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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바시 1468회 | 당신이 살고 싶은 곳, 당신이 일하고 싶은 곳은 어디인가요?ㅣ김미진 아시아실리콘밸리담당관 실리콘밸리 전문가 공학박사

당신이 살고 싶은 곳, 당신이 일하고 싶은 곳은 어디인가요?

 

 

성남시는 게임 콘텐츠, AI와 자율주행, 바이오엘스, 햄리스 반도체

이렇게 네 가지를 주력 산업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의 게임 시장 규모가 어떻게 되는지 아시나요?

200조 원에 가깝다고 합니다. 어마어마하죠.

우리나라 시장도 내년엔 십구조 원을 넘어설 거라고 하는데요.

이 중 매출액의 오십 퍼센트 이상이 판교에서 나온다는 사실 알고 계시는가요?

 

 

'어공'된 내가 밤낮 없이 일하는 이유

 

 

반갑습니다. 

성남시 아시아 실리콘밸리 담당관실 김미진 실리콘밸리 전문가입니다.

 

여러분은 어디에 살고 싶으세요? 

멜버른 ❘ Melbourne
빈 ❘ Vienna

 

가장 살기 좋은 도시에 호주 멜버른과 오스트리아 빈이 몇 년간 꾸준히 1, 2위를 했었는데 올해 1위는 뉴질랜드의 오클랜드가 차지했다고 합니다.

 

오클랜드 ❘ Auckland


코로나 팬데믹 영향이 컸다고 해요.

여러분은 어디서 일하고 싶으세요?

리서치 기관에서 대학생들에게 물었습니다. 

대학생이 뽑은 일하고 싶은 기업

 

1위는 카카오 그 뒤로 삼성전자, CJ, 네이버, SK, 하이닉스 등이 상위를 차지했고

대학생이 뽑은 일하고 싶은 스타트업

 

스타트업들 중에서 1위는 배달의 민족, 그 뒤로 쿠팡, 토스, 당근마켓 등이 상위를 차지했습니다.

선택한 이유는 기업의 사업 가치와 미래 성장 가능성이 유망한 곳, 선도 기업 이미지, 수평적인 조직 문화 그리고 만족스러운 급여와 보상 제도 등을 우선으로 선택했다고 해요.

사람 마음은 다 같은가 봐요. 

저도 선진 기업 문화와 사업 가치 그리고 미래 성장 가능성이 유명한 곳에서 함께 성장하면서 일하고 싶거든요.

 

 

저는 소개해 드린 대로 성남시의 아시아 실리콘밸리 담당관이라는 부서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부서 이름이 너무 거창하죠? 저는 원래부터 공무원이 아니었어요.

어공이라고 하더라고요. 

"어쩌다 된 공무원"

다들 실리콘밸리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으실 거예요.

저도 그랬습니다. 

실리콘밸리 전문가라는 채용 공고를 보고 지원서를 작성하면서 어떨 땐 가슴이 벅차기도 하고 어떨 땐 망설여져서 작성하던 걸 멈추기도 했습니다. 정말 어쩌다 덜컥 실리콘밸리 전문가가 되었습니다.

 

제 얘기를 약간 해야 할 것 같아요. 전 20대 초반까지 가수 지망생이었습니다.

전공은 컴퓨터 공학과로 갔지만 사실 1학년 때는 전공 공부보다는 대학가요제 다니면서 꿈을 이루기 위해 살았던 것 같아요.

오디션 준비에, 공연에 카페에서 라이브도 하고 군부대 행사 게스트도 하고 군부대 박수는 지금도 잊을 수가 없네요.

그러던 중 엄마가 갑자기 암 선고를 받게 되어 휴학하고 엄마랑 병원에서 같이 지내게 됩니다.

음 그렇게 2년 정도 후에 어 하나님의 부름을 받고 제 곁을 떠나게 됩니다.

병원에서 엄마랑 했던 약속들이 있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약속들 하나하나 지켜 나가기 위해 잘 버티며 그 시간들 의지하며 살아온 것 같아요.

생활비에, 학비에 도와주는 이 없이 기댈 곳도 없고 처음엔 막막했어요.

남동생도 마찬가지였고요. 

각자 자기의 삶을 살아간다고 바빴던 것 같아요.

학기 땐 근로 장학생으로, 방학 땐 알바로 그러던 중 성대결절이라는 진단을 받게 됩니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더라고요.

콜센터에서 10개월째 일하면서 가져온 결과였는데 정말 생각도 못했었습니다.

음 엄마와의 약속 중 하나를 지켜야 했는데요. 

그건 가수 힘들면 선생님 되기였습니다.

 

두 번째 꿈이 선생님이었거든요. 시험 준비를 하고 시험을 치고 교육대학원에 들어갑니다.

2년 반의 재학 기간을 마치면서 자격은 땄는데 생활비를 벌어야 해서 임용 공부만 할 수가 없더라고요.

왜 처음부터 생각하지 못했을까요? 졸업하면 선생님이 바로 되는 게 아니었는데 말이죠.

망연자실해 있는데 대학원 박사 선배 추천으로 대학에서 강의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엄마에게 말했어요. 중고등학생을 가르치는 선생님은 되지 못했지만 대학생을 가르치는 교수가 됐어라고 

 

박사 과정 중에 건강이 나빠져 항암 치료 비슷한 치료를 1년간 받으며 엄마와 만날 뻔도 하고요.

음 이면 계약서로 전세금도 날려보고, 그리고 노래가 너무 하고 싶었는데 좋은 기회로 합창단에 들어가게 돼서 혼자가 아닌 다 함께 만들어가는 뭉클함도 느껴보고요.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전 항상 일어났었고 더 열심히 달린 것 같아요.

매번 바닥을 치면서도 다른 나로 성장하고 또 성장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렇게 쌓아온 내 경험들이 나를 더 단단하게 해 주고 어떨 땐 한 계단, 어떨 땐 여러 계단을 성큼 올라가게도 만든 게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

 

 

공무원이 하는 일은 뭘까요? 

공무원 되기 전까지 연구원으로 살아갈 땐 기획하고 과제 만들고 수행하고 하면서 이렇게 개발되는 기술들이 국가에 기여한다고 또 누군가를 돕는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공무원으로 살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공무원 하면서 느낀 두 가지는 내가 사는 곳을 살고 싶고 일하고 싶은 곳으로 만드는 일이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아시아 실리콘밸리 성남 프로젝트

 

제가 하고 있는 아시아 실리콘밸리 성남 프로젝트가 그 일환이고요.

프로젝트는 41개 사업으로 구성되어 있고 7개의 중점 사업에 따른 사업 연계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어 사업이 너무 많죠? 정말 해야 할 게 많더라고요. 정시 퇴근을 별로 못 해본 것 같아요.

성남시는 게임 콘텐츠, AI와 자율주행 그리고 바이오헬스, 팹리스, 반도체 이렇게 4가지를 주력 산업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혹시 전 세계 게임 시장 규모가 어떻게 되는지 아시나요?

2020년 기준 전 세계 게임시장 규모

 

200조원에 가깝다고 합니다. 어마어마하죠?
우리나라 시장도 내년엔 19조 원을 넘어설 거라고 하는데요.

2020년 기준 국내 게임시장 규모


이 중 매출액의 50% 이상이 판교에서 나온다는 사실 알고 계시는가요?

저도 깜짝 놀랐었습니다. 

올해 4월엔 게임 콘텐츠 특구로 지정까지 되었답니다.

그리고 앞으로 랜드마크가 될 판교 콘텐츠 거리와 e-스포츠 전용 경기장도 조성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영향도 크겠지만 메타버스다 NFT다 새로운 산업이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는데요.
그 안 중심에 아시아 실리콘밸리 성남이 있다는 게 자랑스럽기도 합니다.
이러한 ICT 기술 기반으로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미디어 아트 분야에 정회원 도시 신청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660여 개의 바이오헬스 기업이 모여 있는 성남은 바이오헬스 허브를 조성하고 있는데요.

산학연병 간 연계를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 의료 빅데이터 플랫폼 등 인공지능 기반의 연구 개발을 위한 지원 및 육성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10월엔 세계 스마트시티 기구에서 드론 행정 세계 최고 도시 1위에 선정되어 금상을 수상했고, 11월엔 산업부 규제 샌드박스 실증을 승인받아 탄천 산책길에서 책을 빌려주는 전국 최초 자율주행 스마트 도서관 로봇 시연도 가졌고요.

현재 시범 운영 중인데 내년 3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AI 자율주행 사업을 기획하고 진행하던 중에 미처 생각지 못했던 깨달음을 얻을 기회가 있었는데요.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약자로 분류되는 시민을 만나게 되었고 그들의 얘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자율주행 휠체어 길 안내 서비스에 대해 설명드렸더니 한 분은

'실시간으로 길을 안내해 주면 길을 가다가 공사 중으로 막혀서 다시 돌아오는 일은 없겠어요.'

또 다른 분은 코로나 때문에 사람 부르는 게 쉽지 않아 졌는데 편리하겠어요.

그중에 제 마음을 울리게 하는 한 분이 있었어요. 시각장애를 가진 한 시민이 그러더라고요.

'저희도 똑같은 사람이어서 혼자 있고 싶을 때가 있어요. 속상할 때 혼자 훌쩍 떠나 바람 쐬고 싶을 때가 있죠.
그런데 그럴 수가 없어요. 혼자 움직일 수 있는 반경이 정해져 있어서 음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갈 수가 없어요.

정말 그 기술이 현실이 되면 혼자 움직일 수 있는 거죠.'

그러면서 덧붙이십니다. 

'인공지능 기술이라는 게 사람도 차도 알아보는 거면 색깔도 그림도 알려줄 수 있는 거죠?
왜 그런 날 있잖아요. 기분에 따라 어떤 색의 속옷을 입고 싶은 날이 있고, 

먹어봤던 메뉴가 아닌 새로운 음식도 사진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만 있다면 먹어볼 수 있는 거죠?'

라고요.

직접 만나보니 똑같은 사람이었습니다. 

눈물이 났고 더 잘하고 싶었고 그래서 더 열심히 하기 시작한 것 같아요.

부서 협의 중에 의견이 부딪히기도 하고 공모에 여러 번 냈다가 떨어지기도 하고 

그러던 어느 날 출근하던 중에 허리 디스크가 터져 버렸어요.

머리 감을 때부터 힘들었는데 차에 타면서 터진 건지 앉지도 못하겠고, 내리지도 못하겠고 눈물만 흐르더라고요.

팀원에게 전화해서 시청 후문으로 가겠으니 같이 병원에 가달라고 했어요.

지금 생각해도 정말 힘들었습니다. 

다들 그러시더라고요.

119를 부르지 운전할 생각은 왜 했냐고,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그 후로도 좌초될 상황이 여러 번 있었지만 드디어 만들어 냈습니다.

내년 신규 사업으로요. 

휠체어가 자율 주행할 수 있는 지도를 만들고,

휠체어가 다닐 수 있는 길을 실시간으로 안내하는 앱을 만들어서,

길 안내 서비스를 하는 제공하는 시범 사업을요.

교통 약자들의 이동 평등권 보장을 위한 이런 일은 기업이나 기관에선 할 수 없는 일이겠죠.

돈이 되지 않아도 공무원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돼서 앞으로도 뿌듯할 것 같습니다.

 

몇몇은 물으세요.

왜 그렇게 열심히 일하냐고, 저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원래 성격이 그래요. 

특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 커지면 더 달리는 것 같다고,

열정이 좀 많이 넘쳐나죠? 다들 그렇게 일하시고 계시죠? 

그리고 공무원은 담당 업무만 하는 게 아니랍니다.

새벽 4시부터 밤 11시가 넘어도 불이 켜져 있는 부서들도 많고요.

시의회 대응 자가격리자 물품 전달 및 관리, 선거 지원 업무에 

여름에 호우경보 댐 비상근무, 겨울엔 제설 작업, 보건소와 임시 선별진료소 파견 근무까지 셀 수 없이 많은데요.

음... 밤도 많이 새운 것 같아요. 저도 예외 없이 똑같이 합니다.

공무원이 되기 전에는 생각도 못했던 업무들을요.

 

 

오늘 말씀드린 아시아 실리콘밸리 성남 프로젝트는 4차 산업혁명의 기술집약적 도시라는 타이틀만 쫓아가는 게 아닙니다.

성남에도 여러 지역이 있고 지역마다 발전 정도나 느낌이 다르지만 누구도 그런 불균형과 차별을 느끼지 않게 만드는 게 이 프로젝트의 핵심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인간 존중이란 가치가 가장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저는 성남에 살고 있고, 성남시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지만,

우리가 어떤 도시나 지역에 산다는 것이 격차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그렇고 다른 모든 도시의 공무원들 또한 마찬가지겠지만 적어도 우리가 음 어느 지역에 살든 똑같은 사람으로 존중받고 대우받는 그런 도시를 만들어 가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성남시가 아시아 실리콘밸리 성남 프로젝트를 통해서 그 미션을 잘 실현해 나갈지 응원하는 마음으로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