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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바시 896회 청년, 세상을 바꾸다 | 안토니오 구테헤스 UN 사무총장

게시일: 2018. 2. 9.


강연 소개 : 우선, 제 세대가 많은 중요한 방면들에서 실패한 것은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기후 변화는 우리의 예상보다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아직 우리 사회에 주요 위협에 대응할 수 없었습니다. 우리는 갈등과 테러가 확산되는 것을 충분히 막을 수 없었습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정치 체제, 국제기구, 다자간 해결책을 불신하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젊은 사람들이 자신의 책임을 맡고 공적인 생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제 세대가 저지른 실수를 저지르지 않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First of all, I believe it’s true that my generation failed in many very important aspects. Climate change is moving faster than our expectation. We have not yet been able to respond these major threats to our societies. We are not making enough prevention of conflicts and terrorism spreading.

And it is clear that many people today distrust political establishment, international organizations, multi-lateral solutions.

I think it is very important that young people engage and assume their responsibilities, participate actively in public life and make sure that they don’t make same mistakes my generation made for the better world.

- 번역/자막 : 최두옥 (dooook@gmail.com)

- 동시 통역 : 변주경(jookyung.byun@gmail.com)



오늘 여러분들 앞에 서게 되어 매우 기쁨니다.

저는 오늘 여러분께 한 가지 고백과 부탁을 드리려고 합니다

먼저 저의 고백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90년대에

포르투갈의 총리를 역임했습니다. 

90년대는 인류의 삶을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이를 지속할 기회도 있었습니다.

세계가 필요로 했던 효과적이고 민주적인 글로벌 거버넌스를 이룰 수 있는 기회가 있었죠

매우 낙관적인 상황이었습니다


당시 세계화로 인해 많은 부가 창출되었고 무역은 활발해졌고 수명도 늘어났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유아 사망률은 줄었고 절대빈곤도 감소했습니다. 

당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탈냉전 이후의 세계 평화와 안보를 위한 국제적인 개입을 단행했습니다

제가 관여했던 발칸반도나 동티모르를 기억하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전 세계는 하나가 되어가는 듯 보였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가 우세했고 인권에 대한 인식도 커졌습니다 

모두가 지나칠 정도로 낙관적이었고 세계는 분명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믿었습니다.


심지어 유명한 철학자 '프랜시스 후쿠야마 (Francis Fukuyama)'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역사는 끝났다. 이제 좋아질 일만 남았다"

세계의 리더들이 힘을 합쳐 탄탄한 글로벌 거버넌스를 만들 수 있었던 기회가 바로 그 때었습니다

당시의 발전을 더욱 공고히 하고 지속가능하게 만들기 위해서 말이죠

하지만 저희가 망쳐버렸습니다

저희 세대가 다 망쳤습니다



당시 우리는 세계화에 대해 순진하리 만큼 낙관적이었습니다.

세계화가 초래한 엄청난 불평등을 잊고 있었습니다 

현재 세계 최상위 부자 8명이 소유한 재산이 소득 하위 절반의 총 재산과 같습니다

급격한 불균형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청년실업입니다


이는 한국에서도 문제지만 중동과 같은 지역에서는 엄청난 비극입니다

상당수의 청년들이 백수라는 사실은 개인을 넘어 국가적 차원의 문제가 되고 있는데

이는 사회 과격화의 원인이자 테러조직이 청년들을 채용할 수 있는 배경이기도 합니다


세계화는 실로 훌륭했지만 부정적인 측면도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저희 세대는 그 문제점을 해결할 장치를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당시 한편으로는 세계의 평화와 안보 문제를 해결하려는 강대국 간의 협약도 이루어졌습니다

이라크 침공 기억하시죠?

그 이후 힘의 균형은 양쪽도 한쪽도 아닌 혼란의 상태로 접어들게 됩니다

하지만 갈등, 혼란, 예측불가가 난무한 이 혼란 상태를 해결할 거버넌스는 없었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여기저기에서 발생하는 문제들로 마비된 상태였습니다

눈앞에 닥친 급격한 평화와 안보 이슈를 해결할 능력이 없었습니다

이후 기후변화 이슈가 나왔을 때도 기후 대책에도 한발 늦었습니다 

코펜하겐 정상회담 기억하세요?

정말 처참한 회담이었죠 어떤 합의안도 나오지 못했어요

결국 뒤늦게 파리 협정이 타결되긴 했지만 그것도 충분하다고는 보긴 힘듭니다. 

우리는 더 적극적일 필요가 있습니다.


기후변화는 우리가 대처하는 것 보다 훨씬 더 빠르게 변하고 있거든요

지금 우리는 심각한 문제들이 지속적으로 드러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세계화와 기술의 진보로 인한 엄청난 잠재력을 인류를 위해 충분히 활용하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이들이 뒤쳐져 있습니다

극심한 빈곤에 허덕이는 사람들 경제적인 자립에 실패해 사라진 분야를

미국의 '러스트 벨트 (Rust Belt)' 라고 들어보셨나요? 

미국에서 다수의 산업이 쇠락해버린 일부의 지역을 일컫는 말이죠 

어떤 지역, 어떤 국가들은 사회적 갈등과 취약성으로 인해 매우 뒤쳐져 있습니다. 

세계의 불평등은 더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저희 세대는 실패했습니다.

현재까지 지속된 불평등의 심화를 막을 민주적인 글로벌 거버넌스를 만들 기회가 90년대에 있었지만요 


일례로 세계 노동인구 중 청년의 점유율은 계속 줄고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일자리가 늘어나도 청년들은 상대적으로 더 힘들어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현재로선 많은 사람들이 정부에 대한 신뢰을 잃은 것 같습니다 

흔히들 "정치인들은 거기서 거기야 다른 것 같지만 결국은 똑같아"라고 말합니다

무능력한 조직에 대해 신뢰가 없습니다


유엔에 대해서도 "유엔은 왜 있는 거야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면서" 라고들 말하죠 

그 외에도 각 나라의 기관들은 물론이고 경제제도에 대해서도 신뢰가 부족합니다

현 제도의 작동 방식에 대해 청년들이 확신을 갖지 못하는 것은 자명해 보입니다



제가 드리려는 부탁이 여기에 있습니다

고백컨데 저희 세대는 기회를 잃었습니다

여러분은 다음 기회를 잃어선 안됩니다

세계는 아주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기술이 빠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이죠 

여러분은 디지털 세대입니다

저는 아날로그 세대였잖아요, 그죠?

이제는 모든 것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유전공학, 그 외 다양한 분야에서요 

이 모든 것들은 인류의 유익을 위한 엄청난 잠재력인 동시에 위협이기도 합니다

인공지능은 노동시장에 큰 영향을 주고 사회의 구성 방식을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동시에 인류에게 엄청난 혜택을 줄 수도 있습니다

이런 훌륭한 발전을 불평등, 절망, 갈등의 원인으로 만들지 않고

이롭게 사용할 거버넌스가 필요합니다



제가 드리는 부탁은 이겁니다

무관심해지지 마세요 

정치가 어렵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여러분의 목소리를 들려주세요 

시민사회에 다양한 사회운동에 그리고 정치 활동에 참여하세요 

여러분의 책임을 떠맡을 준비를 하세요 


조직 안에서 저희 세대들끼리는 이런 말을 합니다

청년들과 더 제대로 소통할 필요가 있다고 

하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라 

청년들이 기성세대와 더 많이 소통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야 청년들의 영향력이 의사결정에 반영될 수 있고 

새롭게 등장한 시대적 과제에 긍정적으로 대처할 수 있습니다


저는 독일의 철학자 '위르겐 하버마스 (Jurgen Habermas)'를 좋아합니다. 

그에게 있어 민주주의 핵심은 4-5년 마다 열리는 선거가 아니라 

시민사회와 정계 사이의 끊임없는 소통이고 

그 소통의 흐름을 통해 정치적 결정에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그 이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소통의 흐름이 청년들에게까지 확장돼야 합니다

청년들은 기술로 인한 새로운 변화를 저 같은 아날로그 세대 보다 훨씬 잘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정치, 사회, 경제 분야의 기성세대들과 청년들이 상호 소통을 해야하는 건 물론이고 

그들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끼칠 뿐 아니라

세계를 이끌어가는 데 있어 청년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흔히 하는 말 중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청년은 미래의 주인공이다'

그 말은 맞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오늘날의 주인공입니다

수많은 중대한 변화를 일으키기에 미래는 너무 늦기 때문에 기다려선 안됩니다

지금 참여해야 하고 때로는 원칙과 신념에 따라 진실을 말하는 강인함도 필요합니다

필요하다면 다양한 분야에서 반대 의견을 가진 기성세대와 맞설 줄도 알아야 합니다


참여하세요 

포기하지도 

다른 사람에게 맡겨두지도 마세요


향후 몇 년간 이루어질 의사결정에 

여러분이 얼마나 영향력을 끼치는가에 

이 사회의 미래가 달렸으니까요

그리고 이는 향후 수십 년의 미래를 결정할 겁니다


여러분은 인공지능, 유전공학, 사이버 공간을 어떻게 다룰지 저 보다 훨씬 잘 압니다


그것들을 어떻게 다룰지, 어떤 세련된 방식으로 규제하고 미래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말이죠 


90년도에도 기회가 있었지만 저희는 그 기회를 잡지 못했습니다 

정치의 묘미는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데 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기회를 위기로 만들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절대 그래선 안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분에게 특별히 참여를 요청하고 싶은 영역이 있습니다

바로 기후변화입니다

사실 아직 우리가 뒤처져 있는 영역이죠 이미 뉴스로 접하신 분도 있겠지만

CO2배출량이 줄기 시작한지 몇 년만에 작년부터 다시 늘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지난 5년간 기온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았습니다 

상황은 악화되어서 북극을 포함한 모든 지역의 빙하는 녹고 수온은 계속 높아지고 있습니다

허리케인은 세계의 여러 지역을 완전히 황폐화시키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는 그 어느 때보다 적극성을 요구하는 여러분의 강력한 목소리가 필요한 영역입니다

지금 힘이 있는 세대들이 더 신속하게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한다는 걸 여러분은 알고 계셔야 합니다

지금 수준은 턱없이 부족하므로 여러분들의 참여를 간절히 요청드립니다




여러분이 관심이 필요한 또 다른 중요한 영역은 

다들 아시는 바와 같이 유엔이 목표로 설정한 지속가능한 발전입니다

이는 공정한 세계화를 이루려는 새로운 계약이자 정부, 시민사회, 민간부문을 결집시키려는 시도로 

뒤쳐지는 사람이 없는 새로운 형태의 발전을 이루려는 목적을 갖고 있습니다

다수의 사람들이 소외된 채 빠르게 성장하는 것은 쉽지만 

사회적인 응집력을 기반으로 모든 구성원들과 함께 성장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여러분이 정부와 사회 안으로 들어가서

교육, 보건, 복지 그리고 다른 분야에서 이 목표가 잘 달성되는지 지켜봐 주십시오

청년들은 이 부분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오늘 여러분께 한 가지 고백과 부탁을 드리려고 합니다 

어느 나라든 선거 관련 설문조사를 보면 확실히 청년들이 더 개방적이고, 관대하며, 세계시민의 자질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도 국가 간 이주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로 변모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역사에 늘 존재했던 국가 간 이주는 사회의 위협이 아니라

세계의 인구학적, 경제적 차이를 보완하는데 필요한 요소로 인식돼야 합니다 

우리 사회는 인종, 종교, 문화적인 측면에서 점점 더 다양해져야 하며

이는 위협이 아니라 풍요입니다 


저희 세대는 아직도 이를 잘 이해하지 못하지만 여러분 세대는 훨씬 더 개방적으로 이를 받아들입니다

우리 각각의 세대와 지역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국가적인 차원, 특히 지역적이거나 글로벌한 차원에서 각 세대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관대해져야 하며 상호 존중하고 모든 종교와 문화를 존중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여러분들이 리드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안타깝게도 지금 우리 사회에는 포퓰리즘, 외국인 혐오, 인종차별이 

세계 평화와 안보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며, 확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고백한 것처럼 저희는 90년대에 정말 좋은 기회를 얻었지만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확신컨데 기술의 발전은 향후 10년 안에 우리에게 또 다른 기회를 가져다 줄 것입니다

여러분은 절대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제대로 활용하세요

단순히 더 나은 세상을 넘어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도 더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도록 말이죠


감사합니다



----- Q & A -----



[사회자]

오늘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세계적 위기와 현안들에 대해서 한국 청년들에게 매우 의미있는 강연이었습니다.

한국에서 방송 강연을 한 것은 처음이지요?


[UN 사무총장] : 그렇습니다.


[사회자]

다시 감사드립니다.

강연하시는 동안 어떠셨나요? 

한국 청중들에 대한 인상을 말씀해주세요


[UN 사무총장]

아주 멋진 시간이었습니다.

이야기하는 내내 청중들의 반응을 살폈습니다.

때로는 살짝 가우뚱하기도 하고 

때로는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하지만 그런 청중 반응 덕분에 계속 이야기를 지속하면서 

오늘 의미있는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회자]

가벼운 질문부터 시작해봅니다

이 질문은 서울에 사는 한 초등학교 학생의 질문입니다

네, 바로 제 딸입니다

'사무총장님, 학생 때 했던 가장 최악의 일은 무엇인가요?'


[UN 사무총장]

내가 학생 때라... 

이건 너무 어려운 질문이네요

안 좋은 일을 말하는 것으로 시작하지 말고

내가 학생 때 가장 잘한 일을 말하는 게 좋겠어요

내가 학생 때, 포르투갈은 지금과는 달리 아주 가난했어요

나는 리스본에서 살았어요 

리스본은 빈민촌이 많은 도시였죠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그런 빈민가가 많았어요 

우리는 그런 빈민가에서 봉사하는 대학생 그룹을 만들었죠

우리는 빈민가에서 최선을 다해 교육 봉사를 했어요

어린 아이들에게 필요한 유치원들을 만들기도 하고 

글을 모르는 어른들에게 글을 가르치기도 했어요 

많은 일을 하면서 그들의 삶을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때 그 일이 제 인생을 영원히 바꿨습니다 

나는 엔지니어가 되려고 했는데 그 봉사를 계기로 정치인이 됐습니다

그래서 학생 때는 필요한 공부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여러분 주변 세상에 눈을 감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사회자]

많은 한국 청년들이 일자리를 원합니다

직업을 선택하는 데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일까요?


[UN 사무총장]

직업을 선택하는 것을 시작부터 이야기하자면..

오늘 여기에 기독교인 친구들이 있나요?

네, 조금 있네요

네, 여러분들 성경을 읽나요?

안 읽나요? 읽기 바랍니다

여러분도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성경에는 재능에 관한 내용이 나옵니다

우리는 신께 수많은 혜택과 기회를 받았다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가 받은 그 재능으로 다른 이들을 도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의 직업이 사회를 이롭게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여러분에게 멋진 아이디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적지 않은 월급을 받는 직업을 얻을 수 있거나 

다른 이들의 문제를 푸는 일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 두 가지를 연결해야 합니다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족을 먹이고 

동시에 여러분처럼 특권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의 삶에 변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오늘날 전 지구적 관점에서 보면 여기 여러분 모두 그리고 나도, 사회자도 특권을 누리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그 특권을 기회로부터 소외되고 특권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사용해야 합니다


[사회자]

네, 그러니까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씀이지요?


[UN 사무총장]

이웃 뿐만이 아니라 그 이상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