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12번의 시험관 시술과 다운증후군 판정까지 받은 채로 정말 힘들게 태어난 아이였습니다.
- 일단 중졸 검정고시, 고졸 검정고시 그리고 수능이라는 이 세 가지의 시험을 10개월 안에 딱 끝내버렸어요.
- 남들은 모두 '천천히 가도 돼 괜찮아'라고 말하지만, 인생에 한 번쯤은 정말 미친 듯이 몰입해서 빠르게 그 목표를 한번 쟁취해 보라고도 권하고 싶어요.
안녕하세요.
저는 <합격 공식>의 저자이자 현세 연세대학교 철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최하은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제 이력을 간단하게 설명을 해드리자면 저는 15살의 나이에 자퇴를 하고요.
그리고 17살에 수능을 보고 18살의 나이에 연세대학교에 입학한 만 16세의 나이로 당해연도 연세대학교 최연소 입학생이 된 사람입니다.
이런 저의 이력을 어디 가서 말씀드리면
'그래 너 연세대 붙은 거 알겠어 멋져. 근데 아직 어린데 네가 뭘 알아?' 하실 수도 있고
'너 그냥 엄마가 시켜서 그렇게 억지로 공부한 거 아니야?' 하실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저는 짧다면 짧고 좀 길다면 긴 20년의 삶을 살면서 진짜 공부를 해봤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는 사람입니다.
저는 단순히 공부를 잘해서 혹은 뭔가 좋은 학교에 붙어서가 아니라. 진짜 공부를 해봤기에 이 자리에 지금 서 있거든요.
그래서 오늘은 제가 했던 그 진짜 공부가 도대체 뭔지, 그리고 그 공부를 하면서 제가 뭘 배우고 뭘 느꼈는지에 대해서 천천히 설명해 드릴 예정입니다.
우선
저는요. 굉장히 힘들게 태어난 아이였어요.
저는 12번의 시험관 시술과 다운증후군 판정까지 받은 채로 정말 힘들게 태어난 아이였습니다.
지금 여기 앞에 엄마가 앉아 있는데 저희 엄마 너무 고생했죠. 상상만 해도...
그렇게 힘들게 얻은 딸이었으니까 저희 엄마는 제가 태어나자마자 제가 막 훌륭하고 대단한 사람이 되기보다는 조금 행복할 줄 알고 삶을 즐길 줄 아는 아이로 컸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셨대요.
그래서였는지 저희 엄마의 교육관 역시 다른 엄마들과는 조금은 달랐어요.
일단 저희 엄마가 저에게 어릴 때부터 가장 강조하셨던 중요한 가치가 바로 자유였어요. 되게 특이하죠?
엄마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이거 해라 저거 해라 하지 마라라고 했을 법한데,
저희 엄마는 내가 해내고 싶은 것,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뭔지 찾고, 그를 마음껏 도전하라고 항상 말씀을 하셨어요.
저에게 진짜 무한한 자유를 주셨던 거죠.
정말 많이 놀리고 정말 많은 책을 읽혀가면서 네가 뭘 좋아하는지 너는 어떤 사람인지 서서히 찾아보라고 하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였는지 저는 어렸을 때부터 막연하게나마
'내 삶은 내가 사는 거구나', '내 삶의 주도권은 내가 잡고 있어야 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가지고 점점 커왔던 것 같아요.
그런 제 생각에 결과물 중 하나이자 제 인생의 가장 큰 전환점이 바로 자퇴였어요.
저는 중학교 2학년 그러니까 15살이라는 굉장히 어린 나이에 학교를 나오게 됩니다.
자퇴하기 전까지 저는 정말 완벽한 모범생이었어요.
선생님이 내주신 숙제를 한 번도 빼먹은 적이 없고요.
개근상은 뭐 당연히 항상 탔고요.
그리고 반에서 성적도 좀 부끄럽지만 항상 1등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친구 관계도 되게 좋았어요.
진짜 매일매일 하교하는 친구가 바뀌었을 정도로 하은이랑 같이 집에 갈 사람을 놓고 경쟁을 했을 정도로 정말 친구가 많았습니다.
근데 이렇게 친구도 많고 재미있게 학교를 다니던 제가 왜 자퇴를 했을까?라고 지금쯤 아마 궁금해하실 거예요.
저는 학교가 싫어서 여기에서 빨리 도망치고 싶어서가 전혀 아니라.
학교 밖에서 더 많은 걸 경험하고 더 자유롭게 놀고 싶어서 자퇴를 결정을 하게 됐어요.
학교 생활이 즐겁긴 했지만 점점 제가 어딘가에 갇혀간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 생활을 하면서 나는 하고 싶은 것도 되게 많고 할 줄 아는 것도 되게 많은 아이인데,
학교가 나를 좀 사회가 원하는 단적인 인간상에 막 끼워 맞추려고 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너는 이렇게 커야 해라고 말이에요. 좀 답답한 느낌이 커져 왔습니다.
이제 그러던 중에 저희 엄마가 예전에 가볍게 던졌던 제안이 떠올랐어요.
이제 저희 엄마는 학교 밖 교육에 되게 관심이 많으셨었는데,
그래서 제가 중학교 입학할 때쯤 저한테
'야 너 학교 재미없어 답답해? 그 조금 답답해지면 너 그냥 홈스쿨링 해 그래도 넌 잘할 거야'
라고 가볍게 말을 했어요.
근데 그때는 저는 학교가 너무 재밌으니까 그 말을 흘려들었는데, 점점 학교 생활을 하면 할수록 그 엄마의 제안이 너무 매력적으로 다가오기 시작하는 거예요.
그래서 이제 부모님한테 제 의견을 말하고 대화를 하고 선생님과도 자퇴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점점 홈스쿨링에 대한 생각을 굳혀갔습니다.
'국영수사과'라는 딱딱한 틀에서 벗어나서 뇌과학, 우주학, 천문학, 지질학, 역사학 되게 멋있죠?
이런 좀 다양한 학문들도 공부를 해봤고요.
지금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해외로 봉사를 떠나서 아이들과 교류하며 경험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는 책을 정말 많이 읽었어요.
이것들은 모두 누가 커리큘럼을 저에게 짜서 이렇게 해라라고 던져준 게 아니라.
온전히 제가 고민하고 내가 뭘 할 때 즐겁지 뭘 하고 싶지라는 질문을 던져서 얻어낸 저의 선택의 결과물들이었어요.
누군가 앞에서 저를 선생님들처럼 이렇게 지도를 해주고 이 길로 가라라고 해주지 않는다는 점이
때로는 좀 무섭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혼자서 고민하고 선택을 했던 경험이 저를 엄청나게 정말 성장을 시켜줬던 것 같아요.
근데 그렇게 홈스쿨링을 한 1년쯤 했을까 어딘가 좀 허전함이 찾아오는 거예요.
분명히 잘 해내고 있는 것 같은데 내가 왜 허전하지라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니까 답이 나왔어요.
저는 혼자서 하는 것도 너무 좋지만 나를 이끌어주는 좋은 스승과 나랑 같이 같은 길을 걸어가는 또래 동료들 사이에서 한번 지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딱딱한 공부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 공부를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곁에서 함께 할 수 있는 곳이 어딜까?라고 생각을 해보니까 대학에 가자라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대학에 가서 더 깊은 공부들을 하고 그리고 저는 너무 놀고 싶었어요.
일단 그래서 저는 대입에 도전해야겠다는 목표를 세우게 됩니다.
중고등학교 6년의 과정을 단 1년 10개월 만에 3분의 1로 단축해서 끝내버렸습니다.
일단 중졸 검정고시, 고졸 검정고시 그리고 수능이라는 이 세 가지의 시험을 10개월 안에 싹 끝내버렸어요.
그랬지만 첫 번째 수능의 결과가 좀 만족스럽지 않더라고요.
제가 목표가 조금 높았거든요.
그래서 1년 후 다시 도전해서 17살에 수능을 한 번 더 봤고 괄목할 만한 좋은 결과가 나와서 18살의 나이에 남들보다 2년 빨리 18살 나이에 이제 대입을 끝내버렸어요.
사실 제가 이렇게 빨리 목표를 끝내서 좋은 대학에 가자라고 마음은 먹었지만 그 과정은 정말 사실 힘들었습니다.
누가 보면 제가 막 공부하는 기계처럼 저는 힘들지 않습니다. 저는 공부해 냅니다. 삐리리
이렇게 공부를 했을 것 같지만, 정말 힘들고 외롭고 고통스러운 순간들이 사실은 많이 찾아왔어요.
어느 날은 이제 6월 모의고사 다음 날이었나 제가 모의고사를 완전히 망친 거예요.
그래서 그 모의고사를 망쳤다는 스스로에 대한 분노와 또 이제 독서실에서 문제를 푸는데 진짜 더럽게 안 풀리는 거예요.
그 설움이 막 합쳐지니까 막 혼자서 독서실에서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문제집을 막 적셔가면서 공부를 했던 날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힘들고 외로웠던 순간들이 많았지만 그래도 끝까지 제가 이겨낼 수 있었던 이유는
공부를 하겠다는 저의 결정이 누가 시킨 게 아니라 온전히 제 선택이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누군가가 시킨 공부였다면 그 사람을 탓할 수 있잖아요.
저 사람이 나한테 하라고 했어 난 하기 싫어 안 할래 하고 회피할 수가 있지만, 내 선택이니까 할 말이 없는 거예요.
아니 지가 하겠다고 해놓고 지가 안 하겠다고 하면 또 웃기잖아요.
그래서 힘들 때도 '야 너 네가 하자고 한 거잖아 할 수 있어 너 그냥 해' 하면서 스스로에게 계속 되뇌면서 이겨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공부를 하면서도 내가 이 공부를 해서 얻고자 하는 게 뭔지 왜 하는지에 대한 거를 계속 정리해 보려고 굉장히 많이 노력을 했습니다.
종이에 직접 이렇게 적어보기도 했어요.
나는 어떤 일을 할 때 행복감을 느끼는가
그리고 그러려면 어떤 대학에 어떤 과에 가야 하는가
그리고 그 과에 가려면 나는 뭘 해야 되는가
이런 식으로 질문의 범위를 점점점점점점 좁혀가면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봤어요.
그랬더니 내가 지금 당장 뭘 해야 될지에 대한 답변이 도출이 되더라고요.
남이 시켜서 혹은 무엇에 대한 수단으로 막 억지로 한 타율적 공부가 아니라
이런 식으로 스스로에게 질문도 던지고 답하는 걸 반복하면서 선택한 진짜 공부였기
때문에 제 뭔가 삶의 방향키를 스스로 잡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또 철학과를 선택한 이유도 이런 질문과 답변의 결과였어요.
철학과라니 좀 특이하죠?
제가 어디 가서 저 철학과 다녀요 하면은 돌아오는 답변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일단 첫 번째는 순수한 옷 멋있다 하는 게 하나가 있고요.
너 그럼 취업은 어떻게? 나중에 치킨집 차릴 거야? 하는 반응이 하나 있습니다. 좀 슬퍼요.
흔히 철학과라고 하면은 뭔가 점수 맞춰서 가는 과 뭐 혹은 취업이 안 되는 과라는 인식이 좀 많지만
저의 경우에는 진짜 철학이 좋아서 철학을 하고 싶어서 철학과에 진학한 케이스였습니다.
저는 이제 어렸을 때부터 책을 정말 많이 읽어왔었는데요.
그래서 입시 공부를 할 때도 곁에서 책을 놓지를 않았어요.
그래서 어느 날은 제가 자주 가던 아파트 내 도서관에서 철학책을 한번 빌려볼까라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진짜 더럽게 재미없어 보이긴 하는데, 그래도 좀 공부하면서 교양도 쌓고 멋있는 척 좀 해보자 해서 빌려서 읽었어요.
근데 생각보다 너무 재밌는 거예요.
일단 정답이 없기에 스스로 계속 질문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점이 진짜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그 이후로는 철학서를 더 많이 읽으면서 내가 이거를 대학이라는 곳에 가서 더 제대로 더 깊이 그리고 더 재미있게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철학과를 목표로 하고 1년 내내 공부를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좋은 철학과에 합격을 했죠.
그렇게 대학에 들어가니까 철학 공부는 물론 어렵긴 해요.
물론 어렵긴 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재밌었어요.
일단 저희 과 특성상 교수님의 뭔가 말을 일방적으로 수용하기보다는 계속 질문하고 토론하고 대화하면서 진행되는 수업이 많다는 게 너무 좋았고 일단 정답이 없으니까 제가 어떤 의견을 제시해도 틀리지가 않는 거예요.
너 틀렸어라는 말을 듣지 않을 수 있는 과라는 게 너무 좋았습니다.
대학에 와서 만난 저랑 되게 친한 경영학과 동기 언니가 있는데요.
언니는 저랑은 좀 다르게 완전 흔히 말하는 엘리트 코스를 밟고 자란 사람이었어요.
강남 8 학군에서 태어나서 정말 최고의 지원과 최고의 교육을 받으며 계속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다가
내내 목표로 하던 연세대 경영학과에 입학을 한 거죠.
근데, 언니는 막상 입학하고 나니까 내가 뭘 해야 될지 모르겠다며 그냥 무너져버렸습니다.
그냥 부모님이 원하는 것, 부모님의 목표를 내 목표라고 생각을 하고 자라오니까
'나는 뭘 좋아하지? 나는 뭘 하고 싶어 하는 거지? 그걸 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지?'
라는 생각을 한 번도 안 하고 자라온 거예요.
그러니까 대학에 오자마자 그 무력감 그리고 우울감으로 무너져 버린 거죠.
너무 안쓰럽지 않나요?
그래서 저는 이 언니처럼 무너지기가 정말 죽기도 싫었습니다.
그래서 대학에 오고 나서도 지금까지도 스스로에 대한 질문을 계속계속 던지고 있어요.
어떤 대학에 와서 뭘 하는지도 물론 중요하지만, 입시 시기에 공부를 하면서 스스로에 대해서 계속 질문을 던지고 내 자신에 대해 파악하고자 하는 연습을 했던 게 제 대학 생활에도 현재에도 정말 큰 도움이 됐다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이제 저는 저희 엄마가 했던 얘기를 하나 들려드릴까 하는데요.
지금 앞에서 저를 아주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네요.
엄마는 나중에 네가 무슨 직업을 가지는지는 진짜 전혀 상관없어.
근데 어떤 일을 하든 그 일 속에서 너가 스스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
그리고 책을 읽는다는 거는 그 행복을 찾는 데 되게 큰 조력자가 돼.
너가 고전 문학을 읽으면서 쉬는 포클레인 기사가 되든, 심리학 책을 읽으면서 머리를 만지면서 고객의 마음을 확 기가 막히게 위로해 주는 미용사가 되든 말이야
'내 삶을 책임져주는 삶이 없다. 오직 나밖에 없다'
라는 사실이 때로는 좀 압박감으로 다가오기도 했어요.
하지만 저는 제가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할 때 행복을 얻는지를 알고 있기에 제 인생을 사는 게 전혀 두렵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요. 여러분 역시
자신의 인생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좀 던져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어요.
남이 시켜서 혹은 남들 다 이렇게 사니까 물 흐르듯이 살아가니까가 아니라
내가 진짜 진심으로 열망하고 내가 원해서 사는 삶은 정말 짜릿하거든요.
그래서 질문을 던져서 어떤 자기의 목적지가 생긴다면, 그걸 향해서 인생에 한 번쯤은 정말 미친 듯이 몰입해서 빠르게 그 목표를 한번 쟁취해 보라고도 권하고 싶어요.
남들은 모두 천천히 가도 돼, 너는 천천히 가도 괜찮아.라고 말하지만
저는 반대로 조금은 빨라도 괜찮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거든요.
뭔가 공부를 배움을 선행하는 게 아니라. 자기에 대한 스스로에 대한 파악을 선행하는 거는 저는 인생에 있어서 정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여러분 모두 자신의 삶의 주인이 되어서 주도권을 딱 쥐고, 스스로의 길을 선택해 나간다면
분명히 어느 순간에는 목적지에 도달해 있는 멋진 여러분 자신의 모습을 발견해 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강연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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