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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미움을 자기 사랑으로 바꾼 힘 — 뮤지션 자이언티 | 세바시 1993회

뮤지션·스탠다드 프렌즈 대표 자이언티가 시몬스 침대 특집 'Beautyrest 꽃잠' 4회차에 서서 풀어낸 자기 미움·자기 연민·완벽주의·자기 수용의 15분. 아버지의 선글라스, 벽을 구타하던 녹음실, 코러스 수십 겹, 그리고 "나는 내가 좋다"가 거짓말이 아니게 된 순간까지.

 

📌 한 줄 요약

나를 미워하는 마음으로 채워온 것들이 어쩌다 보니 나를 사랑하게 만든 재료가 됐다. 자기 연민은 부끄러운 감정이 아니라, 나와 주변을 천천히 바꾸는 진짜 힘이다.

 

⭐ 추천 점수

★★★★★ 5/5

위인전 같은 강연만 듣다 지친 분께 가장 권합니다. 학사도 베스트셀러도 없는 한 사람이, 그냥 자기 갈 길 가는 사람으로서 솔직하게 풀어낸 15분. "혼잣말 하러 나왔다"는 말이 가장 어울리는 진짜 강연.

 

👥 이런 분께 추천합니다

① 거울 속 자기 자신이 못마땅한 사람 — 사진 찍어 올리려다 "별론가" 하고 지워본 분

② 완벽주의자 소리 들으며 자기 학대 중인 사람 — 한 곡 수백 테이크 녹음하는 자이언티가 사실은 자기를 벽에 구타하던 사람이었다는 사실에 위로받을 분

③ 자기 연민이 부끄러운 사람 — "내가 나를 사랑하는 게 왜 이렇게 어렵냐"는 질문을 한 번이라도 해본 분

 

📑 목차

1. "제가 어쩌다 여기 서 있게 됐을까요?" — 못마땅한 한 사람의 도입

2. 위인전 강연자가 아닌 사람 — 자이언티·스탠다드 프렌즈

3. "나는 내가 좋다" — 거짓이라도 시작하는 말

4. 완벽주의의 진짜 정체 — 벽 구타와 코러스 수십 겹

5. 아버지의 선글라스 — 가렸더니 반응이 터졌다

6. 미워한 마음이 사랑하는 재료가 됐다 — 자기 연민의 힘

7. 미래는 되고 싶은 나로 가리자 — 오래 음악하고 싶다

 

세바시 1993회 자이언티 강연자 카드 — 자기 미움을 자기 사랑으로 바꾼 힘
시몬스 침대와 함께하는 세바시 특집 강연회 — 자이언티 뮤지션·스탠다드 프렌즈 대표

세바시 1993회 — 자기 미움을 자기 사랑으로 바꾼 힘

"나는 내가 좋다"가 거짓말이 아니게 된 어떤 순간들

1. "제가 어쩌다 여기 서 있게 됐을까요?" — 못마땅한 한 사람의 도입

자이언티는 무대에 올라 "제가 어쩌다 여기 서 있게 된 걸까요?"로 강연을 연다. 그러고는 갑자기 자기 자랑이 시작된다. "저는 특히 눈이 예뻐요. 또 제 몸은 어떤가요? 장난 아니죠 장난 아니에요." 그러다 한 박자 뒤에 진심이 쏟아진다.

"사실 저는 제 음악도 제 얼굴도 뭐 모든 거 뭐 뭐 하나 빼놓을 거 없이요 좋아하는 게 없어요. 잘 견딜 수가 없는 정도예요." "이렇게나 내가 나를 싫어하고 못마땅해 한 만큼 이 안쓰러운 인간을 위해서 잔소리하고 때리고 애를 쓰면서 위선스럽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덕에 천천히 아주 천천히 겨우겨우 살아가게 된 것 같아요."

15분 강연을 한 줄로 요약하는 첫 문장이 도입에 있다. 이미 강연자는 자기 패를 다 깐 셈이다.

 

2. 위인전 강연자가 아닌 사람 — 자이언티·스탠다드 프렌즈

자기소개를 한다. 한국에서 태어나 음악 만들다가 감사하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이리저리 치이다가 결국 자기 팀을 만나, 그 팀이 문화를 만들고 어쩌면 시장 풍경까지 바꿔볼 수 있겠다고 믿게 된 음악가 자이언티. 회사 이름은 스탠다드 프렌즈.

그러면서 한 마디 덧붙인다. "여기 워낙 멋진 분들이 많이 참여하시잖아요. 거의 위인전급이어 가지고 박사님·베스트셀러 작가·학자·성공한 기업가, 이제 예수님만 나오시면 될 것 같은 정도로 대단한 분들이 많이 나오시는데, 저는 학사도 없고 내세울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감히 누군가를 가르칠 입장이 아니다. 그저 같은 땅에 사는 한 사람으로서 혼잣말 하러 나왔다"고 정리한다.

 

3. "나는 내가 좋다" — 거짓이라도 시작하는 말

자이언티는 갑자기 무대에서 "나는 내가 좋다, 시간"이라고 선언한다. "저는 제 얼굴도 제 몸도 제 음악도 다 너무 좋아요. 저는 특히 눈이 예뻐요." 청중을 향해 눈을 끔벅끔벅 보여주며 "지압기가 따로 필요 없다"고 자기 몸을 자랑한다.

관객은 웃는다. 그런데 자이언티가 다음에 던지는 말이 묘하다. "이게 지금 뭔 소리야 싶으실 거예요. 진짜 혼잣말 하려고 나왔나 싶으실 거예요. 사실 저는 제 음악도 제 얼굴도 뭐 하나 좋아하는 게 없어요." 좋다고 큰소리치던 사람이 한 박자 뒤에 다 거짓말이라고 고백한다.

 

세바시 1993회 자이언티 강연 — 나는 내가 좋다 무대 컷
"나는 내가 좋다, 시간" — 거짓이라도 시작하는 말

4. 완벽주의의 진짜 정체 — 벽 구타와 코러스 수십 겹

자이언티를 잘 안다는 사람들은 그를 완벽주의자로 부른다. 한 곡당 수백 테이크씩 녹음한다는 풍문도 있다. 자이언티는 그 말이 좀 구리다고 한다. "무슨 7대 1로 싸워서 이겼대 같이 들리고요."

 

세바시 1993회 자이언티 강연 — 자기 미움 고백 무대 컷
"제 음악도 제 얼굴도 하나 좋아하는 게 없어요" — 완벽주의의 진짜 정체

그리고 어릴 적 일화 두 개를 풀어놓는다. 첫째, 자기 목소리가 너무 볼품없고 싫어서 옆에 있던 죄 없는 벽을 구타한 적이 있다. 같이 작업하던 친구가 그걸 보고 울었다. "얼마나 당황스러우며 울었을까요. 그럴 필요 없었을 텐데. 참 안쓰럽죠 진심으로요."

둘째, 녹음한 자기 목소리가 너무 얇고 부끄러워서, 그걸 감추려고 코러스를 수십 겹씩 더 떴다. "너무 빈약해 보여서 엄청 싸운 거죠." 완벽주의의 진짜 정체는 자기 못마땅함이었다.

 

세바시 1993회 자이언티 강연 — 완벽주의 일화 무대 컷
벽을 구타하던 녹음실 — 옆에 있던 친구가 울던 그 순간

5. 아버지의 선글라스 — 가렸더니 반응이 터졌다

15~16년 전, 어릴 때 자이언티가 처음 무대에 섰던 영상을 봤다. "개 마른 애가 솔싹거리면서 몸을 크게 크게 쓰면서 막 이러고 있는데 진짜 꼴 보기 싫더라고요." 그래서 한 번은 무대 서기 전, 운전을 하시던 아버지 차에 있던 선글라스를 훔쳐 썼다. 눈을 보여주기 싫어서. 무대 위의 자신이 너무 싫어서.

그리고 무대를 했는데, 정자세였다. 날라리 같은 힙합 음악이 흘러 나오는데 자이언티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제서야 사람들이 막 터졌다. 가렸더니 반응이 시작된 것이다.

 

 

6. 미워한 마음이 사랑하는 재료가 됐다 — 자기 연민의 힘

자이언티는 정리한다. "저를 감추기 위해서 계속 뭔가를 덧씌워 왔던 것 같아요. 안 보이게 안 들키게 더 멋진 것들로 더 근사해 보이게 만들려고." 그런데 재미있는 건, 그렇게 가리면서 동시에 자기를 채우고 있었다는 것.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된다고.

"저를 미워하는 마음으로 만든 것들이 이상하게도 그나마 나를 사랑하게 만든 재료가 됐던 거예요." 강연 시작에 던졌던 "나는 내가 좋다"가 어쩌다 보니 거짓말이 아니게 됐다고 한다.

 

세바시 1993회 자이언티 강연 — 자기 연민의 깨달음 컷
"미워하는 마음으로 만든 것들이 그나마 나를 사랑하게 만든 재료가 됐다"

자이언티는 자기 연민이 생기고 나서야 비로소 주변을 돌아보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안타까운 한 마디를 던진다. "자기 비하·자기 파괴, 이런 감정의 사이클에 — 이런 드럼통 세탁기에 갇혀서 그 당연한 자기 연민조차도 부끄러워진 것 같아요. 진짜 억울하지 않나요?"

남에게는 말도 못 꺼낼 감정, 멀쩡한 척 해야 했던 감정. 그 연민이 사실은 나를 바꾸고 주변을 바꾸고 작은 세상을 조금씩 바꿀 수 있는 힘이라는 걸 몰랐다고 한다.

 

세바시 1993회 자이언티 강연 — 자기 연민 강조 무대 컷
"자기 비하·자기 파괴 드럼통 세탁기에 갇혀서 당연한 자기 연민조차 부끄러워졌다"

7. 미래는 되고 싶은 나로 가리자 — 오래 음악하고 싶다

자이언티는 마지막에 미래 이야기를 꺼낸다. 앞으로 우리 자신을 가리는 것들이 부족한 과거나 컴플렉스가 아니라, 우리가 되고 싶은 나·살고 싶은 삶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자기를 가리는 재료를 자기가 직접 고르자는 제안이다.

 

 

그러면서 자기가 가리고 싶은 미래를 꺼낸다. "저는 오랫동안 음악하고 싶어요." 한국이 너무 빠르다고 한다. 배달 시키면 바로 오고, 어릴 때 알던 도시 풍경이 남아 있지 않다. 전부 새 건물·신기술·콘크리트로 뒤덮였다고. 자기가 일하는 문화 업계도 비슷하다. 팝 컬처와 유행의 가치는 알겠지만, 이 시장에도 오래되고 멋진 작품·그런 사람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게 자이언티의 꿈이라고 한다. 자기도 그렇게 되고 싶다고. 그러니까 공연 많이 와달라고. 노래도 들어달라고. "치열하게 더 오래 지속할 수 있게 조금만 도와주세요."

 

 

그리고 강연은 박수로 끝난다. "뭐 그런 주고받는 마음으로 오늘 이 혼잣말 같은 이야기를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세바시 1993회 자이언티 강연 — 마무리 박수 컷
"치열하게 더 오래 지속할 수 있게 조금만 도와주세요" — 강연 마무리

✍️ 내가 밑줄 친 세 문장

"저를 미워하는 마음으로 만든 것들이 이상하게도 그나마 나를 사랑하게 만든 재료가 됐던 거예요."

"자기 비하·자기 파괴 이런 감정의 사이클에 갇혀서 그 당연한 자기 연민조차도 부끄러워진 것 같아요. 진짜 억울하지 않나요?"

"우리 자신을 가리는 것들이 부족한 과거나 컴플렉스가 아니라, 우리가 되고 싶은 나·살고 싶은 삶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 블로거 한 줄 후기

보청기를 머리카락으로 가리고, 안 들렸어도 들은 척 고개를 끄덕이고, 회의 끝나면 가장 친한 동료에게 슬쩍 다시 묻는 식. 자이언티가 어릴 때 아버지 선글라스를 훔쳐 쓰고 무대에 정자세로 섰다는 일화에서 묘하게 발이 멈췄습니다. 가리는 사람의 마음을 너무 잘 알아서요. 가리는 건 비겁한 게 아니라, 그 시점에 그 사람이 자기를 견딜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걸 자이언티가 정확하게 말해 주었거든요. 그리고 한 박자 뒤에 더 깊게 들어옵니다. 가려서 만든 것들이 시간이 흐르면 결국 나를 채우는 재료가 됐다는 고백. 자기 연민이 부끄러운 게 아니라 나와 주변을 바꾸는 힘이라는 마지막 메시지에서, 저도 한 줄 보태고 싶습니다.

 

💡 오늘, 단 한 가지만 해본다면

오늘 거울 앞에서 — 또는 휴대폰 셀카 화면 앞에서 — "나는 내가 좋다"를 한 번만 입 밖으로 내 보세요. 거짓말이어도 괜찮습니다. 자이언티가 가르쳐준 대로, 거짓말로 시작한 말이 시간이 흐르면 거짓말이 아니게 되는 순간이 옵니다.

 

📚 더 보면 좋을 자료

시몬스 침대 특집 'Beautyrest 꽃잠' 시리즈 다른 회차도 함께 추천드립니다. 1990 장동선(잠과 뇌과학) · 1991 백윤학(춤추는 지휘자, 신뢰) · 1992 윤홍균(양가감정과 휴식). 자이언티의 자기 미움→자기 사랑 흐름은 1992 윤홍균 의사가 말한 '나를 다그쳐온 상처에게 한마디 해도 좋다'는 처방과도 연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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