐가는 모든 개체와 그리고 물질의 수만큼이나 이 순환 과정은 복잡한데요.
그래서 지구 시스템이 복잡해라고 합니다.
그런데 지구는 이 과정을 정말 신기하게도 우리가 예측할 수 있을 만큼이나 매우 질서 있게 그것도 아주 오랜 기간 동안 유지해 왔습니다.
이런 놀라운 현상을 상발성이라고 합니다.
지금 보시는 이미지는 연간 육지 생물군의 대사량을 지역의 크기로 도시한 것입니다.
크기가 작아지는 지역은 대사량이 줄어들고 커지는 곳은 늘어나고 있습니다.
마치 숨을 쉬듯 규칙적으로 변하는 모습에서 보시듯이 다양한 생물들과 물질들이 복잡하게 상호작용하면서 오히려 이런 질서를 만들어냅니다.
마치 개미떼들이 누구도 지시하지 않았는데도 질서 있게 그리고 지능적으로 행동하는 것처럼요.
지구나 또 그 안에 사는 생물이나 이 살아있기 위해서는 이처럼 에너지와 탄소의 흐름을 통해 끊임없이 자신을 질서 있게 유지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인류는 그동안 물 물건, 식량, 집 같은 것들을 빨리 만들기 위해서 또 수송을 빨리 하기 위해, 때로는 뭔가를 파괴하기 위해서 자연이 축적해 놓은 탄소화합물을 태워 이산화탄소로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활동을 생물의 대사와 구분해 인류의 대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후위기의 원인은 결국 지구가 지표면에 축적해 놓은 탄소화합물을 인류가 무분별하게 꺼내 씀으로써 이 지구 탄소 순환의 질서를 깨뜨렸기 때문입니다.
이제 기존 통념을 한번 제거해 봅시다.
정말 탄소 배출을 줄이기만 하면 기후 문제가 해결될까요?
지구의 온도를 올리는 것은 온실가스의 누적 논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까지 사방으로 배출해 놓은 이산화탄소를 회수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럼 어디서 포집해야 할까요?
공장이나 발전소 굴뚝뿐만이 아니라 이 대기 중에서도 해야 하는 것입니다.
탄소중립 시나리오처럼 수소 경제를 실현시키고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것 정말 이게 다일까요?
일단 화학 에너지로 변환한다는 것은 에너지를 저장, 수송하기 위함입니다. 어떻게 저장되는지 한번 살펴봅시다.
먼저 수소 에너지는 전기나 태양 에너지를 수소 2개의 결합 에너지로 저장하는 것입니다.
배터리도 유사하게 리튬 이온의 결합으로 저장합니다.
그런데 수소나 배터리는 이산화탄소에 수소를 붙여서 만드는 탄소화합물에 비해 부피당 에너지 밀도가 많이 낮습니다.
그래서 수송하려면 부피를 줄여야 하고 거기에 또 비용과 에너지가 들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생물은 탄소화합물로 에너지를 저장합니다.
만약 사람이 수소 에너지로 움직인다면 너무 뚱뚱하거나 너무 자주 수소를 섭취해야 할 것입니다.
지구 환경에서 가장 에너지를 잘 활용하는 형태로 발생되고 그다음에 진화한 것이 바로 생물인데,
이것이 수소나 그리고 리튬 화물보다는 탄소화합물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데에는 아마 그럴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에너지 저장 효율이 좋은 탄소화합물을 우리 산업에서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아마 어려울 것입니다.
또 인류가 화학제품 없이 살 수 있을지도 한번 생각해 봐야 합니다.
적어도 한동안은 문명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서 어려울 것 같습니다.
여러분 주변에 플라스틱이 얼마나 많은지 한번 둘러보시면 바로 이해가 갈 것입니다.
물론 수소 에너지는 화석연료 사용량을 줄여주니까 반드시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것으로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기후위기의 원인은 지구 탄소 순환의 밸런스가 깨진 것입니다.
이산화탄소를 재활용하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기후 위기를 극복하는 방안인 것 같습니다.
탄소화합물은 모든 생물체의 원천이다. 동시에 인류가 소비하는 에너지원이었습니다.
이제 석탄이나 석유처럼 지표면에 있는 탄소 화합물은 가만히 두고, 식물들이 하는 것처럼 이 대기 중에 있는 이산화탄소를 다시 탄소화합물로 전환해야 합니다.
그럼으로써 화학 원료나 천연가스를 얻어야 하고, 그러면서 이산화탄소가 바로 탄소 자원이 되고 또 자본이 되는 겁니다.
우리나라 같이 기름 한 방울 안 나는 나라에게는 오히려 기회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원리들을 차근차근 이해해 보면 기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이 보입니다.
먼저 이산화탄소를 탄소화합물로 전환시키는 기술을 개발해야 합니다.
그리고 지구상에서 태양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는 장치들을 가능한 많이 늘려야 합니다.
아까 엄청난 태양 에너지가 지구로 들어온다고 했는데, 이것은 가장 질 좋고 풍부한 재생에너지입니다.
자연이 만든 태양 에너지 활용 장치인 식물, 이 식물의 개체 수를 늘리거나 아니면 더 빨리 자라는 식물종을 활용하거나, 더 나아가서 인공으로 광합성을 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해야 합니다.
그러나 현재 이산화탄소 전환과 인공광합성 기술은 아직 기초과학 또는 응용 연구 단계에 있습니다.
이 탄소순환을 고치려면 이 두 기술 모두 대량으로 가능한 방법을 찾아내야 합니다.
우리가 새처럼 하늘을 나는 대형 여객기를 발명했듯이, 나무처럼 이산화탄소로 전환하는 대형 탄수 회수기를 발명해야 합니다.
기대가 되는 연구 결과들도 있습니다.
제가 일했던 인공광합성 공동연구센터라는 미국 대형 연구 컨소시엄이 있습니다.
여기서 버클리, 스탠퍼드, 칼텍 등의 미국의 유수 연구기관들이 10여 년에 걸쳐서 연구를 했는데 전기를 가해서 이산화탄소를 메탄, 에탄올, 에틸렌 등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 연구 컨소시엄은 현재 리키 썬라인 얼라이언스라는 이름으로 개편해서 이제는 전기가 아니라 태양 에너지로 액체 연료를 생산하는 인공나무 연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디렉트 에어캡처라는 기술은 공기 중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연료를 만드는 기술인데,
얼마 전에 빌게이츠가 에너지 전환 시대에 투자해야 할 4대 기술 중 하나로서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 국립과학기술원도 이 케미컬이라고 하는 이산화탄소 전환 기술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탄소 순환의 고장은 사실 지구 시스템이 갖고 있는 여러 가지 위험 요소 중 하나일 뿐입니다.
생물종의 다양성 감소,
토지 이용의 변화,
부영양화,
그리고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에 의한 바다 산성화,
플라스틱이나 금속 같은 인공물질들에 의한 오염,
그리고 신선한 물의 부족,
미세먼지와 같은 대기오염 등
위험 수위에 있는 요인들이 정말 많고 이들은 서로 연계되어서 상황을 더 빠르게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이들을 막기 위한 새로운 발명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온갖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방법,
적은 토지 사용을 위해 농업 효율을 높이는 방법,
또는 인공적인 방법이 아니라 자연 스스로의 치유 능력을 살려내는 방법도 개발해야 합니다.
아시다시피 위기는 위험과 기회를 내포한 단어입니다.
결자해지[結者解之]의 마음으로 지구 순환을 회복시켜야 하고 세상을 재구축해야 합니다.
옥스퍼드 교수이자 생태과학자인 야드빈더 말리 박사님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지구 대사에 내재된 인류의 대사, 인류를 통한 지구 에너지의 흐름은 한편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을 말한다.
제일 원리에 입각해 보면 기후 위기를 결국 우리 자신이 해결해야 합니다.
서로 연결되어 있는 우리를 통해서 지금도 지구의 에너지와 탄소는 흐르고 있으니까요.
쾌도난마[快刀亂麻]로서의 제1원리.
오늘처럼 차분하게 근본을 따져보고 원리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지금 내가 기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제1원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선택과 결정을 해야 할 때도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저는 한국 에너지 공과대학에 오기로 결정했을 때에도 제1원리 방법을 생각했습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앞으로 30년 우리나라도 에너지와 기후기술 연구에 집중해야 한다.
둘째, 다양한 국가와 연구 분야가 서로 긴밀하게 협업할 수 있는 연구 체계와 문화가 있어야 된다.
그리고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워줄 수 있는 교육도 갖추어야 한다.
저도 카리코 박사님처럼 제1원리의 인생을 걸고 전념할 계획입니다.
과학기술과 교육에 대한 지지와 그리고 성원도 부탁드립니다.
기후위기라는 티핑 포인트가 우리나라 과학기술과 교육의 터닝 포인트가 될 수도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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