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러분은 미식가이신가요?
- 나는 라면에 대한 내 취향이 뭔지 알고 있고 라면에 대한 평가 기준이 있다
- 봤더니 향이 아주 좋고 돼지고기인데 등심에 마블링이 쫙 있는 그런 돼지 품 미식가가 되어보는 건 어떨까요?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딱 두 가지만 하시면 됩니다. 먼저...
여러분은 미식가이신가요?
먼저 미식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한번 살펴보고자 합니다.
미식을 실제 좀 고급스러운 음식 경험으로 정의하는 경우도 있고요.
좀 정교한 예술의 어떠한 장르로 정의하기도 하고요.
또 음식을 좀 뭐라고 그럴까요? 그~ 맛을 감상하는 미각과 취향으로 정의를 하기도 합니다.
이런 다양한 정의들 중에서 오늘은 좀 어려운 용어이긴 한데요.
소피스티케이션 우리말로 정확하기가 좀 정확하게 번역하기가 조금 어려운 단어인데요.
아마 가장 비슷한 우리말로 번역을 하자면 아마 세련됨이라고 하는 단어인 것 같습니다.
그 친구는 티셔츠를 고르는 취향이 좀 세련되었는데라고 할 때 그 세련이라고 하는 이 단어가 딱 이 소피스케이션이라고 하는 단어입니다.
그러니까 자기한테 잘 어울리는 티셔츠가 뭔지 잘 알고 어떤 상황에 어떤 티셔츠를 입고 나와야 하는지를 잘 안다라는 거죠.
여기서 '세련된다'라고 하는 것은 꼭 비싸고 고급스러운 티셔츠를 입는다는 것은 아닙니다.
즉 이 관점에서의 미식
즉 음식에서의 세련되었다라고 하는 것은 내 입맛에 맞는 음식이 무엇인지 어떤 요리를 할 때 어떤 식재료를 써야 하는지를 잘 아는 것 그게 음식에서 세련된 것이고 그게 미식이라고 하는 것이죠.
그럼 여기에서 우리 여기 오신 분들에게 질문을 한번 던져보도록 하겠습니다.
나는 과연 미식가일까? 우리 서울대학교 푸드 빈스 랩에서는요.
내가 특정 식재료에 대해서 세련된 사람인지 즉 자신이 미식가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었습니다.
사실 좀 복잡한 내용이긴 한데요.
오늘 세바시에서는 조금 간단하게 판단할 수 있는 세 가지 기준으로 준비를 해봤습니다.
이 기준으로 여러분이 특정 식재료에 대해서 세련된 소비자, 즉 미식가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먼저 이번에는 커피에 대해서 한번 이 기준을 던져보도록 하겠습니다. 한번 같이 한번 고민해 보시죠.
첫 번째 나는 커피에 대한 내 취향이 뭔지 잘 알고 있고 내 나름의 평가 기준이 있다.
한번 자기 자신에게 한번 질문을 던져보십시오.
두 번째 나는 커피에 대해 다양한 경험을 해봤다. 어떤가요?
세 번째 나는 커피에 대한 경험과 의견을 내 지인들과 함께 나눈다.
대화를 나눈다라거나 SNS에 내 의견을 올린다라거나 댓글을 해서 이야기를 나눈다라거나
이 세 가지 기준에 대해 만약 여러분들께서 대체로 '난 좀 그런 것 같아' 라고 여러분들이 대답을 하셨다면 아마 여러분은 커피에 대해서 상당한 미식가적 경지에 올라 있다고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겁니다.
어떠신가요?
여러분이 커피에 대해 미식가가 만약 좀 아니라고 판단을 하셨다고 해서 조금 실망하셨나요?
굳이 뭐 특별히 실망하실 필요도 없습니다.
예컨대 어떤 사람이 커피에 대해서 미식가가 아니라고 할지라도 다른 품목
예컨대 사과라거나 쌀, 소고기, 와인, 라면, 특히 라면에서도 충분히 미식가가 될 수가 있습니다.
그러면 이런 세련된 미식가가 있는 게 왜 중요할까요?
세계적인 석학 하버드 비즈니스쿨의 마이클 포터에 의하면 특정 품목의 구매자의 세련된 구매자의 그 비중이 높을수록 그 나라에서 그 해당 품목 산업의 경쟁력이 발전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수요가 그 나라의 수요가 더 세련될수록, 공급 쪽이 그 세련된 수요를 맞추기 위한 더 뛰어난 상품을 출시하기 위해서 서로 경쟁을 해야 하는 그런 상황이 벌어지게 되는 거죠. 그 와중에 전반적인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다는 겁니다.
위에 던졌던 이 세 가지 기준을 한번 이번에는 라면으로 한번 바꿔서 생각을 해보도록 합시다.
첫 번째 나는 라면에 대한 내 취향이 뭔지 알고 있고 내 나름의 이 라면에 대한 평가 기준이 있다.
자기 자신에 한번 던져보십시오.
두 번째 나는 라면에 대해 다양한 경험을 해봤다.
세 번째 나는 라면에 대한 경험과 의견을 내 지인들과 다양하게 나누어 봤다. 나누고 있다.
어떻습니까? 아까보다 조금 더 긍정적으로 답변을 하셨습니까?
사실 저희 서울대학교 푸드 비즈니스 랩에서는요.
실제로는 좀 더 복잡하긴 했지만, 이 세 가지 기준을 국내 소비자 1,500여 명에게 실제 물어보고 그분들의 수년 동안의 라면 구매 영수증, 실제 라면을 구매했던 영수증들을 수집해서 분석을 했었어요.
그랬더니 굉장히 흥미로운 현상을 알아낼 수 있었습니다.
라면에 있어서 미식적인 경향이 높은 분들일수록 같은 기간 동안 라면 구매액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더 크게 관찰이 됐고요.
또 라면을 더 다양하게 구매 하고 있었고, 또 신제품 라면이 출시되었을 때 그 신제품 라면을 구매할 확률이 유일하게 더 높다는 것을 저희들이 발견하였습니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나요?
라면 미식가분들이 라면 산업의 성장, 라면 산업의 경쟁력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는 거지 예상해 볼 수 있는 것이요.
이 기준을 한국의 소비자, 일본 중국 미국 유럽 등의 전 세계 어느 국가의 소비자에게 조사를 해보더라도
아마 이 라면에 대한 이 미식가적 경향은 아마 우리나라가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가장 높게 나올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여러분도 동의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지금 전 세계 라면 시장을 우리나라 라면 기업들이 휩쓸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우리나라 라면 제조사들이 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는 것은 실은 여기 계신 분들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세련된 라면 미식가들이기 때문인 겁니다.
우리나라 라면 제조사들이 라면 미식적 경향이 높은 한국 소비자들 입맛에 맞추다 보니 어느새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그런 라면을 생산하는 나라가 되어버린 거죠. 믿기지 않겠지만 그게 사실입니다.
토마토로도 한번 해봤는데요.
토마토에 대한 미식적 경향이 높은 이 사람들이 토마토에 대한 지출도 더 크고 즉 더 많이 구매한다는 얘기가 되겠죠.
더 다양하게 구매하고 새로운 품종의 토마토가 나오면 그 새로운 품종에 대한 이 토마토의 탐색적 구매도 더 많이 한다는 것을 저희들이 통계적으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즉 토마토 산업의 발전도 이런 미식가들이 이끌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소고기만큼은 아니지만 최근에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미식가적 성향을 보이기 시작한 품목이 있는데요.
그게 돼지고기입니다. 돼지고기 이야기를 조금 해보려고 합니다.
2010년대 중반에 우리나라에 이베리코 돼지고기가 들어왔습니다. 기억하시나요?
네 스페인의 토종 흑돼지죠.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먹어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깨닫게 됩니다. 돼지고기에도 품종이 다르면 맛이 다를 수 있구나라는 것을 그때 이제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이베리코 돼지고기가 들어와 가지고 우리나라의 돼지고기 시장을 빠르게 양분하기 시작합니다.
고급육 시장을 이베리코가 장악을 하고 자연스럽게 우리나라 한도는 일반 중저가 시장의 포지셔닝을 하게 된 겁니다.
지금부터 제 스토리인데요.
어느 날 우리나라의 모 국가기관에서 저를 찾아옵니다.
그리고 저한테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교수님 큰일 났습니다. 우리나라 돼지고기 시장이 이러다가 이베리코 돼지고기 때문에 망할 것 같아요." 이러는 겁니다.
그러면서 이베리코에 대항하기 위해서 우리가 우리나라가 뭘 해야 하는지 좀 제안을 해 주세요라고 저한테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우리나라에서 이베리코 돼지고기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RND 전략을 제가 짜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제주도에 갔었는데 그때 우리나라 제주도 흑돼지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매력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주도 흑돼지도요. 사실은 개통이 사실은 굉장히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우리나라 진짜 재래돼지의 특성을 갖고 있는 것은 그 특유의 육향과 진한 맛이 있어가지고요.
'이거면 이베리코 돼지랑 경쟁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제가 그때 이제 하게 되었죠.
그래서 그때가 2018년이었습니다.
송훈 셰프님이라는 분을 제가 찾아갔습니다.
당시 이 송훈 셰프님이 식재료를 한참 연구 중인 분이셨어요.
제가 제주도에서 흑돼지를 찾아다니다가 우리나라의 재래 흑돼지의 유전적 특성을 물려받은 난축맛돈이라고 하는 이 흑돼지 품종을 알게 되었습니다.
봤더니 육향이 아주 좋고 좀 믿기지 않으시겠습니다만 돼지고기인데 등심에 마블링이 쫙 끼는 그런 특성을 가지고 있는 그런 돼지 품종입니다. 게다가 생산성도 좀 굉장히 좋은 그런 특징을 가지고 있어가지고요.
제가 소원 셰프님한테 이 돼지 품종을 소개 시 소개해드리면서 이 돼지고기로 이베리코를 극복할 수 있는 멋진 메뉴로 꼭 개발해 달라고 부탁을 당시 이제 드렸습니다.
그래서 송 셰프님께서 이 돼지가 뭔가 싶어 가지고 제주도에 내려가셔서 이 돼지고기를 가지고 연구를 하셨습니다.
이 돼지를 가지고 송 셰프님이 이러한 육질의 특성을 잘 활용해서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셔 가지고 크게 성공을 하시게 됩니다.
그렇게 이 난축맛돈을 이베리코와 대등한 수준의 고급 돼지고기로 소비자의 인식 수준을 이렇게 올려놓으시는데 이제 성공하시죠?
그래서 이제 난축맛돈은 국내 고급 식당의 고급 식재료로 취급받게 되었습니다.
그런데요. 이 애초에 이 난축맛돈이라고 하는 품종의 돼지는 잘 알려져 있지가 않아 가지고요.
당시 제가 처음에 이 제주도에서 쭉 돌아다니면서 품종들을 알아보고 다녔을 때 고작 1개의 농장에서 2천 마리밖에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좋은 식재료로 알려지기 시작을 하니까 이제는 8개 농장에서 6800마리로 오히려 개체 수가 늘어났습니다.
그리고 내년에는 1만 마리로 개체 수가 더 늘어난다고 지금 예상되고 있습니다.
4 ~ 5배가 늘어난 거죠. 재미있지 않습니까? 그렇죠?
식재료로 더 많이 쓰니까 오히려 개체 수가 더 늘어나는 겁니다.
이렇게 셰프님도 잘 됐고 생산자분들도 또 돈을 더 많이 벌게 되면서 산업 자체도 성장하고 발전하게 되는 겁니다.
다 잘 된 거죠.
이렇게 말씀을 드리니까 교수님도 돈 많이 버셨어요? 이렇게 하는데, 네
저는 다 잘 돼서 저는 기쁩니다.
여기서 핵심은 뭐냐면요.
이베리코를 거쳐서 난축맛돈이 알려지면서 돼지고기에 미식을 하는 소비자들이 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분들이 우리나라의 제주도에 있는 재래돼지, 경북에 있는 경북형 재래돼지, 버크쇼 버크쇼 케이, 우리 흑돈 등의 이런 다양한 품종의 돼지고기들을 시도하고 계시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고급 시장을 차지하고 있던 스페인산 이베리코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자연스럽게 떨어졌습니다.
놀랍지 않습니까?
소비자들의 이런 미식 생활이 국내 돈육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또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된 것입니다.
이 돼지고기들은 육향이라거나 맛의 측면에 있어서 서로 굉장히 다릅니다.
여기 계신 분들, 꼭 자신의 그 취향에 맞는 그 돼지고기를 찾는 미식 생활을 해보시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매일 먹습니다. 누구나 하루에 두세 끼는 꼭 먹죠.
이왕 먹는 거 농업의 발전, 식품 산업의 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는 그런 미식가가 되어보는 건 어떨까요?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딱 두 가지만 하시면 됩니다.
먼저 관성적으로 습관적으로 구매하던 것을 바꿔보는 겁니다.
쌀도 한번 매번 드시는 거 드시지 말고 다른 쌀로 한번 바꿔보세요.
커피도 매번 드시는 거 드시지 말고 한 번 다른 커피로 한번 바꿔서 드셔보시는 겁니다.
고급을 사서 드시라는 의미가 아니라 탐색적 구매를 해보시라는 거죠.
그러면서 각 식재료별로 내 취향이 뭔지, 우리 집 아이들의 취향이 뭔지를 찾는 그런 모험을 떠나보시라는 겁니다.
그리고 그 다름을 즐겨보십시오. 그게 바로 미식의 시작입니다.
둘째, 미각적으로 뭔가 다른 걸 느끼셨다면 그 다름이 어디서 오는지를 한번 찾아보시는 겁니다.
요즘 인터넷에서 이런 정보들을 너무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에
품종이 달라서 이 맛과 향이 다른 건지, 재배 방법이 달라서 다른 건지, 산지가 달라서 다른 건지
그걸 찾아보고 이해하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그럼 그냥 그렇게 하기만 하면 되는 겁니다.
이게 바로 미식입니다.
그리고 좋은 게 있으면 주변 사람들이랑 이야기를 나누면 되는 겁니다.
그러면 산업이 발전합니다.
놀랍지 않습니까?
미식이 세상을 바꿉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