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자배구 최고 연봉을 받다가 최저시급 4,350원을 받으면서 두 달 동안 카페알바 일을 했고요.
- 요즘은 이제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더라고요.
- 코트든 중계석이든 아니면 예능 녹화장이든 어떻게 그렇게 다양한 도전을 동시에 하냐고요.
- 저의 답은 이겁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지금 배구 해설위원 그리고 전 배구 국가대표 선수였던 한유미입니다.
20대 초반 저는 정말 잘 나가는 언니였어요.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연령별 대표팀에 들어갔고
또 당연히 국가대표로 올림픽에도 참여를 했어요.
그러다 보니까 이제 제가 받는 환호와 칭찬 이런 것들이 당연한 건 줄로만 알았는데,
그렇게 20대 내내 잘 나가던 저한테 하루아침에 백수가 됐습니다.
그러니까 그때 제가 29살이었는데 해외 리그를 알아보던 중에 계약 조건이 좀 맞지 않았고, 또 그래서 다시 국내 구단과 협상을 하게 됐던 거였고, 또 그러다가 다시 구단이 제시한 연봉이 제 마음에 차지 않는 거예요.
그래서 해외 리그를 다시 알아보다가 해외 진출할 타이밍을 놓쳤습니다.
그렇게 1년을 쉬게 되고 또 이참에 해보고 싶었던 일에 도전을 하게 됐습니다. 제 오랜 로망이 카페 알바였거든요.
그래서 처음으로 배구가 아닌 분야에 도전을 하게 됐어요.
근데 이제 카페 알바를 하려면 이력서를 써오라는 거예요.
배우 기술적인 부분을 쓸 수도 없고 또 정말 한 줄도 쓸 게 없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뭘 썼을까요? 저의 유일한 경력이죠. 배구 국가대표 경력을 썼습니다.
카페 사장님이 이런 이력서는 생전 처음 받아보신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도 또 내일부터 나오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왜 뽑으셨는지 지금도 잘 이해가 가지는 않지만 또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그러니까 그렇게 시작한 첫 알바가 결코 쉽지만은 않더라고요.
드라마 여주인공처럼 우아하게 커피를 내리면 되는 줄 알았는데 제가 했던 일은 화장실 청소부터 하는 거였습니다.
서비스업이잖아요.
말을 예쁘게 해야 되는 것도 기본 중에 기본이고 항상 잘 나가던 저한테는 세상에서 제일 못하는 일이었습니다.
또 친절하지 않은 손님이 오면 저도 똑같이 상냥하지 않게 대하기도 했고요.
카페 알바를 해보니까 감독님이나 코치님이 왜 저를 예뻐하지 않았는지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오래된 얘기인데 저도 선수 교체 후에 이제 번호판을 좀 던진 적이 있어요.
'왜? 나를 왜 빼지?' 뭐 하는 그런 생각이 좀 막 화가 좀 났었는데 한마디로 그때는 좀 네 가지가 좀 없었습니다.
여자배구 최고 연봉을 받다가 최저시급 4,350원을 받으면서 두 달 동안 일을 했고요.
또 그때 깨달음이 좀 오더라고요.
코트 밖에서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초짜구나
그렇게 알바를 그만두고 이참에 영어나 한번 배워보자 해서 영어 학원을 다니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그래서 그때 당시 저희 집이 오산이었는데 강남역까지 가는 그 학원에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서는 새벽 6시 반에 버스를 타야 했는데 근데도 그 이른 새벽 6시 반에 버스가 만석인 거예요.
머리도 이렇게 말리지 않은 분 그리고 또 바빠서 화장을 하시는 분들도 있었고,
사실 배구가 체력 소모가 워낙에 큰 운동이다 보니까 선수 입장에서는 선수들이 세상에서 제일 힘든 줄 알고 살았는데
그때 제가 좀 깨달은 거죠.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나보다 더 힘들게 또 부지런하게 일하면서 살고 있구나.
뜻하지 않은 백수 생활 덕분에 저는 겸손을 배우게 됐고 또 한마디로 철이 들었습니다.
실패를 했다든가 또 원치 않게 하던 일을 멈추는 순간이 올 수 있어요.
그래도 그때 뭔가를 해야 하더라고요. 사람들이 보통 도전을 쉽게 못하는 이유가 뭘까요?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 사람들은 성공 가능성이 높을 때만 도전을 하려고 해요.
저의 도전 이야기를 조금 더 해드릴게요.
보통 은퇴는 살면서 한 번 한다고 생각을 하시잖아요.
저는 남들이 일생에 한 번 한다는 은퇴를 2012년에 한 번 또 2018년에 한 번 이렇게 두 번이나 했습니다.
첫 번째 은퇴를 한 저는 해설위원에 도전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내가 배구 선수인데 해설은 자신 있다라고 이렇게 생각을 하게 된 거죠.
카페 알바처럼 또 한 번에 붙을 줄 알았어요. 근데 보기 좋게 면접에서 탈락을 하고 말았죠.
'아직은 뭐 해설하기에는 좀 부족한 것 같다'라는 이유였고 좀 정말 막막했고 또 딱히 하고 싶은 일도 없었고 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던 찰나에, 소속팀 감독이었던 감독님이 감독님이 한마디 툭 던지시더라고요.
다시 코트에서 뛰어볼 생각이 없냐?라고 이렇게 얘기를 하셨는데, 사실 다른 팀에서도 제의가 오긴 했었어요.
오긴 했는데 원래 소속 팀에서 잘 마무리하고 싶다라는 마음 때문에 또 2년 만에 제 고향과도 같은 현대건설로 복귀를 했습니다.
돌아왔을 때 가장 많이 바뀌었던 건 제 마음이었고요.
또 코트가 굉장히 그리웠고 또 마무리를 잘하고 싶었습니다.
더 이상 에이스를 고집하지 않았고, 또 서포터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싶어졌어요.
연봉도 그전에 봤던 것보다 절반으로 줄였고 그냥 다시 뛴다는 게 너무 행복한 거예요.
코트를 뛰면서 너무나도 설렜습니다.
코트에서 같이 뛰고 싶은 선배, 그리고 힘들 때 의지할 수 있는 그런 언니 같은 존재가 되고 싶었고요.
그렇게 하다 보니까 후배들과 더 친하게 지내게 되더라고요.
또 경기를 지든 이기든 항상 열심히 하려고 하니까 이전보다는 더 큰 박수를 받았고요.
또 예전에는 '쟤 한 물 같네' 하는 그런 이야기가 두렵고 싫었는데, 그런 마음이 어느 순간 사라지더라고요.
사실 나이가 들면 실력과 체력에서 밀리는 건 당연한 일이잖아요.
근데 나이가 들어서 내가 좀 부족해졌다면 다른 걸로 채울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고,
또 그런 마음으로 후배와 팀을 이끌었을 뿐인데, 신기하게도 팬들과 감독 코치님들이 그전보다 더 많이 좋게 봐주셨습니다.
제가 했던 자리는 레프트 포지션인데 수비와 공격을 모두 다 해야 되는 포지션이에요.
또 화려하기도 하지만 그래서 더 어렵기도 하고요.
그러다 보니까 이제 대부분의 레프트 포지션 선배님들이 비교적 굉장히 좀 일찍 은퇴를 하셨거든요.
그러니까 전성기 때만큼은 못하더라도 조금 더 오래 버티고 싶었고 그래서 저는 38살까지 버텼습니다.
제가 버티면 제 후배들은 더 오래 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래서 마지막 시즌에 저는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됩니다.
사실 마지막 시즌에는 부상도 굉장히 많았고 또 훈련에서 제외가 되는 날이 굉장히 많았고요.
아쉽게도 시합을 좀 많이 못 뛰게 됐어요.
근데 이제 갑자기 플레이오프 때 기회가 온 거예요.
그래서 외국인 선수가 이제 잘 못 뛰면서 그 자리에 제가 투입이 됐고 또 1차전을 진 후에 제가 2차전을 뛰게 됐는데
그때 이제 지면 끝이기 때문에 훨씬 더 떨리고 더 부담이 되는 그런 경기였죠.
저도 사실 굉장히 두려웠고 또 부상 때문에 훈련량도 적었지만 정말 열심히 몸을 사리지 않고 뛰었고요.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또 그 경기에서 저희가 극적으로 2차전을 이기게 됐고, 또 다른 팀 선수들까지 박수를 쳐줄 만큼 좋게 봐주시더라고요.
아쉽게도 3차전에서는 패배를 했지만 그 마지막 시합은 제게 또 한 번 가르침을 줬습니다.
잘할 수 있어야만 도전하는 게 아니라, 어떤 도전이든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됐습니다.
도전을 통해 제가 알게 된 건 우선 제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됐고요.
또 두 번째 할까 말까 고민이 될 때는 도전하는 편이 낫다는 사실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저는 은퇴 후에도 도전을 계속 이어갔어요.
한 번 떨어져 본 바로 그 도전을 하게 되는데요.
네 맞습니다.
해설위원에 도전을 하게 됐습니다.
그러니까 저를 떨어뜨린 그 방송국이 아니고 이제 다른 방송국에 도전을 했는데
제가 KBS 공영방송국 배구 해설위원이 됐습니다.
그러니까 그렇게 선수가 아닌 해설위원으로서 도쿄올림픽을 맞이하게 됐어요.
정말 감회가 새로웠고 그리고 또 다른 도전을 하게 됐는데요.
배우 지도자가 되는 일이에요.
현대건설과 또 OK저축은행 유소년 팀을 지도해 봤는데 해보니까 정말 많이 공부가 되더라고요.
또 가르치는 입장에 서보니까 코치님이나 지도자들이 어떤 선수들을 좋아하는지 알게 됐고,
또 실력 못지않게 선수들의 인성이나 태도가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됐습니다.
그다음에는 이제 여러분들이 잘 아시는 방송에도 제가 도전을 했습니다.
사실 예능과 해설은 좀 차이가 많이 나는데 하지만 그 사이에 저는 좀 많이 성장을 했죠.
도전의 스위치를 켜고 끌 줄 알게 된 것 같아요.
이제는 코트든 중계석이든 아니면 예능 녹화장이든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함을 느끼고 또 그러니까 더 최선을 다하게 됩니다.
도전이 두렵지 않은 건 아니에요.
저도 도전이 두렵고 또 좀 어렵긴 하지만 도전하면 성장을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혹시 도전을 앞두고 계신가요? 그러면 한번 질문을 바꿔보셨으면 좋겠어요.
이 도전을 통해서 얼마나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까 또 나는 얼마나 성장을 할까 질문을 한번 던져보세요.
요즘은 이제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더라고요.
배구 선수 또 지도자의 해설위원까지 어떻게 그렇게 다양한 도전을 동시에 하냐고요.
저의 답은 이겁니다.
도전은 다양해도 본질은 놓치지 말라고요.
제 본질을 생각해 보니까 배구 그리고 운동선수더라고요.
후배들한테도 제가 자주 했던 말인데,
우리는 운동선수다 싸워서 이겨야 한다는 공통의 목표가 있고,
또 본질을 망각하면 문제가 생긴다
본분을 잊지 않고 매 순간 열심히 해야 경기도 잘 된다
이런 말들을 굉장히 좀 많이 했었고
또 요즘 저의 또 다른 꿈이 생겼는데 이제 배구 업계에서는 이제 굉장히 드문 여성 감독이 되는 겁니다.
다른 종목에 비해서 배구 여성 지도자가 굉장히 좀 적어요.
배구는 지도자가 서브도 넣어줘야 되고 공격도 함께 해줘야 되기 때문에 체력 소모가 굉장히 많거든요.
제가 도전을 함으로 인해서 또 후배들이 좀 더 다양한 길들이 좀 많이 열리길 바라고
또 제가 익숙한 일 그리고 쉬운 것만 하면 후배들은 도전하기가 더 어려워지잖아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도전에 성공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을 하나 더 알려드릴게요.
여러분 혹시 도쿄 올림픽 한일전 기억하시나요?
5세트 14대 12로 지고 있을 때 저도 솔직히 졌구나 싶었거든요.
하지만 전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지더라도 최선을 다하면 됩니다. 마음을 놓지 않으면 꼭 한 번은 기회가 온다고요.
고맙게도 또 후배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또 거짓말처럼 기회가 와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둬냈습니다.
그러니까 여러분 절대로 마지막까지 마음을 놓지 말아야 합니다.
저도 그런 경험이 있는데 제가 주니어 세계선수권 때였어요.
브라질과 결승전에서 만났는데 상대가 세계 최강이니까 죽기 살기로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해야 되는데 제가 과연 그랬을까요? 아니요. 저는 그러지 않았어요.
세계 최강팀하고 결승전에서 싸운다는 것만으로도 제가 너무 빨리 만족을 했던 거예요.
그래서 그렇게 또 마음을 빨리 놔버리니까 결과가 어땠을까요?
네 저 당연히 졌습니다.
좀 그 경기가 제가 마음을 빨리 놨던 거에 대해서 좀 아쉬움도 크고 또 좀 후회가 좀 되기도 하고요.
계속 도전할 수 있는 최고의 전략은 마음을 끝까지 놓지 않는 거예요.
저는 지금도 마음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보통 마음을 내려놓는다는 말을 좋은 뜻으로 많이 사용을 하잖아요.
하지만 도전에서만큼은 아니라고 생각을 해요.
여러분 마음을 놓는다는 건 지금에 만족하는 거예요.
마음을 놓아버리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도전이란 마음을 미래에 두는 희망입니다.
그리고 마음을 미래에 둬야 무엇이든 시작하게 되고요.
그리고 끝까지 버티게 되고요.
여러분들도 마지막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마음을 놓지 마세요.
그게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입니다.
지금까지 도전하고 성장하는 걸 즐기는 한유미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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