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강연을 듣는 내내, 제 블로그 이름과 정확히 그 반대 방향에서 온 한 문장이 내내 마음을 채탔습니다.
메타버스 거품 이야기로 멈출 수 있었던 강연이, 결국 접근성이 기본값이 되는 세상 이야기로 끌났다는 게 이 글의 진짜 이야기입니다.
📌 한 줄 요약
PC가 퍼스널 컴퓨팅을, 스마트폰이 모바일 컴퓨팅의 시대를 열었듯 — 이제 스마트 글래스가 공간 컴퓨팅의 시대를 연다. AI 발전이 마지막 장벽들을 하나씩 부수면서, 영화에서만 보던 기술이 일상으로 내려오는 중.
⭐ 추천 점수 : ★★★★ (4.0 / 5)
👥 추천 대상
· 메타버스·VR이 "다 끝났다"고 생각하는 분
· AI 다음 큰 변화가 무엇일지 궁금한 분
· 시각·청각 접근성, 고령자 케어에 관심 있는 분
📑 목차
1. 메타버스, 정말 끝났을까? — 모든 게 시작된 의문
2. 공간 컴퓨팅이란 무엇인가 — 디지털 정보를 "만지는" 시대
3. 아침부터 잠들 때까지 — 일상은 어떻게 바뀌나
4. 의료·교육·건축 — 이미 산업에서 쓰이는 현장
5. 왜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나 — 기술 복잡성과 UX 장벽
6. AI가 푸는 마지막 매듭 — 라지 월드 모델 · 피지컬 AI
7. 새로운 시대의 문 — 침대 위 해외여행, 다시 볼 세상
세바시 1952회 — 우리는 새로운 시대의 문 앞에 서 있습니다
메타버스, 정말 끝났을까? — 모든 게 시작된 의문
안녕하세요. 전진수입니다. 코로나 시즌에 메타버스가 엄청 흥행했던 거 기억하시죠? 로블록스, 포트나이트, 제페토. 증강현실·가상현실이라는 말이 대세처럼 떴었습니다.


그런데 그 서비스들이 지금 다 어디 갔나 싶죠. 여기 계신 분들 중에도 "공간 컴퓨팅, 거품이었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계실 거예요. 사실은 — 공간 컴퓨팅이 열어갈 미래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오늘 제가 보여드리고 싶은 건, 그 미래가 우리의 일과 삶을 어떻게 바꿀지에 대한 이야기예요. 한번 잘 들어보세요.
공간 컴퓨팅이란 무엇인가 — 디지털 정보를 "만지는" 시대
공간 컴퓨팅은 컴퓨터가 현실 공간을 입체적으로 이해해서 디지털 정보를 보여주고, 사용자가 직관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게 만드는 기술입니다.

시각·청각·촉각으로 받아들이고, 말·시선·손짓·몸짓 같은 자연스러운 움직임으로 조작해요. 지금까지 우리가 디지털 정보를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화면 안에서만 소비했다면, 공간 컴퓨팅은 현실 공간 어디든 정보를 띄우고 만지는 게 가능해지는 거죠. 증강현실, 가상현실, 메타버스, 그리고 현실 공간을 그대로 복제하는 디지털 트윈까지 — 이 모두가 공간 컴퓨팅의 일부입니다.
아침부터 잠들 때까지 — 일상은 어떻게 바뀌나
아침에 딱 일어나면 "오늘 일정 알려드릴게요" 하면서 스케줄이 눈앞에 떠 있어요. "오늘은 차가 막히니 30분 일찍 출발하세요" 같은 안내도 따라옵니다. 길을 찾을 때 더 이상 스마트폰을 들고 보지 않아도 돼요. 글래스 끼고 걸으면 바닥에 지도가 깔리면서 "50m 앞에서 우회전하세요"가 떠요.

집에서 요리할 때도 화면을 쳐다보면 레시피가 떠 있고 다음 단계 영상이 자동으로 흘러요. 손이 안 묻는 게 어딘가요. 해외여행은 어떨까요. 비행기 안이 VIP 영화관이 되고, 현지에서는 메뉴판·간판을 보기만 하면 자동 번역. 대화도 실시간 통역.
쇼핑할 때 옷을 미리 입어보고, 가구를 우리 집 거실에 미리 놔 보고. 실제로 홈디포는 구매 전환율을 2~3배 올렸고, 쇼피파이는 반품률을 40%까지 줄였대요.
의료·교육·건축 — 이미 산업에서 쓰이는 현장
일할 때는 가상 모니터 여러 개를 띄워 놓고 동시에 작업하고, 해외 동료와 영화 〈킹스맨〉처럼 홀로그램으로 회의해요. 엔지니어는 복잡한 매뉴얼 뒤지지 않고도, 부품을 쳐다보면 AI가 3D로 "여기에 끼우세요"라고 안내해 줍니다.
건축가는 건물을 짓기 전에 완성된 모습을 고객에게 미리 보여줘요. 중간에 "이렇게 바꿔달라"는 일이 줄어 커뮤니케이션 비용 자체가 내려갑니다. 병원에서는 환자의 MRI 스캔을 3D로 띄워 수술 장면과 정확히 맞춰가며 진행하니 정확도와 효율이 다 올라가요.
교육 사례가 인상적이에요. 위험한 화학 실험을 가상으로 안전하게 해보고, 원자를 직접 만지면서 배우는 거죠. 실제 수업에 적용해보니 학생들의 자신감이 올라갔고, 성적이 10% 이상, 그리고 — 참여율이 150% 이상 뛰었다고 합니다.

왜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나 — 기술 복잡성과 UX 장벽
"이거 너무 좋은 것 같아 빨리 쓰면 좋겠어"라고 생각하시잖아요. 그런데 왜 아직 시장에서 활성화되지 않았을까요?
첫째, 기술이 너무 복잡합니다. 디바이스가 공간을 정확히 인식하고, 정보를 진짜처럼 보여주고, 나의 시선·움직임을 실시간 반영하면서, 보고 싶은 정보만 골라 보여주고, 주변 환경 변화까지 따라가야 해요. 그리고 그 디바이스가 안경처럼 가볍고, 배터리도 오래 가야 하죠. 요구 사항이 만만치 않습니다.
둘째, 사용자 경험. 사람들은 얼굴에 뭔가 쓰는 걸 여전히 불편해해요. 사용 방법도 익숙하지 않고, 개인 정보 우려도 큽니다. 그래서 디바이스 사용을 꺼리는 분이 많아요.
AI가 푸는 마지막 매듭 — 라지 월드 모델 · 피지컬 AI
그런데 이 매듭들이 풀리고 있습니다. AI의 대모로 불리는 페이페이 리(Fei-Fei Li) 교수님 — 이미지넷이라는 거대한 데이터셋을 만들어 인공지능 발전의 전환점을 만드신 분 — 이 작년에 월드 랩스(World Labs)를 창업했고, 4개월 만에 1조 4천억 원 가치의 유니콘이 됐어요.

이분이 만드는 게 라지 월드 모델(Large World Model)입니다. ChatGPT 같은 라지 랭귀지 모델이 "언어"로 세상을 이해했다면, 라지 월드 모델은 사람이 세상을 보는 것처럼 AI가 현실 공간을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물리 법칙을 파악해 상호작용하게 하는 기술이에요.

CES에서 엔비디아 젠슨 황이 언급한 피지컬 AI(Physical AI)도 같은 결입니다. 기계가 현실을 3D로 이해하고, 중력·마찰·충돌 같은 물리 법칙을 알아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는 AI. 자율주행차·로봇의 두뇌가 되는 거죠.

이번 CES에는 안경처럼 가벼운 스마트 글래스들이 쏟아져 나왔어요. 메타의 레이밴(Ray-Ban) 글래스를 만든 에실로룩소티카, TCL, 할리데이(Halliday) 같은 회사들의 다양한 글래스를 현장에서 써봤는데, 수십 개 언어를 실시간 번역하고, 물어보면 AI가 바로 답합니다. 알림 받고, 사진·영상 찍고, 콘텐츠도 보고요. 이전엔 "리얼하고 고화질"이 화두였다면, 이제는 "가볍게 끼고 자연스럽게 쓰는 것" 이 핵심으로 옮겨가고 있어요.
새로운 시대의 문 — 침대 위 해외여행, 다시 볼 세상
저는 오랫동안 이 분야에서 일하면서 꿈꿔온 게 있어요. 영화에서만 보던 기술을 현실로 만들고, 그 기술이 사람들의 삶을 더 낫게 만드는 것.
공간 컴퓨팅을 통해서 거동이 불편한 분이 침대에 누워서도 얼마든지 해외 여행을 다닐 수 있어요. 시력이 약해지거나 잃으신 분이 스마트 글래스로 세상을 다시 볼 수 있고.

기존 PC가 퍼스널 컴퓨팅의 시대를 열었고, 스마트폰이 모바일 컴퓨팅의 시대를 열었다면, 이제는 스마트 글래스가 공간 컴퓨팅의 시대를 열 겁니다. 우리는 지금 새로운 시대의 문 앞에 서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전진수였습니다.
✍️ 내가 밑줄 친 세 문장
"양손이 자유로워지고, 우리가 실제로 바라보는 세상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시대가 옵니다."
"이전엔 '리얼하고 고화질'이 화두였다면, 이제는 '가볍게 끼고 자연스럽게 쓰는 것'이 핵심이 되고 있다."

📝 블로거 한 줄 후기
적은 문장인데 황 끌려가서 몇 번이나 재생을 멈춰서 먭하니 않아 있었어요.
제가 세바시 강연을 정리한 게 벌써 5년이 넘었습니다. 다른 강연 정리 블로그도 많은 세상에서, 제가 이 일을 계속하는 가장 깊은 이유는 블로그 이름에 있습니다. 그 믿음에 기술이 답하고 있는 장면을 마주하는 게 얼마나 드문 일인지, 그 강연이 제게는 따뜻한 위로였습니다.
메타버스 거품 논의가 시끈러운 동안, 프제트있으로 공간 컴퓨팅은 조용히 접근성을 기본값으로 만드는 쓰임새를 차고 있었던 겁니다. 끊이 아니라 계셜으로 들릴 수 있고 읽을 수 있다는 것 — 그게 이 블로그를 시작하고, 이 글을 1952회로 계속 이어가고 있는 이유입니다.
💡 오늘, 단 한 가지만 해본다면
스마트폰을 손에 든 채로 길을 걷거나 식사하는 시간을 오늘 하루 5분만 줄여보세요. 양손이 자유로워지는 그 감각 — 그게 바로 공간 컴퓨팅이 만들려는 일상의 출발점입니다. 거창한 디바이스 없이도 우리는 이미 그 변화를 연습할 수 있어요.
📚 더 보면 좋을 자료
· 월드 랩스(World Labs)·페이페이 리 라지 월드 모델 관련 영상 — AI가 공간을 "이해"하는 방식
· NVIDIA CES 2025 키노트 젠슨 황의 피지컬 AI 발표 — 로봇·자율주행의 두뇌
· 메타 레이밴 / 에실로룩소티카 스마트 글래스 리뷰 — 안경처럼 가벼워진 디바이스 체감
· 유튜브 검색 키워드: "라지 월드 모델", "피지컬 AI", "스마트 글래스 2025", "공간 컴퓨팅"
이 글이 마음에 닿았다면 ♥ 한 번 부탁드립니다. 듣지 못하거나 보지 못해도 세상을 다시 만날 누군가에게, 이 글이 닿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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