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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바시 1436회 | 석규야, 아빠 잘 하고 있지? | 이광기 배우

석규야, 아빠 잘 하고있지?

 

 

  • "야 이제 그냥 가슴에 묻어."
  • 근데 저는 그 말이 너무 싫었어요. 우리 석규를 가슴에 묻으래요. 근데 저 가슴에 묻기 싫어요.
  • 저는 그냥 영원히 석규와 함께 그 석규를 대신한 삶을 전 살고 싶어요.
  • 그 아이가 못했던 그리고 그 아이가 7살 때까지 저에게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줬었잖아요.
  • 저는 그 7살의 모습을 제가 죽는 그날까지 기억하면서 전 살고 싶어요.

 

 

사랑하는 아들을 떠나보낸지 10년, "석규야, 아빠 잘 하고 있지?"

 

 

 

 

안녕하세요. 배우 이광기입니다. 

혹시 346,088 그리고 또 316,607 그리고 2,698 혹시 이 숫자가 뭔지 아시는 분 계실까요?

저는 이 숫자가 늘어날 때마다 이렇게 심장이 막 뛰어요.

이 숫자는 그 바이러스로 희생된 사람들의 숫자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저는 사실 이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뭐냐면 

여러분들도 잘 아시겠지만 우리 아이가 이 바이러스 때문에 우리 가족 곁을 떠나갔습니다.

그래서 이들의 슬픔, 그리고 이들의 아픔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죠.

 

2009.11.10 고 이석규 장례식


근데 저는 그때만 하더라도 제가 많이 알려져 있는 사람이다 보니까 

온 국민이 같이 아파하고 슬퍼해주고 위로해 주셨는데, 

이번 바이러스는 너무 확진자도 많고 그리고 사망자도 많다 보니까 

누구 하나 과연 위로해 주는 사람이 과연 있었을까?

 

 

그런데 제가 이렇게 변할 수 있었던 거는 저에게는 가장 아픈 상처,

가장 소중한 우리 석규 우리 석규가 우리 가족 곁을 떠나가면서 제 삶이 송두리째 바뀌기 시작합니다.

 

 

항상 이 이야기할 때면 제가 그냥 지나갈 수가 없어요.

왜냐하면 이제 또 갑자기 또 우리 석규 얘기하니까 또 가슴이 먹먹해지는데, 2009년 신종플루로 우리 아이가 세상을 떠났죠. 아마 지금 이렇게 11월 11월이었어요. 그때도요.

갑작스럽게 우리 아이가 신종플루에 걸려서 하루 만에 우리 가족 곁을 떠나가고 

사실 모든 게 무너지는 것 같았어요.

너무 힘들고 아프고 그리고 이 세상은 다 모든 게 다 끝나는 줄 알았었어요.

근데 그 아픔 속에서 정말 의지할 수 있는 건 우리 아내,

아내는 내 얼굴을 볼 때마다 힘들어하고, 나는 우리 아내의 얼굴을 볼 때마다 힘들어하고

그리고 주변에서는 과연 저렇게 아들을 떠나보내고 저 부부가 과연 잘 살 수 있을까?

모든 사람들이 그냥 우리 가족을 주시하고 볼 때였어요.

석규가 놀던 장난감이 갑자기 클로즈업으로 보이고 그리고 우리 아이의 모습이 자꾸 떠올리고

그러면 자꾸 슬픔으로 다가오고 점점 저는 상처로 다가오는 거죠.

 

 

아이티 지진

 

그때 아이티에 또 지진이 일어난 거예요.

아이티에 지진이 일어났는데 그 상황을 저는 못 견디겠더라고요.

우리 아내도 너무 힘들고 그리고 전 세계가 이 뉴스로 다 도배를 했었어요.

그러니까 나도 힘들어 죽겠는데 남이 힘든 모습을 너무 못 보겠는 거예요.

내가 힘든데 어떻게 저 모습을 보지 텔레비전을 다 껐어요.

근데 계속 아이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거예요.

그런데 공교롭게도 우리 아이의 생명보험금이 그 타이밍에 저희 통장에 들어온 거죠.

근데 그 통장에 있는 그 생명보험금을 볼 때마다 매일매일 우리 아내와 저는 그냥 눈물의 시간을 보냈죠.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어요. 

근데 도저히 찾을 수 없던 이 돈을 아 저 아이티 애들에게 좀 줘야 되겠구나.

그럼 우리 아이가 마지막으로 좋은 일을 하는 거겠네.

그래서 아이티에 기부를 하게 됐고 그게 이제 언론 보도에 나가게 됐고,

그리고 방송국에서 저보고 아이티에 같이 가자 그러고 그런데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아이티 특별 생방송 모금을 하러 갔는데 저보고 같이 가재요. 난 힘들어 죽겠는데,

근데 내 입에서 뭐라고 얘기를 했냐면 그럼 제가 한번 기도해 보겠습니다.

나도 모르게 기도해 보겠습니다. 나온 거예요. 그때 제가 무릎을 탁 쳤죠.

가장 세상에서 고급스럽게 거절할 수 있는 거는 기도해 보겠습니다.

기도해 보고 결정하겠습니다. 그 시간이 벌어주는 거거든요. 시간을 벌기 위한 하나의 핑계였던 거예요. 

근데 정말 내 마음속에 기도하게끔 하더라고요.

 

 

그래서 결국은 제가 아이티를 갑니다. 

그리고 우리 아내가 우리 석규의 옷을 다 싸서 아티 아이들에게 갖다 주라고 근데 아이트에 도착해 보니까 아비규환이에요.

그리고 그곳에 한 고아원을 방문하게 됩니다. 

근데 그 아이들이 내가 나눠주고 먹을 거 주고 선물 우리 석교 다 나눠주니까 막 좋아해요.

근데 한 아이만 유독 눈에서 보석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다가갔죠.

얘가 뭔데 왜 얘만 유독 눈에서 빛이 나지?

가보니까 빛이 아니라 피부색 검은 아이가 눈물이 송글송글송글 맺혀 있었던 거예요.

제가 어떡하겠어요? 언어도 안 통해 그러니까 세스 커먼 이리 와 허그 

근데 갑자기 이 아이가 제 품에 안기는 거예요.

그냥 그냥 안기는 게 아니라 저를 꼭 안는 거예요.

근데 벌써 그게 벌써 11년 전이에요.

근데 그때 얘기를 하니까 또 눈물이 나요. 

왜냐하면 그 아이를 통해서 우리 석규의 체온을 저에게 선물로 준 거예요.

제가 기도하겠다는 그 마음속에 놀라운 선물이 저한테 다가온 거예요.

와 이건 뭐지? 이건 뭐지?

저는 아이티에 운명처럼 가서 내가 이 아이티 아이들에게 과연 내가 위로해 줄 수 있을까? 내가 힘든데, 

 

이광기와 세손

 

근데 의외의 한 꼬마의 세손이라는 아이가 저를 안아주면서 저에게 생명의 씨앗을 다시 심어준 거예요.

그리고 제가 한국에 돌아왔습니다.

그때부터 내가 이 아이들에게 선물을 받았잖아요.

그러니까 받은 만큼 돌려줘야 될 거 아니에요.

"야 이 아이들에게 뭘 선물하지 뭘 선물하지?"
맞아 지진 때문에 아이티 학교가 다 무너졌지?

"아이티에 학교를 세우고 싶습니다."

하늘에다 대고 있어요. 저기 학교 하나 세우고 싶은데 좀 도와주세요.

 

방법을 몰라요. 그러면 협력자를 좀 만들어주세요.

그때 저의 파트너가 월드비전이었던 거예요. 

그러니까 월드비전이 저와 함께 2010년 5월달에 it를 위한 첫 행사를 엽니다.

그게 아이티를 위한 자선 미술 경매였어요.

제가 왜 미술 경매를 말씀드리냐면 우리 아이하고 석규하고 이별하기 전에 우리 가족들끼리 평상시에 인사동에 있는 갤러리 미술관 그리고 인사동에 있는 먹거리 가서 맛있는 거 먹고 그런 것들이 너무 좋아했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젊은 작가들 그림들을 저희 집에 하나씩 하나씩 사 모으기 시작했었어요.

우리 아이들도 너무 좋아했고, 근데 그때 함께했던 그 작가들이

"형 저희도 도울 일이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미술 경매로 한번 해보자 

그러니까 여기저기 좋은 작가들이 십시일반 같이 도와줘 갖고 첫 행사를 무사히 마쳤어요.

 

 

문형태 작가

 

그때 함께해 주셨던 작가가 문형태 작가가 있었어요.

제가 형태한테 전화했었어요. 

문영태 문영태 작가 나 너무 힘든데 나에게 혼자서 기도할 수 있는 나만의 십자가 하나만 만들어죠.

근데 그 십자가가 도착했어요. 

문형태 작가의 십자가 작품

 

집에 딱 펼쳐보는데 그 십자가 왼쪽이죠. 심장 심장에 빈 의자가 있는 거예요. 그리고 밑에 계단이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나에게도 쉼이고 다른 사람에게도 쉼이에요.

나는 쉼이 필요한 거예요. 근데 그 십자가를 받고 나서 제가 엉엉 울었어요.

나를 가장 위로해 줄 사람은 바로 하늘에 계신 분이었구나.

그리고 아이티에 있던 아이들이 나에게 심어줬던 그 사랑의 씨앗이 나에겐 큰 위로가 됐구나.

그래서 저는 그 문형태의 십자가가 저한테는 가장 큰 가장 아름답고 가장 가치 있는 컬렉션이 됐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예술 작품을 통해서요. 그 작품 속에서도 저는 우리 석규를 많이 기억을 해요.

 

이세현 작가

 

예를 들면 이세원 씨, 이세현 작가의 붉은 산수 안에 우리 석규가 아빠가 항상 집에 오면 이렇게 보면 이렇게 있어요.

팬티를 이렇게 까요? 이렇게 해갖고 이렇게 쳐다보는 게 있어요.

 

이세현 작가 작품 안의 석규

 

그 사진이 그 모습이 전 너무 귀여워서 그거를 붉은 산수화 안에다가 조그맣게 교회를 짓고 교회 앞의 마당에 그 아이가 나를 그렇게 애교를 피우는 그 모습을 넣고요.

 

 

또 김은혜 작가에게는 제가 주문을 해서 우리 아이가 핼러윈데이 때 베트맨 옷을 입고 있던 그 모습을 또 그려달라고 해서 저는 그 작품들을 집에다 걸어놓고 석규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김은혜 작가 작품 안의 석규

 

예술을 통해서 지금 많은 분들이 아트테크 아트테크 하는데 저는 아트테크가 아니라 아트를 통해서 삶의 위로와 감동과 가치를 발견하게 되는 그런 시간들을 갖게 됩니다.

 

 

그러면서 예술을 통해서 어떻게 하면 많은 것을 좀 나눠볼까?

그래서 본격적인 예술을 대중에게 전달하고 좀 소통하려고 저 에게는요.

아트 디렉터라는 또 다른 투자비 생긴 거죠. 부케가 생긴 거죠.

그래서 10년 동안 원리 비전과 꾸준하게 나눌 수 있었던 게 저한테는 큰 변화였던 것 같아요.

 

 

그리고 지금 11년을 뒤돌아보면요. 

11년 전 저의 삶은 그냥 나를 위한 삶이었어요.

그리고 항상 내가 주인공이 돼야 되고, 내가 주목받아야 되고, 그리고 우리 가족이 가장 우선적이었고,

근데 하나님을 만나고 월드비전을 통해서 지구촌의 아이들을 만나면서

'아! 세상에는 나보다 더 어려운 아이들도 많구나 그리고 내가 도와줄 아이들도 많구나.'

그걸 알면서 나를 위한 삶이 아니라 종교적으로 말씀드린다면 

예전 같으면 나를 위한 하나님에서 요즘은 하나님을 위한 나로 살기를 항상 기도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요. 

나눔은 내가 행복하고 나누자예요.

내가 행복하고 근데 그 행복의 기준이 뭘까요? 돈이 많아야 될까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 번 아프리카를 갔는데요.

제가 아프리카 간다 그러니까 남대문시장에 있는 핀가게 사장님께서 핀을 많이 주셨어요.

근데 우리 딸한테 가기 전에 핀을 줬어요. 핀을 주니까 한 500원짜리 뿐이에요. 핀을 주니까 "아빠 장난해?" 안 해요.

근데 아프리카 가서 한 소녀에게 핀을 줬어요. 밟자마자 이 아이의 표정은요.

그 핀하나에 그 감동하는 표정 속에서 너무나도 큰 행복을 느끼는 거예요.

행복은요. 

물질이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치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저는 제가 가장 불행하다고 하고 가장 슬프다고 했을 때 아이티에 갔을 때 제가 가장 행복한 사람이었다는 거죠.

그런 마음을 가졌을 때 나눔의 시작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나눔은 돈으로 살 수 없는 무형의 가치입니다. 

저는 월드비전을 통해서 몇 명의 아이들을 후원하고 또 아이티 학교를 건립하고 그리고 여자 아이들을 위한 화장실을 또 건립하고

또 우리 석규의 뜻을 기리기 위해서 아이티의 케빈 스쿨도 건축했지만,

중요한 건 내가 얼마만큼 크게 나누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에요.

누군가에게 나눔의 씨앗을 전달했을 때, 그 마음속에서 꽃이 피었을 때

그게 결코 물질이 아니어도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심지어는 내 이웃에게 가볍게 어깨 한번 두들겨주고 손 한 번 잡아주고 어쩔 때는요.

말이 위로가 안 되고 말이 독이 될 때가 있어요. 상대방에게 상처가 줄 때도 있거든요.

 

 

예전에 이런 얘기를 합니다. 

"야 이제 그냥 가슴에 묻어."

근데 저는 그 말이 너무 싫었어요. 우리 석규를 가슴에 묻으래요. 근데 저 가슴에 묻기 싫어요. 

저는 그냥 영원히 석규와 함께 석규를 대신한 삶을 전 살고 싶어요.

그 아이가 못했던, 그리고 그 아이가 7살 때까지 저에게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줬었잖아요.

저는 그 7살의 모습을 제가 죽는 그날까지 기억하면서 저는 살고 싶어요.

그리고 또 석규는 저에게 또 다른 선물을 줬습니다.

우리 준서 또 막둥이를 또 선물로 줬어요.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죠.

그래서 월드비전을 통해서 비록 정기 후원하는 2만 원, 3만 원의 금액이 많을 수도 있어요. 또 적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 아이를 통해서 위로받는 그 아이가 성장하는 모습을 통해서 커가는 모습을 볼 때,

저희는 그 아이들이 하나의 나무라고 저는 생각해요.

그리고 그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만 있다면,

오히려 그 모습을 바라볼 때 우리 돈으로 살 수 없는 대리 만족과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나눔은 작은 것에서 실천하는 걸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제는요.

수천 명의 바이러스 때문에 희생한 사람들이 아니라

우리 코로나를 종식하고 이제는 나눔과 행복의 바이러스가 저를 통해서 누군가에게 전해줬던 것처럼

또 여러분들이 그 행복과 나눔의 바이러스를 전달해 준다면 이 세상은 더욱더 아름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늘 좀 이렇게 눈물을 흘려서 죄송하고요. 

아무튼 오늘 끝까지 제 이야기 들어주신 관객들 감사하고요.

마지막으로 저는 우리 석규한테 항상 마음속으로 얘기합니다.

"석규야 아빠 잘하고 있지?"

그러면 하늘에서 항상 아래를 내다보면서 엄지를 척하는 그 모습을 상상하면서

멋진 아빠로서 그리고 멋진 사회 구성원으로서 살아가려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희 강의 들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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