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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질'로 시작하는 도전 | 이민구 과천중앙고 3학년 | 세바시 156회


강연 소개 : 우리나라에서 학생이 공부가 아닌 다른 것을 열심히 하는 것은 굉장히 힘듭니다. 주변의 시선부터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견뎌내고 꿋꿋하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은 매우 적습니다.  중요한 시기를 '삽질(어떠한 일이 무의미하게 되는 것)' 로 쓸모 없게 보낼까봐 주변 눈치를 보며 대학을 목표로 공부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입니다. 도전은 거창할 필요가 없는 하나의 실험입니다. 자신이 이루고 싶은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위해 발전해나가는 과정 자체가 도전입니다. 이 강연에서는 제가 지금까지 해온 '삽질' 들, 그리고 '삽질' 덕분에 이루어낼 수 있었던 여러 가지 도전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게시일: 2012. 6. 11.




오늘은 '삽질로 시작하는 도전'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할 과천중앙고등학교 3학년

그리고 스타트업 와플의 이사를 맡고 있는 이민구입니다


안녕하세요


먼저 저의 강연 제목을 보고 굉장히 의아하게 생각하셨던 분들이 많이 계실 것 같아요

보통 다른 분들은 막 진지하게 이렇게 막 도전하라 이런 식으로 의미있는 메세지를 담는 반면에

저는 삽질이라는 다소 과격한 표현을 사용했는데요




삽질하면 어떤 행동이나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세요?

(의견, 의견)

여러 가지 의견을 주셨는데요


보통 삽질이라고 하면 진짜 딱 단어로써의 삽질은 바로 이런 것을 의미하죠

그런데 이런 뜻으로 쓴 건 아니고

먼저 삽질에 대한 의미를 알아보겠습니다

사전에서 삽질은 삽으로 땅을 파거나 흙을 퍼내는 일

아니면 헛된 일을 하는 것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고 하는데요



인터넷에서 네티즌들이

누리꾼들이 만든 뜻은 조금 다릅니다

쓸데 없는 행위 의도는 좋으나 잘못된 방법 , 방향으로 가는 경우 

라는 뜻으로 네티즌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제가 다룰 삽질은 조금 다릅니다 제가 다루는 삽질은

진짜로 땅을 파는 삽질도 아니고 그렇다고 헛된 일을 해서 시간을 날리는 그런 삽질도 아닙니다

어떻게 보면 약간 모순적일 수도 있겠는데요

긍정적인 의미를 가진 삽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먼저 제가 삽질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알려드릴게요

저는 트위터라는 소셜네트워크로 삽질을 시작했어요

트위터를 지금까지 1200일 동안 썼습니다

근 3년쯤 되는 기간이고

또 제가 전에 트위터 본사에서 여러 사람들 중 트윗을 제일 많이 한 사람이 누굴까요?

라고 말을 하다가

제가 이제 말을 했는데

그때 제가 한 트윗이 20만 개였어요

지금은 이제 제가 또 일이 많아지다보니까

22만 개까지 딱 찍고

그 이후엔 별로 증가를 안 하고 있는데

그렇게 3년이라는 긴 기간동안 정말 많은 사람을 만났고

정말 많은 삽질을 할 수 있었습니다

(말할 때마다 웃기네요 이거)


그 삽질로 지금 회사도 창업을 했고요

그 회사를 창업하게 된 계기도

삽질로 마련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삽질을 소개해드릴게요

과자같이 생겼죠?

제X라는 과자 같이 생겼는데

제가 만든 서비스인 크래커의 로고입니다

크래커라고 하면 안 좋은 뜻이 아니라

진짜 과자 크래커라는 그 뜻이고요

이 크래커를 제가 고등학교 1학년 때 시작을 했어요

저는 현재 지금 프로그래밍도 하고 디자인도 하고 여러 가지 많이 하고 있는데

프로그래밍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마련해준 첫 번째 프로젝트고요


더 놀라운 것은 트윗 하나를 보고 

제가 만들고 완성을 해서 런칭을 한 그런 서비스여서 저에게는 더욱 애착이 있는 서비스입니다

어느 날, 어떤 분이 이런 서비스 있으면 어떻겠냐고 해서 만들어 봐야지라고 해서

진짜 그냥 이 대화로 모든 것이 만들어졌어요

좀 믿기 힘드실지도 모르겠지만

이게 지금 트위터에서 일어난 대화고요

저는 그래서 '아, 이런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선 뭐가 필요할까?'란 생각을 했고


이제 인터넷 흔히 구글링이라고 하죠?

인터넷을 막 뒤지다가

제가 찾는 문서가 이제 한국 사이트에 없는 거에요

그래서 이제 미국 사이트도 뒤지고

막 번역기 써가면서

일본, 막 독일 사이트를 뒤졌는데

결국은 제가 원하는 정보를 못 찾을 때가 굉장히 많았어요

이제 그때는 흔히 삽질했다는 그 표현이 딱 맞는데

그 표현을 쓸 만큼 저는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고

그만큼 처음 시작하는 프로젝트라 뭘 할지도 몰랐어요

그래서 끝까지 배우면서 만드는 수밖에 없었죠


그래서 중3 겨울방학 때 시작을 해서 고등학교 1학년 시작하는 해에 3월에 런칭을 드디어 했습니다

고등학교 처음 들어가서 아무런 온라인 인맥도 없었고 사람들을 알지도 못했고 처음 하는 개발이었는데

이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람이 1500명이 넘었어요 

전 그 숫자를 보면서 굉장히 감동을 받았는데


결국 두 대화로 인해서 저의 도전의식이 발현을 했고 삽질을 끊임없이 한 결과

결국 그 삽질이 헛되지 않음을 알게 된 첫 번째 프로젝트 같습니다

그리고 크래커 얘긴 여기까지 하고요




두 번째로 세상을 바꾸는 시간에 오셨다면 혹시 TED에 대해 아시나요?

네,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약간 소개를 드리자면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과 굉장히 비슷한데 시간 제한을 줘요

10분 제한을 줄 때도 있고 5분 제한을 줄 때도 있어요

그렇게해서 대화를 딱 끝내서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그런 컨퍼런스 행사인데


TEDx라는 것은 이제 어느 사람들이나 행사를 '나 하고 싶어요'하면 

TED측에서 '그래, 너 해' 하면 할 수 있는 그런 행사입니다

TEDx서울, TEDx과천 

뭐 이런 식으로 여러 가지 행사들이 생겨났는데요


이것도 제가 삽을 든 분야 중의 하나죠

그래서 처음에 만난 친구한테 이것도 트위터에서 만난 친구죠

그 친구한테 연락이 왔어요

우리가 지금 TEDx카이스트라는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데

그 행사를 위해서 홈페이지를 만들어주면 어떻겠느냐

라는 제의가 들어와서

저는 그때 마치 큰 삽, 크래커라는 삽을 끝내고 난 후라

'아, 이것도 해보면 재밌겠다'라는 마음으로 무턱대고 시작을 했었는데

홈페이지를 만들고나서 보니까

조금 더 오기가 생기는 거에요

이게 삽이 점점 파다보면 깊어지잖아요

계속 파고 싶고, 계속 파고 싶고

지금은 왜 그랬나 생각도 하는데


예를 들면 지금 이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을 개최한다고 하면

첫 번째로 지금 카메라가 필요하고

두 번째로 제가 보고 있는 이 프레젠테이션 슬라이드가 필요하고요

타이머 필요하고

그 다음에 여기 나오는 빔프로젝터 설정도 필요하고 

관객들 관리도 할 수 있어야 되고

이런 마이크나 리모콘도 다 설정을 해줘야 하는데

그럴 사람이 없이 그냥 무턱대고 진행을 하고 있어서

'에라, 모르겠다 내가 해보자'라고 결정을 했어요

그런데 한 가지 큰 문제점이 있었던 게

저는 서울 근처에 살았고 행사는 대전 근처에서 열렸어요

그런데 제가 들고 가야 되는게 엄청 큰 컴퓨터 하나 하고 카메라 여러 대를 들고 가야 되는데

제가 그걸 과연 들고 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했고

주변에선 우편으로 맡기는 게 속이 편하다고 했는데

우편으로 맡겼다가

택배를 기다리는 마음 아시죠?

목요일날 보냈는데

금요일날 안 와요

토요일날은 안 한대요

그럼 결국 월요일날 오는

그렇게 막 변수도 많고

안 오면 짜증도 나고

그래서 결국 들고 가기로 했습니다


서울에서 대전까지 기차로 이걸 날랐어요

이런 것도 하고

영상장비, 카메라 다 들고 갔고요

그리고 저만 혼자 갈 수 없으니까

지인을 끌고 갔어요 

아는 분을 끌고 가서 이제 행사를 같이 개최 해보자 해서

어떤 사람은 카메라 찍고

어떤 사람은 모니터 세팅하고

그런 식으로 진행을 했었는데

그렇게 해서 결국 TED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게 그 당시의 사진이고요

이런 식으로 이렇게 기술팀이 앞에서 모든 걸 관리를 할 수 있었고

항상 밤샘을 했죠

저희가 서울에서 대전을 가서 숙소를 찾을 수도 없으니까

행사 바로 전날에 가서 밤을 쭉 샌 다음에 행사 때 자고

그런 식으로 진행을 했었는데

그게 어떻게 다른 분께도 알려지다보니까

다른 TED행사에서도 도와달라는 말이 오고

그렇게 해서 TED 사람들에게

그러니까 TED같은 경우에는 세바시와 다른 게

세바시같은 경우에는 여기서 바로 강연을 하잖아요


TEDx같은 경우에는 강연을 하는 사람도 있고

미리 강연을 한 걸 녹화해서 틀어주는 사람도 있어요

그렇게 강연을 녹화해서 틀어주는 것도 세팅을 해야 되다 보니까

결국은 사람들이 힘들어 하는거죠

자막도 넣어야 되고

영문 강연이다 보니까

그런 걸 이제 제가 도와줬고요

지금 이건 이제 TEDx과천에 제가 기술 지원을 나간 사진입니다



저는 방송 아무것도 몰랐고요

심지어 학교 방송부에도 없었고

컴퓨터도 별로 그냥 관심은 있었지만

많이 하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이걸 할 수 있었던 건

삽질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전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하기에

제일 무모하고 일이 크게 벌려졌던 일이 바로

TEDx도 결국 삽질로 이루어 낸 성과라고 저는 생각을 하고요




다음은 들어보신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premcast라고 제가 이제 제 닉네임이 prem인데 뒤에 팟캐스트를 따서 프렘캐스트

이렇게 해서 만든 인터넷 방송국인데요


이 프렘캐스트를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도

정말 어떻게 보면 이상하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조금 특별해요

전 매일 매일

어떤 사람들은 일기를 남기고

어떤 사람들은 그림을 그릴 수도 있고 하는데

저는 제 목소리를 남기고 싶었어요

목소리를 남기고 싶어서

그냥 휴대폰 꺼내서 음성메모로 하루 하루 남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냥 오늘 뭐가 있었고

오늘 점심이 어땠고

그런 식으로 그냥 진짜 소소한 일상 얘기를 담아내다보니까

어느 순간 그걸 계속 하게 되더라고요

왠지 오늘 안하면

어제 한 게 아까울 것 같고

또 내일도 해야할 것 같고

그런 식으로 해서 프렘캐스트를 쭉 했습니다

그러다가 이제 처음에는 한 1분, 2분하고 참 재미있었다 이렇게 끝나잖아요, 대부분 일기가?

그런 것처럼 참 재미있었다, 이렇게 끝났는데

15분, 20분 정도 끌다보니까

오늘은 이런 생각을 학교에서 문득 해봤는데

이렇게 되면 어떨까라는 생각도 하게 됬어요

그리고 이걸 인터넷에 올리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왜 그랬는지 저도 솔직히 잘 모르겠는데 사람들이 들어주더라고요


사람들이 들어줘서 

팟캐스트 지금 '나는 꼼수다'라고 뜨는 팟캐스트 있잖아요

그거 생기기 1,2년 전에 먼저 시작을 했어요


그래서 그때 한국의 팟캐스트가 진짜 얼마 없었죠

그때 시작을 해서

사람들이 많이 듣고

하고 싶다는 사람들도 나타나서

게스트도 생기고 진행자도 생기고

그래서 네 명이서 진행하는 거대 캐스트가 되고

어느 날은 한 회사의 CEO 분을 모시고 어떻게 되는가 이야기도 하고

그리고 제일 크게 일을 벌렸던 게 행사장 이런 걸 대관을 해서 토크쇼를 한 번 열었어요

이건 이제 정기적으로 만나서 토즈라는 모임 공간에서 했던 정기모임이고요

이런 식으로 짜면서 진행을 했습니다


안타깝게도 토크쇼 때 다들 바빠서

사진도 못 찍는 바람에 그 때 사진이 남지 않았는데


여튼간에 정말 굉장히 유쾌한 경험이었고

그냥 하루하루를 기록해보자고 하는 어떻게 보면 그것도 삽질이죠

그 삽질로부터 정말 많은 것을

또 많은 사람들을 얻을 수 있었고

또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결국은 제가 지금까지 삽질을 예찬하는 예찬론자처럼 보이는데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무턱대고 삽을 파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무턱대고 삽을 파는 것은

처음엔 결과가 안 보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 결과는 나중에 꼭 보이기 마련이거든요

저도 녹음을 계속 했고

한 6개월 동안 하다보니까

이걸 하고 싶고 오기가 생기고

그래서 더 큰 삽을 파고, 더 큰 삽을 파고

'또 TEDx라는 행사를 해볼까?'

'홈페이지 만들어 달라는데 만들어줄까?'

만들어 주고 또 행사에 나가서 기술 지원도 뛰고

그런 식으로 일을 벌려 나가고

점점 삽을 많이 파다 보니까

저는 어느 순간 삽질의 의미가 약간 달라졌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삽질은 도전의 바로 전 단계

무언가를 크게 벌리기 바로 전에 삽질을 사람들이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했고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

이라고도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제가 고등학교 3학년이고 주변에서 압박이 있죠

다들 느끼시는 그 압박에 시달리면서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과정도 


제 자신에게 큰 도움이 됬고

저 뿐만이 아니라 제 주변 사람들까지도

어떻게 보면 바꿀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바로 삽질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저는 당부를 드리고 싶어요

감사합니다




이 글은 청각을 잃은 제 친구를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전체 또는 일부가 잘못듣고 잘못 옮겨적은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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