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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바시 1473회 | 내 삶의 불편을 불행으로 만들지 않는 법ㅣ이신혁 감독, 싱어송라이터, 유튜브 ‪@tikitik_official‬ 크리에이터

내 삶의 불편을 불행으로 만들지 않는 법

 

 

제가 약 12년 동안 크리에이터 생활을 해오면서 많은 것들을 이뤄오고 많은 것들을 쌓아왔지만 여전히 미루거나 회피한 일들이 굉장히 많이 있어요.

세바시를 통해서 처음 말씀드리는 한 가지 예를 들어보면요.

저한테는

 

 

고민과 걱정이 내 인생을 망치지 않게 하는 방법

 

이신혁

 

아 네 여러분 굉장히 오랜만입니다. 네 반갑습니다. 여러분 

저는 지금 영상을 만들고, 노래를 쓰고, 노래를 하고 또 가끔은 글도 쓰는 크리에이터 이신혁입니다.

네 제가 세바시 무대에 선 게 지금 벌써 세 번째 무대예요.

 

오기 전에 세워 보니까 제가 첫 번째 세 번씩 무대에 섰던 지가 벌써 지금으로부터 한 8년, 전쯤, 7년 전쯤 일이더라고요.

7년, 8년 굉장히 오래된 일입니다. 여러분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저는 잘 이렇게 지내 오셨습니다. 약간 좀 더 무대가 편해진 것 같지 않나요?

이게 약간 짠바라고들 하죠. 네 

 

 

이렇게 크리에이터로서 생활을 오랫동안 하면서 그동안 참 많은 일들이 좀 있었습니다.

어 지난 8년 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약간 좀 고향에 돌아온 느낌으로 고향 집에 돌아온 느낌으로 짤막하게 업데이트를 좀 드리자면요.

예전에 7년 전 8년 전에는 혼자 활동을 하고 있었어요.

프로젝트 SH라는 이름으로 혼자 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제가 이제 팀이 생겼습니다.

 

 

티키틱이라는 팀을 만들어서 여전히 이제 제가 예전부터 하고 있던 오늘의 이야기들 우리의 일상의 이야기들을 소재로 눈과 귀가 즐거운 뮤지컬 영상을 만들고 있어요.

예를 들면 이렇게 지각을 했을 때 학교에 지각을 했을 때 변명을 막 하는 모습을 약간 퍼포먼스처럼 풀어본다든지,

아니면 이따가 점심에 저녁에 뭘 먹을지 고민될 때 부르는 노래를 만들었는지 하는 식으로

굉장히 이렇게 우리의 이야기들을 다채롭게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크리에이터 생활을 하면서요. 

굉장히 많은 일들을 좀 이루어 봤어요.

 

뭐 상도 받아봤고요. 책도 써봤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제가 굉장히 좋아하고 존경하던 아티스트 분들과 함께 협업을 할 수 있는 기회까지 생겼습니다.

뭐 악뮤의 수연, 10cm, 소란, DAY6, 옥상달빛 그리고 또 수많은 크리에이터들과 수많은 뮤지컬 배우님들과 함께 다양한 무대를 만들었지만 오늘은 이런 경험들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을 거예요.

 

 

제가 약 12년 동안 크리에서 생활을 해오면서 여전히 많은 것들을 이어오고 많은 것들을 쌓아왔지만 여전히 변하지 않고 바뀌지 않았던 제 삶 속에 어떤 부분들이 있더라고요.

오늘은 그 변하지 않은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음 조금 뜬금없지만 오늘은 이 한 문장으로 시작해 보겠습니다.

 

 

여러분 제가 얼마 전에 새로운 냉장고를 샀습니다.

축하 의미로 박수한번 주시죠. 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새로운 냉장고를 샀다는 이야기는 전에 쓰던 냉장고가 어떤 문제가 있었다는 이야기겠죠? 네. 

몇 달 전에 쓰던 냉장고가 고장이 났습니다. 

정확히는 냉장고가 고장이 났다고 결론을 최종 결론을 지은 지가 지난 몇 달 전 8월 말에서 9월 초의 일이었어요.

낌새는 사실 그 전부터 있었어요.

예전에 촬영을 한 번 하고 나서 이제 동료 배우님들과 함께 저희 집에서 뒤풀이 겸 후시녹음 같은 걸 한 적이 있었는데 이제 어떤 한 분이 저한테 그러시는 거예요.

'신혁아 냉장고가 좀 이상한 것 같아'

'왜요? 괜찮지 않아요?'

그랬더니 아니 다른 게 아니고 음료수를 넣었는데 냉장고가 안 시원해져 이게 그러시는 거예요.

그때는 뭐 대수롭지 않게 넘겼었는데 그 말이 약간 씨가 되었는지 그날 이후로 여러 지인들의 증언이 막 쏟아지기도 하고 저도 기분이 조금조금씩 이상해지기 시작하면서 좀 그 불안한 기운을 감지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어느 날 굉장히 귀한 경험을 했는데 냉장고 안에 물이 있는데 시원한 물이 무의식적으로 마시고 싶어서 편의점에 가서 물을 사 오는 경험을 한 거예요. 좀 이상하잖아요. 그래서 

어? 이건 좀 아니다. 이제 우리 집에 있는 냉장고가 더 이상 그 냉장이라는 기능을 성실하게 수행하지 못하게 된 친구가 되었구나라는 판단을 내려서 그때부터 이제 미적지근한 냉장고와 함께 했던 저의 9월이 시작이 되었습니다.

사실 이야기를 여기서 끝내려면요. 

그냥 세상을 바꾸는 3분 이렇게 끝내버리려면 그냥 거기서 냉장고를 어떻게 하면 됐을까요?

사면 됐어요. 그냥 주문을 해서 설치를 하면 끝나는 일이었는데, 

아까 맨 처음 말씀드렸던 여전히 제 삶에서 변하지 않았던 그 어떤 부분이 제가 새로운 냉장고를 사는 걸 막기 시작했어요.

 

여러분 제가 이 자리에서 고백할 습관이 하나 있습니다.

저는 제가 굉장히 좋아하고 열정이 넘치는 일에 대해서는 뭐 시간이 됐든 돈이 됐든 굉장히 많은 것들을 아낌없이 다 퍼주는 스타일인데요.

그 반면에 저와 제 인생에 조금이라도 연관이 없는 것들, 겪어보지 못한 것들에 대해서는 항상 무의식적으로 피하거나 좀 미루는 버릇이 있어요. 냉장고에도 이게 적용이 된 거죠.

사실 저는 살면서 그냥 냉장고를 새로 산다 냉장고가 고장 난다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제 시나리오에 없었어요. 

그랬기 때문에 당연하게도 냉장고 상황을 미루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조금씩 기이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사람이 뭐 적응의 동물이기도 하고 사람이 원래 또 하나의 일을 끝까지 파면 또 장인이 된다고들 하잖아요.

평생 미루고 회피하는 걸 잘 하다 보니까 또 이게 나름의 장인 정신이 발동돼서 나름의 또 하나의 삶을 만들어 버린 거예요.

그리고 이게 조금씩 지인들에게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어요.

이신혁의 집에는 애매한 냉장고가 있다. 

차가운 냉장고도 아니고 따뜻한 냉장고도 아니고 그 중간에 어느 애매한 지점에 있는 진짜 그 애매한 냉장고가 있다고 소문이 난 거예요.

예전까지만 해도 그냥 집에 와서 불평을 하고 그냥 가던 친구들이 이제는 약간의 랜드마크 같은 게 됐는지 집에 와서 일단 손을 좀 씻고요.

냉장고 문을 열고 벽을 만져보고 아 하는 그 애매한 온도를 즐기고 나서야 우리와 함께하는 그 하루의 일정을 시작하는 루틴이 만들어진 거예요.

이게 조금 더 소문이 퍼지다 보니까 저도 약간 자포자기를 해서 나중에는 제가 직접 개인적으로 하고 있는 라디오 방송에서도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어요.

그때 저의 지인이 이야기했던 네 증언을 한번 들어보시죠.

 

아까 만져봤지? 내가 그래서 만져보려고, 지금 와가지고 형 지금 냉장고에 있는 것 중에 아무거나 만져봐 손을 딱 대더니 아무 말을 안 해. 그러니까 이 말 그대로야 이게 내가 이 정상은 아닌데, 이거를 어떻게 반응해야 맞는 거지?
애매한 느낌이 들어서 

 

이렇게 하나 둘씩 소문이 퍼지기 시작하다 보니까 

어디 가서는 이제 막 안부 인사가 막 '신 형님 잘 계셨어요?' 이런 것도 아니고

'신 형님 냉장고는 바꾸셨어요?'가 되기 시작하면서 저도 이제 인내심에 한계가 와서 처음 시작했을 때보다 한 두 달 세 달쯤 지났을 시점에서 결국엔 냉장고를 하나 바꿨습니다.

 

냉장고를 바꾼 기념으로 인스타그램에 짧은 글을 하나 올렸고요.

글을 올림으로 인해서 왠지 모르게 의도하지 않았던 명예와 의도하지 않았던 약간의 이런 기승전결이 있는 스토리가 완성이 됐어요.

이렇게 왠지 모르게 발단 전개 유익기 결정의 결말이 다 갖춰진 저의 이 이벤트가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냉장고가 고장 났던 지난 몇 달 동안의 삶을 돌이켜 봤을 때요.

불편했던 게 맞았어요. 인정합니다. 

좀 식습관이 꼬인 것도 맞았고 좀 신경 쓰인 일들이 많아지는 것도 맞지만 좀 생각해 보니까.

그리고 저의 이 반응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살짝 유쾌했던 것 같기도 해요.

어찌 됐든 저는 새로운 경험을 한 거잖아요. 

제 주변에서 아무도 냉장고가 고장 났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는데 

이렇게 크리에이터 겸, NFP 겸, 관종에게 있어서는 이렇게 남들은 겪어보지 못했던 이야기가 꽤나 항상 환영하고 감사한 일입니다.

 

 

어 진짜로 하고 싶었던 얘기는요. 

이 냉장고가 고장 났을 때 불편했던 건 맞는데요.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제 삶이 불행하진 않았어요.

불편했는데 불행하진 않았어요. 

근데 이게 저한테 되게 신기한 일이었던 게 지금까지 제가 평생 동안 계속 살면서 미뤄오고 회피해 오던 이 일들이 대부분 다 불편도 했고요. 불행도 했던 것 같고요. 가끔씩은 불안도 했던 것 같아요.

 

왜 이번만 좀 달랐지? 하고 생각을 해보니까 이유가 딱 하나가 나왔어요.

저는 어 저는요. 그때의 그 세 달 동안의 기간 동안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새로운 냉장고를 살 수 있었어요.

사지 않은 것뿐이죠. 

그렇다고 해서 막 제가 쓰고 있는 냉장고가 그렇게 큰 건 아니에요.

혼자 살고 있어서 그냥 제 키만 한 작은 냉장고예요.

요즘에 말하는 어쩔 트 오브젝 컬렉션 매직 스페이스 양문형 냉장고 이런 거 필요 없고, 그냥 정말 작은 냉장고였단 말이죠.

이걸 내가 살 수 있는데, 사지 않은 것뿐이야라는 이 생각 자체가

어떻게 보면 약간 나의 그 주도권을 내가 쥐고 있는 거기도 하잖아요.

그 생각이 저의 삶을 불편은 했지만 불행까지는 가져다주지 않았던 일종의 안전장치가 되어 줬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또 많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번 냉장고 사건을 통해서 느낀 게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요. 이거예요.

 

내 삶에 있어서 일부의 불편이 내 삶 전체의 불행으로까지 번질 필요는 없다였어요.

냉장고가 고장남으로 인해서 저의 삶이 약간은 불편해진 것도 맞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가 막 냉장고가 없는 집 밖에서의 활동이나 삶이 막 시들해진 것도 아니었고요.

제가 평소에 하는 크리에이터 활동 막 뭐 아이디어를 짜든지 아니면 촬영을 준비하거나 막 여러 사람들하고 이야기를 하던지 하는 순간에서 시들해지거나 막 기운이 달린 것도 아니었어요.

음 그럴 수 있었던 저의 행동 하나는 돌이켜 보면 이거였던 것 같아요.

냉장고에서 시작된 이 고민에 미리 일종의 하나의 선을 좀 임의로 그어 놨던 것 같거든요.

 

집 안에도 보시면 여러 가지 우리가 공간들이 있잖아요.

그리고 그 공간들은 여러 가지 기준으로 나뉘어져 있잖아요.

방문이 되었건 저희 집 주방에는 이제 약간 작은 커튼 같은 걸로 주방을 좀 구분 지어놨는데,

주방에서의 일을 주방 밖으로 끌고 오지 않으려고 했던 것 같아요.

 

티키티 활동도 하다 보면요 여러 가지 굉장히 불편한 일들이 생깁니다.

이 불편한 일들이 굉장히 동시에 많이 생깁니다. 

저희는 매번마다 조금 다르게 매번 시나리오를 쓰고요. 스토리를 쓰고요. 기승전결이 있는 극을 만들어요.

사실 가장 이상적인 건, 이 한 이야기를 만들 때 한 이야기에만 집중할 수 있으면 제일 좋거든요.

그런데 크리에이터의 숙명상 어쩔 수 없이 하나의 노래를 만들 때 다음 이야기를 생각하고 다다음 이야기를 기획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이 있어요.

그리고 심지어 하나하나의 제작 과정이 완벽한 것도 아니에요.

매번 의도한 것과 다르게 흘러가거든요. 

예를 들면 뭐 캐스팅이 갑자기 취소되기도 하고,

원했던 로케이션 촬영 장소가 갑자기 다른 곳으로 바뀌기도 하고 하면서

어떻게 보면 매 순간순간마다의 제작 과정이 나름의 잔고장이 항상 존재하는 상태로 있어요.

그리고 이런 것들이 동시에 제 삶에 있다 보니까 계속 좀 멘털도 흔들리고, 정신도 없고 하는데

그때그때마다 아직 저도 완벽하지는 않지만 이것들 사이에 아까 말씀드렸던 일종의 선을 그어 놓으려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너는 여기까지, 여기까진 괜찮아 넘어오지는 마 하고 선을 그어 놓는 거죠.

 

예를 들면 그런 식입니다. 

그냥 해가 떠 있을 때는 첫 번째 이야기를 만들고 해가 진 다음에는 두 번째 이야기를 만들고 

물론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렇게 하나 둘씩 선을 긋는 연습을 할 때마다 조금씩 내가 내 삶의 일종의 좀 핸들을 잡고 간다?

주도권을 가지고 간다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리고 이렇게 좀 하나하나의 고민들을 정리하고 선을 긋는 연습을 하다 보니까 또 보이기 시작한 게 있어요.

아무리 내가 어둡고 바쁘고 조금 빡빡한 시간 속에서 살고 있더라도 이것들을 하나하나 차곡차곡 정리를 하고 선을 긋고 구분을 짓다 보니까 이제 원래 책장이나 수납함도 잘 정리하면 오히려 공간이 남잖아요.

빈틈들이 모여서 남잖아요.

 

그 남는 빈틈 아주 포도할 만한 공간 내가 어떻게 보면 내 삶을 한번 다시 되돌아보고 좀 한숨 돌리고 여유를 찾고 다음 스텝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은 정말 아무리 빡빡한 시간 속에서도 아주 작은 시간만큼은 낼 수 있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이 작은 그 시간 자체가 제 다음의 선택, 내일의 선택을 더 힘차게 걸어 나갈 수 있는 데 큰 도움을 주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느낀 두 번째 느낀 점인데요. 어쩌면 가끔은 빈칸도 필요하다.

 

네 갑자기 빈칸 이게 무슨 얘기냐면 제가 얼마 전부터 식단 관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식단 일기를 쓰기 시작했는데요.

매번 이렇게 제가 성실하게 꾸준히 먹은 내용들을 적으면서 살고 있어요.

그런데 가끔씩 저도 인간인지라 이게 매번 성실할 수가 없잖아요.

모종의 이유로 치팅을 할 때가 좀 있습니다. 

뭐 그냥 갑자기 제가 스트레스가 좀 싸다든지 여러 가지 이유로 쓰는데 

웬만해서는 이것도 적겠지만 이게 인간의 상식을 좀 벗어난 치팅을 할 때가 좀 가끔씩 있어요.

저도 이런 것들은 이런 걸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적는 것 자체만으로도 죄책감이 들어요.

그래서 이때는 저도 모르게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빈칸을 남겨 놓는 경우가 좀 있단 말이죠.

그런데 여기서 빈칸을 남겨 놓고 빈칸을 남겨 놓고 이제는 한 번 빈칸이 됐으니까 이건 이제 더 이상 완벽하지 않아 온전하지 않아해 놓고 이 일기를 버린다면 이건 단순히 몇 장만 쓰고 버린 노트가 되는 거지만 여기서 다시 돌아와서 며칠 뒤에 다시 돌아와서 다시 한 칸씩 적기 시작한다면 그 과거에 남겨져 있던 빈칸 자체가 저에게 뭔가 모종의 또 새로운 의미를 전달하게 되는 것 같더라고요.

저는 어떻게 보면 이걸 하나의 완급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여러분 뮤지컬 혹시 좋아하시나요? 

저는 굉장히 좋아하는데 여러분 보시면 뮤지컬 하나에 굉장히 많은 노래들이 존재하잖아요.

한 수십 곡 들어가는데, 이 뮤지컬의 노래들을 구분하는 기준들이 되게 많이 있어요.

해석에 따라 많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im 송 아이 원투 송 이런 게 있는데 오늘은 이런 게 아니고요.

이런 해석을 오늘은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로는 극 중 인물의 나의 지금 감정을 노래하는 넘버가 하나가 있고요.

다른 하나는 이 극 중에 상황을 이야기하는 노래가 있는 것 같아요.

첫 번째와 두 번째의 차이점은 첫 번째는 약간 이런 거죠.

나 마음이 지금 흔들려, 나 쟤가 왜 이렇게 좋지? 하면서 부르는 약간 이런 노래 같은 거

그럴 때는 주변의 인물들의 시간이 보통은 다 멈춰 있어요.

일시정지가 되고 1초도 지나지 않고 혼자서만 감정을 이야기해요.

 

두 번째 상황을 이렇게 이야기한 노래들은 하나의 노래를 할 때 막 빠르면 몇 달 몇 년이 흐르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이 둘 중에 하나의 노래만 쓰는 게 아니라, 한 뮤지컬에는 이 두 개의 노래가 두 부류의 노래가 적절하게 배합이 되면서 조여주고 풀어주는 이런 완급을 조절하면서 더 몰입감 있는 극을 만들고 있어요.

그리고 이러한 몰입감 있는 완급 자체가 극뿐만 아니라 어떻게 보면 우리의 오늘 속에서도 굉장히 필요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제가 만약에 냉장고를 평소의 성격보다 더 무리해서 빠르게 바꿨더라면,

오늘 이렇게 여러분들과 함께 이야기할 구실을 가져오지 못했겠죠.

그리고 반대로 아직까지 계속 빈칸이었다면 아마도 지금은 불편이 아니라 실제로 조금 불행해졌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가장 중요한 건, 매 순간을 성실하게 매 순간을 최선을 다해서만 살아가는 것뿐만이 아니라

내 삶의 완급을 나만의 삶의 나만의 완급을 내가 아는 것, 그래서 남한의 템포대로의 평화로운 삶을 최대한 꾸준히 오랫동안 지속해 나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미루거나 회피한 일들이 굉장히 많이 있어요.

정말 장인이었어요. 

세바시를 통해서 처음 말씀드리는 한 가지 예를 들어보면요.

저한테는 좀 아이러니하게도 노래가 그랬어요.

 

12년 동안 크리에이터 활동을 했는데요.

그중에서 항상 노래를 불러왔지만 정식으로 노래를 배우기 시작한 지가 이제서야 한 4년 정도가 됐어요.

지난 8년 동안은 어떻게 있었냐면 노래를 배워야지 제대로 한번 배워봐야지 하고 생각만 하고 무서워하면서 살았어요.

어떻게 했냐면 그전까지는 이제 100번 녹음해서 한 번 잘 나온 걸 쓰던지,

아니면 최대한 가공을 하고 화려하게 이걸 포장해서 여러분께 들려드리던지 했었는데,

그러다 보니까 조금씩 무서워지는 거예요.

뭐가 제일 무서웠냐면, 언젠가 결심을 해서 노래를 배우러 갔을 때, 보컬 선생님이 신혁 씨 유튜브에서 봤을 때는 노래 되게 잘하는데 실제로 들으니까 기술이 되게 없네요. 지식이 없어 보이네요 하는 얘기를 듣는 게 되게 무서웠어요.

그 지식이 없다라는 게 스노볼처럼 굴러가서 저의 선택을 계속 미뤘던 거죠.

그러다가 결국에 참지 못하고 어느 시점에서 노래를 배우고 노래에 대한 자신이 생기고 확신이 생기다 보니까 

되게 신기하게도 그 지난 8년 동안의 시간이 내가 노래를 무서워하면서 회피했던 그 시간이 어? 어떻게 보면 지금 나에게 되게 필요했던 완급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왜냐하면 그때 동안 무서워서 참고 있었던 쌓아두고 있었던 그 노래에 대한 마음이 지금 터져버려서 저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신나고 재미있게 노래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올해에는 지난 28년 동안 목숨 걸고 피하고 있었던 춤을 한번 도전해 볼까 합니다.

 

 

아 감사합니다. 

춤을 한번 해볼까 합니다. 

오늘은 조금은 소박한 이야기를 드려봤습니다.

음 바꾼 건 냉장고가 맞는데요. 

더 넓어지고 시원해진 건 제 삶이었어요.

 

 

여러분에게 있어서도 아마 불편한 냉장고가 하나씩은 존재하실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무게감이 그것이 차지하는 공간들이 크던 작든 간에 

항상 그런 불편한 냉장고는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 마지막으로 질문을 던지면서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여러분에게 있어서 지금 불편한 냉장고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그 불편한 냉장고에 어느 정도의 선을 긋고 지금 그 냉장고에 어느 정도의 빈칸을 가지고 살고 계신가요?

그리고 그 빈칸이 여러분을 앞으로 어디로 데려갈까요?

이야기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