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행복의 저력 | 서은국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 세바시 163회


강연 소개 : 내 인생의 주사위는 누가 던지는 것일까요? 내가 지금의 모습으로 사는 이유는 나의 팔자일까요? 부모나 친구 영향일까요? 아니면 그저 우연일까요? 물론 모두 조금씩 관련은 있겠지만, 어쩌면 가장 중요한 이유는 나의 기질과 성격 때문일 수 있습니다. 50억 인간 중 나와 똑 같이 생긴 사람이 없듯이, 마음의 생김새도 서로 다릅니다. 여러면에서 사람은 다르지만, 최근 심리학자들이 특히 주목을 하는 것은 개인이 느끼는 행복감의 차이입니다. 이 차이가 한 사람의 인생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들을 바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이룬 인생을 만들어야 행복한 것이 아니라, 행복해야 더 큰 인생을 살 수 있다는 이야기, 행복의 저력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게시일: 2012. 6. 26.




반갑습니다

여러분들이 이렇게 크게 환영해주시니까

걸어나오면서 드는 생각이

"내가 세상에 태어난 날 우리 부모님은 이렇게 좋아하셨을까?" 하는

씁쓸한 질문이 오가는데, 어쨌든 그러셨으리라 믿으며




제가 잠깐 오늘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말은

이 '행복'이라고 하는 것

우리 큰 인생 속에서 이 '행복'이라고 하는 어떤 그 위치는 뭘까

이것에 대한 저의 개인적인 생각을 좀 나누고 싶습니다

잘 안 보이지만 제가 확신컨대

여기 앉아계신 분들이 단 한 사람도 똑같이 생긴

두 분들이 안 계시잖아요?


사람이 이렇게 생김새가 다 다르듯이

우리 모두 가지고 있는 마음의 생김새도 달라요

그런데 마음의 생김새가 여러 모양으로 다르지만

그 중에서 특히 최근에 심리학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차이는 뭐냐면

행복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이 사람들의 삶은 어떤가에 대한

연구들이 많이 이뤄지고 있어요


우리는 흔히 이렇게 생각을 하잖아요

"인생의 뭔가를 성공을 얻으면 곧 행복해질 것이다"

이런데 약 20년 간의 연구들을 보면

의외로 그 생각을 뒷받침하는 과학적인 증거가 굉장히 미약해요

역으로 흥미롭게도 

그 반대의 시나리오

다시 말하면 성공을 해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행복한 사람들이 다양한 삶의 영역에서

성공을 할 어떤 확률이 높아진다에 대한

어떤 생각을 지지하는 연구들은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요


제가 몇 가지만 소개를 드리면

그런 이런 생각의 어떤 전환점,

혹은 계기가 되었던 연구 중의 하나

굉장히 유명한 연구가 뭐냐면

이 '수녀 연구'라고 흔히 하는데

간단히 말씀드리면 이런 내용이예요

이 연구자들은 약 몇 백명에 해당되는 수녀님들을

연구를 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이 수녀님들이 약 60년 전에

써 놓으신 짧은 글을 발견을 하게 됐어요


이 글은 언제 썼느냐

이 수녀님들이 수녀가 되시기 위해서

일련의 교육 과정을 받으시고

쉽게 표현하면 그날 주일 미사 때 수녀가 되셨어요

그래서 그날 저녁에 소감문을 좀 써 보세요

그래가지고 몇 자 남긴 글을 연구자들이 발견했어요


이 글을 언제 쓰셨느냐

1930년도에 이 연구자들은 그 글을 바탕으로 뭘 했느냐 하면

사람들에게 읽혀 보고 이 글 안에

얼마나 많은 긍정적인 정서가 배여 있는 가를

평정을 시켜 봤어요

그랬더니 어떤 수녀님들은 짧은 글이지만

그 안에 긍정 정서가 굉장히 많아요


그 예가 되는 어떤 글을 제가 여기다가 올려 놨는데

우리가 뭐 자세히는 몰라도

제가 빨간 글씨로 해 놓았지만

공부하면서, 뭐라 그러세요?

"Very Happy"했다

그리고 'eager', 'joy'

난 앞으로 할 일에 대해서 정말 기쁜 마음으로 기대를 한다

이런 수녀님들은

이 평정에서 4, 아주 긍정 정서가 높습니다


어떤 수녀님들은 전혀 없어요

뭐, "올 날이 왔다", "내일 비나 안 왔으면 좋겠다"

긍정 정서 없죠? 그러면 1

그러면 이 연구에선 뭘 봤느냐

60년 전에 남긴 이 짧은 기록이

이 연구가 진행되던 해는

이 수녀님들이 만 93세가 되는 해였어요

그래서 굉장히 단순한 수준에서 뭘 봤느냐면

이 긍정 정서의 수준 별로

93세까지 장수를 몇 프로를 하시는 가를 봤더니

놀라운 결과가 나와요

보시면, 93세까지 얼마나 살아 계시느냐

그룹 4가, 이 맨 위의 선이,

60년 전에 긍정 정서가 가장 많았던 수녀님들이세요

그 분들은 보면 93세까지 장수하실 확률이 50%

두 분 중에 한 분이 이 때까지 살아 계셨는데

(이에) 반해서, 긍정 정서가 거의 없으셨던 그룹 1이나 2 같은 경우는 어떠세요?

훨씬 낮죠?

그래서 퍼센테이지로 따지면 약 15%


이걸 다르게 계산하면

긍정 정서가 최고인 그룹과 최저인 그룹 간의

수녀님들의 수명 차가 약 8년이 나더라

하는 놀라운 연구 결과가 나왔어요


한국인들에게 "행복의 조건'이 뭡니까?" 물으면

제가 가장 빈번하게 듣는 대답 중에 하나는

'건강'이다 이렇게 말씀하세요

그런데 깜짝 놀라실지 모르겠는데

건강이 그렇게 크게 관련이 없어요

그것보다는 건강해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이런 경우를 보면은

행복이라고 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어떤 굉장히 중요한 힘이 된다

이런 것을 보여주기도 해요



제가 또 하나 연구를 간략히 소개해 드리면

여기 학부모님도 앉아 계실 텐데 이게 저희 연구실에서 나온

굉장히 따끈따끈한 데이터예요

그래서 거의 공개를 안 했는데

굉장히 저희가 생각해도 놀라운 발견이라서 보여 드리면

고3때 이제 누구나 입시를 거치고 있는 학생들도 혹시 있는 지 모르겠는데

한국 사회에서 굉장히 인생의 큰 부분이잖아요?

이 연구에서는 우리가 고3때 전교 석차, 다시 말하면, 쉽게 말씀 드릴게요

고3때 누가 공부를 잘 하느냐 이걸 예측하는데

중학교 2학년 때 여러가지 어떤 학생의 특성들을 측정을 해 봤어요


여러가지를 해 봤지만 여기 보시는 것은,

중학교 2학년 때 삶에 대해서 얼마나 만족하는 지를 물어 봤더니,

어떤 학생들은 "전혀 만족하지 않는다"부터

"매우 만족한다"라는 행복도의 차이가 있었죠

그래서 이 학생들이, 똑같은 학생들이

고3이 됐을 때 전교 석차와 성적을 보면,

여러분들이 보시다시피 "매우 만족하고 행복하다"하는 친구들이

이렇지 않았던 친구들보다 더 전교 석차가 높아요

여러 가지 이유가 복잡하게 얽혀있을 수가 있죠


그래서 우리가 자세히 통계적으로 보면

이 때 관련이 있는 것이 당연한 얘기지만

고3때 어떤 학생들이 공부를 잘 하겠어요?

중2때 공부를 잘 한 학생들이 하겠죠

그래서 통계적으로 당연히 그게 관련이 있어요

그거는 뭐 상식적으로 당연한 건데

중2때 성적이 추가적으로 뭐가 중요하느냐 봤더니

유일하게 삶의 만족감이예요

그러고 이 부분이 약간 저희도 놀라웠는데

중2때 얼마나 사교육비를 썼는지 또 사교육 시간을 얼마나 투자를 했는지

혹은 또 부모의 학력 같은 것은 고3때 성적을 예측하지 못하고 있어요

우리는 흔히 중학교 때 예를 들면 애들이 친구들이랑 놀고 즐거워 하면

"야, 정신 차려"

뭔가 행복한 것이 잘못된 마냥 이렇게 얘기를 하지만

사실은 이런 걸 보면 그 어려운 입시라고 하는

어떤 몇 해에 자기가 견뎌나갈 수 있는 굉장한 큰 에너지가 되는 것이

행복이다 하는 것을 이런 데서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봅니다


행복이라고 하는 것이 저는 개인적으로 '오래 살게 해준다'

저는 그렇게 오래 살고 싶지도 않아요

여하튼 그런 것 보다는 행복이 갖고 있는 또 중요한 장점 중의 하나는

그것은 어떤 창의력의 중요한 자원이 된다고 하는 점이 있기 때문에

저는 행복한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분이 누군지 아세요?


잘 보이죠?

2002년도에 경제학 노벨상을 받은 대니얼 케네만이라고 하는 교수인데

이 분은 심리학자셨어요

심리학자 최초로 경제학 노벨상을 받으셨는데

이 분이 스톡홀름에서 상을 수상하실 때

어떤 기자가 이런 질문을 했어요

"교수님은 평생을 공휴일도 없이 하루 종일 연구만 하셨는데

그렇게 몰두하신 도대체 이유가 뭡니까?"

이랬을 때 뭐라고 대답하셨을까요?

출세하기 위해서? 훌륭한 아버지가 되기 위해서?

아니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고 뭐라 그러셨느냐, 빨간 글씨만 볼까요?

한 마디로 "연구하는 것이 너무너무 흥미로웠고 너무너무 재미있었고,

거의 웃길 지경이었다"


어떻게 생각하면 가장 가벼운 대답이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가장 중요한 대답이에요

"웃으면 재미있게 뭘 하면 반드시 노벨상을 받는다"

이건 과장된 얘기겠죠?

그러나 이건 확실하죠

어떤 일을 정말로 흥미를 가지고 즐거움을 가지고 하지 않으면

절대로 굉장한 어떤 업적이나 성취는 낼 수 없다 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에요


한국 사람들이 여러가지 장점이 있지만 저는 되게 안타까운 것은

우리가 굉장히 머리가 좋은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노벨상을 하나도 못 받았어요

평화상..평화상 오케이, 0.3개 정도 받았어요, 그럼

그런데 반면 제 생각에는 우리만큼 머리가 좋은 유태인들은

노벨상을 몇 개를 받았냐 하면 제가 알기론 백 구십 몇 개를 받았어요

결정적인 차이는 뭐냐 굉장히 우리도 잘 하는데

우리는 결정적으로 세상을 뒤집는 창의적인 생각을 하는 부분이 굉장히 약해요

이 창의적인 것의 결정타는 긍정적인 정서, 가벼움이 있어야 되거든요

여러 논문들이 있습니다

제가 오늘 일상에서 느낀 이런 제 말과 일치되는 슬라이드를 하나 보여 드리면

저는 학문 뿐만 아니라 스포츠에서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약간 병적으로 축구를 심각하게 좋아하는 사람인데

한국이 다시 월드컵 4강에 갈 수 있을까요?

관객 : (아니오) / (네)

갔으면 합니다 저의 희망이지만

냉정하게 생각했을 때 좀 어렵다고 봐요

그 결정적인 이유는

우리는 축구 하면은 조직력, 팀워크 이루는 걸 강조하는데

맞습니다

그럼 완벽한 팀워크를 가지면 우승을 하나요? 아니죠

제가 봤을 땐 한 16강 정도가 한계예요

그리고 거기에 우리가 갔죠

우리랑 비슷한 멘탈리티를 갖고 있는 팀이 일본이라고 생각돼요

그럼 어디까지 가요? 16강


한편 우승 후보군에 들기 위해서는 그 팀들은 당연히 우리와 같은 조직력도 있지만

제 생각에는 그들은 우리가 가지지 않은 결정적인 것을 하나 가지고 있어요

그건 뭐냐

천재적인 플레이를 하는 천재적인 선수들이 있어요

'메시'라든지 스페인의 여러 선수들

우리는 아쉽게도 그런 선수가 없죠

어떻게 저런 패스를 할 수 있을까?

깜짝 놀라는 패스들을 하는데

우리는 굉장히 예상이 돼죠 3초 뒤에 저리로 패스를 하겠네?

기다리면, 해요

이런 결정적인 어떤 천재성?

이런 것이 결여된 팀은 제가 보기에는 정상까지 갈 수가 없어요

지금 현재 세계 최강인 스페인이

가장 화려한 현란한 축구를 하는데

저는 이 스페인 팀이 몇 년 전 유로 선수권을 우승을 하고

결승전에서 막 자축을 하던 장면이 있었는데

그것을 어떤 AP 기자가 사진을 찍었어요

그걸 보면서 저 혼자 굉장히 씩 웃게 되었던 장면이 있는데

여러분들이 보시면 지금 좋아하고 있죠?

좋아하고 구석을 잘 보시면

이 '자비'라고 하는 스페인의 출중한 미드필더가

이 노인이 누구시겠어요?

감독님이시죠, 그렇죠?

'아라고네스'라고 하는 73세 된 감독님의 목을 조르면서 좋아하고 있어요

저는 이런 장면을 보면서

"과연 이런 것이 한국 대표팀에서 이루어질 수 있을까?"

생각을 해 보았어요

박지성 선수가 이기면서 막 가서 허정무 감독님의

목을 조르면서 장난을 친다? 상상하기 어렵죠

감독의 목을 졸라야 우승을 한다 이건 궤변이죠

그러나 상징적으로 이런 가벼움과 즐거움이 있어야지

창의력이 생기는데 이런 것이 하나의 어떤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가 마지막으로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은 사진이 비슷한 맥락에서 학문도 마찬가지예요

이 사진은 독일의 여러 많은 좋은 대학들이 있습니다만,

특히 노벨상을 생산해내는 어떤 대학 중의 하나가 베를린 공대인데,

최근에 공대 신축 사진을 보면서 저도 재미있다고 생각을 했어요

보시다시피 설계를 어떻게 했어요?

3층에서 1층으로 뭘 타고 내려와요?

미끄럼을 타고 내려와요

우리나라에서 공대를 지으면서 정부 대학에서

내려올 때 미끄럼을 타고 내려오는 버스 있습니까?

그러면은 제가 보기엔 대부분의 사람들이 "서 교수 좀 미쳤구나"

미치지 않았죠

이런 가벼움 이런 것들이 필요합니다



정리를 하자면 저는 대학을 졸업하고 유학을 가서

행복이라고 하는 것을 거의 반평생을 공부했어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을 많이 받겠죠?

"그토록 오랫동안 공부를 하셨으니까 행복에 대해서 알게 되는 게 뭡니까?"

참 난처한 질문이에요

왜냐면 공부를 하나도 안 한 제 여동생이 저보다 더 행복하거든요

그래도 억지로라도 대답을 만든다면 그 중에 하나는 이거에요

많은 사람들은 특히 한국 사람들이

우리가 좀 그런데 행복이라고 하는 것을

마치 인생의 피땀을 흘려가지고 노력을 하고 참고 해 가지고

인생의 말미에 그 노력에 대한 대가로 얻는 무슨 쿠폰이나 보상

이런 생각을 하면서 현재의 소소한 즐거움들을 그냥 없애고

참고 미래를 위해서 살아요

"인생은 뭔가를 이루어야지 그것에 대한 보상으로 얻는 것이 행복이다"

이런 생각을 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런 연구를 보면 그렇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인생을 어디를 가든 간에 행복감을 가지고 가는 삶과

행복감이 결여된 삶은 여러가지 영역에서 질적으로 다른 결과를 창출해낸다

하는 얘기를 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지금의 소소한 것 지금 소소한 즐거움을 주는 것

이런 것들을 놓치지 마시고

지금 여러분 다 행복한 삶을 만드시기를 바라겠습니다


한글자막 : 김하나 (hn8501@hanmail.net) 

자막검수 : 고은비 (gomi0709@gmail.com)




이 글은 청각을 잃은 제 친구를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전체 또는 일부가 잘못듣고 잘못 옮겨적은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해당글에 댓글 남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추신 : 여러분의 '공감' 클릭은 제게 정말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