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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바시 1887회 | 자연과 인간의 공존 : 미래를 위한 우리의 사명 | 우회란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숲해설사

자연과 인간의 공존 : 미래를 위한 우리의 사명

 

  • 바로 이 강아지풀이 어쩌면 미래의 식량 자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 그곳에 일하시는 사람들은 멸종위기 식물 종자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찾아갑니다.
  • 해수면 상승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다른 나라의 식물 종자들도 수집합니다.
  • 세계의 고산식물 종자도 수집합니다. 
  •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죠.
  • 사명감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입니다. 
  • 인류를 위해 누군가가 해야 할 일을 대한민국의 백두대간 글로벌 시드볼트가 하고 있어요.

 

대멸종에 대비한 한국형 노아의 방주

 

안녕하세요. 

국립백두대간 수목원 해설사 우회란입니다.

제가 지금부터 여러분과 하게 될 이야기는 어쩌면 여러분과 저의 비밀로 해야 될지 모르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만약 지금 제가 하는 이 이야기를 우리 아이들이 듣게 된다면, 어쩌면 우리 아이들은 등교를 거부하거나 단식 투쟁을 할지도 몰라요.

어른들을 향한 엄청난 시위가 일어날지 모릅니다.

 

강아지풀이 미래 세대의 식량 자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 제가 손에 들고 있는 이 풀 이름 혹시 아시나요?

모르는 사람 없겠죠? 다 아시죠? 우리가 알고 있는 강아지 풀입니다.

제가 이 강아지풀을 왜 들고 나왔다고 생각하시나요?

이 강아지풀을 여러분 앞에 들고 나온 이유는 바로 이 강아지풀이 어쩌면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길가에 흔히 볼 수 있어서, 어디 있는지조차 관심받지 못하는 이 작은 식물이 우리 아이들의 미래 식량자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기후변화가 계속된다면 말이죠.

 

사명

 

제가 근무하는 국립백두대간 수목원에는 얼마 전부터 사명이라는 전시회를 하고 있어요.

그 전시의 부재가 바로 미래를 지키는 사람인데요.

 

인류의 미래를 위한 희망

 

누가 미래를 지키는 사람일까요? 

지금부터 제가 하는 이야기 끝까지 들으시면 아실 겁니다.

 

여러분 사명이란 이 전시회에 누가 가장 많이 방문하시는지 아시나요?

바로 지역에서 사과 농사를 짓는 농부들입니다. 

 

우리나라최대의 사과 주산지인 경북 봉화군

 

국립백두대간 수목원에 위치한 경북 봉화군은 국내 최대의 사과 주산지예요.

그런데 왜 사과 농부들이 농사 짓다 말고 수목원에 와서 전시를 보고 있을까요?

이들은 이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과나무를 자신의 손으로 모두 베어버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온몸으로 느끼고 있는 거지요.

사과나무는 우리가 흔히 아는 것처럼 비교적 서늘한 기후에서 자라는 식물입니다.

 

맛있는 사과가 재배되기 위한 조건

 

또 생육기 평균 기온이 15도에서 18도 정도를 유지해야 하고, 일교차가 커야 당도가 아주 높고 식감도 좋다고 합니다.

그런데 작년 봄에 이상기온으로 인해 사과꽃이 일찍 피었고, 그 후에 갑자기 온도가 뚝 떨어지면서 사과꽃이 냉해를 입었어요.

그래서 작년 가을에 사과값이 엄청 올라서 우리는 사과를 멀리서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금사과

 

제가 수목원에 처음 근무했던 2016년과 지금을 비교해 봐도 사과 농사를 짓는 농가가 많이 줄었어요.

수목원을 향하는 길가 주변에 빽빽했던 그 사과나무들이 많이 베어지고 그 자리에 어느새 수박이나 고추가 심겨져 있더라고요.

 

그리고 여러분 

이 일은 비단 그 사과 농부들에게만 심각한 일이 아닙니다.

우리가 앞으로 겪게 될 미래를 농부들이 조금 더 빨리 체감하고 있을 뿐입니다.

이 강아지풀로 밥을 해먹어야 할 날이 멀지 않았다는 이야기지요.

 


 

그러면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마 사과 농부들이 전시회를 관람하신 것은 기후변화에 대처할 새로운 기대를 찾기 위해서일 겁니다.

 

야생식물의 종자를영구 저장하기 위해 국립백두대간 수목원에 세워진 백두대간 글로벌 시드볼트

 

국립백두대관 수목원에는 야생식물의 종자를 영구 저장하는 글로벌 시드볼트가 있습니다.

시드볼트는 생물 다양성을 구축하고 야생식물의 멸종을 대비해 종자를 영구 저장하는 시설입니다.

 

시드볼트는 생물다양성을 보존하고 야생식물의 멸종에 대비하기 위한 시설입니다

 

지하의 터널형으로 영하 20도, 상대 습도 40% 이 상태로 씨앗을 영구 저장하고 있어요.

아니 당장 먹고 살기도 힘들데 미래 강아지풀이나 먹게 된 이 마당에 무슨 야생식물이냐고요?

우리가 먹는 이 모든 식량작물의 기원이 야생식물이었다는 걸 알고 계신가요?

 

야광나무 ❘ 아그배나무

 

뒤에 있는 사진은 스모건에 있는 우리나라 자생식물인 야강나무와 아그배나무입니다.

좀 더 쉽게 말하면 야생 사과나무이죠. 

 

우리가 먹는 사과의 원종인 야생 사과나무 열매

 

작고 빨간 열매를 확대해보면 사과처럼 생겼어요.

이 야생사과 나무들이 있어서 오늘날 우리가 먹는 사과가 생산되고 있습니다.

수목원을 방문하시는 농부들도 사과나무를 접목할 때 야광나무 대목으로 사용하시고 있습니다.

그만큼 야생식물의 종자는 미래를 위한 귀한 자원입니다.

 

야생식물종자는 미래의 식량자원으로 꼭 필요한, 중요 유전자원입니다

 

글로벌 시드볼트의 야생식물 종자는 영하 20도 온도에서 씨앗이 잠들어 있습니다.

 

야생식물 종자를 영구 저장하는 시설은 또 어느 나라에 있을까요? 몇 개나 있을까요? 

종자를 영구 저장하는 시드볼트는 전 세계에 딱 두 군데밖에 없어요.

노르웨이 스발바르 제도와 우리나라 경북 봉화 단 2곳뿐입니다.

 

스발바르 글로벌 시드볼트 ❘ 백두대간글로벌 시드볼트

 

그런데 노르웨이에 있는 시드볼트와 우리나라의 백두대간 시드볼트는 조금 달라요.

스발바르 시드볼트가 우리가 현재 먹고 있는 식량 작물의 종자를 저장하는 곳이라면,

국립백두대관 스목원에 있는 글로벌 시드볼트는 야생식물의 종자를 저장합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야생식물 종자는 인류 미래의 식량 자원이 될 겁니다.

 

야생식물 종자의 또 다른 가능성 음료수, 건강보조식품, 화장품의 원료

 

야생식물은 우리 인류의 먹거리일 뿐만 아니라 음료나 건강보조식품, 화장품의 원료로도 사용됩니다.

이렇게 중요한 시설이 우리나라에 있다니 정말 놀랍지 않나요?

 

여러분 알고 계셨어요? 

저는 스모건에 근무하면서 아이들에게 또 어른들에게 이 시드볼트와 관련된 해설을 할 때는 커다란 자부심을 느낍니다.

이렇게 중요한 시설이 우리나라에 있고 우리 기관이 야생식물을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어지더라고요.

 

각종 질병이나 전염병의 치료제를 만드는데도 쓰이는 야생식물

 

기후변화로 새로운 질병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는데요.

야생식물은 질병이나 암, 전염병을 치료하기 위한 귀중한 자원이 될 거예요.

 

버드나무, 아스피린 ❘ 주목나무, 택솔

 

백 년 전 개발된 아스피린은 버드나무에서, 항암제로 쓰이는 택솔이라는 성분은 주먹나무에서 축출한 것처럼요.

 

백두대간 글로벌 시드볼트에 저장된 249개국 야생식불종자

 

현재 백두대간 글로벌 시드볼트에는 총 190개 나라의 야생식물 종자가 저장되었습니다.

국제표준화기구에 등록된 국가 수는 249개국입니다.

 

그중에 76.3%에 해당하는 국가의 야생식물 종자가 시드 볼트에 저장되어 있어요.

그곳에 일하시는 사람들은 멸종위기 식물 종자가 있는 곳이라면 외딴섬, 험악한 산악 지역을 불문하고 어디든지 찾아갑니다. 뿐만 아니라 해수면 상승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다른 나라의 식물 종자들도 수집합니다.

온난화로 더 갈 곳 없는 세계의 고산식물 종자도 수집합니다.

 

사명감을 가지고 험지를 누비며 야생식물종자를 찾아내는 백두대간 글로벌 시드볼트느이 사람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죠. 사명감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인류를 위해 누군가가 해야 할 일을 대한민국의 백두대간 글로벌 시드볼트가 하고 있어요.

이 정도의 시드볼트라면 우리나라를 넘어 인류 전체 생존을 위한 글로벌 시설이라고 할 수 있겠죠?

 

제가 야생식물을 연구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이렇게 귀중한 국가의 자원을 바탕으로 교육을 하고 있다면 조금 어깨를 으쓱해도 되지 않을까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저는 수목원에 근무하며 야생식물의 가치와 시드볼트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어요.

 

2024 세계인의 날 기념 백두대간 글로벌 시드볼트 교육 행사

 

지난 5월 세계인의 날에 국내 거주 중인 20여 개국의 외국인들에게도 시드볼트의 중요성을 알리고 교육했습니다.

외국인들이 시드볼트가 얼마나 중요한지 현장에 와서 직접 배우고, 느끼고, 한국 문화도 체험하면서

저는 그들이 이 시드볼트의 중요성을 본인의 자국민에게도 알려줄 거라고 믿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들려드린 이야기 어떠셨나요?

 

아니 무슨 과학자도 아니고 생태학자도 아닌 동네 아줌마 같은 사람이 TV에 나와서 저런 소리를 해 하고 싶은가요?

네 저도 9년 전만 해도 평범한 주부였습니다. 

한때 집사람으로 살며 생태와 환경에 무지했던 인생 전반기를 수도 없이 반성하며 열심히 공부한 끝에 공식적인 숲사람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숲 사람이 되어 자연과 함께 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학교 가라, 공부 열심히 해라 말할 자격 우린 없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지금보다 더 시원한 여름을 기대할 수 없으니까요.

지금보다 더 건강한 지구에 살 기회가 없으니까요.

 

우리의 아이들을 위해 이제는 뭔가 해야 할 때입니다

 

적어도 우리가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하기 위해서 우린 뭔가 해야 합니다.

우리도 노력했어, 엄마 아빠도 최선을 다했어라고 이야기하기 위해서 우리 모두 교육을 받고 알아야 합니다.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고 변화되는 생활을 해야 합니다.

 

자연과 환경에 대한 교육 그리고 실천이 필요합니다

 

어떻게 하면 다가올 미래를 더 늦출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이 아름답고 건강한 환경에 우리 아이들이 좀 더 머무를 수 있게 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이 고민을 국립백두대관 수목원에서 함께 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우리가 아이들에게 자연과 공존해야만 인류가 지속 가능하다는 걸 교육으로 이야기하는 것처럼,

여러분도 그 경험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화석발굴 ❘ 백두마루 숲속 탐험 프로그램 ❘ 생태의식 전환

 

화석 발굴을 통해 고대 종자들의 비밀도 알아보고, 

멸종위기 고산 침엽수 보존을 위해 백두마루 숲속 탐험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고, 

공충과 공존해야 씨앗을 맺을 수 있는 식물,

씨앗의 중요함을 알아가는 다양한 교육을 받으며 생태의식을 전환해 보는 거죠.

 

누가 여기에 참여해야 할까요? 

혹시 일상에서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사람 있나요? 없죠?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자연에 대한 책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가용을 타는 사람, 비행기와 배를 타는 사람 등 결국은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배움을 통해 체험을 통해 생태적 각성을 해야 합니다.

인간을 비롯해 지구의 모든 생명이 위기에 처해 있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더 이상 누군가가 내 건강한 삶과 아이들의 미래를 위협하지 않도록, 자연과 인간의 공존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고 사명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지금 여러분이 계신 그 자리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됩니다.

그리고 백두대간 수목원에서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이야기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서로 미래를 위해 이런 노력을 하고 있다고요.

지금까지 백두대간 수목원 숲해설사 우회란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