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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헌 히트런 대표, 수백억에 회사 팔고도 불안했던 진짜 이유 | 세바시 208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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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4. 13. | 세바시 2088회 | 김치헌 (히트런 대표, 전 호박패밀리 대표)

 

 

큰돈이 생기면 자유로워질 줄 알았는데, 왜 나는 더 불안해졌을까. 14년 넘게 키운 회사를 대기업에 매각하고 수백억 자산가가 된 김치헌 히트런 대표가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이다. 그는 돈이 늘려 준 선택지보다 그 선택을 끝까지 밀고 나가는 '인생의 근육'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반지하 학창시절부터 하와이 창업과 미국 비자 인터뷰까지, 세바시 2088회 강연을 글로 정리했다.

 

📖 이 강연의 순서
1. 수백억 자산가가 된 날, 찾아온 것은 두려움이었다
2. 반지하에서 4천만 원으로 연 첫 가게, 호박식당
3. 딸의 리듬체조가 알려준 것, 도전하는 과정은 실패가 아니다
4. 러닝과 복싱을 결합한 웰니스 브랜드, 히트런의 시작
5. 영하 20도 광화문 대사관 앞, 인생에서 가장 떨린 시험
6. 잘 산다는 것은 원하는 선택을 끝까지 해내는 힘을 키우는 일

 

 

세바시 2088회 타이틀카드, 김치헌 히트런 대표의 '수백억을 벌어도 여전히 고생 근육을 키우는 이유'
세바시 2088회 타이틀카드, 김치헌 히트런 대표의 '수백억을 벌어도 여전히 고생 근육을 키우는 이유'

 

 

수백억 자산가가 된 날, 찾아온 것은 두려움이었다

 

김치헌 대표는 2023년 말, 14년 넘게 키워 온 회사를 대기업에 매각했다.

기사에는 '수백억 자산가', '성공한 사업가' 같은 수식어가 붙었다.

처음에는 그 기사를 보며 '저 사람 너무 부럽다'고 생각했는데, 자세히 보니 그 사람이 바로 자신이더라는 것이다.

내가 정말 여기까지 왔구나, 이제는 좀 쉬어도 되겠다 싶었다.

그런데 그 생각이 인생에서 가장 위험한 생각이었다.

한 달쯤 지나자 전혀 예상하지 못한 감정, 두려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아침에 눈을 떠도 나갈 사무실이 없었고, 하루에 열 개씩 하던 회의와 미팅, 전화가 모두 사라졌다.

20년 동안 하루를 채워 주던 조직이 사라지고 나니 자신이 필요 없는 사람이 된 것 같았고, 그 공허함은 외로움 정도가 아니라 말 그대로 공포에 가까웠다.

큰돈이 생기면 모든 것이 자유로워질 줄 알았는데 왜 더 불안해졌을까.

살다 보면 선택은 생각보다 자유롭지 않다.

형편과 책임, 불안과 두려움 때문에 환경에 떠밀려 하는 선택이 많다.

그래서 그는 오랫동안 돈이 있으면 원하는 선택을 할 수 있고 가족을 지킬 수 있다고 믿어 왔다.

맞는 말이다.

돈은 분명히 선택지를 늘려 준다.

그런데 돈이 생겨도 기회가 저절로 생기지는 않았다.

선택지는 늘어났는데 정작 어디로 가야 할지 몰랐던 것이다.

돈은 선택지를 주지만, 그 선택을 끝까지 밀고 나가는 힘은 따로 있다.

 

'맨손→240억 매출 사업가', '자수성가의 아이콘' 언론 헤드라인과 함께 뜬 자막, '큰돈이 생기면 자유로워질 줄 알았는데'
'맨손→240억 매출 사업가', '자수성가의 아이콘' 언론 헤드라인과 함께 뜬 자막, '큰돈이 생기면 자유로워질 줄 알았는데'

 

 

반지하에서 4천만 원으로 연 첫 가게, 호박식당

 

그는 처음부터 요리나 외식업에 큰 꿈이 있던 사람이 아니었다.

좋은 학벌도 든든한 배경도 없던 그에게 외식업은 몸으로 열심히 하면 해낼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생존의 선택이었다.

고등학교 때 아버지의 사업이 실패하면서 집안 형편이 급격히 어려워졌고, 가족은 반지하를 전전하며 살았다.

방황도 많이 했지만 그때 처음으로 '인생이 내 뜻대로 되지 않는구나'를 배웠다.

그리고 정말 이를 악물고 버텼다.

학자금 대출을 받아 대학에 들어갔고, 식당에서 닥치는 대로 일을 배우며 돈을 모았다.

2009년, 그렇게 모은 4천만 원으로 인생 첫 식당인 호박식당을 열었다.

그 한 가게로 결혼을 하고 가정을 만들고 아이들을 키웠으며, 스무 개가 넘는 브랜드를 만들며 회사를 키웠다.

여기까지 온 것은 재능이라기보다 노력하고 버틴 시간의 결과였다.

 

딸의 리듬체조가 알려준 것, 도전하는 과정은 실패가 아니다

 

회사를 팔고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괴로워하던 마음을 다잡아 준 것은 다름 아닌 딸이었다.

딸은 어릴 때부터 국가대표 선수를 목표로 리듬체조를 했다.

예체능의 길은 좁고 험난하기에 부모로서 고민이 많았다.

딸은 팀에서 가장 어린 나이에 홀로 해외 대회에 나가고, 낯선 도시에서 긴 합숙 훈련을 하고, 매일 새벽부터 하루 종일 몸을 혹독하게 단련하며 식단 관리와 감량까지 견뎌야 했다.

저 힘든 걸 끝까지 할 수 있을까, 중간에 포기하면 저 고생이 모두 시간 낭비가 되지는 않을까 걱정하던 그가 딸에게 해 준 말이 있다.

결과가 어떻게 되든 일단 부딪쳐 보는 게 훨씬 남는 장사라는 것이다.

딸은 결국 선수가 되지 못했다.

세상의 잣대로 보면 실패일지 모르고, 그때는 그도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것은 실패가 아니었다.

매일 새벽 훈련을 견디며 길러진 인내심, 좌절에도 다시 일어나는 회복탄력성과 근성이 딸의 몸과 마음에 근육처럼 새겨져 있었다.

운동을 그만두고 공부를 시작하면서도 딸은 그 근육을 쓰고 있었다.

도전의 결과는 실패일 수 있지만, 도전하는 과정은 결코 실패가 아니다.

그 과정에서 몸과 마음에 태도라는 근육이 생긴다.

그리고 어느 순간, 딸에게 해 줬던 그 말이 자신에게 들려왔다.

김치헌, 너도 이제 한번 부딪혀 봐.

'이제 쉬어도 된다'는 말이 감옥처럼 들렸던 그는, 이번에는 삶의 방향을 스스로 선택해 보기로 결심했다.

 

러닝과 복싱을 결합한 웰니스 브랜드, 히트런의 시작

 

결심 후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의외로 단순하게도 운동이었다.

체육대학 출신으로 평생 운동을 하며 살아온 그에게, 힘들 때마다 다시 일으켜 준 것도, 마음이 무너질 때마다 정신을 붙잡아 준 것도 늘 운동이었다.

운동의 '운'과 행운의 '운'은 같은 글자를 쓴다.

결국 움직이는 사람이 운과 기회를 잡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웰니스'라는 단어를 다시 들여다봤다.

건강이 아프지 않은 상태라면, 웰니스는 내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삶의 균형과 컨디션을 관리하는 능력이다.

몸과 마음, 관계, 시간, 돈까지 내 삶 전체가 무너지지 않게 균형을 잡는 기준이자 힘이다.

몸이 무너지면 선택은 포기 쪽으로 기울고, 마음이 무너지면 도전은 다음 해로 미뤄지기 때문이다.

그는 모든 일의 중심이던 돈을 더 버는 일보다, 사람들이 자기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그 선택을 끝까지 지키게 하는 인생의 근육을 만드는 일을 해 보기로 했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러닝과 복싱을 결합한 웰니스 브랜드 '히트런'이다.

러닝은 매번 출발선 앞에서 '오늘은 쉬고 싶다'는 마음과 싸워야 하고, 복싱은 링 위에 한번 오르면 도망칠 수 없으며 스텝이 멈추면 쓰러진다.

상대와 싸우는 것 같지만 사실은 내 안의 것과 싸우는 운동이다.

그는 이 두 가지가 사람을 바꾼다고 믿는다.

몸이 좋아지는 것만이 아니라 매일 '오늘도 해보자'를 선택하고 실행하는 훈련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람들을 모아 함께 뛰고, 함께 땀 흘리고, 함께 링 위에 오른다.

이른 아침 러닝을 하고 신나는 음악과 커피로 도파민을 터뜨리며, 서로의 삶을 다시 정리하고 다지는 시간을 함께 만들기 시작했다.

 

영하 20도 광화문 대사관 앞, 인생에서 가장 떨린 시험

 

여기서 그의 인생 2막은 더 큰 선택 앞에 서게 된다.

이 일을 취미나 프로젝트가 아니라 다음 20년을 걸 본격적인 사업으로 만들고 싶었고, 다음 무대로 선택한 곳이 하와이였다.

사람들은 하와이 하면 휴양지부터 떠올리지만, 그가 하와이를 고른 이유는 단순히 좋아서가 아니었다.

첫째, 하와이는 미국 시장으로 들어가는 현실적인 교두보다.

사계절 야외 운동이 가능한 날씨에 건강과 웰니스에 대한 수요가 높아, 히트런이라는 브랜드를 검증하고 확장할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둘째, 하와이는 쉬는 곳이면서 동시에 사람들이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다시 정리하러 오는 곳이기에, 히트런이 말하는 웰니스와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한국에서 '김치헌 대표님'이라 불리던 그가 그곳에서는 낯선 시장에 들어간, 아무도 모르는 아시아 아저씨일 뿐이라는 점에서 하와이는 개인적으로도 거대한 도전이었다.

그 선택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이 남아 있었다.

바로 E-2 미국 사업 비자였다.

이 비자를 못 받으면 하와이 계획도, 이미 시작한 히트런의 확장도, 먼저 하와이로 건너간 가족의 생활도 한순간에 멈출 수 있었다.

2025년 12월 16일 아침 8시, 그는 인생에서 가장 떨리는 시험장인 광화문 미국 대사관 앞에 섰다.

영하 20도의 날씨에 꼭두새벽부터 긴 줄이 늘어서 있었고, 수능 시험 날보다 더 떨렸다.

머릿속에는 무조건 비자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영어에 자신이 없어 통역을 요청하자, 미국인 영사가 반농담처럼 한마디를 던졌다.

미국에서 사업을 하려는 사람이 영어를 못하느냐는 것이었다.

시작부터 찍혔구나 싶어 머릿속이 하얘졌지만, 그는 왜 하와이에 가려는지, 왜 이 사업을 하려는지 온 힘과 진심을 다해 강렬한 눈빛으로, 물론 유창한 한국어로 설명했다.

앞사람들은 10분에서 15분이면 끝나던 인터뷰가 그에게는 한 시간 가까이 이어졌고, 마침내 통역관이 말했다.

영사님이 비자를 주시겠다는 것이었다.

대사관 문을 나서는데 영하 20도의 차가운 공기가 이상하게도 뜨겁게 느껴졌다.

솔직히 회사를 매각하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던 날보다 그날이 더 짜릿하고 감동적인 전율을 느끼게 했다.

그리고 그날 이후 그는 하와이에서 진짜 인생 2막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돈으로 얻은 성공보다, 내가 선택한 고통을 통과했을 때의 기쁨이 훨씬 더 크다.

 

잘 산다는 것은 원하는 선택을 끝까지 해내는 힘을 키우는 일

 

그는 돈이 중요하다고 솔직하게 인정한다.

돈은 선택지를 늘려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돈이 방향까지 알려 주지는 않는다.

더 중요한 것은, 돈이 선택지를 늘려 줘도 내 몸과 마음이 무너지면 그 선택지에서 한 발도 옮길 수 없다는 사실이다.

기사에 수백억이 찍히던 날에도 불안했고 사무실이 사라지던 아침에는 두려웠던, 그 자신의 인생으로 확인한 진실이다.

누가 골라 준 길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고른 길을 내가 책임지는 힘, 불안해도 창피해도 흔들려도 그 선택을 끝까지 밀고 나가는 힘.

그는 그 힘을 '인생의 근육'이라 부른다.

돈은 그 근육을 사 주지 않는다.

돈으로 기회를 살 수는 있어도, 그 기회를 끝까지 내 것으로 만드는 힘은 결국 매일 쌓아 온 몸과 마음의 근육에서 나온다.

잘 산다는 것은 주어진 선택지 중 하나를 고르는 게 아니라, 내가 원하는 선택을 끝까지 해내는 힘을 키우는 일이다.

그에게는 작은 꿈이 하나 있다.

아흔 살이 되었을 때 환갑이 된 아들과 함께 러닝을 하고 복싱 스파링을 하는 것, 그리고 그때 아들에게 '아버지 덕분에 포기하지 않는 법을 배웠습니다'라는 말을 듣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아흔 살이 되는 날까지 자기 인생의 링 위에서 계속 싸우겠다고 말한다.

혹시 실패가 두려워서 '안 하는 선택'을 하고 있지는 않은가.

오늘 집에 가서 딱 하나만 결정해 보자.

안 할 이유 말고, 해볼 이유 하나만.

큰 결심이 아니어도 된다.

작은 선택 하나면 충분하다.

그 작은 선택이 쌓여 어느 순간 인생을 버티는 근육이 된다.

인생의 근육은 내가 선택한 고통을 통과할 때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보디빌딩 대회 무대에 선 김치헌 대표, "'인생의 근육'은 돈으로 살 수 없다는 것을 수백억 자산가가 되고 깨달았다"
보디빌딩 대회 무대에 선 김치헌 대표, "'인생의 근육'은 돈으로 살 수 없다는 것을 수백억 자산가가 되고 깨달았다"

 

 

"망설임을 확신으로 바꿀 가슴 속 '단 하나의 이유'에 집중하세요. 그 작은 선택이 쌓여 당신의 인생을 버티는 진짜 근육이 됩니다" — 해변 풍경 위 마무리 자막
"망설임을 확신으로 바꿀 가슴 속 '단 하나의 이유'에 집중하세요. 그 작은 선택이 쌓여 당신의 인생을 버티는 진짜 근육이 됩니다" — 해변 풍경 위 마무리 자막

 

 

 

수백억에 회사를 팔고도 다시 링 위에 오른 이유 | 세바시 208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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