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이모부 동네 아저씨들 옷을 사고 그다음에 제 옷장에 있는 옷들을 섞어서 이렇게 옷을 입혀드리고 사진을 찍으면서 시작을 했어요.
제가 그동안 많은 분들을 만나면서 느낀 저의 이야기를 한번 들려드려보려고 합니다.
언제부터 이렇게 한국 아저씨들의 비포 애프터 사진이 인터넷에 조금 많이 등장하기 시작했을 거예요.
아니면 혹시 이렇게 근사하게 차려입은 아저씨들이 틱톡을 하고 있는 영상 한번 보셨나요?
이 영상의 경우에는 무려 2천500만 뷰가 나왔고 한국의 젊은이들 그리고 전 세계에 있는 수많은 젊은 친구들이 사랑하는 콘텐츠가 됐습니다.
네 저는 한국 아저씨에게 옷 입히고 한국 아저씨들과 함께 콘텐츠 만들고 있는 더뉴 그레이의 대표 권정현입니다.
반갑습니다.
오늘 저는 어 근 8년 동안 제가 만났던 700명의 아저씨들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그 옷을 입히면서 겪었던 저의 이야기를 한번 들려드려보려고 합니다.
옷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잖아요.
제가 어릴 때부터 옷을 되게 좋아했어요.
어릴 때 그냥 제가 공부하고 있으면 누나가 방에 쓱 들어와요.
그리고 제 얼굴을 한번 쓱 스캔하더니 왜 웃으시죠?
한숨을 푹 쉬면서 옷이라도 잘 입고 다녀 하면서 옷을 하나씩 선물해 줬어요.
그때부터 옷이 좋았어요.
되게 든든했거든요. 이렇게 갑옷 같은 거 있잖아요.
제 얼굴을 지켜주니까 그렇게 옷이 좋아졌는데 저한테 옷을 좋아했던 저에게 굉장히 충격적인 사건이 하나 있었어요.
아이들 수학 과외를 좀 했었거든요. 제가 공대생이에요.
그래서 아이들 수학 과외를 조금 했는데, 시범 과외를 갔던 곳이 좀 형편이 어려운 친구들이 모여서 공부하고 있는 공부방이었어요. 시범 과외 되게 잘하고 나왔는데 거기 있는 매니저 선생님이 애들이 수업은 되게 좋아하는데, 선생님이 메고 온 저 명품 가방 되게 불편해하더라.
그리고 선생님 되게 이기적일 것 같고 돈만 밝힐 것 같은 선생님 같다고 했다 하더라고요.
저 선생님 돈 만 밝힐 것 같아요
되게 충격적이었어요.
'아! 내가 좋아하는 옷이라는 게 남한테도 상처가 될 수 있구나' 이건 아닌데 싶었죠.
그래서 그 뒤로는 내가 옷으로 좀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일을 그냥 착함만을 강요하지 말고 좀 섹시하게 해 보자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때 마침 발견한 게 이 아저씨예요.
미국의 패션 디렉터 닉 우스터라는 분인데 이 사진 보자마자 이게 뭔가 싶었죠.
왜 이렇게 자신감 넘치는 눈빛을 가지고 있지?
뭐가 이렇게 당당하시지?
그리고 왜 이 사람 주변에는 젊은 친구들이 늘 가득하지?
그리고 왜 그게 어색하지가 않지?
이 사진들이 왜 이렇게 강렬했을까? 그냥 지나치지 못했을까?
돌이켜서 생각해 보면 저한테 가장 가까운 남자 어른 아버지는 늘 편찮으셨어요.
뇌경색으로 쓰러지셔가지고 늘 제가 매일 아침 씻겨드려야 되고 매일 아침 케어해 드려야 되는 그런 분이셨어요.
그리고 옆에 사진은 올해 초에 응급실 갔을 때예요.
아버지가 쓰러지셔서 응급실에서 생사를 넘나들고 있는데 저는 옆에서 포토샵 하고 있었거든요.
이런 정도로 아빠는 늘 케어해야 되는 존재였어요.
제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좀 더 사회적으로 봤을 때 한국 아저씨들은 늘 갈등을 안고 있는 것 같아요. 우리랑
꼰대
개저씨
틀딱
라떼는
계속해서 새로운 단어들이 나와요.
이것들이 우리 사회의 갈등을 대변하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사진이 그리고 옷이 이 문제들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내가 되고 싶은 우리 아빠가 나한테 주지 못했던 그 멋진 남자 어른이 되기 위한 그 길을 제시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옷이 그리고 저 사진이요.
그 뒤로 길거리 캐스팅을 좀 했거든요.
근데 당연히 다들 사기꾼 취급하셨어요.
왜냐하면 그냥 동네 아저씨들한테 아저씨 제가 모델시켜 드릴게요 하면 누가... 그렇죠?
그런데 마침 동네 카페 사장님 한 분을 알게 됐고 제가 조심스럽게 헌팅을 해 가지고 이렇게 번호를 따서 시작을 하게 됐습니다.
제가 아르바이트에서 번 돈으로 옷을 사고 그다음에 제 옷장에 있는 옷들을 섞어서 이렇게 옷을 입혀드리고 핸드폰 사진으로 사진을 찍으면서 시작을 했어요.
결과 되게 좋았고요.
작지만 투자도 받아서 사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근데 그 작은 성공에 너무 취했었는지 아니면 제가 어려서인지 사업을 되게 못했던 것 같아요.
집중하지 못했고 막 이것저것 산만하게 했던 것 같아요.
결과는 처참하게 실패했고 빚만 옴팡 지고 신용카드는 못 쓸 정도로 신용 등급은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취업도 했어요. 사실
근데 다시 하고 싶더라고요.
그러니까 내가 이걸 포기하면 내가 되고 싶은 내가 바라는 그 아저씨의 모습을 포기하는 거고
그건 제 인생을 포기하는 거랑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내가 뭘 실수했지? 다시 우리 사업을 돌아보자. 했더니 그 카페 사장님이 했던 말 한마디가 떠올랐어요.
동화나라에 온 것 같아
권 대장 동화나라에 온 것 같아 이런 말씀을 하셨거든요.
아 우리는 뭐 옷을 만들거나 뭐 다른 거 할 게 아니라 카페를 차리거나 할 게 아니라 이 동화 나라에 온 것 같은 경험을 많이 주는 회사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같이 일했던 친구들 다시 불러 모아 가지고 각자 일 끝나고 아르바이트 끝나고 저녁이나 주말에 친구 시아버지 저희 이모부 동네 아저씨들 그렇게 한 10장 정도 사진을 찍었어요. (비포 애프터)
그리고 아빠 프사 바꾸기 대작전이라는 키치 한 타이틀을 달고 클라우드 펀딩을 처음으로 오픈을 했어요.
그렇게 한 분 두 분 세 분 10분 30분 60분 그렇게 700분의 아저씨들을 만났고 그렇게 이야기가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확장을 하다 보니까 되게 의미 있는 일을 하기 시작해요.
자영업자분들을 새마을금고와 응원한다든지 아니면 농부분들을 응원하는 캠페인이라든지
아니면 참전 용사분들에게 존경을 표하는 일까지 확장하게 됩니다.
굉장히 많은 곳에서 연락을 주셨고 일이 많아졌어요.
배가 불렀나 봐요.
매너리즘에 빠지더라고요.
저희가 매번 신청 사연을 봤는데 너무 사연이 다 똑같았어요.
"우리 엄마 아빠 나 때문에 맨날 희생하시고 이제는 고생하시지 말라고 선물해 드리고 싶어요."
똑같은 사연만 캠페인마다 몇 백 개 많게는 몇천 개씩 받았어요.
같은 사연을 받고 또 기계적으로 많은 일을 처리하기만 하다 보니까 매너리즘에 빠졌어요.
근데 한편으로는 너무 많은 칭찬을 받았거든요.
"권 대표님 되게 좋은 일 하시네요. 복 받으실 거예요."
부끄러웠어요.
'이게 뭐라고 이렇게 칭찬하시지? 나는 그리고 진정성 있게 못하고 있는데'
되게 부끄러웠죠.
그래서 다시 돌이켜 봤어요.
'왜 이분들이 이 시간을 그렇게나 특별하다고 하시지?'
돌이켜 보니까 답은 현장에 있다고 하잖아요.
저희는 2시간 동안 오롯이 그분 한 분한테만 집중을 해요.
그분을 위해 머리를 만져드리고
그분을 위해 준비한 옷을 입혀드리고
가족도 스텝도 다 멋지다고 멋지다고 선생님 너무 멋있다고 하면서 사진을 찍어요.
그리고 멋있게 변한 모습을 사진으로 확인시켜 드리기도 하죠.
그리고 촬영이 끝나면 인터뷰의 형식을 빌어서 그분의 삶을 들어드립니다.
그러면 거의 한 분도 빠짐없이
"나도 한번 시니어 모델 해볼까?"
"연예인이 된 것 같다."
"여보 나 이 스타라고 불러줘"
뭐 이런 말씀들을 하세요.
그때 카페 사장님이 했던 말이 떠올랐어요.
동화나라에 온 것 같아
우리는 그동안 늘 희생만 하고 살아온 조력자 역할만 했던 그 세대 분들한테 간접적으로나마 한 번쯤 주인공이 돼보는 그런 경험을 드리는 회사구나.
내가 하는 게 단순히 옷을 바꿔 입히는 게 아니라 그분들에게 자존감을 입히고 그분들이 한 번쯤은 주인공이 돼보셔도 괜찮다는 그 용기를 입히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시 이 사진
내가 이 삶의 주인공이라는 그 강렬한 눈빛,
그리고 주인공의 삶을 살아도 되겠다는 그 생각,
그리고 늘 희생하는 것 그 이상으로 내 삶의 주인공이 되어 보는 그 연습을 저랑 같이 함께 해 보자고 하는 역할을 맡기로 했어요.
카페 사장님 한 분을 메이크 오버 했던 작은 에피소드로 시작했어요.
그게 아빠 프사 바꾸기라는 프로젝트가 됐고요.
이젠 그 이상을 해야 돼요.
"내 삶의 주인공은 나예요"라는 커다란 무브먼트
그리고 이 커다란 메시지를 주기 위해서는 저와 함께 큰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굉장히 아이코닉한 상징적인 인물들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각자 주인공처럼 살고 계신 멋있는 시니어 모델 분들을 한 분 한 분 한 분 모으기 시작했고 그분들과 함께 기획한 것이 바로 시니어 BTS라고 불리는 ahjussis(아저시즈)입니다.
처음에 그레이 아이콘 이런 거였어요.
그런데 너무 막 멋만 부리는 것 같고 그래서 우리는 아저씨가 개저씨가 아님을 보이기 위해서는 아저씨라는 단어 자체를 순화시키고 싶었어요. 그래서 아저씨즈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하기 시작했죠.
여기까지만 들으면 너무 멋있어요.
근데 근데 저희도 너무 어렵거든요.
이렇게 생각하시면 돼요.
60대 사장님 회장님 임원분들 모시고 30대 직원이 늘 잔소리하고 핀잔줘야 돼요.
"왜 이렇게 선생님은 돌에 다리 올리고 사진 찍으세요."
"선생님 인스타그램 하시는데 왜 이렇게 우리 이모의 카카오 스토리가 떠오르죠?"
하면서 잔소리해야 되거든요.
근데 이렇게 말하는 게 되게 어려워요. 우리는 유교 공화국이잖아요.
그리고 PD로서 권위도 살아야 되는데,
이번에 선생님들이 가운데 2분 세웠다고 다음 선생님들이 혹시 서운해하진 않을까?
이번에 4명을 앞에 세웠으면 다음엔 순서 바꿔서 다음 4명이 서야 되지 않나?
이런 식으로 내부적으로는 그런 어려움이 있었고요.
또 밖에서는 이런 냉소들이 되게 많았어요.
"야 정현아 60대 아저씨들 시니어들 안 바뀌어 그렇게 60 평생 살았는데 뭘 바뀌겠냐? 대충 연기시키면 돼."
근데 연기시키면 안 될 것 같잖아요.
그렇죠 제가 없을 때도 그분들이 일상에 가서 당신이 주인공이에요라고 메시지를 줄 수 있는 분들이어야 하는데,
개저씨, 꼰대 같은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그러면 우리 그냥 솔직하게 하자.
이분들 아직은 꼰대 같은 모습이 보일지언정, 나이에 상관없이 밝고 긍정적이고 또 젊게, 또 유쾌하게 사는 그런 아저씨들임을 그냥 보여주기로 했어요.
이 영상은 고 데리고라는 어떤 커버 영상이에요
근데 이분들은 'Go Daddy Go'를 '골 때리고'로 알아요.
끝까지 이 정도로 우리랑 달라요.
그리고 브레이브걸스의 롤린을 추는데 이 도가니가 시리다고 하세요.
교과서에나 등장할 법한 힙한 어른, 멋진 어른은 지금 아니에요.
근데 "우리 이렇게 부족하지만 젊고 유쾌하게 당신들과 소통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를 보여줘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결과는 작년에 2만 5천 명 수준이었던 SNS 팔로워 수가 올해 지금은 50만 정도가 됐습니다.
20배가량 성장을 했죠.
또 평균 연령 63.5세의 아저씨들이 광고 모델 신인상을 받았어요.
제가 그동안 많은 분들을 만나면서 느낀 주인공이 되기 위한 첫 번째 가장 대전제 조건이 있어요. 뭘까요?
'이 나이에 무슨'이 없어야 돼요?
'이 나이에 무슨 틱톡이야.'
'이 나이에 무슨 인스타그램이야.'
'이 나이에 무슨 시니어 모델이야.'
'이 나이에 무슨 가수야.'
'나이에 맞게 살아'가 없어야 돼요.
나이에 상관없이 '그때도 지금도 앞으로도 내가 내 인생의 주인공이다'라는 생각을 갖는 게 가장 먼저예요.
그리고 제 개인적으로 주인공은 주인공은 늘 자율적으로 스스로 삶의 방향을 설정하고 선택할 줄 알아요.
그리고 주인공은 늘 주체적으로 본인 삶을 책임지고 개척해 나갈 줄 알아요.
그리고 요즘 시대의 주인공은 굳어 있고 갇혀 있지 않고 유연하고 개방적입니다.
이게 제가 생각하는 주인공인 것 같아요.
더뉴 그레이 그리고 권정현 저는 패션을 하는 사람 그리고 패션을 하는 회사가 분명히 맞아요.
그런데 다른 패션들이 보통은 너와 나를 구분 지으면서 그 패션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정립해 가거든요.
근데 저희는 우리 각자가 주인공이에요라는 아이덴티티를 하나씩 하나씩 심어줄 수 있는 그런 브랜드가 되고 싶습니다.
여기 계신 분들 다 듣고 계신 분들, 그리고 이렇게 라이브로 봐주고 계신 분들, 그리고 앞으로 유튜브로 봐주실 분들 다 주인공이에요.
앞으로는 내가 내 삶의 주인공이라는 생각부터 갖고 그 뒤에는 내가 내 인생의 주인공인 삶을 쟁취하기 위해 살아보시면 어떨까요?
네 여기까지 옷을 통해 주인공을 만드는 브랜드 더뉴 그레이 그리고 더뉴 그레이의 대표 권정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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