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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바시 1368회 | 품위, 디지털성범죄에서 벗어나는 지름길 | 김영서 ‘눈물도 빛을 만나면 반짝인다’ 저자, 상담사

품위, 디지털성범죄에서 벗어나는 지름길

 

 

  • 내 가족이나 내 자녀가 불법 촬영의 피해를 입게 되었을 때를 상상해 보실 수 있나요?
  • 가족이 볼까 지인이 볼까? 직장 동료가 보게 될까?
  • 가해자 범죄자가 부끄러워하고 숨어 들여야 합니다.
  • 당신이 숨어야 할 이유가 하나도 없어요.
  • 특히 이건 꼭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당신 혼자가 아니란 걸 곡 알아야 해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김영섭입니다. 

저는 상담과 성폭력 예방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저는 '눈물도 빛을만나면 반짝인다'라는 책의 저자로 이 자리에 섰고, 성폭력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어떻게 하면 잘 들을 수 있을지 세 가지 소개해 드렸었는데요.

영상이 나간 후에 많은 시민들이 교육 현장에서 저를 만나시면 저에게 나 그 세 가지 다 기억한다고 하면서 와서 말씀해 주시곤 해요.

성폭력은 성의 문제가 아니고 폭력의 문제죠. 

왜는 피해자를 이해하기 위해서만 사용하고, 성폭력과 관련된 기사나 불법 촬영물은 포르노물 아니다 맞죠?

이렇게 쭉 말씀해 주시곤 해요. 

네 기억하시나요?

작년에 그뿐 아니라 한 친족 성폭력 피해자께 굉장히 감동적인 메일도 받았습니다.

본인도 저처럼 친아빠에게 성폭력을 당했었는데, 자신을 보호하기는커녕 비난했던 엄마가 어느 날 갑자기 전화로 이렇게 말씀하셨답니다.

아무개야 내가 세바시에서 김영서라는 사람 말을 들었는데 '너한테 미안하다'고 하셨답니다.

 

 

요즘 디지털 성폭력에 대한 뉴스 많이 들으시죠? 네 

특히 10대 20대의 디지털 성폭력 피해가 심각한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요.

2020년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에 지원했던 피해자의 45% 이상이 10대와 20대였다고 합니다.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절반이 10~20대

 

저도 10대 20대 시절을 성폭력 피해로 참 힘들게 보냈기에 모른 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디지털 성폭력 피해자들이 저처럼 혼자 힘든 시간을 보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도 그렇게 도와주실 수 있나요? 

 

 

지금 우리가 기억하고 실천할 수 있는 것 몇 가지 이야기 나누고 싶은데요.

먼저 첫 번째 불법 촬영 문제가 발생하게 된 것은

피해자 때문이 아니라 가해자 때문에 발생한 범죄라는 사실을 우리 모두 정확히 알았으면 합니다.

불법 촬영물 속 피해자에 대한 편견을 좀 갖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피해를 입은 당사자들부터 사실은 내 잘못이 아니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요.

그렇게 하기 위해선 우리의 시선이 바뀌어야 합니다.

그들 스스로 '내 잘못이 아니야'라고 하는 건 어려워요.

우리부터 피해자들에 대한 편견을 거두어 줄 때, 우리가 디지털 성폭력 피해자의 심정을 다 이해하지 못하지만,

찍힌 것이 잘못이 아니라는 걸 분명하게 이해해 줄 때, 피해자들은 스스로 아 내 잘못이 아니다 그런 시선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가해자가 불법 촬영을 한 것이 이 범죄의 시작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맞죠? 네 그 비난을 받아야 하는 것, 그 수치심을 끌어안아야 되는 건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입니다.

요즘 시대는 누구나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잖아요.

인터넷을 매일매일 사용하시죠. 

디지털 성폭력의 피해자가 되는 것도 가해자가 되는 것도 이러한 환경에서는 너무 쉬운 겁니다.

불법 촬영물 속 피해자들에 대한 소비도, 비난도 멈추어 주셨으면 하고 간절히 바랍니다.

불법 촬영 범죄의 시작도 책임도 모두 가해자의 몫입니다.

 

 

여러분 혹시 내 가족이나 내 자녀가 불법 촬영의 피해를 입게 되었을 때를 상상해 보실 수 있나요?

나의 사적인 영상, 나의 사적인 정보들이 불법으로 유통되고 촬영된 것이 나누어지고 공유되면서 그 피해 촬영물로 가해자들한테 협박을 받는다면 어떠실 것 같으세요? 네

그 촬영물을 가족이 볼까, 지인이 볼까, 직장 동료가 보게 될까 굉장히 두렵겠죠.

그 누구보다 사실은 가까운 사람 가족에게 말하고 도움을 받고 싶은데, 그 10대들은 특히 부모님한테 혼날까 봐 말을 못 해요. 그래서 그 범죄가 더 커지는 거예요. 

더 유포되고 그런 상황에서 골든타임을 놓친 채로 그 사건이 나중에 부모님이 알게 되는 경우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가해자가 온라인 그루밍이나 협박을 해서 피해를 당한 10대들을 만날 때, 부모님들께서는 제발 잠깐 화를 참아주세요.

그 화는 저희 상담자들하고 이야기 나눠주시고, 사실 그 화는 피해자인 아이에게 갈 게 아니라 가해자에게 가해자에게 퍼부어야 하는 것입니다.

오늘 제가 특별히 10대 디지털 성폭력 피해자들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2020년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의 지원 통계를 보고 깜짝 놀랐기 때문입니다.

 

디지털 성범죄 10대 피해자 수 약 3.8배 증가

 

그중 10대 피해자는 2019년 대비 약 3.8배나 늘었습니다. 놀랍지 않으십니까? 

어머님, 아버님, 선생님 그리고 주변에 아동 청소년들을 지원하는 여러 선생님들 부탁드립니다.

혹시 내가 보호하거나 가르치는 청소년 아동들이 디지털 성폭력을 당했을 때,

화내거나 야단치기 전에 서둘러 모니터링과 삭제 지원을 위한 지원 신청과 경찰의 도움을 요청하시기 바랍니다.

말해줘서 고맙다고 말해 주시고, 함께 해결해 나가자고 용기를 주시고, 엄마 아빠는 피해물을 확인하지 말아주세요.

경찰과 삭제 지원자들이 확인하도록 해주세요.

피해물을 직접 보시면요 굉장히 힘드실 수 있어요.

피해물을 보는 순간 부모님들도 트라우마를 겪으시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그거는 그 일을 담당하는 사람들에게 넘겨주세요.

 

찍힌 것이 잘못이 아니고, 찍힌 것이 범죄도 아닙니다.

 

부모님들의 걱정 어린 야단이 무서워서 지원을 받아야 할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으니 평소에 어떤 일이 있더라도 부모님은 자녀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최선을 다해 도울 거라는 믿음을 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이건 꼭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10대들의 경우 피해 촬영물을 본인이 직접 찍어서 가해자에게 보냈더라도, 그것은 성폭력 처벌법에 의해서 가해자의 잘못으로 피해자인 아동청소년의 잘못이 아니라 가해자의 잘못으로 처벌을 받습니다.

그러니까 꼭 경찰에 신고하고 도움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요즘은 사실 부모님들께서도 화내고 야단치기보다는 이야기해 주어 고마워하시면서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시는 부모님들도 계십니다.

힘드실 겁니다. 

그 힘든 마음은 저와 같은 상담자들과 차차 풀어가 주세요.

지금 사실 가장 힘든 사람은 그 피해 당사자입니다.

 

첫째,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의 잘못입니다

 

불법 촬영은 찍은 가해자의 잘못입니다. 찍힌 피해자의 잘못이 아닙니다.

정확히 기억하고 그분들을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둘째, 디지털성범죄, 지원기관들이 있습니다

 

두 번째 디지털 성폭력 피해가 발생했다면 디지털 성범죄를 지원하는 여러 정부 기관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먼저 피해 사실을 알게 되면 피해 촬영물을 꼭 확보해 주세요.

이미 유포가 되었다면 인터넷 주소창에 있는 URL을 확보해 주세요.

유포 현황에 대해 모니터링과 삭제 지원을 받기 위해서 꼭 필요한 정보입니다.

 

경기도는 지자체에서 처음으로 경기도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원스톱 지원센터가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피해 상담을 비롯해 전문적인 지원을 무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

피해 촬영물 삭제, 모니터링 그리고 법률 지원, 수사 지원, 의료지원, 연계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요.

경기도에만 있는 안심지지 동반자 프로그램을 통해서 수사 및 연계 지원 과정에서 상담사와 동행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꼭 기억해 주세요. 

이것은 내가 피해를 입었을 때뿐 아니라 내 주변에 다른 사람이 혹시 다른 사람이 디지털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는 걸 알게 됐을 때 도움을 주시기 바랍니다.

전 국민을 위한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와 경기도민을 위한 경기도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원스톱 지원센터 그곳 외에도 전국에 7곳의 디지털 성범죄 특화 상담소가 운영되고 있다고 합니다.

혼자 두려워하지 마시고요. 

나를 지원해 줄 사람이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해 주세요.

피해를 인지하고 피해에 대응해 나가기 시작할 때 정말 힘들 수 있거든요.

그 시간을 조금이라도 수월하게 건너기 위해서 소개해 드린 상담 기관을 통해서 꼭 상담, 사람을 만나서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왜 그러냐면요. 온라인상에서 내가 살아있는 내가 정말 그냥 피해물처럼 사람처럼 대우받지 못한 경험을 했기 때문에 저는 현장에서 현실에서 사람을 통한 온기를 충분히 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사람의 온기를 만나시기 바랍니다. 

지원 기관들을 통해서 성폭력 피해자들에 대한 의료지원이나 심리상담 지원을 받아서 본인을 꼭 돌보시기 바랍니다.

내 피해물을 삭제해 보겠다고 집에 콕 박혀가지고 피해물을 피애몰들이 굉장히 난무하는 사이트들을 돌아다니며 피해자들이 그 피해물 찾거든요.

그러지 않으셨으면 좋겠고요. 

초록빛 숲길을 거닐고, 학교를 다니시던 분은 학교를 다니시고, 직장을 다니시던 분은 직장을 다니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가해자 범죄자가 부끄러워하고 숨어 들여야 합니다.

당신이 숨어야 할 이유가 하나도 없어요. 

그리고 학교나 직장에서 누군가 저 사람 그런 피해물 나 봤어 이렇게 수군거리는 목소리를 듣는다면 그것에 대해서 문제 지적을 해주시고, 당당하게 멋지게 목소리를 내어주세요.

칸트는 이런 말을 했대요. 

 

"품위는 타인의 운명에 동참하는 것이다"

 

품위는 타인의 운명에 동참하는 것.

 

 

저는 디지털 성폭력 피해자들을 상담하면서 어떤 마음으로 이 일을 하고 이 강의를 하냐면요.

그들의 운명에 동참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그들만의 불행으로 바라보고 저 사람들을 어떻게 어떡하지? 이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운명에 동참하는 심정으로 인간의 품위를 지켜주세요.

 

셋째, 인터넷, 스마트폰 사용자 누구나 위험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디지털 성폭력은 저 멀리 누군가 재수 없는 사람들의 일이 아닙니다.

 

우리처럼 스마트폰을 쓰고, 인터넷을 매일 한 번씩 한 번 이상씩 다 쓰죠?

그러는 사람들은 이 범죄에 노출되기가 너무 쉽습니다.

피해자도, 가해자도, 사실 범죄인지도 모르고 쉽게 그런 피해물들을 보는 사람들도 있거든요.

이제부터는 우리 품위 있게 그걸 멈춰주자고요. 

 

 

제발 다짐하고 불법 촬영물을 공유하고 퍼 나르고 보는 행동을 멈춰주세요.

이 다짐과 실천은 근데 어떤 사람들이 해야 될까요?

스마트폰 있으신 분 매일 나는 인터넷 한번 이상 쓴다. 우리 모두 이 다짐과 실천을 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저랑 손가락 걸고요. 정말 약속 한번 해주세요. 그리고 네 약속하시는 거죠? 네 약속 꼭 해 주시고요. 

 

이제 이 약속을 해주신 분은 또 주변에 두세 분에게 제가 앞에 말씀드렸던 것을 기억하고 이야기 나눠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품위 있는 당신이 되어주세요. 

피해 촬영물 속에 갇혀 있는 피해자들의 운명을 동참하는 마음으로 그들이 그 피해 속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말입니다.

내가 사용하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이 타인의 피해물을 퍼뜨리는 도구가 되지 않도록 해주시길 다시 한 번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역사학자 '티모시 같은 에쉬'는 이런 말을 했대요. 

 

 

인터넷은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하수구라고 했답니다.

'인터넷이요 거대한 하수구가 되느냐? 이 팬데믹 시대에 서로의 온기를 연결해 주는 통로가 되느냐?'는 누구에게 달렸죠?

나 우리에게 달려 있습니다. 

나부터 우리가 피해물에 대한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피해자에 대한 편견을 걷어내고 디지털 성폭력 문제에 함께 대응해 나간다면 피해자들이 조금 더 힘을 내고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저는 이번 강의를 준비하면서요. 며칠 전에 작년에 제가 한 유튜브 영상에서 인터뷰했던 디지털 성폭력 피해자를 다시 만나고 왔습니다.

 

 

몇 년이 지났지만 그녀에게 디지털 성폭력은 늘 현재 진행형이라고 했습니다.

씩씩하게 상담도 받고, 본인의 일상을 읽어가는 모습을 보고 참 기쁘고 대견했지만,

피해를 겪은 후 어떻게 그 힘든 시간을 건너왔고 건너고 있는지 그분께 제가 물었습니다.

 

그분은 이렇게 말씀해 주셨어요. 혼자였다면 그 힘든 시간을 절대 못 견뎠을 거예요.

지원해 주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낼 수 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꼭 도움을 받으라고 말하고 싶어요. 

또 한 가지 부탁이 있어요. 판사님들께서 법정에 있는 가해자만이 아니라 영상 속에 있는 피해자도 살아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판결을 내려주시면 좋겠어요라고 하시더군요.

그분도 자신이 디지털 성폭력의 피해자가 될 거란 생각을 못하고 살아왔지만 피해자가 된 후 

디지털 성폭력 피해자 지원센터에서 모니터링과 삭제 지원을 받고 있고, 적극적으로 수사해 주는 수사관을 만났고, 지속적으로 심리상담을 받으며 함께해 주는 사람들을 통해 그 힘든 시간을 지나고 있습니다.

꼭 기억해 주세요. 

디지털 성폭력 피해를 입었을 때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당신의 어려움을 함께 해결해 나갈 지원기관에서 당신의 운명과 함께하기 위한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네 기억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