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 집안 명절 차례 전격 폐지
새언니가 생겼다
내가 시누이라니
25년째
명절 전 담당
내게도 봄이 오는가
시누이 혁명
38년 차 맏며느리
엄마의 설은
장보기로 시작된다
순간 근력 30kg
환갑의 나이를
믿을 수 없는 지구력
그리고 시작되는 썰기 다지기 다듬기
재료 준비 완료
나... 잠시만 누울게
예, 어머니!
5년 차 직장인이자
3년 차 며느리
새언니의 야근은
설에도 계속된다
나물 야근
동그랑땡 야근
퇴근은 없다
저, 체한것 같아요 ...
이제 내 차례인가 ...
3년 차 시누이도
전장으로 나아간다
설거지 전투
나 : 우리 이제 ... 차례 그만 지내요
오빠 : 저는 찬성입니다
새언니 : ^^;
엄마 : 예부터 제사를 잘 지내야 조상 덕을 본다고...
나 : 엄마, 그 덕을 본 사람들은 지금 여행 중인 것 같아
아빠 :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보자
오빠 : ^^
나 : ♡♡
그동안 명절이
다가오거나 지나갈 때
누군가는 혼자서 아팠으니까
김씨 집안 명절 차례
전격 폐지
혁명 후 맞이하게 된
2018 설
깜깜한 새벽
부엌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
가족이 모이는데 먹을 건 있어야 하잖니...
연휴 첫날부터
사고 발생
조상님이 노하신거 아냐?!
익숙한 명절 풍경을 대신하는
허전함 죄책감 망상
엄마 : 조상님들도 배고프실 텐데
나 : 아, 엄마!
엄마가 웃으며 말을 이었다
엄마 : 있잖어, 딸
나 : 응, 엄마
엄마 : 이번 설에 엄마는 좀 허무했어
엄마 : 시집와서 수십 년 참 정성을 다했는데
미처 몰랐던 엄마의 그 마음에도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나 : 근데 엄마, 그거 알아?
나 : 이번 설에는 우리 가족
나 : 누구도 아프지 않았다는 거
사진 및 영상
게티이미지
구성 김연실
조연출 안성철
연출 김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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