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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바시 1829회 📖 함께 쓰는 치유의 글쓰기의 힘 | 박주선 서울시민대학 학습자

함께 쓰는 치유의 글쓰기의 힘 | 박주선 서울시민대학 학습자 | #치유 #글쓰기 #모임 #트라우마 #극복 | 세바시 1829회

 

 

함께 쓰는 치유의 글쓰기의 힘 | 박주선 서울시민대학 학습자 | #치유 #글쓰기 #모임 #트라우마 #극복 | 세바시 1829회

 

 

모든 이가 스승이고 모든 곳이 학교다.

중학교 시절 어느 날이었어요. 갑자기 이복 언니가 나타난 거예요.

제게는 너무나 충격적인 사건이었고

지우고 싶은 아픈 기억이 있으신가요? 그걸 혹시 글로 써보신 적 있을까요?

인생의 시련을 듣다 보면 나의 아픔을 말할 용기도 생기더라고요.

 

 


 

 

내용 요약

  • 개인적 전환
    강연자는 중년 시절 게임에 빠져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독서와 평생교육 강의를 통해 삶의 전환점을 맞음. 이후 평생교육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학습 동아리를 조직해 세대 간 소통과 글쓰기를 통한 치유 활동을 이끌게 됨.
  • 치유의 글쓰기 사례
    • 한 참가자는 태어나자마자 버려질 뻔하고, 입양 후에도 ‘반품’당한 경험을 글로 공유함. 이 고백은 큰 울림을 주었고, 다른 사람들도 각자의 아픈 기억을 털어놓게 되는 계기가 됨.
    • 또 다른 참가자는 폭력적이고 알코올 문제 있는 남편으로 인해 지옥 같은 결혼 생활을 겪었으나, 글쓰기를 통해 치유와 해방감을 얻음.
  • 강연자의 개인적 치유
    중학교 시절 이복 언니의 갑작스러운 등장으로 충격과 혼란을 겪었지만, 이제는 언니의 상처와 아픔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되었음. 글쓰기와 나눔을 통해 스스로도 치유를 경험.
  • 치유 글쓰기의 힘
    • 혼자 쓰는 일기와 달리, 다른 사람과 함께 글을 쓰고 나누는 과정에서 공감과 위로가 생김.
    • 세대와 경험이 다른 사람들이 함께 모여 각자의 삶을 나누며 과거·현재·미래가 공존하는 듯한 경험을 제공.
    • 오감(냄새, 장소, 활동 등)을 활용해 기억을 떠올리고 기록하는 방법을 제시.
  • 메시지
    “모든 이가 스승이고 모든 곳이 학교다.”
    글쓰기와 나눔은 상처를 치유하고 과거를 새롭게 바라보게 하며, 더 나은 자신으로 성장할 힘을 준다.
    평생교육과 시민 커뮤니티를 통해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치유와 배움의 장이 마련될 수 있다.

 

 


 

 

함께 쓰는 치유의 글쓰기의 힘
함께 쓰는 치유의 글쓰기의 힘

 

 

 

제 시간은 거꾸로 흐르는 것 같아요.

아이들 중고등학교 시절, 제 나이 40대 갑자기 저는 게임에 빠져들었습니다. 

시간 가는 줄 몰랐고, 그 시간만큼은 애들 때문에 힘든 걸 싹 다 잊겠더라고요.

 

 

그러다가 정이 뚝 떨어져서 게임을 그만뒀습니다.

친구 모임에 다녀봐도 그냥 비슷비슷한 얘기만 하게 되고 돌아올 땐 마음이 허전해지더라고요.

그랬던 제가, 8년이 지난 지금 다양한 연령대의 어르신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고, 폭넓은 관계를 이루고 있고요.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대화를 나누고 글을 쓰는 수업을 이끌며 작은 책까지 만들게 되었습니다.

배우기만 하던 사람이었는데, 배운 것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된 거죠.

이만하면 인생 역전이라고 할 만하지 않을까요?

 

 

제 변화의 시작은 독서와 평생교육 강의였습니다.

저는 게임을 그만두고 책을 읽기 시작했고 강의를 찾아다녔어요.

서울 시민대학이라고 서울 곳곳에서 좋은 강의가 참 많이 이루어지고 있더라고요.

그렇게 강의를 듣다 평생 교육사 자격증을 따게 됩니다.

 

 

강의를 듣기만 하던 제가 동아리 모집 공모에 지원을 했고, 함께 모여서 공부하는 동아리, 학습 동아리를 꾸리게 됐습니다.

저는 30대부터 80대까지 열여덟 분과 함께 모임을 이끌고 서로의 삶을 나누었어요.

서로의 아픔을 글로 써내려 갖고 작은 책으로 묶었습니다.

 

내 인생의 알파
내 인생의 알파

 

여러분 혹시 지우고 싶은 아픈 기억이 있으신가요? 그걸 혹시 글로 써보신 적 있을까요? 아마 쉽지 않으실 거예요.

쓰는 것도 쉽지 않지만, 오래 묻어두었던 그 아픈 기억을 남들과 나눈다면 어떤 일이 펼쳐질까요?

그중에 한 분의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나는 잉태되지 말았어야 했다며 글을 써주신 내 인생의 반품 사건 이야기입니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하루가 멀게 투닥거렸고 갈라서기 일보 직전인 상황이었대요.

그런 상황에서 아이가 들어선 걸 알게 되신 어머니는 이 아이를 어떻게든 떼려고 온갖 방도를 다 하셨다고 합니다.

민간 처방이라는 처방은 다 동원을 했고, 온갖 약을 다 먹으면서, 아이를 지우려고 그렇게 애를 쓰셨대요.

하지만 그 모든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고 달은 차고 아이는 태어났습니다.

그것도 멀쩡하게요.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축복받기는커녕 가마니에 쌓여서 땅에 묻힐 운명이었어요. 

상상이 가시나요? 아버지가 아이를 지고 문을 나서려는데 어머니가 아들이냐 딸이냐고 묻더래요.

바로 그때가 이 아이의 운명을 가르는 순간이었던 거죠.

아버지는 분명 딸이란 걸 알았을 텐데 아니면 그 정도로 관심이 없었던 걸까요?

아무튼 무심하게 아버지는 아들이라고 말했고, 어머니는 그럼 어디 고추나 보자며 아이를 이렇게 들여다보는데,

글쎄 아이가 눈을 말똥말똥 쳐다보고 있더래요.

차마 그렇게 살아있는 애를 내다 버릴 수는 없는 거잖아요.

아버지는 윗방에다 애를 이렇게 내버려 두고는 일을 나가셨어요.

그러고 사흘 뒤에 집에 돌아오신 아버지는 그 아이를 그대로 둔 게 생각이 나서 다시 삽을 들고 산으로 갑니다.

땅을 파고 아이를 던지려는 찰나에 갑자기 느낌이 싸해지더래요.

그래서 봤더니 아이가 여전히 눈을 뜨고 쳐다보더래요.

그렇게 간신히 살아남은 거죠.

그런데 그것도 잠시 백일이 갓 지난 그 아이를 잘 사는 집에 입양을 보냅니다.

그런데 그 집에서 아이가 너무 볼품없고 못 생겼다고, 도저히 못 키우겠다고 아이를 도로 집에 데려온 거예요.

이른바 반품 사람에게 반품이 있다니요. 반품당한 인생이 오죽했을까요.

그때부터 어머니의 구박과 학대가 시작됐고 모진 날들의 연속이었습니다.

집안 곳곳 궂은일을 다 도맡아 하고도 좋은 소리 한 번도 못 듣고 매타작만 당했답니다.

무지무지 잘 살아내고 엄청나게 효도해서 엄마가 스스로 가슴을 치면서 후회하게 만들겠다고 다짐을 했는데,

웬걸? 어머니는 치매에 걸리시고 세상 천사로 돌변하셨대요.

몇 해 전 난데없이 그 어머니가 전화를 거셔서는, 너 왜 그렇게 나에게 잘하냐? 너 하느님이 보낸 사람이냐? 이러시더래요.

얼마나 미안하셨을까요?

 

이렇게 쉽게 꺼내기 힘들었을 그 아픈 사연을 만난 지 얼마 안 된 저희들에게 털어놓으셨고,

우리는 한동안 가슴이 먹먹해서 어쩔 줄을 모르고 눈물을 흘리고 말았어요.

 

 

그런데 신기한 일은 그분의 이야기를 듣자 한 분씩, 두 분씩 자신의 아픈 기억을 꺼내기 시작한 거예요.

글을 쓰다 보면 멀찌감치 날 쳐다보고 있는 서러운 소녀를 만났다. 그 아이를 얼싸안고 많이 울었다.

그런데 그 친구가 이제는 웃고 있다 훌훌 떨쳐버릴 수 있었다.

어릴 적 아무 힘없이 반품당하고 말았지만 지금은 그 누구보다도 명품 인생을 살고 계신 분의 참여 소감이었습니다.

 


 

또 이런 분도 계셨어요. 시집을 가봤는데 술고래도 그런 술고래가 없더래요.

게다가 의처증에 걸핏하면 외박을 일삼는 남편이었거든요.

오죽하면 막내 임신한 지 5개월째 죽을 마음을 다 먹으셨을까요?

그때 당시는 통금이 있던 시절이었는데, 자정을 넘어서 동네방네 소리소리 지르면서 남편이 들어올라 치면 온몸에 소름이 다 돕고

애들은 쥐 죽은 듯이 숨기 바쁘고, 세상에 그런 지옥이 따로 없더라는 거예요.

그분은 연대 상담 심리 자격증까지 취득하시면서 자기 치유를 위해 애쓰고 계시던 분이셨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쓰기를 하면서 더욱 홀가분해지신 그 심정을 털어놓으시더라고요.

 

보고 싶지 않아서 외면하고 싶고, 꽉꽉 눌러 두었던 그 기억을 글로 쓰니까 샤워를 한 듯이 깨끗한 기분이 되더라고요.

여러분, 글 쓰기에는 이런 치유의 힘이 있습니다.

저 또한 이렇게 함께 하다 보니 제 인생의 한 국면이 보이더라고요. 새롭게 말이죠.

 


 

중학교 시절 어느 날이었어요. 학교에서 돌아와 보니까 갑자기 이복 언니가 나타난 거예요.

제겐 너무나 충격적인 사건이었고, 참 오랫동안 저는 혼란스러웠어요.

그런데 이제 와 다시 보니 열여덟 살에 불과했던 그 언니가 보이는 거예요.

제 딸이 스무 살인데, 그보다 어렸던 언니가 받았을 상처가, 그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들었을 그 세월이 그 아픔이 보이는 거예요.

그 당시는 절대 볼 수 없었어요. 저밖에 안 보였거든요. 저만 힘든 줄 알았거든요.

어린아이에서 어른으로, 어머니로, 성장하면서 우리 관점은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모임을 이끌면서 저 자신 저 역시 이렇게 다시 바라보며 치유가 된 거죠.

 

골방에서 혼자 쓰는 일기와는 다르더라고요.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맞장구 쳐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힘이 나는 거죠.

 

3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세대가 함께 모여서 인생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나의 과거,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느낌도 가질 수 있었어요.

인생의 시련을 듣다 보면 나의 아픔을 말할 용기도 생기더라고요.

서로 공감하고 위로하다 보면 이 아픔의 무게도 덜어지고요.

아픈 기억을 나누다 보니까 만난 기간은 얼마 되지 않은데, 가슴 찡한 관계가 되었습니다.

 


 

세월이 지나면, 지난날의 경험에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합니다
세월이 지나면, 지난날의 경험에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합니다

 

인생 벌레의 이야기라는 책에 나온 구절인데요. 세월이 지나면 지난날의 경험에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게 됩니다.

경험이 흔들리며 옷을 갈아입는 것이지요.

 

치유의 글쓰기는 이렇게 우리의 경험을 흔들고 새로운 의미의 옷을 덧입히는 작업입니다. 과거에만 갇혀 있을 수는 없죠.

그 아픔을 오롯이 바라보고 글로 쓰고 사람들과 함께 나눠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럼 그 아픔의 시간에서 한 발 한 발 빠져나오실 수 있을 겁니다.

새로운 인생을 써나갈 힘을 내실 수도 있고요. 함께 써나가는 치유의 글쓰기 그 힘을 여러분도 느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들으면서 내 이야기를 한번 기록해 보고 싶다는 분이 계실 것 같은데, 그러시지 않나요? 잠깐 팁을 드릴까요?

제 수업의 특징 중 하나를 꼽자면, 오감을 통해 기억을 떠올리는 겁니다.

어떤 냄새가 나를 그 시절 그때로 확 이끌고 가는 마법이 있다는 거 혹시 경험해 보셨나요?

도시락 반찬 냄새 아~ 요새 급식 세대들은 잘 모르겠지만, 도시락 반찬 냄새 정말 지독했거든요.

그것도 쉬는 시간에 꼭 도시락 까먹는 친구가 있어서 선생님이 코를 찡그리며 들어오시잖아요.

 

도시락 먹은 놈 누구야 도시락 먹은 놈 누구야

 

그렇게 교실에 들어오던 모습, 그 냄새가 우리를 그 학창 시절로 이끄는 것이죠.

오감의 기억을 통해 내 인생의 구석구석을 떠올려 본 후에 내 인생의 장소들, 그리고 내 인생의 사람들, 그리고 내 인생의 활동들, 내 인생의 사건들을 차례차례 만나가는 방식으로 진행을 했어요.

제가 이 수업을 준비하면서 생각을 바꾸고 싶은 것이 하나 있었어요.

우리가 보통 이라고 하면 보통 돈을 벌어야 하는 일, 직업 중심으로 이야기를 하잖아요.

경제적인 활동이 아니더라도 지금까지 해왔던 활동들을 쭉 모아가다 보면 그 사람이 보이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어릴 적 놀이, 취미 활동, 봉사 활동, 직업 이걸 다 포함해서 그 모든 활동들을 아울러서 내 인생의 활동들이라고 이름을 붙인 겁니다.

 

서울시민대학 김찬호 선생님의 수업을 들으면서 이런 생각의 단초를 얻었고 저희 수업에 반영해 보았어요.

여러분도 한번 해보세요.

여러분이 사는 동안 해왔던 활동을 모두 적어가시는 거예요.

그러다 보면 아 내가 이런 일을 다 해왔구나 무언가 뿌듯해지실 거라고 믿습니다.

저도 그랬으니까요.

 

이렇게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들이 모였는데, 이렇게 아픔이 치유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다양한 세대와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평생 교육의 교실이라서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누군가의 삶을 통해 나의 삶을 돌아보고, 서로를 응원하며 느끼고 배울 수 있는 곳입니다.

 

모든 이가 스승이고 모든 곳이 학교다
모든 이가 스승이고 모든 곳이 학교다

 

모든 이가 스승이고, 모든 곳이 학교다. 저는 이 말을 생생하게 경험했습니다.

이렇게 함께 동아리를 이루어서 활동을 하고 작은 책까지 결과물을 얻어낼 수 있었던 것도

서울 시민대학에서 지원을 해줘서 가능했던 것이거든요.

 

지금은 시민 커뮤니티라는 이름으로 바뀌어서 운영되고 있다고 해요. 한번 찾아보세요. 관심 있으신 분들은

 

 

자기밖에 모르는 삶은 흔한 비극이다. 자기마저 모르는 삶은 더한 비극이다.
자기밖에 모르는 삶은 흔한 비극이다. 자기마저 모르는 삶은 더한 비극이다.

 

마지막으로 박노해의 시인의 말을 덧붙이고 싶습니다.

자기밖에 모르는 삶은 흔한 비극이다. 자기마저 모르는 삶은 더한 비극이다.

상처에서 벗어나 과거의 나를 안아줄

 

거기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그럴 때 비로소 다음 단계로 넘어갈 힘을 얻습니다.

누구나 용기만 내면 경험할 수 있어요.

 

함께 치유의 글을 쓰고 나누면서 더 나은 나로 성장하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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