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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은향, 재능 없던 개그맨이 9억뷰 유튜버가 된 비결 | 세바시 209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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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4. 17. | 세바시 2090회 | 엄은향 (드라마 클리셰 전문 유튜버)

 

 

1인 다역으로 크로마키 앞에서 연기하며 누적 조회수 9억 뷰를 기록한 드라마 클리셰 전문 유튜버 엄은향. 그러나 그는 유튜버가 되기 전, 무려 10년을 재능 없는 개그맨 지망생으로 도망만 다녔습니다. 평범하고 끼 하나 없던 사람이 어떻게 재능 있다는 소리를 듣게 되었을까요. 오늘 그는 재능 있는 사람이라는 클리셰를 깨부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 이 강연의 순서
1. 재능 있는 사람의 클리셰를 깨러 왔습니다
2. 개그맨 지망생 10년, 도망만 다닌 세월
3. 노력보다 중요한 건, 도망칠 수 없는 환경
4. 절망의 일기장, 그리고 3년 만의 떡상
5. 하다 보니 재능이 생겨 버렸습니다
6. 재능을 믿지 않고 환경을 만듭니다

 

 

드라마 클리셰 전문 유튜버 엄은향
드라마 클리셰 전문 유튜버 엄은향

 

 

재능 있는 사람의 클리셰를 깨러 왔습니다

 

저는 1인 다역으로 크로마키 앞에서 연기를 하고, 혼자서 영상을 만듭니다.

그러다 보니 참 재능이 있다는 칭찬을 많이 듣습니다.

누적 조회수 9억 뷰를 기록한 드라마 클리셰 전문 유튜버가 되었으니까요.

그런데 여러분, 그거 아시나요?

제가 유튜버가 되기 전에는 개그맨 지망생으로 10년의 세월을 보냈습니다.

저처럼 재능 없고 평범한 사람이 없었는데, 그런 인간이 어떻게 9억 뷰의 유튜버가 되고 재능이 있다는 소리를 듣게 됐을까요.

제가 클리셰 전문 유튜버이긴 하지만, 오늘만큼은 재능 있는 사람이라는 그 클리셰를 깨부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노력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지금부터 차차 알려드리겠습니다.

 

개그맨 지망생 10년, 도망만 다닌 세월

 

처음 개그를 시작했을 때, 정말 날고 기는 실력의 동료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반면 저는 엄청난 내향인에 끼 하나 없고 숙기도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제가 짠 개그는 재미가 없었고 연기도 못해서 관객의 반응은 늘 싸늘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나는 재능이 없다는 말로 도망을 다녔습니다.

그렇게 어느덧 10년이 흘렀고, 눈을 뜨니 서른이 넘었는데 이뤄 놓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드라마 여자 주인공 서사였다면 재벌과 엮이거나 가족의 응원이 나올 타이밍이었지만, 현실은 시궁창이었습니다.

어머니는 저만 보면 단전 끝에서 올라오는 깊은 한숨을 쉬셨습니다.

 

'개그맨 지망생으로만 10년, 눈 떠보니 서른' 자막이 얹힌 무대 뒤 B-roll
'개그맨 지망생으로만 10년, 눈 떠보니 서른' 자막이 얹힌 무대 뒤 B-roll

 

 

노력보다 중요한 건, 도망칠 수 없는 환경

 

많은 개그맨이 유튜브로 전향하던 시점이라 저도 자연스럽게 유튜브를 시작했습니다.

그때 가장 먼저 한 행동이 사무실을 구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저 자신을 너무 잘 알아서, 할 수밖에 없는 환경부터 만든 것입니다.

전 재산 200만 원을 보증금으로 털어 넣고, 부가세 포함 월 22만 원짜리 사무실을 구했습니다.

최초 준공이 1800년대일 것 같은 다 쓰러져 가는 외관에, 발길이 잘 가지 않는 공포의 사무실 그 자체였습니다.

10년을 도망다녔으니, 딱 한 번만 회피하지 말고 정면으로 맞서 보자.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제가 한 행동은 바로 매일 출근하기였습니다.

아침부터 새벽까지 골방 같은 사무실에 처박혀 엉덩이 싸움을 했습니다.

밥 사 먹을 돈도 없어 보온 도시락에 밥과 국, 김치를 싸 들고 출근했고, 알바까지 일부러 포기한 채 영상 만들기에만 전념했습니다.

 

낡은 골목 건물 앞 야외 수돗가에서 세수하는 노인의 현장 장면
낡은 골목 건물 앞 야외 수돗가에서 세수하는 노인의 현장 장면

 

 

절망의 일기장, 그리고 3년 만의 떡상

 

그렇게 1년이 지나고 3년이 다 되어 갔지만, 열심히 만든 영상은 조회수 100회를 넘기기도 힘들었습니다.

같은 출발점에 섰던 동료들은 저만치 앞서 나갔고, 저는 초라한 제 모습과 비교하며 한 달을 매일같이 술에 취해 잠들었습니다.

그때 일기장에는 눈물 자국이 있고, 분노를 이기지 못해 볼펜으로 종이를 파 놓은 흔적도 있습니다.

오늘 떡상을 했다, 모두가 열광했다 같은 지어낸 거짓말도 울면서 썼습니다.

그런데도 다음 날이면 어김없이 아침 일곱 시에 가장 먼저 출근해 가장 늦게 퇴근했습니다.

성공한 동료들에게 비결을 물으면 하나같이 운이라고 답했습니다.

저는 그 말이 극도로 싫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정말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마음을 내려놓은 채 30분 만에 만든 뉴진스 패러디 영상이 바이럴이 되었습니다.

모든 걸 다 내려놓자, 참 웃기게도 잡을 수 있는 기회가 다시 생기더라고요.

 

소주병이 가득한 방에서 잠든 인물, 자막 '동료들이 결과를 낼 때 나는 여전히 길을 헤맸다'
소주병이 가득한 방에서 잠든 인물, 자막 '동료들이 결과를 낼 때 나는 여전히 길을 헤맸다'

 

 

하다 보니 재능이 생겨 버렸습니다

 

이 성공을 이어가고 싶어 고민하다 깨달음이 왔습니다.

나에게 처음부터 개그 달란트가 있었나, 엄청 똑똑하고 재능이 있었나.

절대 아니었습니다.

제가 한 것은 그저 매일 출근해 재미가 있든 없든 하나씩 영상을 만들어낸 행동 그 자체였습니다.

그 지옥 같은 시간을 견디고 나니, 10년간 도망치기 바빴던 제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더 이상 나는 재능이 없다는 말로 회피할 수 없게 되었고, 그토록 지우고 싶었던 개그를 제가 누구보다 좋아하고 있었음을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재능이란 노력의 끝까지 가 본 사람의 결말이지, 절대로 꿈의 출발점이 아닙니다.

 

낡은 골목 사무실로 향하는 인물 뒷모습, 자막 '무슨 일이 있어도 나의 발걸음은 사무실로 향했다'
낡은 골목 사무실로 향하는 인물 뒷모습, 자막 '무슨 일이 있어도 나의 발걸음은 사무실로 향했다'

 

 

재능을 믿지 않고 환경을 만듭니다

 

저는 지금도 대본이 안 나오면 괴롭고 조회수가 떨어지면 막막합니다.

김연아 선수가 대회 당일이면 마치 점프를 한 번도 뛰어 보지 않은 사람처럼 막막해질 때가 있다고 했듯이, 저 또한 영상을 한 번도 만들어 본 적 없는 사람처럼 초조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저는 다시 원초적이고 기본적인 일부터 시작합니다.

대본을 쓰려면 컴퓨터를 켜야 하고, 그 전에 사무실까지 뚜벅뚜벅 걸어가야 합니다.

본인의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바로 노력이더라고요.

이미 재능이 없어서 못한 게 아니라, 끝까지 안 가서 못한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재능에 기대지 않고, 도망칠 수 없는 환경을 만듭니다.

오늘부터 그저 뚜벅뚜벅 걸어 나가면, 그 길이 여러분이 그토록 찾던 재능을 만들어 줄 것입니다.

 

 

재능이 아니라 환경을 만든 유튜버 엄은향 | 세바시 209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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