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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꿈을 이야기하라 | 이유석 루이쌍크 대표, 셰프 | 세바시 267회


강연 소개 : 저는 압구정 로데오 거리에서 꽤나 유명한 프렌치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 요리사입니다. 음식에세이 책도 출간하고, 중앙일간지에 음식에 관한 칼럼도 쓰고 있습니다. 요리사이지만 잡지의 패션 화보도 찍고, 프랑스 자동차 광고에도 출연했습니다. 제 나이에는 누리기 힘든 이 모든 일을 성취하게된 비결은 무엇일까요? 간단합니다.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꿈을 솔직하게 이야기하십시오. 꿈에 한발짝 다가서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게시일: 2013. 4. 23.



굉장히 많은 분들이 오셨네요

앞에 권선생님이 워낙 잘 해주셔가지고

전 뒤에서 들으면서 긴장하고 있었습니다


일단 저 소개 먼저 드리겠습니다

저는 압구정동에서 작은 프랑스식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루이쌍끄의 오너셰프 이유석이라고 합니다

제가 오늘 드릴 말씀은요

'꿈에 대해 이야기하라'는 큰 주젠데

좀 약간 추상적이고 지루할 수도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어떻게 지금까지 그 꿈을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하나하나 밟아온 과정들에 대해서 짧게 얘기해 드릴려고 합니다

저희 레스토랑에 와 보신 분들 계시고 안 와 본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희 레스토랑은 약간 독창적인 컨셉을 가지고 있어요

점심 영업을 안 하고 저녁부터 새벽까지 영업을 하고 있고요

그리고 주방이 전부 다 들여다 보이는 오픈 키친으로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앞에는 바 테이블이 있어서

손님들이 앉으시면 다 저희랑 얘기도 하실 수 있고

저희 요리 과정도 보실 수 있으세요

이런 독창적인 컨셉 때문에

처음에 오픈할때는 주위에서 말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다 망한다 주위에서 말이 많았는데

저는 그렇게 하면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긴 했지만은

제 꿈을 한 번 믿어보고 싶었기 때문에 그렇게 시작을 했고요

또 그렇게 하다 보니까 많은 분들과 손님들의 이야기들과 사연들에 귀를 귀울이게 되요

하루하루가 하나의 또 드라마거든요

그 얘기를 모으고 모아서 나중에 '맛있는 위로'라는 책도 내게 됐고

조선일보에서 칼럼도 연재할 수 있기까지 되었습니다


그리고 전 지금 좀 자랑같지만

자동차 모델을 하면서 화보도 찍고 활동을 좀 하고 있기는 한데요

이제 자랑 그만 하겠습니다




하지만 제 얘기를 좀 드리자면

저는 10대 때를 정말 아무 것도 내세울 게 없이 보낸 사람이에요

10대 때 저의 학창시절 동안 전 줄반장 한번도 못 해봤고요

고2 때 저의 부모님 바램이 뭐였냐면 반에서 30등 안에 드는 거였어요

공부도 굉장히 못 했고 운동도 못 하고

쌈박질 하면 맨날 맞고 오는 그런 굉장히 반에서 존재감도 없는 아이였지만

저는 조금 내세우는 게 있다면 글쓰는 건 좋아했어요

그래서 조그만 대회 나가서 장려상 타고 그런 걸 굉장히 마음의 위안으로 삼았는데


그러던 중에 98년도인가요

어느날 제가 소파에 누워가지고 TV를 보고 있는데

조그만 키가 작은 요리사 분이 나오는 거에요, 다큐멘터리에

보는데 음식을 너무 잘 하시더라고요

프랑스 요리 주방장이신데 박효남 총 주방장님이라고

지금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 총주방장님으로 계신 분이에요

근데 키가 160cm에다가 엄지 손가락도 없으시고

또 중학교 밖에 안 나오셨는데도 불구하고

30대 중반에 총주방장님까지 오르셨고

그 분의 음식은 지금도 국내에서 최고로 꼽히는 분이시니까


저는 그때 보면서 처음으로 '와! 나도 요리사가 되고 싶다'라는 꿈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그 분을 찾아갔어요, 무작정

그런데 안 만나 주시더라고요


두 번 세 번 찾아가서 뵈었는데

제가 요리사가 되고 싶다는 제 꿈을 말씀드리고 좀 기회를 달라고 하니까

거기서 견습할 수 있는 기회도 주시고

그게 제가 처음으로 요리사가 되었던 그 때가 바로 2000년도 였습니다

그렇게 전 요리사로서 생활을 했어요

2000년도 중반 쯤에 군대 제대하고 요리사를 하다가

요리가 너무 힘이 드는 거에요

요리가 맨날 이렇게 힘들고 돈도 많이 못 벌고

지치고 쉬는 날도 없고

그래서 '내가 왜 일을 계속 해야 될까?' 라고 고민을 하게 됐습니다

그러던 중에 달콤한 제안이 들어왔는데

바로 제 집 앞의 복싱 체육관에 관한 거에요

저는 찾아갔더니 저 보고 세계 챔피언 감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거기서 반 년간을 복싱을 하는데


6개월 만에 저는 깨달았어요 굉장히 재능이 없다는 걸

그러던 중에 박효남 총주방장님 다시 찾아갔죠

"전 어떡하면 좋을까요?"라고 했더니

"이 기회에 네가 모아놓은 돈 좀 있으면 내가 보태 줄테니까 프랑스 한 번 여행 갔다오는게 어때?"

라고 해서 저는 프랑스로 무작정 떠났습니다

그렇게 해서 저는 프랑스에서 지방 돌아다니면서 굉장히 고생을 많이 했어요

불어라고는 한 세 문장 외우고 갔거든요 

봉쥬르 뭐 해 가지고 끝이었는데

가서 (프랑스 음식을) 먹어보고 거기서 결정을 했어요

내가 프랑스 무조건 다시 와서 요리사를 해야겠다라고 생각을 했죠

그렇게 해서 저는 모아 놓은 돈을 가지고 힘들게 2006년도에 프랑스로 유학을 왔습니다


저를 어떻게 보실 줄 모르겠지만 집안 형편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었어요

남들처럼 잘 사는 것도 아니었고

그렇기 때문에 갔을 때 저는 일단 비싼 학비를 내는 프랑스 요리학교를 가는 것보다

주방에서 바로 일을 하는 쪽을 택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서툰 불어실력을 가지고 이력서 한 장을 들고 다 찾아다녔어요

유명한 레스토랑들 찾아다니면서

일을 할 기회를 달라고 '여기서 인턴할 기회를 주세요'라고 갔는데

대부분 거절당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프랑스어도 잘 못하고

갈때마다 거기서 내세울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었어요

프랑스 학교를 나온 것도 아니고

그렇기 때문에 매번 거절을 당했지만

제일 유명한 레스토랑 중에 '랑브루아지(L'Ambroisie)'라는 곳이 있었어요

거기 주방장님은 인턴을 30년 역사상 안 뽑았대요

저를 쫓아내시더라고요


"널 내가 왜 뽑아야 되냐?

우리 프랑스 사람도 안 뽑는데 넌 불어도 지금 잘 못하는데

내가 왜 너한테 기회를 줘야 돼?"


그래서 저는 다음에 또 찾아갔습니다

4개월 동안 12번인가를 찾아갔어요 13번 그 정도를 찾아갔는데

나중에는 그 분이 저를 좀 두려워하시더라고요

왜 자꾸 오냐고

13번째인가 찾아갔을 때는 농담이 아니고 자꾸 숨으시는 거에요


주방장님 방금 봤는데 없다는 거에요 지배인님이

아까 분명 봤다고 들어가니까 막 고함을 지르세요

빨리 경찰에 신고하라고 얘 좀 안 오게 하라고

그래서 저는 눈물을 흘리면서 집에 갔죠


마지막 승부수를 띄우기로 했어요 저는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 표를 뽑아놓고

그리고 한쪽에는 인턴으로 일 할 수 있는 계약서를 제가 다 작성해놨어요

싸인란만 비워놓고

두 개 가지고 갔더니 딱 보자마자 도망가려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쫓아갔죠

이후론 내가 다시는 안 올 거라고

이거 보시라고 이건 다음 주에 한국 돌아가는 비행기 편이라고요

당신이 나한테 기회를 안 주는 건

개인한테 일자리를 안 주는 차원이 아니라

멀리 떨어져 있는 이국 나라에 프랑스 음식문화를 전파할 수 있는 기회를 안 주는 거다

나는 불행하게도 당신이 기회를 안 주면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갈 겁니다라고요

그 분이 어이없어 하더니 한 3분 정도 있다가

볼펜 찾으시더니 어디다 싸인하면 되냐고 그러시더라고요


"월요일날 8시에 나올 수 있지?" 


라고 하시는데

전 그 자리에서 그냥 주저 앉고 울었습니다

너무 고마워 가지고요

(박수)


아 물론 그 분이 거절하셨어도 저는 그냥 계속 있을 계획이었어요

환불하면 되는 거였기 때문에 제가 (그냥) 가면 좀 아깝잖아요

사실 딴 데도 몇 군데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한 서너군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래도 마침 다행히 그 분이 오케이 하셔가지고

솔직히 한 번더 가려구 했었거든요 만약에 거절한다 해도

'생각을 해보니까 비행기가 어쩌구 저쩌구' 해 가지고 갈려고 했는데

거기서 일을 하고 프랑스에서 3년이라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나름 정말 열심히 일했던 시간이었고

하루에 15-16시간씩 코피를 쏟으면서 일했지만

돈도 많이 못 벌고 그랬지만

제 꿈에 다가간다는 게 너무 행복하더라구요



그리고 3년이 지났을 때 저는 스페인으로 잠깐 떠났어요

스페인으로 갔다니 제가 유복하다고 느끼실지 모르지만

스페인의 많은 레스토랑에서는 숙식을 제공해 준다는 굉장히 큰 제안을 줘요

그리고 거기에 처음에 모르고 가신 분들은 당황하실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조그만 방에서

16명이나 되는 중남미 친구들이랑 같이 살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었거든요


매일 라틴의 밤이었어요 주 6일이

일주일에 주 6일이 라틴 댄스라는 밤이었기 때문에

굉장히 힘들었지만 일요일은 쉬는 날입니다

일요일은 클럽에 다 가요 그 친구들이

그래서 좀 쉴 수 있었지만

그렇게 4년의 시간을 저는 프랑스랑 스페인을 돌면서 유학을 했어요

제가 돈이 떨어졌을 때는 아르바이트도 해야 됐고


숙식을 제공해주는 열약한 데서 잠도 많이 자고

그렇게 하다 좀 더 있고 싶었지만 정말 형편이 안 좋아지더라고요

4년 쯤 되었을 때 국내에 귀국했습니다




시장 조사를 다 해보는데

분명히 성공할 수 있는 승산이 있는 거에요

6개월 동안 시장 조사를 하면서 제가 한 일은 자금 조달을 하는 거에요

은행을 다니고

제 지인들한테 제가 레스토랑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꿈에 대해서

설득을 하고, 설명을 하고, 돈을 빌리고

6개월, 7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나서 저는 간신히 힘들게 모은 돈을 가지고

압구정동에 작은 자리를 구해서 식당을 오픈했습니다


처음의 많은 분들의 우려랑 다르게

독특한 컨셉이 많이 먹히기도 하고 그래가지고

첫 달부터 수익이 계속 나서 지금까지 적자없이는 잘 하고 있어요

하지만 그거 하면서 저는 많은 손님들의 다양한 스토리를 듣게 되요

새벽까지 하다보니까

그 분들과 많은 얘기도 하게 되고 같이 술도 마시고

그러다 보니까 어느 순간 그 이야기들을 제 여자 친구한테도 많이 들려 주게 됐거든요


여자친구 말이 그 얘기들을 한번 글로 써보는 건 어떠냐는 거에요

제가 글 쓰는 걸 좋아해서 블로그에 글을 많이 쓰거든요

그래서 저는 워낙 학창 시절때 글 쓰는 것도 좋아했기 때문에 글로 정리해보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몇 달이 지났는데

우연히 제 지인한테 그 글을 써 놓은 걸 보여줄 기회가 있었는데

지인 분께서 재미 삼아서 출판사 쪽에도 보여준 거예요

그리고 몇 주가 지나서 어떤 분한테 전화가 왔어요

'아프니까 청춘이다'란 책의 기획자신 분이신데

문학동네 출판사 팀장으로 계신 분이 저한테 책을 내자고 저에게 전화를 주신 거에요

그래서 저는 정말 어안이 벙벙했죠

제가 무슨 대단한 사람도 아닌데 내가 책을 낼 수 있을까 라구요

하지만 저는 그렇게 준비해서 5개월 간을 힘들게 준비했습니다

집에 돌아가면 집에 거의 3시에 도착을 해서

새벽 3시부터 글을 쓰기 시작해서 아침 7시까지 글을 써요

그렇게 5개월 간 글을 쓴 끝에 제 에세이를 출간할 수 있게 되었어요


그리고 그 책이 나올 때 쯤에 추천서를 받으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 지인들이랑 유명한 분들을 찾아 다니면서 추천서를 부탁했는데

그 분 중엔 조선일보의 음식 담당 기자님이 계셨어요

예전에 얼핏 한 번 스쳐 지나가다 뵈었던 분인데

그 분이 워낙 글로 유명한 분이기 때문에 찾아가서 제 원고를 하나 보여 드렸죠


"이 글이 만약 마음에 드시면 추천서를 써 주시고 한 줄이라도 부탁드립니다"

"만약 마음에 안 드시면 이 글 그냥 버리셔도 됩니다" 


라구요. 그 분이 한 번 쓰윽 보시더니


"나쁘지 않은데, 혹시 조선일보에 칼럼 연재하는 건 어때요?" 


라는 거예요

정말 너무 감동받았던 순간이에요, 그때

제가 10대 때 그렇게 글 쓰는 것도 좋아하고 그랬지만


제 작은 꿈이 제 책을 내는 거였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일간지에 글까지 5개월 째 쓰게 된 계기가 바로 그 때 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가

제가 노력을 해서 온 것도 있지만은

많은 분들이 제 꿈을 응원해 주셨기 때문이라 생각해요

만약에 제가 요리사가 되고 싶다고 박효남 상무님을 찾아가지 않았다면은

그리고 프랑스에 갔을 때 유명한 셰프들한테

직접 내가 문전박대를 당하면서까지 그렇게 많이 찾아가지 않았다면

그리고 여자친구한테 제가 글 쓰고 싶다는 얘기를 안 해서 보여주지도 않았다면은

그리고 조선일보 기자님께 찾아가서 책의 추천서를 부탁한다는 말을 안 했다면

전 칼럼도 없었을테고 책도 없었을테고

어쩌면 레스토랑도 안 생기고 요리사가 안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전 지금까지 많은 분들이 저의 꿈을 응원해 주셨어요

저는 여기 계신 분들도

분명히 제 꿈을 응원해 주실 분들이 많이 생기실 거라 믿어요

전 앞으로도 계속 꿈이 진화하고 있습니다

계속 이렇게 강연 무대에서

저는 지금이 첫 강연입니다 많이 부족해요

(박수)

하지만 저는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더 많은 부분에서 강연을 해 보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들께도 드리고 싶은 말씀은

항상 자기의 꿈을 주위에 얘기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그 꿈을 비웃는 분도 있을테고

무시하는 분도 있을 거에요

하지만 절대로 거기서 절망하시면 안 되고요

항상 꿈에 대해서 얘기하시면 좋겠어요

오늘 얘기가 좀 빨리 끝난 것 같은데요

(웃음)

집에서 연습할 때는 굉장히 (시간이) 부족했는데 짧게 끝났네요

이거는 제가 처음에 도착했을 때 찍은 사진이예요

굉장히 돈도 없었고 이민 가방에 칼 가방 하나 들어있고

그 때 열악했던 순간인데

이 때가 벌써 2006년도인가 그랬는데 벌써 시간이 흘렀네요

지금은 이렇게 되었습니다

(박수)


그리고 책을 보고 오신 분들이 요즘 많으세요

그리고 책의 겉표지를 보고 오신 분들이

굉장히 당황하시더라고요 저를 보시고

저한테 여기 책 내신 분 출근 안 하시나봐요 그러는 거에요

아직 안 오셨다고 저도

결론이에요 오늘 결론


당신은 누군가에게 꿈을 말해본 적이 있나요?


아직 안 해보셨다면은

꿈에 대해서 한 번 주위 소중한 분들께 모두 얘기해 보시기 바랍니다

오늘 얘기 들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박수)


한글자막 : 박우람 (bwooru@gmail.com) 

자막검수 : 최두옥 (dooook@gmail.com)


이 글은 청각을 잃은 제 친구를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전체 또는 일부가 잘못듣고 잘못 옮겨적은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해당글에 댓글 남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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