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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바시 1612회 | 인생은 마일리지 적립이다 | 이용신 성우, 가수 ‪@yongshintv‬

인생은 마일리지 적립이다 | 이용신 성우, 가수 ‪@yongshintv‬ | #성장 #도전 #동기부여 | 세바시 1612회

 

 

인생은 마일리지 적립이다

 

 

올해로 성우 경력이 20년 차 차다 보니까 진짜 대표 캐릭터가 많기도 하네요.

당시 가정 형편이 마침 많이 어려워서

대학 시절 내내 아르바이트를 각종 뭐 서빙 뭐 카페에서 음료도 만들고 백화점에 세일즈도 하고

아 나는 왜 이것밖에 안 될까 절망의 시간들이었죠.

거울 속에 제가 그럴 때는 진짜 못 생겨 보이더라고요. 되게 미워요.

그런데 어느 거울에 비친 내가 할 말이 있는 것 같은 거예요.

 


 

 

성우 경력 20년 차인 이용신 성우는 어릴 적부터 말하고 노래하는 것을 좋아했고, 대학 시절에는 가정 형편 때문에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꾸준히 자신의 목소리를 갈고닦았습니다. 그는 쇼핑호스트 등 다양한 직업에 도전했으나 번번이 좌절을 맛봤고, 자신이 특별한 재능이 없다고 느끼며 한동안 절망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확실한 목표가 없더라도, 애매한 재능이라도 마일리지를 쌓듯이 조금씩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는 기회가 온다”라고 말합니다. 결국 2003년 성우 공채에 합격해 <달빛천사> 등 인기작 주인공을 맡으며 자신의 경험이 모두 자산이 되는 순간을 맞이했습니다.

특히 성우라는 직업은 ‘선택받는 직업’이라는 점에서 늘 불안하지만, 본업을 기반으로 온라인 성우 플랫폼 ‘울보이스’ 론칭, 캐릭터 포토카드 기획, 유튜브 크리에이터 등 다양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는 "애매한 재능이라도 매일매일 조금씩 쌓아가다 보면 결국 확실한 재능이 되고, 언젠가 그 마일리지를 쓸 날이 온다"며, 좌절이 오더라도 지나치게 절망하지 말라고 따뜻하게 응원합니다.

 

 

 


 

 

 

지나치게 절망하지만 않으면 반드시 기회가 온다

 


 

 

세바시라니 저 루나도 언젠가 꼭 나가고 싶어요. 워낙 유명한 프로그램이니까 에이치 오빠가 볼지도 모르잖아요.

 


어머나 제발 씨 유치한 친구들 반가워요. 채성아 선생님이에요.
혹시 우리 짱구 못 봤어요? 희한한 엉덩이 춤 추면서 다니는 녀석인데

 


캐릭터 변신
나의 마음을 어룩 아

 

 

아이가 벌써 십 주년이라고 믿을 수가 없군.
내 미모는 그대로인데 말이야. 우리 같이 홀려볼까요?

 


 

하 여러분 안녕하세요 본격 노래하는 성우 제1호 이용신입니다.

반갑습니다. 와 제가 올해로 성우 경력이 20년 차 차다 보니까 진짜 대표 캐릭터가 많기도 하네요.

그렇죠 아마 제 얼굴은 잘 몰라 잘 몰라도

노래와 대사를 들어보니까 우와 어디서 들어본 목소리다 싶으시죠?

네 저는 성우라서 참 좋습니다.

캐릭터에게 목소리로 영혼을 불어놓고 어떤 텍스트라도 내 음성으로 전부 표현해 낼 수 있는 멋진 직업이기 때문이죠.

특히 목소리와 제 이름만으로도 저를 알아봐주는 젊은 친구들을 보면 참 신기하기도 해요.

요즘은 주로 올리브 영이나 이디아 같은 데서 이런 일이 일어납니다.

이제 제가 계산을 하러 가잖아요. 그러면 이제 포인트 적립하시나요? 이러잖아요.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묻잖아요.

예 이용신이요 이러면은, 네 저를 알아본 알바생이 성호님 저 완전 팬이에요. 하면서 

화장품 샘플도 많이 챙겨주고요.

그리고 레귤러 사이즈 커피를 라지로 막 업그레이드 해주기도 하고 어머나 사장님 얘네들 좀 봐주세요.

 

 

 

어릴 적 제가 나온 만화를 보던 아이들이 이제 아르바이트생, 직장인이 된 거예요.

그래서 저는 요즘 어디를 가나 이렇게 행동거지를 참 조심합니다.

특히 포인트 적립할 카드와 함께 이제 우아한 목소리를 같이 준비를 해야 돼요.

그래서 네 수고하세요. 이제 이러면서 나아가죠.

 

저처럼 여러분도 어디 가면 포인트 마일리지 다 적립하시죠.

그런데 제가 살아온 시간들을 쭉 돌아보니까 인생이란 마일리지 적립이더라고요.

 

인생이란 마일리지 적립

 

많은 분들이 저를 유명한 성우 인기 성우 꿈을 다 이룬 사람으로 아시겠지만 실은 성우가 제 인생 최대의 목표는 아니었어요.

오히려 성우가 되기 직전에 제가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은 쇼핑 호스트였습니다.

그 어렵다는 대기업 공채에 합격하고 막 제가 기뻐 알 뛰었는데, 바로 정직원이 아니라 수습 기간을 거쳐야 한다는 거예요.

신입들을 4개 조로 나눠서 매출 경쟁을 시키겠다.

그리고 꼴찌 팀은 탈락이다 이러시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나는 아닐 거야 나는 되겠지 라는 확신을 갖고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정말 최선을 다해 팔았습니다.

그래서 우리 조각 디 조가 어떻게 됐을까요? 꼴찌를 했어요.

정말 손에 닿을 정도로 코앞까지 갔잖아요. 근데 그 거대한 좌절감에 제 자아가 진짜 완전히 산산조각 나더라고요.

거의 한 달을 방 구석에만 처박혀 있었어요. 진짜

 

정말 정말 간절히 원해도 안 되는 일 여러분도 저처럼 그런 경험 있으신가요?

 

저는 어려서부터 말하고 노래하는 걸 좋아했어요.

녹음기에다가 제가 노래를 녹음하기도 하고, 그리고 교과서에 나오는 동시, 그리고 연극하는 글 이런 거 읽어서 녹음해 보고 다시 들어보는 게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그게 제일 좋아하는 놀이 중에 하나였어요.

그래서 제가 한 10살 무렵에 난 나중에 뭔가 목소리로 일하는 사람이 돼야지 이런 생각을 어렴풋이 했었어요.

그래서 신문 방송학과를 갔고, 당시 가정 형편이 마침 많이 어려워서, 대학 시절 내내 아르바이트를 할 수밖에 없었어요.

과외는 기본이었고요.

각종 뭐 서빙, 카페에서 음료도 만들고 백화점에 세일즈도 하고 근로 장학생도 하고,

그리고 이제 집집마다 막 다니면서 설문조사 전화로도 하고 그리고 무슨 시험 감독관으로도 들어간 적이 있고요.

그리고 진짜 단순 노동 공장에서 이렇게 정말 일용직으로도 갔었어요. 왜냐하면 그게 시급이 되게 세거든요.

그래서 정말 할 수 있는 거를 다 했어요.

 

그런데 제가 그 바쁜 와중에도 노래하는 걸 좋아하니까

그 대학 축제 때마다 가요제를 나갔고, MBC 강변 가요제도 나갔고요.

그리고 보이스 텔런트 선발대회도 나가고, 노래든 진행이든 연기든 어디든 내 목소리를 뽐낼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나가서 상이나 혹은 하다못해 제가 경품이라도 꼭 타 갖고 오곤 했습니다.

그래서 그때까지만 해도 제가 되게 잘하는 줄 알았어요 진짜.

그래서 졸업과 동시에 해보고 싶었던 일들에 실제로 도전을 시작합니다.

목소리로 할 수 있는 다양한 일들이에요. 그런데 도전과 동시에 소위 현타가 와버렸죠.

 

현타

 

아 내 재능이 그렇게 대단한 게 아니었구나 막 두각을 나타내기에는 애매한 수준이었구나

제가 아나운서 시험 떨어진 다음에 알게 됐어요. 아나운서를 하기에는 내가 좀 스펙이 부족하구나

그리고 가수 오디션에 떨어진 다음에 알게 됐어요.  아 내가 목소리에 개성이 없구나

그리고 뮤지컬 오디션에 떨어진 다음에 알게 됐어요. 뮤지컬 배우가 되기에는 내 신체적인 조건들이 좀 부족하구나

그냥 저 혼자만의 뇌피셜이 아니라 저를 심사하셨던 그 분야의 전문가들의 평가였어요. 저에 대한

 

나는 왜 이것밖에 안 될까 스스로 한없이 비하하다가

아니 자기들이 나한테 뭐 때 그딴 소리야하고 막 분노했다가

멋지게 성공한 나를 영영 만날 수 없을 것 같은 그 두려움 그것 때문에 참 힘들었어요.

 

그리고 또 거대해진 이 열등감을 들키고 싶지가 않아서 아닌 척 쿨한 척 잘난 척 온갖 척을 다 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절망의 시간들이었죠. 부족한 나를 미워하고 있는 게 바로 나 자신이었으니까요.

거울 속에 제가 그럴 때는 진짜 못 생겨 보이더라고요. 되게 미워요.

 

 

그런데 어느 날 거울에 비친 내가 할 말이 있는 것 같은 거예요.

용신아 당장의 무언가를 이루려고 하는 욕심은 일단 접고

네가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채워.

내 아내 목소리가 그렇게 크게 들린 것은 난생 처음이었어요.

그 목소리가 절망 속에 있던 저를 지나치게 절망하지 않도록 일으켜 세워줬습니다.

내가 앞으로 어떤 일을 하면서 살게 될지는 몰라도 당장 오늘 어떻게 살아야 될지는 알겠더라고요.

노래를 더 잘하는 내가 되고 싶어서 한 곡을 정해서 반복 또 반복해서 계속 불렀어요.

제가 낙성대역 근처에 원룸텔에 이제 살 때였어요.

하도 똑같은 노래를 계속 부르니까 누가 창문을 아! 진짜 몇 시간째! 적당히 좀 합시다 이러는 거예요.

그래서 죄송합니다 ~ 하고 저도 막 사과를 하고 문을 이렇게 닫았던 기억이 나요.

 

이렇게 저는 저의 애매한 재능의 마일리지를 조금씩 조금씩 적립하기 시작했습니다.

확실한 단 하나의 목표를 정한 것도 아니었어요. 20대 때는 잘 모르겠더라고요.

브런 듯 그 미래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이 엄습하기도 하고 안정된 직장에 대한 갈망도 있었지만,

애매한 재능을 조금씩 확실한 재능으로 만들어 나가는 나 자신을 계속 믿어보기로 했습니다.

한편으로는 결정과 선택에 집중했어요.

내가 꼭 가수만을 고집해야 하는 걸까?

내가 꼭 쇼핑호스트만 해야 하는 걸까?

그래 포기하는 용기를 가져보자.

저에게 중요한 거는 목소리였지 직업이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아니다 싶으면 미련을 버리는 것도 하나의 용기더라고요.

그래서 성우에도 도전할 수 있었습니다.

마침내 2003년 투니버스 5기 성우 공채에 합격하고 정식 성우 타이틀을 얻게 됩니다.

그리고 성우가 된 지 불과 1년 만에 그 유명한 애니메이션 달빛 천사의 주인공을 맡게 되죠.

 

 

뭐 그 당시에 인기는 여러분 제가 말 안 해도 다 아시죠?

네 네 네 ~

 

그 작품 덕분에 노래하는 성우 이용신도 세상에 알려지게 됐죠.

성으로서의 경력이 턱없이 부족하던 제가 어떻게 그렇게 큰 작품의 주인공을 맡을 수 있었을까요?

1년밖에 안 됐었는데 그건 주인공이 풀문이기 때문입니다.

풀문이 가수였잖아요.

노래의 비중이 절대적인 작품이었기 때문에 cm송 가수로서 노래를 계속해오던 저에게는 아주 딱이었던 거죠.

원룸에서 그렇게 연습하고, 녹음실에서 녹음하던 시간들이 쌓이고 쌓였을 때,

달빛 천사가 저에게 와서 손을 내밀어줬고, 제가 그 손을 꽉 잡은 겁니다.

성호가 되기 전에 했던 알바 그리고 다양한 직업들도 성우가 되고 나니 엄청나게 저에게 다 도움이 되더라고요.

연기할 때 짱구는 못 말려나, 아따맘마 같은 만화는 실생활 만화잖아요.

그래서 에피소드 안에 TV가 항상 켜 있잖아요. 그 집에

그 안에 보면은 기상캐스터, 리포터, 기자, 백화점, 판매원, 쇼핑 호스트 다 나오잖아요. 그거 다 제가 도맡아 했었죠.

그 이제 칭찬을 해 주시잖아요. 오 너도 잘한다.

그러면 이제 또 어깨가 이렇게 약간 으쓱하면서 어 그리고 더 잘하고 싶어지고 그러면서 연기에 대한 자신감도 생기더라고요.

 

 

제가 전속 성우 시절 더빙을 하고 나면 더빙 일지라는 걸 썼어요.

 

 

연기할 때 아쉬웠던 점 개선할 점 그리고 앞으로 연습을 어떻게 하면 될까 하는 것들을 일기처럼 써놓는 거예요.

제가 어렸을 때부터 꾸준하게 일기를 썼거든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일기장 아직도 다 가지고 있어요.

특히 제가 뭔가 선택을 해야 할 때는 저는 지금도 일기를 쓰면서 생각을 정리하곤 합니다.

진짜 몇십 년 넘게 일기를 쓴 건데, 이것도 마일리지처럼 쌓여서 어떻게 될게요 책이 됐어요. 책.

 

 

저의 첫 에세이 집이 작년 이맘때에 출간이 되었습니다.

이것도 다 제가 성우로서 많은 분들에게 알려졌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죠.

이처럼 성우라는 직업은 저에게 정말 소중해요. 하지만 성우라는 직업의 단점도 있습니다.

선택을 받아야만 일할 수 있는 직업이에요. 선택받지 못하면 그냥 백수예요.

그래서, 성우는 언제까지 기다리기만 해야 하는 걸까?라는 의문에 대한 답을 제가 직접 찾아보기로 했어요.

성우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서 스케줄을 잡고 녹음실에서 작업을 하던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서

성우들이 모여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고, 거기서 음성 파일을 주고받고 실시간으로 녹음도 하고 결제까지 한 번에 이루어지는 성우들의 목소리 거래 플랫폼 울보이스를 만들었고요.

 

 

 

또 캐릭터들의 목소리가 성우에게는 경력 있고 자산인데

이걸로 제2, 제3의 창작물을 만들어서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는 없을까?라는 고민도 시작했습니다.

아~ 그래 아이돌 포카처럼 캐릭터 포토 카드를 만들어서 여기에 성우들의 음성을 들을 수 있게 QR 코드를 넣어보자.

 

 

얘들아 나 아무야 진짜 오랜만이다. 취업 준비하느라 많이 힘들지? 

이제는 어른이 된 그 시절의 아이들에게 캐릭터가 말을 걸어주는 거죠.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그렇게 눈물이 줄줄 난다는 댓글이 많더라고요.

유튜브 크리에이터도 이러한 도전 정신에서 시작했어요.

 

 

이용신 TV를 통해 성우가 단순히 더빙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목소리 재능으로 이렇게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역량을 가진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어쩌면 이러한 도전들이 성우인 저에게는 N잡일 수도 있겠지만,

내 본업을 기반으로 자연스럽게 영역이 확장되고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성으로서의 정체성을 발견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자리도 마찬가지예요.

몇 년 전부터 성우 관련 강의뿐 아니라 전문 강사로서도 좀 섭외가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강연 마일리지도 이렇게 쌓이니까 새 바시에도 나오게 됐잖아요.

 

저의 마일리지는 오늘도 적립 중입니다.

 

네 우리들 대부분은 다소 부족한 재능, 계속 가야 할지 그만둬야 할지 모르는 애매한 재능을 가지고 태어나요.

 

그리고 이 애매한 재능을 확실한 재능으로 만드는 마법은 바로 시간과 노력입니다.

어찌 보면 너무 뻔한 마법의 주문일지도 모르겠지만, 이것만큼 확실한 주문은 없습니다.

작은 노력이라도 매일매일 하는 거예요.

적은 노력 시간이라도 매일매일 쌓는 거예요.

그렇게 재능의 마일리지를 쌓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애매한 재능이 확실한 재능으로 바뀌어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실 거예요.

물론 불쑥불쑥 절망이라는 녀석이 자꾸 테크를 걸겠지만, 그래서 저는 이 세상 모든 달천이들에게 꼭 이 말을 해주고 싶어요.

 

민지야 그래 좌절할 만해. 그래도 지나치게 절망하지는

준서야. 진짜 맨봉 같겠다. 그래도 우리 지나치게 절망하지는 말자.

수많은 마음고생과 좌절이 있을 테지만, 네 인생의 마일리지가 지금도 쌓이고 있단다.

그리고 언젠가 그 마일리지를 쓸 수 있게 되는 날이 반드시 올 거야.

지나치게 절망하지만 않는다면.

 

지금까지 성우 크리에이터 이용신이었습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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