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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윤설 에이로봇 대표, 중국산 휴머노이드가 두려운 이유 (세바시 2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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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윤설 에이로봇(A ROBOT) 대표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자이자 에이로봇 창업자로, 이 강연에서 급성장한 중국산 휴머노이드 로봇이 왜 두려운지, 한국 로봇 산업이 마주한 진짜 위기를 이야기합니다.
세바시 2079회

2026. 2. 25. | 세바시 2079회 | 엄윤설 (에이로봇 대표)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아틀라스가 현대자동차 생산 라인에 투입된다는 발표가 나오자, 일자리를 뺏길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뒤따랐습니다.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에이로봇을 이끄는 엄윤설 대표는 이 두려움을 정면으로 마주합니다. 인구가 줄고 인건비가 오르며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는 한국은 휴머노이드가 투입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나라라고 그는 말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거스를 수 없는 변화 앞에서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 이 강연의 순서
1. 한 대의 로봇으로 모든 일을, 에이로봇의 출발
2. 인간을 닮은 로봇 엘리스, 사람이 필요한 곳으로
3. 미국·중국·한국, 세 가지 원칙으로 본 최적지
4. 피지컬 AI 3대 강국, 그리고 가격 전쟁
5. 액추에이터 내재화, CES 2026과 맥스 얼라이언스
6. 원숭이 꽃신, 그리고 주권 산업

 

 

엄윤설 에이로봇 대표 세바시 강연 타이틀
엄윤설 에이로봇 대표 세바시 강연 타이틀

 

 

한 대의 로봇으로 모든 일을, 에이로봇의 출발

 

저는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 전문 기업 에이로봇을 이끌고 있는 엄윤설입니다.

회사 이름인 에이로봇(A ROBOT)을 잘 보면 로봇 한 대라는 뜻입니다.

한 대의 로봇으로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태스크를 수행하겠다는 것, 그래서 저희는 처음부터 휴머노이드를 하겠다는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시작된 기업입니다.

올해 CES에서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아틀라스가 엄청난 퍼포먼스를 선보였습니다.

그리고 현대자동차가 아틀라스를 자사의 생산 라인에 투입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발표에는 엄청난 후폭풍이 따랐습니다.

절대 안 된다, 휴머노이드가 우리 일자리를 뺏어가는 것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기사가 쏟아졌습니다.

혹시 여러분도 사실은 이 변화가 두려우셨던 것은 아닐까요?

그래서 저는 오늘 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흰 배경에 초록색 'AROBOT' 로고와 나란히 선 흰색 휴머노이드 로봇
흰 배경에 초록색 'AROBOT' 로고와 나란히 선 흰색 휴머노이드 로봇

 

 

'현대차 아틀라스·로봇 도입 반대' 등 휴머노이드 로봇 생산 현장 투입을 둘러싼 노조 반대 관련 뉴스 기사 목록
'현대차 아틀라스·로봇 도입 반대' 등 휴머노이드 로봇 생산 현장 투입을 둘러싼 노조 반대 관련 뉴스 기사 목록

 

 

인간을 닮은 로봇 엘리스, 사람이 필요한 곳으로

 

저희 로봇 엘리스는 키가 160cm, 배터리를 포함한 무게가 45.8kg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모든 것이 인간의 신체 비율에 맞춰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로봇이 인간의 형상과 신체 비율을 닮았다는 것은, 인간이 쓰는 도구를 그대로 사용하고 특별한 추가 설비 없이도 인간의 작업장에 곧바로 투입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들어가고자 하는 타겟 시장은 우선 제조, 그다음 건설과 조선, 아마 맨 마지막이 일반 가정이 될 것입니다.

이 시장들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사람이 필요한 분야라는 것입니다.

대기업이 아니라 저희가 진짜 들어가고 싶은 영역은 5인 미만의 작은 기업들입니다.

안산과 시흥, 화성에는 소규모 제조 공장이 빼곡한데, 이분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이 바로 사람이 없다는 점입니다.

조선 현장에서 용접을 하는 용접공들의 평균 나이는 이미 50세를 넘었고, 젊은 사람들은 지원하지 않습니다.

궁여지책으로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지만 비자 기한이 있어 3년에서 5년이면 떠나야 하고, 그래서 숙련공으로 키워낼 시간적 여유가 없습니다.

건설은 인명 사고가 나고, 가정에는 24시간 케어가 필요한 치매 노인을 모시는 곳이 있습니다.

사람이 필요한 곳, 저희가 들어가려는 곳은 바로 그런 곳들입니다.

 

미국·중국·한국, 세 가지 원칙으로 본 최적지

 

저희는 휴머노이드의 시장을 이야기할 때 세 가지 원칙을 봅니다.

첫째 노동 가능한 인구가 줄고 있는가, 둘째 노동에 들어가는 인건비가 얼마나 높은가, 셋째 그 나라의 기반이 제조업인가입니다.

제조업 기반이 중요한 이유는 휴머노이드를 위한 생태계의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부품을 조립해 로봇을 만들고, 이를 사줄 수요 기업이 있어야 하나의 큰 사이클, 즉 생태계가 완성됩니다.

먼저 미국은 노동 인구가 아직 드라마틱하게 떨어지지 않았고 인건비는 비쌉니다.

그러나 제조업 기반 국가가 아닙니다.

미국에서 가장 큰 산업은 금융이고, 그래서 코로나 때는 마스크 하나를 못 만들어 난리였습니다.

생태계가 없다는 것은 휴머노이드를 만드는 재료비가 비싸다는 뜻입니다.

중국은 저출산에 접어들었지만 감소세가 완만하고 노동 가능 인구가 여전히 10억에 이릅니다.

인건비는 절반 수준으로 매우 싸고, 제조업 국가입니다.

이 세 가지를 조합하면 많은 사람이 저렴한 인건비로 제조업에 붙어 있는 형태가 됩니다.

이 상황에서 휴머노이드가 제조에 먼저 들어가면 10억 규모의 대량 실직 사태가 벌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산 휴머노이드가 기를 쓰고 글로벌로 진출하려는 것입니다.

한국은 일할 수 있는 인구가 그래프처럼 드라마틱하게 떨어지고, 인건비는 이미 미국에 버금갈 만큼 올랐으며, 제조업 기반 국가입니다.

미국은 하나, 중국은 두 개, 우리는 세 가지를 모두 만족시킵니다.

다시 말해 휴머노이드가 투입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는 뜻이고, 그래서 지금도 중국 휴머노이드 기업들이 한국 진출을 공격적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는 어디를 가든 대한민국이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알게 되실 거라고 말씀드립니다.

 

'휴머노이드의 시장 진입을 위한 조건(노동력·인건비·산업 생태계)' 슬라이드 - 생산가능인구·최저임금·제조업 비중 도표
'휴머노이드의 시장 진입을 위한 조건(노동력·인건비·산업 생태계)' 슬라이드 - 생산가능인구·최저임금·제조업 비중 도표

 

 

피지컬 AI 3대 강국, 그리고 가격 전쟁

 

피지컬 AI의 핵심은 피지컬입니다.

몸을 가진 인공지능은 그 하드웨어의 성능이 얼마나 받쳐주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휴머노이드 하드웨어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배터리, 인공지능 칩, 액추에이터 이 세 가지인데, 이를 모두 잘하는 나라가 전 세계에 두 곳 있습니다.

바로 중국과 한국입니다.

그래서 대한민국이 피지컬 AI의 3대 강국이 될 거라는 말은 결코 허언이 아닙니다.

글로벌 톱텐 휴머노이드 중 지능은 피겨, 운동 성능은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아틀라스가 뛰어납니다.

그런데 가장 두려운 상대는 유니트리입니다.

이유는 가격입니다.

대형 마트에서 약 3,100만 원에 판다는 기사가 났지만, 실제로 견적을 받아보면 손은 장식입니다.

일은 손이 하기 때문에 움직이는 손과 인공지능을 위한 컴퓨팅 파워를 더하면 지금도 대략 8,000만 원에서 1억 2,000만 원 사이가 나옵니다.

중국산 제품이 늘 그렇듯 이 가격이 500만 원이 되고 3,000만 원이 되는 것은 시간 문제이므로, 저가 공세가 시작되기 전에 우리는 준비해야 합니다.

그래서 에이로봇이 준비하고 있는 휴머노이드의 타겟 프라이스는 4만 7,000달러입니다.

지금 보시는 모델 그대로, 손을 포함한 가격입니다.

이 가격을 먼저 못 박아 두고, 그 가격을 맞추기 위해 기반 기술들을 채워 나갑니다.

 

'휴머노이드의 3대 핵심 요소' 슬라이드 - 배터리·AI 칩·액추에이터 사진과 설명
'휴머노이드의 3대 핵심 요소' 슬라이드 - 배터리·AI 칩·액추에이터 사진과 설명

 

 

액추에이터 내재화, CES 2026과 맥스 얼라이언스

 

하드웨어 3대 요소 중 저희는 배터리 기업도 반도체 기업도 아닙니다.

휴머노이드 하드웨어 플랫폼을 직접 만드는 기업이기에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은 액추에이터였습니다.

휴머노이드 한 대를 만들 때 들어가는 총 재료비의 60%를 차지하는 것이 바로 액추에이터입니다.

이것을 내재화하지 못하면 원가를 통제할 수 없고, 원가를 통제하지 못하면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어 아무도 써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만든 것이 리니어 액추에이터와 QDD 액추에이터 두 종입니다.

리니어는 힘이 좋아 자기 무게와 짊어질 무게를 버텨야 하는 하체에 쓰고, QDD는 각도로 제어할 수 있어 많이 움직여야 하는 상체에 씁니다.

이렇게 서로 다른 액추에이터를 직접 개발해 엘리스에 적용했고, 이것으로 목표가를 맞추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렇게 만든 로봇을 얼마 전 CES 2026에서 선보였습니다.

엘리스가 제조업 공장을 연출한 환경에서 인공지능에 의한 완전 자율 작업을 시연했고, 이를 통해 미국과 중국산 휴머노이드가 패권 전쟁을 하는 판에 균열을 낼 수 있었습니다.

이 모든 것은 맥스 얼라이언스 덕분입니다.

우리나라는 배터리와 AI 칩, 액추에이터를 모두 잘하지만 그동안 기술이 파편화되어 있었습니다.

이를 한 대에 뭉쳐 한국을 대표하는 K-휴머노이드를 만들자며 깃발을 들어준 곳이 산업부입니다.

지난봄 출발한 연합은 호응이 좋아 이미 제조업 기반의 인공지능 전환을 뜻하는 맥스 얼라이언스로 확장되었습니다.

 

경쟁 휴머노이드 로봇들(Optimus·Figure02·Atlas 등)과 에이로봇 'ALICE'(목표가 $47K)의 강점을 비교한 자료 화면
경쟁 휴머노이드 로봇들(Optimus·Figure02·Atlas 등)과 에이로봇 'ALICE'(목표가 $47K)의 강점을 비교한 자료 화면

 

 

'이족 보행에 최적화된 리니어 액추에이터' 슬라이드 - 250W·350W 버전별 제품 사진과 무게·힘·스트로크 사양 비교표
'이족 보행에 최적화된 리니어 액추에이터' 슬라이드 - 250W·350W 버전별 제품 사진과 무게·힘·스트로크 사양 비교표

 

 

'ALICE 4.3용 QDD 액추에이터' 슬라이드 - 타사 제품과 자사 150W·250W 액추에이터 사양 비교표
'ALICE 4.3용 QDD 액추에이터' 슬라이드 - 타사 제품과 자사 150W·250W 액추에이터 사양 비교표

 

 

CES 전시장 부스에서 ALICE 로봇 시연을 구경하는 관람객 인파 현장 (영상: 강연자 제공)
CES 전시장 부스에서 ALICE 로봇 시연을 구경하는 관람객 인파 현장 (영상: 강연자 제공)

 

 

원숭이 꽃신, 그리고 주권 산업

 

혹시 원숭이 꽃신이라는 동화를 아시나요?

오소리가 원숭이에게 꽃신을 공짜로 선물합니다.

원숭이는 신고 다니다가 발바닥의 굳은살이 사라져 꽃신 없이는 걸을 수 없게 됩니다.

그러다 꽃신이 다 해져 하나 더 달라고 하자 오소리는 돈을 내라고 합니다.

상품을 싸게 보내 의존도를 높인 뒤, 없이는 못 살게 됐을 때 가격을 올리는 것, 이것이 마케팅의 기본입니다.

휴머노이드는 거스를 수 없는 변화입니다.

인구가 줄고 인건비가 높으며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는 나라는 휴머노이드 없이 안 됩니다.

문제는 수입 로봇의 저가 공세에 밀려 국내 기업이 다 말라 죽고 나면, 그때는 이미 필수품이 된 휴머노이드를 올려달라는 대로 사야 한다는 것입니다.

바깥에서 휘두르는 대로 끌려가는 것, 이것을 저희는 기술 식민지라고 부릅니다.

전투기를 직접 만들 수 있는 나라와 그렇지 않은 나라 사이에는 국력의 차이가 있습니다.

휴머노이드를 직접 만들 수 있는 나라와 그렇지 않은 나라에도 분명히 차이가 생길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휴머노이드가 주권 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휴머노이드로 여러분의 일자리를 뺏으려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제조업의 뿌리를 구하고 싶습니다.

 

 

휴머노이드는 주권 산업입니다 | 세바시 207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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