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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바시 1490회 | 성실함도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ㅣ이재은 MBC 아나운서, 뉴스데스크 앵커

성실함도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ㅣ이재은 MBC 아나운서, 뉴스데스크 앵커 | 자기 계발 미라클모닝 동기부여 | 세바시 1490회

 

 




새벽 5시에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하고 

30분 단위로 시간 계획을 세우고 

하루 9개 일간지를 독파하면서 종일 뉴스 준비를 하고 

어쩌면 남들이 보기에는 지겹고 답답해 보이는 일상이지만 저는 단 한 번도 그렇게 느껴본 적이 없습니다.

너무나 평범하고 부족한 제가 지금처럼 여러분의 얼굴을 보면서 저의 삶을 나눌 수 있게 된 비결이 뭔지 궁금하시죠?

그건 바로?

 

성실함도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네 안녕하세요. MBC 아나운서 이재은입니다.

저는 현재 햇수로 5년째 MBC 뉴스데스크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아마 뉴스나 방송을 통해서 저를 보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요즘은 얼마 전에 유튜브에서 화제가 됐던 갓생 살기 브이로그를 통해서 저를 알게 되신 분들도 많으시더라고요.

새벽 5시에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하고, 아침 일찍 출근을 해서 30분 단위로 시간 계획을 세우고,

하루 9개 일간지를 독파하면서 종일 뉴스 준비를 하고 그렇게 열심히 살아가는 저의 하루를 담은 영상인데요.

 

 

그런데 이 영상을 보신 분들의 반응은 정말 극과 극이었습니다.

"열심히 사는 모습이 도전이 된다. 나도 올해는 그렇게 한번 살아보고 싶다."

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반대로

"대체 왜 그렇게 열심히 살아요? 매일 똑같은 일상이 너무 답답해 보여요."

라고 말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맞습니다. 저의 하루는 마치 복사 붙여넣기를 한 것처럼 정말 똑같습니다.

 

어쩌면 남들이 보기에는 지겹고 답답해 보이는 일상이지만 저는 단 한 번도 그렇게 느껴본 적이 없습니다.

이런 제 일상이 저에게는 여전히 벅차게 즐겁고 동시에 아직도 많이 어렵고 버거워서 지루할 틈이 없거든요.

사실 저는 부족한 게 정말 많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늘 같은 자리에서 매일 최선을 다해서 남들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노력해야 했습니다.

 

 

너무나 평범하고 부족한 제가 지금처럼 여러분의 얼굴을 보면서 저의 삶을 나눌 수 있게 된 비결이 뭔지 궁금하시죠?

그건 바로 꾸준함이었습니다. 

 

꾸준함

 

혹시 너무 뻔해서 실망하셨나요?

하지만 한결같이 그 자리를 지키는 것, 매일매일 지치지 않고 주어진 그 상황과 자리에서 꾸준히 노력하는 것,

얼핏 들으면 너무 뻔하고 특별할 건 없어 보이지만 저는 그게 제일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지금부터 이 꾸준함의 엄청난 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너는 뭔가 2%가 부족해

 

 

아나운서가 되고 나서 처음으로 제가 좋아하는 스포츠 방송을 할 때 담당 PD에게 들었던 이야기였습니다.

물론 제가 부족하다는 건 당연히 너무나 잘 알고 있었지만 정확하게 어떤 부분이 부족하고 어떤 점을 보완했으면 좋겠는지 구체적인 설명도 없이 그냥 넌 2%가 부족해라는 이 말이 어린 시절 저에게는 너무나 상처가 됐습니다.

어 그래서 방송을 할 때마다 한없이 움츠러 들었고요.

'아무리 열심히 해도 어차피 나는 안 될 거야'

이런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히기도 했습니다.

스포츠 방송을 할 때는 순발력이 부족해서 

뉴스를 할 때는 기자들처럼 취재력이 부족해서 

예능을 할 때는 에너지나 끼가 부족해서 

내가 부족한 사람이 그래서 좌절할 수밖에 없는 온갖 다양한 이유들을 찾았습니다.

그렇게 제 자신을 더 깊고 깊은 구덩이 속으로 계속 몰아넣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선배가 저에게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재은아 네가 얼마나 열심히 하고 있는지 알아 너는 커쇼 같은 아나운서야 늘 꾸준히 열심히 하니까.
그러니까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더라도 너무 실망하지 마."

 

 

LA 다저스의 클레이튼 커쇼 선수 제가 정말 좋아하는 야구 선수인데요.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임에도 불구하고 늘 꾸준하게 최선을 다하는 선수로 유명합니다.

"커쇼 같이 꾸준한 아나운서"라는 그 선배의 말이 저를 다시 일으켰습니다.

방송 뒤에 숨어 있는 저의 꾸준한 노력을 처음으로 알아봐 줬던 선배에게 정말 너무나도 고마웠습니다.

그 선배는 지금 나의 부족함이 아닌 언젠가 나타날 탁월함을 미리 알아보고 인정해 준 거니까요.

 

 

그리고 늘 해왔던 것처럼 저는 그 자리에서 매일매일 꾸준하게 달려왔습니다.

저의 부족함을 극복하기 위해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냥 대충 말고요. 정말 열심히 꾸준하게요.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정직하고 묵묵하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제가 담당하고 있는 스포츠 방송을 잘 해내기 위해서 프로그램에서 다루게 될 모든 경기를 다 챙겨봤고요.

방송 전날부터 스포츠국에 내려가서 선배들이 편집하고 있는 영상들을 옆에서 하나하나 챙겨 봤습니다.

편집실 구석에서 밤새 공부를 하다가 분장받는 시간마저 아까워서 전날 받은 화장 그대로 다음 날 아침 방송을 하기도 했습니다.

대부분의 시간을 그렇게 스포츠국에서 보내다 보니까 선배들은 "너 같은 아나운서 정말 처음 봤다" 이러면서 스포츠국에 자리를 줄 테니까 사무실을 아예 옮기라면서 농담을 하기도 했습니다.

 

 

 

 

또 올림픽 현장에 가면 가장 먼저 출근을 하고 가장 늦게 퇴근을 했습니다.

하루 서너 시간씩만 잠을 자면서 중계를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쌓이다 보니까 어느 순간 스포츠의 세계에 정말 깊숙하게 들어가 있었습니다.

경기 리포팅부터 시작해서 선수 인터뷰, 스튜디오 진행, 그리고 중계까지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을 그리고 그때그때 맡겨진 일들을 차근차근해나갔습니다.

꾸준함을 유지하는 비결 중에 가장 중요한 건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겁니다.

더 큰 무언가를 바라보고 기대하고 물론 더 큰 꿈을 갖는 것도 정말 중요하죠.

하지만 지금 나에게 주어진 일,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더 큰 꿈도 더 큰 무대도 절대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꿈을 향해 달릴 때 머릿속 계산기를 지워버렸습니다.

지금 이 일을 하면 나중에 이런 식으로 도움이 되겠지?라는 생각도 의미가 없었습니다.

 

 

얼마 전에 대통령 선거가 있었죠.

저도 그날 오후 4시부터 새벽 2시까지 9시간 넘게 선거 방송을 진행했었는데요.

저도 처음부터 메인 MC를 하게 된 건 아니었습니다.

첫 선거 방송 때는 낭독조라고 해서 지금은 선거 캐스터라고 부르는데요.

화면에는 나오지 않고 목소리로만 현재 개표 상황을 전해주는 그런 역할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다음 선거 때는 VR 스튜디오에서 현재 투표율, 득표율 등을 전했고요.

 

 

그다음 선거에서 드디어 메인 스튜디오로 옮겨가서 AR을 활용해서 좀 더 다이내믹하게 개표 상황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그다음 선거 때 드디어 MC를 맡게 됐습니다.

제가 처음 선거방송 낭독조를 한 이후에 10년 만에 하게 된 MC 역할이었습니다.

당연히 그럴 일도 없었겠지만, 만약에 제가 처음부터 바로 MC를 했다면 아마 저는 제대로 말도 못 했을 뿐 아니라 분명히 방송 사고가 났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니면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또 설명하지도 못하고 그냥 멀뚱멀뚱 서 있기만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차근차근 공부하고 배우고 익힌 다음에 MC를 하게 되니까 제 역할뿐 아니라 전체적인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고 그만큼 진행하기도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선거 방송뿐 아니라요.

섹션 TV 연예통신이라는 프로그램 역시 1년 넘게 현장에서 리포터 활동을 하다가 몇 년 뒤에 MC를 맡게 됐습니다.

 

 

스포츠 프로그램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제가 중계 캐스터를 하기까지 정말 다양한 선수 인터뷰에 현장 리포팅을 거쳐서 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눈에 잘 띄지 않고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역할이라도 연연해하거나 조급해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늘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조금씩 천천히 꾸준하게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이 감사했고 즐거웠습니다. 

 

 

그렇게 서두르지 않고 조급해하지 않고 그때그때 나에게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다 보면 가장 완벽한 타이밍에 기회가 찾아옵니다.

훈련의 과정 없이 처음부터 내 능력 이상으로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면 스스로가 버거워서 제대로 감당해내지 못했을 겁니다.

그 자리에 걸맞은 실력을 꾸준하게 쌓아야 무슨 일이든 더 오래 잘 해낼 수 있습니다.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에 욕심부리지 말고 조급해하지도 말고 그때그때 주어진 상황에 집중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저는 그렇게 차근차근 준비하면서 때를 기다렸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기회가 하늘에서 뚝 떨어지지는 않으니까요.

준비된 사람에게 기회가 찾아오고 훈련된 사람이 그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계획

 

자 꾸준함을 유지하는 방법 다른 하나는 하루를 더 꼼꼼하게 계획하는 겁니다.

시간은 언제나 한정적이고 제한적이죠. 우리 에너지도 마찬가지고요.

모든 일을 동시에 완벽하게 처리할 수 없기 때문에 우선순위를 잘 정하는 게 중요합니다.

제 플래너를 살짝 보여드리면요 먼저 우선순위를 주제별로 정하고 이걸 바탕으로 30분 단위로 계획을 세웁니다.

 

 

저는 이렇게 업무 하루 루틴, 약속이나 미팅, 살 것 할 일 등으로 나눠서 우선순위를 정리하는데요.

그리고 그걸 바탕으로 30분 단위로 계획을 세웁니다.

먼저 고정된 스케줄을 채워 넣고 나서 나머지 시간을 중심으로 계획을 세웁니다.

 

 

이렇게 하루의 시간을 좀 더 잘게 쪼개서 더 구체적으로 정리를 하다 보면 낭비하는 시간이 없이 하루를 더 알차게 보낼 수 있습니다.

제가 쓰는 플래너에는 하루 계획표만 있는 건 아닌데요.

오늘 하루를 보내면서 느낀 점들 나의 생각 반성들을 함께 정리합니다.

한 번에 무언가를 이루려는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이렇게 철저한 계획과 루틴에 따라서 하루하루를 쌓아가다 보니까 좀 더 주도적으로 하루를 살아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치지 않고 좀 더 즐겁게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만약에 오늘 계획한 대로 살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불안해하지 말고 

당장 내 삶에 드라마틱한 변화가 없다고 해도 포기하지 않고 

묵묵하게 꾸준하게 그리고 정직하게 한 걸음 한 걸음씩 걸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책을 출간하고 나서 처음으로 정말 다양한 인터뷰를 하게 됐는데요.

인터뷰를 할 때마다 이런 질문을 많이 주시더라고요.

앞으로의 목표가 뭐냐?

 

저는 앞으로도 늘 그랬던 것처럼 저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거라고 답합니다.

너무 뻔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그게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지금처럼 꾸준하게 하루하루를 늘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내는 게 저의 매일매일의 목표입니다.

저의 일상 브이로그를 보시고 말씀하셨던 것처럼 너무 지루하지 않냐 이렇게 물어보실 수 있지만,

아니요. 저는 아직도 매일이 설레고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오늘 하루도 늘 그랬던 것처럼 꾸준하게 최선을 다해서 살아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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