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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바시 1366회 | 대학생활을 모르는 20학번 대학생이 '나다움'을 찾는 법 | 서지원 중앙대학교 물리학과 2학년

대학생활을 모르는 20학번 대학생이 '나다움'을 찾는 법

 

 

  • 어떤 친구들은 영어를 굉장히 잘하는데도 트라우마를 가지고 살기도 합니다.
  • 교육은 분명히 모르고 부족한 것을 배우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인데 우리나라 교육과 사회는 오히려 방해하고 있지 않나요?

 

 

코로나 학번이라서 불쌍하다고요? 아뇨 나답게 잘 살고 있어요 왜냐하면요

 

 

 

안녕하세요. 

나다움 

서지원 다움이란 어떤 것일까요?

 

나다움이란


살아가면서 나라는 존재는 계속 변합니다. 

1년 전에 저도 지금과는 다르고 이 강연이 끝난 후에도 변화된 지점이 분명히 있을 거예요.

그래서 나다움은 계속 추가되고 재정이 될 수밖에 없어요.

나다움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입니다. 정답도 없습니다.

하지만 나다움을 찾는 지름길은 있습니다.

나에게 무엇이 재미있는지를 찾는 것이죠.

그리고 저에게는 재미있는 것을 찾는 기술이 있습니다.

 

 

20학번을 코로나 학번이라고 부르죠. 

저도 작년에 딱 두 번 학교에 갔어요.

신입생 1년을 집과 집 주변에서만 생활했습니다.

집안의 요소들이 한정적이다 보니까 무료하고 무기력하게 되더라고요.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대학 홈페이지를 보다가, 겨울방학 때 학교에서 운영하는 영어 클리닉 수업을 듣게 됩니다.

저는 영어로 말해본 적이 거의 없어서 30분 동안 자유 주제로 영어 대화를 한다는 것이 굉장히 걱정됐어요.

실제로도 서툴렀고 잘하지 못했습니다.

원어민 교수님들께서 저에게 뭐라고 하셨을 것 같으세요?

아무 말도 안 하셨습니다. 재촉하거나 지적하지 않으셨어요.

가끔 핵심적인 오류만 정정하시고 기다려 주시더라고요.

그랬더니 제가 틀릴까 봐 주춤하기보다는 점점 생각나는 대로 말하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에는 제가 클리닉 수업 마지막 학생인 거예요.

교수님께서 이후 일정이 없으셔서 계속 줌으로 신나게 대화를 한 거죠.

어려운 단어가 생각이 안 나면 쉬운 단어들의 나열 몸짓까지 동원해 가면서 했어요.

영어 자유주제 대화가 얼마나 가능할 것 같으세요? 저는 그날 무려 6시간 동안 했습니다. 

끝나고 나니까 머리가 너무 띵한 거예요.

저는 컴퓨터를 오래 집중해서 보는 게 힘들어서 항상 중간에 쉬곤 하는데 한 번도 물을 마시거나 화장실을 가지 않았던 거죠.

굉장히 어설픈 영어였지만 클리닉을 시작할 때의 걱정이 무색하게 열등감 초조함, 두려움을 느끼지 않았습니다.

교수님들께서 기다려주신 것도 있지만 두려움은 분명히 감정적인 것이어서 단시간에 바뀌지 않죠.

 

 

저는 어떻게 서투른 영어로 즐겁게 영어 대화를 했을까요?

교육은 분명히 모르고 부족한 것을 배우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인데 우리나라 교육과 사회는 잘하지 못하면 두려움과 열등감을 느끼게 합니다. 모른다는 것에 대해서 노력이 부족하다고 죄책감을 느끼게 하죠.

어떤 친구들은 영어를 굉장히 잘하는데도 억압적으로 공부했던 기억 또는 지적을 지속적으로 받았던 기억에서 트라우마를 가지고 살기도 합니다.

저는 그런 상처가 없었죠. 

 

 

그러고 보면 저는 고등학교 때 한 가지 정답이 아닌 각자의 개성과 생각이 존중되는 학교에서 생활했어요.

그리고 그것이 제가 영어 말하기를 도전하고 즐길 수 있었던 밑바탕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 때의 경험은 제 전공 선택에도 영향을 미쳤어요.

여러분 제가 어떤 학과일 것 같나요? 사회학이요?

저는 현재 물리학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과를 선택할 때 굉장히 의외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실제로 성적이 문과가 이과보다 유리했고 그리고 문과 공부를 하는 것도 굉장히 좋아했어요.

제가 왜 이런 선택을 하게 되었을까요? 

고등학교를 입학하고 교육청에서 물리 수업을 듣는데 잘 못 알아듣겠는데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는 거예요.

매주 수업이 기다려지는 거죠. 

그게 계기가 되어서 과학 관련 활동을 하게 됩니다.

과학 동아리, 과학 해설 봉사, 각종 대회 등 과학 관련된 성취를 계속 쌓게 되었어요.

그중 제가 전공 선택을 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탐구 보고서를 쓰는 것이었습니다.

 

열전소자 ❘ 온도차이에 따라 전기를 발생하는 장치

 

온도 차이가 나면 그 온도에 따라서 전기가 발생하는 장치를 아시나요? 이것을 열전소자라고 합니다. 

차세대 에너지로 떠오르고 있죠.

저는 열전소자의 액체별 전류 차이에 대한 탐구를 했어요.

처음부터 실행착오가 꽤 있었습니다. 

온도 통제하는 게 쉽지가 않더라고요.

 

 

그래서 보온을 위해서 비커를 감싸도 보고 뚜껑도 만들어도 보고 

처음에는 전기포트로 물을 끓여서 찬물과 섞어서 온도 조절을 했는데 

나중에는 알코올램프로 가열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등 계속 방법을 발전시켜 나갔습니다.

어떻게 변인을 통제하고 고려할지를 고쳐간 거죠.

그 후 데이터로 표와 그래프를 만들고 분석하게 되는데,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너무 재밌는 거예요.

그리고 무엇보다 보고서를 다 쓰고 완성했을 때의 그 성취가 장난 아니게 엄청났습니다.

그래서 제가 물리에 자신감은 부족하지만 공부를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지금 공부가 쉽지는 않지만 굉장히 만족하면서 다니고 있습니다.

 

 

 

사회 인권 이슈에 대해서 다루는 동아리에서 활동하다

 

저의 또 다른 재미는 사회의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에요.

사회 인권 이슈에 대해서 다루는 동아리에서 토론하고 공부한 뒤에 캠페인 활동을 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모의투표 캠페인입니다. 19대 대선 당시에도 만 18세 투표권이 이슈였어요.

저희 동아리에서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모의투표를 진행합니다.

 

 

실제 결과가 모의투표 결과와 비슷했어요. 신기하게도 

그리고 모의투표하는 곳에 제가 후보 경합집을 인쇄해서 갖다 놨었는데,

지나가는 친구들이 관심을 가지고 읽는 것을 보니까 뿌듯하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언제나 한 번 동아리 친구들에게 '너에게 동아리가 어떤 의미였어?'라고 물었던 적이 있습니다.

동아리 친구가 나는 원래 역사랑 사회에 관심이 없었는데, 이게 재미있어지고 나만의 시각으로 사회를 보게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그렇게 사람을, 세상을 바꾸어 가는 쾌락을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그 즐거움을 끊을 수 없게 되었죠. 

 

 

 

이 모든 것이 제가 고등학교 때 경험한 자산들이었습니다. 저를 변화시키고 성장시켰어요. 

이쯤 되면 제가 무슨 고등학교를 나왔는지 궁금하실 것 같아요.

저는 인천의 혁신학교인 행복 배움 학교를 나왔습니다.

고등학교와 행복 두 가지가 굉장히 이질적으로 느껴지시죠?

행복 배움 학교에서는 교육이 교과서 안에만 있지 않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때 일상을 다른 고등학교 친구들에게 얘기하니 신기해하더라고요.

행복배움학교에서는 선생님들께서 자존감과 비판적 사고를 길러가기 위한 교육 방법을 계속 연구하고 시도하고 계세요.

 

 

 

나다움은 재미있는 것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재미란 무엇일까요?  단순히 웃긴 건 아니겠죠. 

재미있으면 우리는 누가 시키지 않더라도 스스로 몰입하게 됩니다. 

재미는 몰입이에요. 어떤 대단한 대상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몰입의 순간들을 늘려가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나다움을 찾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무엇을 재미있어하고 몰입할 수 있는지는 저절로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무엇을 재밌어하고 몰입할 수 있는지는 저절로 알 수 없습니다

 

알아보고 다양한 경험을 쌓고 내게 맞는지 판단하는 과정이 필요하죠.

과정을 중요시하고 과정에서 상처받지 않는 것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교육은 몰입할 수 있는 것을 찾을 환경을 제공하고 있나요?

오히려 방해하고 있지 않나요? 공부 이외의 것에 몰입할까 봐 겁내고 있어요.

저는 행복 배움 학교에서 스스로 몰입하는 법을 찾는 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코로나 학번이지만, 우울하지만은 않게 소소한 즐거움들을 찾으면서 생활하였고,

지금도 몰입할 수 있는 것을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제가 세바시에 출연할 것이라고 상상도 못 했던 것처럼,

제 삶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 모르겠고 결말을 정해두고 싶지 않아요.

이게 맞나 확신이 안 서거나 어쩌면 이게 길이긴 한가?라는 순간이 오겠죠.

 

하지만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 대신 '나다움'을 하나 하나 채워나가고자 합니다

 

하지만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 대신 나다움을 하나하나 채워나가고자 합니다.

 

 

 

저는 코로나로 무료한 일상 중에 요즘 재밌는 것을 찾았어요.

최근 학교에서 운영 중인 창업지원센터에 일을 하러 맨날 가고 있습니다.

거기서 다른 사람들이 창업으로 어떤 변화를 꿈꾸는지 지켜보고 배우고 있어요.

 

여러분은 어느 순간에 몰입하시나요? 어느 순간에 나다움을 느끼시나요?

여러분의 나다운 삶을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QnA ❘ 서지원 강연자에게 궁금한 것을 물어봤습니다

 

Q :동아리  활동은 시간이 많이 필요한 일인데 경쟁에 뒤쳐질까 하는 걱정은 없었나요?

A : 항상 그런 걱정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뒤처지는 건 아닐까?

공부하는 게 저는 또 학원을 따로 안 다녀서 혼자 공부를 했는데 그런 부분에서 계속 불안한 거죠.

어떤 게 더 필요한가 다른 친구들은 어디도 도움도 받고 자소서도 컨설팅을 되게 많이 받더라고요.

근데 저는 그런 걸 아예 안 했어서 불안하고 계속 고민하면서도 제가 제가 생각할 때는 그런 걸 하지 않는 게 좋은 교육이라고 생각을 했고 그리고 저는 공부 방식이 좀 달랐어요.

그래서 저는 방학 때 문제집을 안 풀고 맨날 도서관에서 책을 읽었어요.

그게 저는 행복 배움 학교에서 충분히 기초 교육을 단단히 해주셔 가지고 가능했다고 생각하거든요.(공부가 가능했던 게)

행복 배움 학교에서는 그냥 자습 이런 게 거의 없고 맨날 새로운 시도를 하세요.

맨날 모의 토의 막 이런 거 하시고 막 영어를 연극으로 배우기도 하고요.

그래서 경쟁감이나 압박감을 느끼는 게 덜했던 것 같아요. (다른 학교들에 비해서 훨씬)

 

Q : 행복 배움 학교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A : 고등학교 때 진짜 고민을 많이 했거든요. 저희 지역에는 과학고도 있고 국제고도 있고 하늘고도 있어요.

그리고 저는 그게 뭐 지역 주민 전형 해가지고 갈 수 있는 상황이었고,

근데 그런 고등학교 3년이 미래를 위해서 희생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행복 배움 학교에서 노력한 만큼 대학을 잘 갈 수 있다는 자신도 있었어요. 솔직히 

그래서 저는 제가 되게 행복하게 생활한 거에 비해서, 대학을 그래도 잘 간 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Q : 다른 학교와 행복 배움 학교의 차이가 있었나요?

A : 중학교 때는 좀 더 그냥 앉아서 약간 좀 일반적인 공부 방식이 있잖아요.

근데 일단 자리 배치부터가 달라요. 어떤 수업은 막 디귿자로 앉아가지고 토론 같은 거 하기도 하고 또 모둠으로 해가지고 하기도 하고 책 읽는 수업도 많습니다.

국어시간에 국어 지문을 외우는 게 아니라 책을 읽고 내가 느낀 바를 써보는 거예요.

그리고 그거를 영상으로 만들기도 하고, 친구들하고 토론하는 것을 기록해 보기도 하고,

그런 식으로 좀 내가 살아있는 상태에서 할 수 있는 경험이 많다 보니까 그게 좀 더 와닿는 거죠.

내가 이게 재미있다 아니면 이게 재미가 없다 이런 식으로 

그리고 제가 영어 연극하는 것도 있어서 했는데 저는 진짜 앞에서 나와서 연극하는 걸 할 자신이 너무 없었어요.

그런 걸 좋아하지도 않고, 근데 하다 보니까 어떤 친구가 막 원시인 역할을 하는데, 우가우가 하면서 엄청 열심히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진짜 원시인이 된 것처럼

그래서 저는 그거 보면서 저렇게도 할 수 있나 보다. 그래서 

좀 당황스럽기도 하고 나도 저렇게까지 해야 되나? 하기도 했는데,

그런 걸 보면서 조금씩 제가 변화가 되는 거죠.

이것도 재미있을 수 있구나. 그런 경험들이 순간들이 되게 많았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