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 소개 : 맞춤형 복지, 맞춤형 교육... 요즘들어 '맞춤형'이라는 말이 자주들립니다. 맞춤형이라는 말이 부드럽고 따뜻하게 느껴지는 건 그 말 속에 눈높이를 '맞춘다'는 의미가 담겨져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 세상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함께 하는 세상입니다. 각자가 바라보는 세상의 높이는 다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허리를 굽히고 고개를 숙여 서로의 눈을 마주볼때 비로소 우리는 서로가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혼자선 할 수 없는 '맞춤형 사랑'. 그 경험을 나누고 싶습니다.
게시일: 2014. 1. 22.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박민서이고
저는 신부입니다
제가 처음 세상에 태어났을 때
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2살 때 열이 있어서 약을 먹었는데
그 부작용으로 청력을 잃었습니다
부모님은 많이 힘들어 하셨습니다
하지만 농인이나 청인이나 모두 같다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셨고
일반인처럼 키우겠노라고 다짐하셨습니다
결국 저는 일반인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학교친구들과 제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모두 건청인이었지만 저만 농인이었습니다
선생님의 이야기를
알아들을 수 없었습니다
친구들은 선생님의 말씀을 잘 듣고 이해하면서
진도도 잘 따라갈 수 있었지만 저는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청인들과 대화 할 때도 의사소통이 안 됐고
결국 저는 외롭고 소극적인 모습으로 변했습니다
저는 우울했고 허수아비 같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시간이 흘러 고등학교에 들어갈 때가 됐습니다
입학하기 전에 면접을 봐야 했습니다
면접관 선생님과 마주했을 선생님의 질문을 알아들을 수 없었습니다
선생님은 제가 농인인 것을 알고 입학을 거부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오히려 기뻤습니다
일반학교에 들어가지 않게 된 것이 저는 다행이라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은 많이 실망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기회에 농학교에 들어가고 싶다고 말씀드렸고
결국 허락을 받았습니다
농학교에 입학하여
학생들이 수화로 대화하는 것을
처음 보게 됐고 부족한 기본 문법들도
저의 눈높이로 배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의 농인의 정체성을 찾게 되었죠
저의 부모님은
제가 청각장애인 운보 김기창 화백처럼
훌륭하고 재능 있는 화가가 되기를 원하셨습니다
그렇게 저는 미술학원을 다니게 됐습니다
뜻밖에도 학원 원장선생님은 농인이었습니다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한 수재 화가였습니다
저는 농인도 할 수 있다는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림을 배우면서 원장선생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친분을 쌓았습니다
원장선생님은 예전에 사제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농인이라는 이유로 결국 그 꿈을 포기하게 됐다고 했습니다
대신 미술학원을 열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원장선생님은 제게 농인을 위한 사제가 꼭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저는 사제가 무슨 일을 하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성당을 찾아가 보았습니다.
신부님이 미사를 드리는 모습을 봤습니다
또 서로를 사랑과 헌신으로 섬기는 모습을 보고,
너무나 감동을 받았습니다
저는 사제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에 교회를 섬기는 농인 목사님이 많습니다
대략 100명이 넘는 목사님이 사역을 하고 계십니다
직접 수화로 설교를 하시기 때문에 농인 신자들은 이해하기가 쉽고
신앙심도 깊어지고 말씀에 더 깊이 빠져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천주교에는 농인 사제가 전혀 없습니다
그래서 농인신자들은 교리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외국에 살고 있는 한국 사람들을 위해 그 나라에 한국인 사제가 필요하듯이
그렇게 농인들에게도 농인을 위한 사제가 필요한 것입니다
저는 사제가 되기 위해 수도원에 가서 상담을 했습니다.
농인의 눈높이에 맞춰미소로 사랑으로 감싸주기를 원합니다.
이 글은 청각을 잃은 제 친구를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전체 또는 일부가 잘못듣고 잘못 옮겨적은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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