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3. 27. | 세바시 2084회 | 홍정기 (차의과학대학교 스포츠의학대학원장)
우리는 누구나 아프지 않고 오래 살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간절히 바라는 것만으로는 무병장수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차의과학대학교 스포츠의학대학원장 홍정기 교수는 집에서도 해볼 수 있는 세 가지 간단한 테스트로 내 몸이 오래 살 준비가 되어 있는지 확인시켜 줍니다. 그 열쇠는 나도 모르게 매년 빠져나가는 근육에 있었습니다.
📖 이 강연의 순서
1. 오래 살 준비가 되어 있는지 알아보는 세 가지 테스트
2. 간단한 동작이 예고한 충격적인 사망률
3. 만병의 근원, 근감소증이라는 질병
4. 근육은 천천히가 아니라 갑자기 무너진다
5. 걷는 속도가 앞으로 남은 수명을 말한다
6. 나를 끝까지 지켜줄 생존 근육을 만드는 법

오래 살 준비가 되어 있는지 알아보는 세 가지 테스트
안녕하세요, 저는 차의과학대학교 스포츠의학대학원장 홍정기 교수입니다.
요즘 사오십 대에게 가장 큰 관심사를 물으면 단연 건강이라고 답합니다.
세계보건기구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남성의 평균 수명은 77세인데, 올해 56세인 저에게는 21년이 남은 셈입니다.
그 21년을 주 단위로 나눠 보니 사랑하는 두 딸, 아내와 함께 보낼 시간이 1,040주 정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무병장수, 즉 아프지 않고 오래 사는 것은 누구나 품는 꿈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그냥 간절히 바라기만 해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제가 알려드리는 방법으로 실제로 가능하다면 오늘 저에게 조금 더 집중해 주시겠습니까?
그래서 여러분이 오래 살 준비가 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세 가지 테스트를 준비했습니다.
첫 번째는 집에 가서 해보실 테스트입니다.
다리를 살짝 꼬고 바닥에 천천히 앉았다가, 손을 짚지 않고 다시 천천히 일어나 보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양손을 허리춤에 얹고 한 발로 서서 10초를 버티는 테스트입니다.
10초는 결코 긴 시간이 아닙니다.
세 번째는 무릎을 구부린 채 가장 두꺼운 종아리 부위를 양손 엄지와 검지로 감싸 보는 테스트입니다.
종아리를 감쌌을 때 손가락 사이에 여유가 남으면 근육이 부족하다는 신호이고, 딱 맞거나 살이 겹치면 양호하다는 뜻입니다.

간단한 동작이 예고한 충격적인 사망률
이 테스트들은 그냥 재미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브라질의 클라우디오 박사는 51세부터 75세까지, 대부분 65세인 1,700명을 대상으로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을 연구했습니다.
손을 짚지 않고는 아예 일어나지 못한 사람들은 10년 안에 대부분 세상을 떠났습니다.
두 번째 한 발 서기 테스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겨우 10초를 서지 못한 사람들은 성공한 사람들에 비해 사망률이 84%나 높았습니다.
세 번째 종아리 테스트는 더 냉정했습니다.
종아리에 여유가 있던 사람에 비해 그렇지 못한 사람의 사망률은 무려 230% 높았습니다.
대충 겁을 주려고 만든 숫자가 아니라, 수천 명을 추적한 연구가 말해 주는 실제 위험입니다.
만병의 근원, 근감소증이라는 질병
이 세 가지는 모두 근육 테스트였습니다.
우리는 멀쩡하던 근육이 허락도 없이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병원에서 MRI나 CT를 찍어 보면 건강하던 근육이 줄어들고, 그 근육이 있던 자리에 지방이 침투합니다.
근육이 빠지면 살도 빠질 것 같지만, 그 자리를 지방이 채우기 때문에 체중은 그대로거나 오히려 늘어납니다.
연령대별로 보면 50대에 들어서면 젊었을 때보다 근육이 10~12% 줄어 있고, 80대가 되면 20% 넘게 빠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근육이 빠져나가는 것이 고혈압, 당뇨, 고지혈, 지방간 같은 만성질환의 근원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그래서 2016년에는 아예 질병 코드가 부여되어, 근육이 지나치게 빠지면 근감소증이라는 병으로 진단받게 되었습니다.
흡연, 고혈압, 당뇨, 고지혈은 사망률을 20~40% 높이지만, 근육이 없어 앉았다 일어나기 힘든 근감소증은 사망률을 무려 250% 높입니다.





근육은 천천히가 아니라 갑자기 무너진다
우리나라 여성은 30대 초반부터, 남성은 40대에 들어서면서 매년 근육이 1~2%씩 빠집니다.
문제는 근육이 1% 빠질 때 앉았다 일어날 때 쓰는 근력은 4%가 빠지고, 중심을 잃었을 때 나를 다시 잡아주는 빠른 근육의 힘은 10%나 빠진다는 점입니다.
많은 매체는 근육이 40세 이후 완만하게 줄어드는 것처럼 그래프를 보여주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예상치 못한 장염으로 이틀만 입원해도 근육량은 그래프의 빨간 선처럼 뚝 떨어집니다.
그래서 어머님이 입원 전과 이틀 입원 후 퇴원하실 때의 걸음걸이와 움직임이 확연히 달라지는 것입니다.
안마 의자에 오래 앉아 있거나 적정한 나이를 지나 계속 앉아만 있으면 근육은 이 빨간 선처럼 급락합니다.
우리나라 근감소증 유병률은 80세에 20%, 즉 10명 중 2명꼴이지만 전문가들은 실제로는 이보다 높다고 봅니다.
특히 여성이 더 많이 노출되어 있습니다.


걷는 속도가 앞으로 남은 수명을 말한다
미국의사협회는 12만 명을 대상으로 걷는 속도와 수명의 관계를 연구했습니다.
제가 강연장에서 걸어 보였을 때 1미터 50센티였던 첫 번째 속도와, 그 두 배인 3미터를 걸었던 두 번째 속도를 떠올려 보십시오.
65세에 마트나 공원을 걸을 때의 이 속도가 앞으로 살 날을 예측하게 해줍니다.
65세에 느리게 걸으면 앞으로 12년이 남았지만, 빠르게 쭉쭉 나아가듯 걸으면 33년을 더 살 수 있습니다.
느려진다는 것은 빠른 근육이 먼저 빠졌다는 뜻입니다.
75세가 넘어 바닥에 걸려 넘어지려 할 때 나를 다시 세워주는 것이 바로 빠른 근육인데, 이것이 없으면 그대로 넘어집니다.
65세 이상 여성은 10명 중 4명이 넘어지고, 그중 40%는 고관절 뼈가 부러지며, 골절된 분들의 40%는 12개월 안에 세상을 떠납니다.
그러니 지난 72시간 동안 무엇을 하셨는지 다시 여쭙는 것입니다.

나를 끝까지 지켜줄 생존 근육을 만드는 법
근육이 빠지는 것은 걸음만 느리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요즘 한국 여성은 화장과 피부 관리 기술 덕분에 얼굴만으로는 나이를 가늠하기 어렵지만, 걷는 모습에서 관절 나이가 드러납니다.
예쁜 얼굴로 저를 찾아오셔도 걷는 것에서 나이가 나오는데, 그것이 바로 근육이 빠졌기 때문입니다.
근육은 지금부터 한 시간마다 가볍게 스쿼트를 열 개씩만 해도 빠져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근육을 쓰면 혈당이 낮아지고, 사망률을 높이는 근감소증도 현저하게 줄일 수 있습니다.
특히 허리를 펴주는 기립근에는 우리 몸 근육의 40%가 모여 있고, 엉덩이 근육은 넘어졌을 때 범퍼 역할을 해줍니다.
이것이 바로 제가 말하는 생존 근육입니다.
50대가 넘어서면 만보 걷기나 달리기를 해도 이 근육은 빠져나갑니다.
그러나 오늘 돌아가 스쿼트를 열 개만 해도 근육 안에서 호르몬이 나옵니다.
이 호르몬은 혈관 벽을 단단하게 하고, 하얀 지방을 태우는 갈색 지방으로 바꾸며, 혈중의 당을 잡아 혈당을 낮추고 뇌까지 맑게 해줍니다.
85세에도 근육은 30대만큼 빠르지는 않아도 여전히 제 역할을 합니다.
이 근육을 챙기면, 그 근육이 끝까지 여러분을 지켜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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