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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이 기다려진다 | 김영경 서울JOB스 청년취재단 디렉터 | 세바시 416회


강연 소개 : '알바천국'이라는 별명을 가질 만큼 숱한 알바를 전전한 후, 청년구직자들의 노동조합인 청년유니온을 창립하여 청년실업과 불안정한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합니다. 그 과정에서 만난 수많은 청년들의 사연과 어려움을 접하며 '일'에 대해서 새롭게 접근해 보고 싶어졌습니다. '일은 어차피 하기 싫으니까 돈이나 많이 벌자' 라던가 '공무원과 같은 안정적인 일자리가 장땡이지' 라고 하지만 정작 그들은 행복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고용 문화는 그들을 채용한 구인 업체에게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인생에서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일'이 조금은 나은 일자리, 행복한 일자리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연인을 맺어주는 마음으로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구직자가 만드는 구인사이트 '서울JOB스'를 시작하게 된 사연과 청년취재단과 함께 하면서 겪는 좌충우돌까지 '좋은 일자리'에 대해 끊임없이 물음을 던지며 항해를 지속하는 저와 저의 동료들의 이야기를 들려 드립니다.


게시일: 2014. 5. 5.




안녕하세요

방금 소개받은 '서울잡스' 청년 취재단의 디렉터 김영경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박수)

네, 엄청 떨리네요




제 이야기를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은 주로 일자리 정보를 어디에서 얻으세요?

네? 스마트폰?

스마트폰이 알려 주나요?

주로 아마 '사람인' '잡코리아' 혹은 '알바천국' 아니면 요즘은 또 SNS 통해서도 많이 아시더라구요

그래도 제가 보기에 가장 강력한 경로는 바로 지인의 추천에 의해서 일자리 정보를 많이들 찾으실텐데요


아마 자신이 원하는 정보의 양에 따라서 다양한 경로들을 찾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이런 사이트를 통해서 여러분들이 주로 접하시게 되는 구인정보는 어떤 내용들인가요?


근무시간

Nine to Six (9am - 6pm)

임금

주 협의

하는 일은 상세한 설명보다는 키워드 별로 나열이 되어 있습니다


그나마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처럼 탄탄한 기업들은 이런 정보들이 잘 관리되고 제공된다는 걸 알 수가 있는데요

더 많은 다양한 일자리 정보들 혹은 작은 기업에 대한 정보는 사실 저희가 접하거나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소위 일을 구하는 백수의 입장에서 보자면 제공되는 구인정보의 양은 매우 적은데 비해서

우리 백수들이 제공해야 되는 지원자격은 단순히 과도한 스펙 뿐만이 아니라 

몸무게, 키, 사진, 가족정보까지 상당히 까다롭다고 느껴지지 않으신가요?

엄청나게 고개들을 끄덕여 주고 계신데요


게다가 요즘은 나이 제한, 성별 제한, 경력 제한까지 

일자리는 많다고 하지만 내가 갈 수 있는 일자리가 많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혹시 오늘 이 자리에 회사를 이끌어 가시는 사장님들 와 계신지 모르겠는데요

제 이야기가 좀 불편하신가요?

네, 사장님이 안 오신 걸로


사장님들을 만나보면 대부분 그러십니다

'사람은 많지만 내가 필요한 인재가 없다'라고

혹은 '새로운 사람이 들어와도 그 사람들이 너무 금방 나가서 많이 힘들다'

이런 이야기를 하십니다




저희 '서울잡스'는 바로 이러한 구인업체와 구직자간의 이 간극을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좁힐 수 있을까라는 마음으로 청년들이 직접 만든 사이트입니다


구직자들은 일자리가 없다고 이야기를 하고

구인업체는 일할 사람이 없다고 하는 이 문제


저희가 청년 실업이라고 하는 거대한 산을 옮길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간극을 어떻게 조금 좁힐 수 있을까


청년들이 쉽게 접하는 구인정보 안에서 자그마한 변화를 만들어 낸다면

해결의 실마리를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서울잡스' 하니까 혹시 연상되는 단어 있지 않으신가요? (스티브 잡스요)

오! 저랑 통하셨네요

처음에 이 이름을 지을 때, 제가 생각했던 게 바로 스티브 잡스였어요

스티브 잡스처럼 혁신적이고 창조적이며 가치있는 일자리를 담고 싶은 마음으로

사이트 이름을 '서울잡스'라고 지었습니다


저희는 서울 지역의 다양한 일자리

그 중에서도 강소기업, 사회적기업 NGO, 협동조합 등

사회적 가치를 지향하면서 지속가능함을 꿈꾸는 일자리 정보를

직접 취재해서 기사로 제공하는 그런 구인사이트입니다




그런 저희 사이트가 다른 사이트와 가지는 구별되어지는 특별함이 있는데요

그것은 바로 구직자가 직접 만들어가는 구인 사이트라는 것입니다

저희가 분기별로 운영하는 청년 취재단이 있어요


오늘도 바로 옆에 을지로청사에서 저희 청년 취재단 2기가 열심히 교육을 받고 있는데요

이 청년 취재단들은 구직자들이 실제로 가 보지 못한 업체를 먼저 찾아가서

그 업체에 궁금한 점 들을 시시콜콜 꼬치꼬치 묻고

그 인터뷰에 임하는 대표의 자세와 회사의 분위기를 먼저 파악을 하게 됩니다

즉 구직자들의 얼리어답터라고 할 수 있죠

그런 청년취재단들의 활동으로

상세한 정보를 읽기쉬운 인터뷰 기사로 제공을 해서

구직자들에게 좀 더 상세한 정보를 제공을 하고 있는데요


여러분들이 가장 궁금하신 구인 정보는 혹시 어떤 것들이 있나요?

네, 당연히 임금이겠죠

그건 당연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요즘 청년들이 임금 다음으로 궁금해 하는 것이

바로 조직문화. 즉, 회사의 분위기라고 이야기를 하구요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하는 업무에 대한 상세한 설명입니다

기획 업무라고 해서 모든 곳의 기획 업무가 다 같지는 않기 때문이죠

그 외에도 이 회사가 지하철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점심은 제공을 하는지

혹은 주변에 맛집은 있는지

회사 화장실에 비데는 있는지


요런 시시콜콜한 것들을 저희 청년 취재단들이 물어보게 되는데요

저희 청년 취재단의 활동을 통해서 이런 묻는 것들을 통해서

저희는 실제로 구직자들이 상세한 정보를 통한 사전 필터링을 통해서

일자리에 대한 능동적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우려고 합니다

실제로 정확한 정보를 제공을 하게 되면

구직자들이 이 일이 정말 나의 가치관에 맞는지

혹은 나의 능력에 맞는지 스스로가 필터링을 해서

능동적인 선택을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런 '임금 추후협의' 와 같은 모호한 문구를 날려 버리려고 하는 것입니다




저희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그런 고민을 많이 했어요

내가 혹시나 같은 청년들에게

눈높이를 낮추라고 나 역시 희망 고문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

혹은 '무엇을 더 해야 할까'라는 고민과 반문을 많이 해 보게 됩니다


사실 제 주변에 일을 하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차피 '일자리는 더러워 그러니 돈이나 많이 벌겠어' 라던지

혹은 '나는 안정적인 공무원이 되서 안정적으로 평생을 살아가겠다'라고 하면서

삼년이고 오년이고 고시촌에서 고시공부를 하면서 공무원이 됩니다

하지만 그런 그들이 결코

행복해하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 주목을 해 보았습니다




이미 여기 화면이 띄워졌는데요

작년에 방송에서 '회사에서 좀 놀면 안되나요?' 라는 말을 해서

모든 기업의 공공의 적이 된 제니퍼 소프트사의 대표(이원영) 모습입니다

이 기업은 여전히 한 명의 직원을 뽑는데도 천명이 넘는 사람들의 경쟁이 있을 정도로

대기업 못지 않은 청년들의 인기와 환호를 받고 있는데요


왜 제니퍼 소프트사는 청년들에게 이렇게 인기가 많은 걸까요?

네, IT 업체여서?

수영장이 있어서?

회의를 하다가도 가족에게 전화가 오면

가족 전화를 무조건 먼저 받게 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문화들이 분명히 청년들에게 환호받는 이유기도 하겠죠

하지만 저는 생각해 봤을 때

이 회사가 한 사람의 직원을 뽑기 위해서 엄청나게 애를 많이 쓰고

그래서 그걸 보는 청년들은

'아 내가 저기 가서 일을 하면 정말 존중받을 수 있을 것 같아'

라는 느낌을 받는다고 생각을 합니다

즉, 그 회사가 나를 위해 쓰는 사람에 대한 씀씀이를 보게 되는 게 아닐까요?




기존의 우리들은 청년 실업의 문제는 청년이 스펙을 쌓아야 하는 것이고

구인구직의 미스매치 문제는 구직자들이 직업훈련과 직업상담을 더 많이 받아야 된다는 이야기만 들어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시선을 바꿔서

구인 업체들이 그러한 인재를 얻기 위해 조금 더 노력한다면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마련될 수 있지 않을까

이게 저희의 고민이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그런 생각을 합니다

구인 업체를 위한 상담 컨설팅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려고 하는데요

이윤을 창출하기 위한 컨설팅 프로그램이 아니고 

수평적이고 유연한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은 무엇인지 

혹은 사람에게 투자하는 법은 무엇인지에 대한 컨설팅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그런 작은 업체들을 도와가고 싶습니다

물론 저희 '서울잡스' 플랫폼이 임금의 수준을 높이는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이 회사가 가지는 가치와 비전 분위기 등의 정보를 제대로 제공해서

구직자의 가치와 선호, 적성에 맞을 수 있도록 하는 것만은 확실하게 보장을 하겠다는

그래서 이러한 문제를 조금은 해결하는 데 기여해 보겠다고 하는게 저희의 비전입니다




사실 제가 이 일을 시작하게 된 데에는 아까 사회자님의 소개도 있었는데요

저의 지인들과 함께 2010년에 '청년세대노동조합'이라고 하는 청년 유니온을 만들어서 활동을 했었습니다

그때 이런 불안정한 여러 청년의 문제에 대해서 노력을 했었는데요

제가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바로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커피 전문점의 잘못된 임금이 체불되서

쥐꼬리만한 알바생들의 임금이 체불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끈질기게 노력을 한 결과

저희가 미지급 되었던 6억 원에 이르는 임금을 받아내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습니다

참 잘했죠?

(박수)

감사합니다

이러한 2여년의 활동




그리고 작년에는 서울시가 지자체 최초로

대기업, 프렌차이즈점에 의해서 불공정한 피해를 입고있는

가맹점주들의 법률규제를 위한 불공정 피해 상담센터를 열었었습니다


제가 여기에서 잠깐 코디네이터로 일을 했었는데요

이곳에 상담을 받으러 오는 많은 점주들의 절반 이상이

20-30대 청년 점주들이었습니다

아마 작년에 뉴스를 통해서 편의점주들이 자살한다는 소식들

혹은 남양유업의 불공정 관행 때문에

점주들이 힘들어 한다는 얘기들 많이 들어보셨을 거에요

사실 멀리 가지 않더라도 우리가 거리를 걷다보면

똑같은 프랜차이즈의 가게가 너무 가까운 곳에 입점해 있다는 걸 볼 수가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가는 프렌차이즈 가게가

경쟁이 격화됨에도 불구하고

사실 본사가 나 몰라라 하면서

모든 책임을 점주들에게 떠 넘겼기 때문에 생겨난 문제였어요

그러다 보니까 여기에 상담을 받으러 오는 대부분의 20-30대 점주들은

폐업을 원한다고 하는 상담을 받으러 오는게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렇게 상담을 받고 돌아서는 체불된 임금을 상담을 하고

또는 폐업을 원하는 상담을 받고 돌아서는 그 청년들의 뒷모습을 보면서


저의 오지랖이 또 작동을 하기 시작을 하는데요

당장의 문제는 상담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지만

그들은 또 다시 자신의 그 다음 일자리를 찾는 데에는

홀로 그 정글을 헤쳐 나가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다음 단계인 그 발걸음에 우리가 같이 동행할 수 있는 건 없을까

그 마음으로 고민을 하다가

이 '서울잡스' 프로젝트를 시작을 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저희도 물론 우여곡절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작년 11월부터 시작된 이 프로젝트가 초기이기도 했기 때문에

너무 많은 분들에게 아직 홍보가 되지 않아서

총 500군데 섭외 전화와 메일을 보냈지만

작은 성과이긴 하지만 40군데 정도의 섭외 허가를 받아서

지금 플랫폼에는 그 정도의 컨텐츠가 올라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 취재단 친구들이 이런 활동을 통해서

'세상이 이렇게 넓은 줄 몰랐다'

그리고 '일자리가 이렇게 다양한 줄 몰랐다' 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우리의 도전이 결코 헛된 것만은 아니구나' 이런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그래서 제가 이런 활동을 하면서 느끼는 새로운 길이란 뭘까 고민을 했을 때

새로운 것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있던 것들을 새롭게 재조명하고 재조합해 나가는 것들이

새로운 길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쉽지 않은 청년 실업의 현실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기업 중심의 채용 문화를 조금만 시선을 돌려서

청년들의 눈높이에 맞춘다면

미스매치의 문제, 고용의 여러움의 문제를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들 말입니다


제가 여러 활동을 통해서 했던 활동들

이러한 현실을 회피하지 않고 직면하면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던 활동들이

엮이고 만나고 그리고 지금 이렇게 재창조돼서

저에게 새로운 일로 다가왔습니다




지금 청년 취재단들 역시도 저와 똑같은 마음으로

더 많은 청년들에게 일자리 정보를 잘 제공하기 위해서

오늘도 한땀한땀 정성을 들여서 취재를 하고, 기사를 작성하고 있는데요

이런 사이트 한 번 이용해 보고 싶지 않으세요?

네, 주소창에 seouljobs.net 을 한번 쳐 보세요

아직은 존재만으로 위안이 되는 사이트이긴 하지만

봄날에 연인들이 만나듯

도전하는 CEO 와 스토리가 있는 청년들의 굿매칭을 위한

실력있는 플랫폼으로 여러분들을 다시 한 번 찾아 뵙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되기에는 여러분들의 큰 응원이 필요하다는 것 다들 아시죠?

(네)

제 이야기 끝까지 들어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END


이 글은 청각을 잃은 제 친구를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전체 또는 일부가 잘못 듣고 잘못 옮겨 적은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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