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자막 세바시 556회 서울은 원래 마을이었다 |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경희대 교수, 아시아 인스티튜트 소장


강연 소개 : 서울이란 도시는 '마을'이었습니다. 지금 한국 청소년들은 교육이 주는 스트레스로 인해 비관하기도 하고, 우울증에 빠지기도 하며 혹은 자살이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합니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서울에 사는 많은 사람들이 그렇습니다. 이러한 우리들은 공동체 의식을 상실한 채, 또 삶의 의미와 목적을 잃은 채 살아가기도 합니다. 1970년대 새마을 운동은 한국 전통 마을의 삶 대부분을 없애버렸다고 말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서울의 골목골목, 감춰진 길 뒤에는 마을(공동체와 정)이란 개념이 살아있습니다. 도시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 속에 본래 존재하고 있는 마을의 재발견이 그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서울의 민낯, 그 본래의 얼굴을 찾아보려합니다.


게시일: 2015. 4. 28.




감사합니다

저는 경희대학교 국제대학에서 교수 하고 있고

아시아 인스티튜트 소장인 임마누엘 페스트라쉬 입니다



18년 전에 한국사람과 결혼했을때 

장인어른께서 이만열(李萬烈) 이라는 한국이름 지어 주셨어요 [위키백과 링크]



(자막시작)


오늘은 한국에 살면서 교수 일을 하면서 신문도 읽고 방송도 보고

한국의 청소년 문제 자살이나 교육 비관에 관한 자료도 많이 보고

그리고 실제로 교수로 강의하면서

학생들이 시달리는 것에 대한 고민을 많이 느꼈어요


하지만 교수로서 아무리 열심히 강의하더라도

학생들을 이런 치열한 경쟁의 지옥에서 구할 수 없었어요


항상 제가 걱정도 하고 동정도 하고 학생들의 심한 

소외감이나 이질감 그런 문제점을 많이 생각했어요   


요즘 학생들은 삶의 목적을 시험 잘 보고 취업 잘 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하지만 실제로 이 세상에서 교육이 무엇인지 그 뜻이 불확실한 부분이 있고

교육 자체는 경제의 강력한 엔진 역활을 해야되는데 방향이 불확실 하다 보니

아무리 열심히 빨리 가도 사람들은 헤매고 있어요


그 배경에는 소비 문화, 물질주의가 깔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모든 것을 물질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사람 조차도 물건으로 취급하는 습관이 있고요


많은 학생들은 시험을 열심히 준비하고

운명처럼 느끼며 취업 준비도 하고 있어요




그런데 왜 이렇게 물질주의가 강해지는지 많이 궁금했어요


과거 한국 사람들은 전통 농업이나 재래 경제 방법의 한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었고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는 사례들을 보고 새로운 방식으로 무역 위주의 경제 발전을 통해 

경제 문제를 해결 하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지난 50년 동안 계속 물건을 만들고 해외에도 판매하면서 많은 수익을 얻고 발전해 왔어요


물론 대단한 효과가 있었습니다


수출을 통해서 국제 시장에서 제품을 판매하면 열 배, 백 배의 수익을 얻을 수 있었어요

과거와의 차이점은 이전에는 주로 필요한 물건을 자기 스스로 만들고 사용했지만

새로운 무역 위주의 경제에서 만드는 것은 우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해외 시장을 의식하면서 만들다 보니 그 물건을 항상 돈으로 계산하는 습관이 생겼어요


그 결과 사람들은 모든 것을 돈으로 생각하고 계산하는 물질주의가 만연하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매우 현명한 방법이었지만 

50년 전과 비교해서 우리는 잘 살고 있는 걸까요?


그 당시 많은 사람들은 밥을 제대로 먹지 못했으나

지금처럼 자살하지는 않았어요


그 때는 돈은 별로 없었지만

아이를 다섯명이나 낳았고


이제와서는 한 명도 힘들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래서 무역위주 경제성장의 성과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인생을 통계로 표현할 수 있다는 상식이 되었고


잘 산다는 뜻은 정신적으로 잘 산다는 것이 아니고

통계적으로 잘 산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이렇게 표현할 수 있죠

멋있는 자동차 타고 스마트폰을 보여 잘 산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한편으로 우리는 고독하게 친구 없는 세상에서 너무나 못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이웃이라는 개념도 사라지고, 내 옆에 누가 사는지, 심지어 누가 죽어도 전혀 관심이 없어요


그냥 시끄러우면 가서 화를 낼 뿐이죠 

그런 세상이 되었습니다


옛날에 있었던 마을의 공동의식이 완전히 사라졌어요




청소년의 경우, 

저는 교수로서 항상 학생들과 친하게 지내고 있고


커리어(Career)를 위해서 성형수술까지도 하는 사람이 있고

많은 경우 자신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경영학을 전공하는 사람이 많아요


제 학생중에서도 원래 문학을 전공했어요

문학을 공부하고 싶지만 전혀 하지 못하는 제자도 많아요


그래서 이 세상에 절망을 느끼는 학생들도 많아요


우리 학생들은 항상 무엇인가 소비를 통해 만족하는 습관이 있어요


이에 대한 해결 방법, 사회문제를 해결 하려면 스티브 잡스 자서전 속에서 발견 할 수 없어요


우리가 잊고 있는 한국 전통문화 속에 그 해결 방법이 있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한국의 마을 공동체 의식의 좋은점도 많고 특히 나눔의 습관이 있어요


자신의 경쟁력 말고 주변에 사는 사람과 협력해서 좋은 환경, 더 나은 세상을 만들자고 하는 생각입니다 


같은 반 친구 모두가 대학 입학을 위해 이겨야 하는 경쟁자가 아니라 


남은 인생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친구가 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국에 처음 왔을 때가 1991년 이었어요

잠깐 3일동안 여행하러 왔어요


그 때 서울이라는 도시의 첫인상은

특별히 깨끗하지 않았고

특색이 별로 없는

평범한 도시라고 생각했어요


그 때 제가 백화점에 혼자 놀러 갔어요


지하 식당가에 앉아서 혼자 식사하고 일하시는 아주머니들하고 얘기해 봤어요 


아주머니들은 너무나 친절하셨고 깊은 감명을 받았어요 


그 때 저는 일본에서 유학 중이었고 어떤 의미에서 일본이 한국보다 생활면에서는 더 편하다고 생각했죠 


일본의 경우 사람들은 친절하게 인사하고 얘기해요 

하지만 제가 무엇을 하는지 별로 관심이 없었어요 


한국은 그 반대였어요

일본처럼 예의 바르지는 않았지만 

그 아주머니들은 내가 왜 한국에 있는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대단한 관심이 있었고 

우리는 한 30분 동안 계속 그 얘기를 했어요 

대단했어요 


그래서 상당히 깊은 감명을 받았고 실제로 한국 사람과 결혼하고 한국에 살게 되었습니다




서울은 원래 마을이었어요



몇 개의 마을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도시입니다

다른 서양의 대도시와는 달라요


저의 대학교 시절 동양사 수업을 들었을 때 

미국 교수님이 19세기 서울의 사진을 보여주었어요 


조그만 1층 기와집과 흙집의 사진을 보고 교수님께서 

한국의 완고한 주자학(朱子學)때문에 


다른 일본이나 서양 대도시와 비교하여 

근대화가 되지 않은 나라라고 보여주었어요 


하지만 제가 한국에 살면서 느낀 것은 그 반대입니다 


그 당시 서울 성곽 안에서는 북촌, 남촌, 서촌, 마을은 따로 있었고


아주 인간적인 공간이 있었고 

어떻게 보면 서양 도시보다 평등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리고 제가 백화점에서 느낀 마을의식은

남의 의견을 귀 기울여주고 정답게 대화 나누는 것이었어요 


옛날의 서울도 그랬어요




지금도 서울이라는 콘크리트 정글 안에 살지만 


서울 안에서 마을의식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서울 합정의 성미산 마을 공동체입니다 


그 마을에는 부모님들이 힘을 합쳐 학교와 마을기업을 만들었어요 


학교 안에서 부모님과 선생님들은 같이 고민하고 운영하면서

새로운 과정을 짜고있습니다


그리고 관심 있는 주민도 같이 운영합니다 




그래서 현대의 서울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우리도 새롭게 마을의식을 회복하고 

우리의 새로운 현대식의 나눔의 문화가 가능합니다 


청소년의 꿈은 친구보다 더 높은 점수를 얻는 것이 아니라 

친구들과 같이 성공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서울의 미래는 과거 속에서 발견할 수 있어요 


서울이 갖고 있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서울을 현대식 도시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과거로부터 존재해 온 나눔의 관습


그리고 마을이 갖고 있는 

공동체 의식을 재발견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청소년한태 필요한 것은 학원도 아니고 외국어 학습도 아닌 

항상 그들 주변에 있는 친구들과 응원하는 마을입니다 


나눔의 공간은 마을 그들에게 제공을 해야 합니다 


이것을 살리면 지금과는 더 나은 또 다른 대한민국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 화면 하단 자막 타이핑 -


이 글은 청각을 잃은 제 친구를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전체 또는 일부가 잘못듣고 잘못 옮겨적은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해당글에 댓글 남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추신 : 여러분의 '공감' 클릭은 제게 정말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