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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 세바시 72회 세계를 정복하려면 지도를 사라 | 양희송 대표기획자


강연 소개 : '세계관'이란 '세상을 보는 관점'입니다. 그러나, 세상을 본다는 것은 그리 단순하거나 자명한 행위가 아닙니다. 서로 다른 세계관이 각축하는 세상 속에서 대안적 세계관을 갖고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여러분과 탐색해 봅니다.


게시일: 2011. 11. 15.




예 반갑습니다


세상을 정복하려면 지도를 사라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할 건지 궁금하시죠?


여러분 잘 아시는 찰리채플린이 주연한 '위대한 독재자' 라는 영화의 한 장면입니다


세계를 정복하려는 독재자가 지금 자기 책상위에서 무언가를 가지고 놀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007부터 시작을 해서 다양한 영화를 보시면 세계 정복을 하려는 독재자들이 등장할 때 꼭 같이 나타나는 소품이 있죠

'세계지도' 입니다

보통 등 뒤에 벽에 걸려있거나 아니면 책상 위에 지구본으로 등장을 하죠

왜 이 사람들은 늘 세계지도를 끼고 살까?

이유는 간단합니다

자기가 정복하려는 대상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알아야 정복을 하겠죠

세계를 정복하려면 세계지도가 꼭 필요합니다

여러분 가운데도 세계를 정복하고자 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제일 먼저 하실 일은 문구점에 가서 세계지도를 먼저 하나 구입하시는 일인데요


물론 세계 지도를 구입한다고 다 정복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세계지도가 없이는 절대로 세계를 정복할 수 없다 하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오늘 제가 할 이야기의 가장 핵심적인 키워드는 '세계관'이라는 용어입니다


한글이나 또 한자나 혹은 영어로도 월드뷰라는 아주 단순한 단어의 조합이기 때문에 의미를 이해하시는 데는 전혀 어려움이 없을 겁니다

'세상을 보는 관점' 이런 뜻이죠

세상을 보는 관점이 달라지면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우리 한번 생각을 해볼텐데요

자 이게 뭘까요?

제가 이 그림을 띄워놓고 질문을 던지면 중학생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한 청중들이 아주 다양한 대답을 합니다

제일 먼저 나오는 대답이 보통 '정육면체' 이런 얘기입니다

근데 잠깐 생각을 해보면

이게 정육면체가 되려면 변의 길이가 같아야 되는데 이게 눈썰미만 가지고는 좀 자신이 없단 말이죠?

약간 자신없이 '직육면체인가?' 이렇게 갑니다

직육면체도 사실 좀 자신이 없죠 비뚤삐뚤할 수도 있구요

그럼 약간 양보를 해서 '육면체인가 보다' 이렇게 가는데 육면체도 자신이 없긴 마찬가지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뒷면이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거든요


우리는 보면 파악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보고 있으면서도 놓치는 게 굉장히 많구요

보기 때문에 속는 것들도 굉장히 많습니다


세계관이 세상을 보는 관점이라는 이야기를 했을 때 중요한 것은 우리가 '본다' 하는 것에 

종종 우리가 속기도 하고 착각하기도 하는 지점이 있다는 그 지점을 우리가 먼저 기억하고 들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제 이야기를 하나 말씀드릴께요

저는 3년 반 정도 영국에서 유학을 한 적이있습니다

제가 다니던 학교에서 학생들이 같이 영국의 시골마을로 여행을 하게 돼서

그 마을에 가서 교회 가서 일도 좀 돕고 어린 아이들도 돌봐주고 하는 일이 있었는데요

제가 영국간 지 얼마 안 됐었기 때문에 영어가 거의 언어장애 수준이었습니다

그래서 친구들이 저한테 배려를 해주기 위해서 너는 그러면 애기들을 데리고 30분만 놀아라 이렇게 된 거예요 말이 필요없는 

그래서 제가 맡은 아이들이 4살에서 6살까지의 아이들 20명정도였어요

영국만 해도 시골마을에 가면 외국인 볼 기회가 많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아이들 앞에 제가 서 있는 것 자체가 아주 호기심과 궁금증를 자아내는 일이죠

제가 자신있게 영어로 질문을 던졌죠 

'내가 어디서 왔게?' 

이렇게 탁 질문을 던졌더니만

'저요 저요' 

하고 아주 반응이 뜨거웠어요

그래서 그 중에 똘똘해 보이는 남자애한테

'그래 너가 한번 대답해봐라' 했더니만 

손을 번쩍 든 그 아이가 하는 말이

'아프리카요' 

하더라고요 

원래 제 계획에는 코리아까지는 기대를 안했구요

차이나나 재팬정도 나와주면 '그래 애들아 차이나하고 재팬 사이에 코리아가 있단다'

이렇게 풀어갈려고 한건데 바로 아프리카로 가는 바람에 

제가 그 뒤에 그 모임을 어떻게 끝냈는지 지금도 기억이 안납니다


어쨌든 그 상황이 끝나고 나서

저녁에 같이 학생들이랑 브리핑을 하는 시간이 있었는데요

제가 낮에 있었던 에피소드를 이야기했어요

얘들아 말이다 글쎄 이렇게 참 흥미로운 일이 있었단다

하면서 얘기를 하는데 분위기가 이상한거예요

사람들이 안 웃어요 뭔가가 지금 잘못되고 있다

가만히 제가 분위기를 살폈더니만

영국의 보통 사람들의 머릿속에 아시아의 인도 너머에 뭐가 있는지를 몰라요

인도는 식민지를 했기 때문에 굉장히 잘 압니다

그 너머에 뭐가 있는지를 몰라요

물론 차이나가 있고 재팬이 있다는 건 알지요

근데 정확하게 지도에서 집지를 못해요


그건 마치 우리나라 사람들이

케냐가 아프리카에 있다는 사실을 알지만 지도에서 못 집는 거랑 비슷한 이치입니다

근데 그 사실에 제가 충격을 받고 학교로 돌아와서

저희는 아침마다 학생들이 돌아가면서 채플 (chapel 예배) 인도를 하는데

제 순서가 왔을 때 예배 때려치고 학생들에게 지리공부를 시켜야 되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때 제가 보여줬던 지도가 바로 이것입니다

딱 지도를 걸어놓고 질문을 했죠 학생들에게 '얘들아 이게 도대체 뭐냐?' 그랬더니만 학생들이 대답을 합니다

월드맵이지 세계지도지 이렇게 얘기를 해요

그래 이거 월드맵 맞지? 그런데 나는 내 나라에서 크면서 좀 다른 세계지도를 봤다

하고 이걸 보여줬어요 감이 오시나요?

영국학생들도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지를 이해를 하더라구요

자 우리는 이 지도를 보면서 컸습니다

지금도 중고등학교 여러분들이 보는 세계지도는 이렇게 생겼어요

그런데 제가 나가서 보니까요

제가 최근에 중국갔다 왔는데 중국도 이걸 봐요


근데 서양은 거의 다 첫 번째 지도를 봅니다

이 지도를 보면 세계의 중심이 어디에 있는지 금방 보입니다

우리 위도 경도할 때 중심 동양과 서양을 나누는 가운데 선이 어디를 지나죠?

영국 그리니치 천문대 왜 거기를 지날까요?

아무 이유 없어요

영국이 제일 국력이 셀 때 그 선을 나눴으니까

거기를 지나는 거예요

우리가 기준이다 이렇게 정한 겁니다

그래서 거기서 그걸 중심으로

동쪽으로 약간 간 지역을 일컬어서 영어로 Near East 한자로 '근동'이라고 부릅니다

동쪽으로 중간쯤 가면 뭐라고 부를까요?

영어로 Middle East '중동'이라고 부르죠

동쪽으로 확 가면 Far East '극동'이라고 부릅니다

여러분 좋아하시는 만화영화 슈렉 

슈렉 1편에 제일 먼저 등장하는 이야기가

영어로 대사가 이래요 kingdom far far away 우리말 번역 '겁나 먼 왕국' 이렇게 돼있습니다


영국 사람들의 입장에서 저는 어디서 온 사람이다?

겁나 먼 왕국에서 온 unknown country 예요

코리아가 어디에 있는지 집을 수 없는 지역에서 나타난 미지의 친구인 거죠



세계지도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세계지도는 어떤 면에서는

세상을 바로 보는 관점 즉 세계관이

가장 선명하고 적나라하게 구현되어 있는 장이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떤 세계지도를 보느냐를 보면

그 사람의 세계관이 어떤 것인지를 알아챌 수가 있습니다

굉장히 자연스럽게 드러나요

우리는 서양사람들의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상에서 어떤 면에서는

주도적인 혹은 지배적인 혹은 주류의 그들이 바라보고 있는 지도를 보면

우리가 얼마나 비주류고 변방에 있는 존재인지를 금방 눈치챌 수 있습니다

그런 세계속에서 살아갈 때 가만히 있었는데 

저절로 우리가 변방의 주변인으로서 자리매김이 되었을 때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될 것인가?

세계지도 이야기가 곧 우리의 인생관의 문제, 가치관의 문제로 손쉽게 옮겨올 수가 있습니다



저는 이 지도를 들여다보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선택 3가지 정도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순응?


첫 번째 우리가 할 수 있는 선택은 '순응'이라고 이름을 붙여봤어요

'순응' 받아들이는 거예요

그래 우리는 1세계 2세계 3세계 

A급 B급 C급의 존재다 하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거예요


약간 자존심의 상처를 입고 뭔가 좀 비굴한 느낌이 들지만

인정하면 우리 인생의 상당히 많은 부분들이 편안해 집니다

불필요한 경쟁에 뛰어들지 않아도 돼요


그럼 나는 C급인데 3류 인생인데

뭐 그렇게 내가 크게 부담갖고 살건가 마음이 편안해 집니다

약간만 비굴하면 우리 인생이 굉장히 많이 편안해집니다

스트레스도 안받고요 영어공부 열심히 안해도 되고

학벌좋은 학교 갈려고 노력 굳이 안해도 그냥 주어진 조건 받아들이고 살면 됩니다

이게 저는 첫 번째 우리가 할 수 있는 또 실제로 많이 하는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편승?


두 번째 가능성이 있습니다

저는 그 두 번째 가능성의 이름을 '편승'이라고 붙여봤습니다

'편승'이 뭐냐하면요

한국 사람 가운데 개인적으로 능력이 뛰어난 분들이 참 많습니다

그런 분들은 아마 첫 번째 순응 모델을 갖고 살아가는 분에게 질문을 하겠죠

아 왜? 지배적 질서가 우리한테 요구하는 기준이 뭔데?

뭐 영어잘하는 거야? 그럼 영어 열심히 하는 거예요

돈 많이 버는 거야? 그럼 글로벌기업 만드는 거죠

학벌이 좋아야 돼? 그럼 아이비리그로 유학을 가요

그 다음 뭐 문화예술 뛰어나야지 세계적인 성악가도 나오고 지휘자도 나오는 거예요

그런데 저는 이 모델을 편승이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유는 딱 한 가지 입니다

이 모델 다 좋은데 지배적 질서가 정당한지에 대해서 시비걸지 않는다는 거죠

이미 존재하는 게임의 룰에서

누가 누가 더 잘해서 승자가 되는가에만 관심이 있습니다

알다시피 모든 사람이 다 승자가 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이 편승모델은

한 명의 탁월한 위너 (winner 승자) 가 탄생하는 동안

우리는 수 많은 루저 (loser 패자) 가 생겨나는 것을 그냥 지켜보고 있는 거죠

그리고 우리는 위너에게 박수를 루저에게 야유를 보내는 것을 아주 당연하다고 생각을 하고 살아갑니다

그래서 저는 이 모델을 편승모델이라고 이름을 붙여봤습니다

자 이 두 가지 굉장히 익숙한 모델인데요


저항?


세 번째 가능성이 과연 있겠는가?

저는 '저항'이라고 이름을 붙여 봤습니다

대단한 것 같은데 내용은 간단해요

나는 다른 지도 보고 산다고 우기는 겁니다

어이없죠? 지배적인 질서, 주류사람들이 보는 지도가 있어요

근데 '나는 그 지도 안 볼래', '나는 다른 지도 보고 살래' 라고 우기고 살아가는 겁니다

그럼 그렇게 살면 되는데 뭐가 문제인가

지배적 질서의 지도 주도적인 그런 질서의 지도를 보는 사람들이 압박을 가해와요

왜 다 이거 보고 살아가는데 

너는 자꾸 그걸 보겠다고 우기냐

불편하다 어색하다 당혹스럽다 민폐를 끼친다 압박을 가하는 거죠

모든 대안적인 가치관을 갖고 살아갈려는 사람들은 동일한 딜레마와 압박에 직면합니다



여러분을 위해서 제가 한 사람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자 굉장히 낮선 지도입니다 호주사람이 보는 지도예요

세계 지도가 거꾸로 누웠습니다 그렇죠?


이 지도를 처음 그렸던 '스튜어드 맥아더'라는 사람이 1970년도인가에 자기가 12살때

학교에서 세계지도를 그려오라는 숙제에

지도를 이렇게 그려갔다가 선생님한테 야단을 아주 맞았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뜻을 꺽지 않고

이 지도를 보급해야 되겠다해서 35만부 정도를 팔았다고 그러구요


이 지도의 원본에는 그런 글귀가 써져있대요


호주를 이웃 북반구 국가들 위로 우뚝 솟아서 우주의 지배적 위치에 당당히 군림하도록 하겠다


뭐 이런 아주 당돌한 그런 소망을 원본에 써놨다고 합니다

멋지지 않습니까? 그렇죠?

여러분 이 지도 잘 한번 들여다 보세요

뭔가 불안하지 않으세요?

뮌가 이 사람이 세계 인류에 뭔가 큰 위협을 가하고 있다든지

전 세계를 아주 불안정한 불안감 속에

빠뜨리고 있다는 느낌 안드세요?

여러분 이 지도 가지고 세계일주 여행하는데

문제가 있을까요? 없습니다

지리적인 팩트는 그대로 다 틀린게 없어요

우리의 머리는 그걸 압니다

아직 우리의 가슴은 받아들일 준비가 안 돼있어요

대안적인 가치관 남들이 보지 않는 지도를 보면서

세상을 살아갈려는 사람들은 누구나 동일한 지점에서 좌절감과 싸워야 됩니다

그 싸움은 머리의 싸움이 아니고 가슴의 싸움이예요

지식의 싸움이 아니고 사실은 용기의 싸움이예요


내가 믿는 가치를 위해서 용기를 내는 것

그것이 옳다고 믿는 그 믿음이 쉽사리 흔들리지 않고

많은 수의 사람들의 위협 앞에 쉽게 굴복하지 않고

끝까지 용기를 지켜내는 것

남과 다른 세계관를 갖고 살아간다는 것은

머리의 문제가 아니라 가슴의 문제입니다

여러분 모두가 용기있는 인생을 선택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글은 청각을 잃은 제 친구를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전체 또는 일부가 잘못듣고 잘못 옮겨적은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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