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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실패를 통해 얻게 된 진실 | 박소연 뮤지컬 배우 | 세바시 561회


강연 소개 : 저는 사랑은 열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요란한 두근거림과 달콤한 속삭임이 사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열정이 사라지면 그건 더 이상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사랑의 실패를 겪게 됩니다. 그 때문에 좋아하던 노래도 못하고, 고통 속에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는 내가 사랑을 잘 못 알고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됐습니다. 사랑에 실패하고 나서야 비로소 보이기 시작한 그 진실을 여러분과 나누려고 합니다. 특별히 사랑의 실패로 얻은 상처로 스스를 공격하고 괴로워하는 분이 계시다면 이 이야기를 꼭 들어보세요.


게시일: 2015. 5. 18.




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뮤지컬 배우 박소연입니다 

인사드리겠습니다


제가 어릴 때부터 생각했던 사랑은요

여자분들은 한 번씩 다 꿈꿔 보셨을 거예요

로맨틱하고, 동화 속 이야기 같은 사랑

그런데 저는 대체로 보수적인 가정에서 자라서

다양한 연애 경험을 하거나 활발하게 이성교제를 하지 못했고요

오히려 학창시절이나 대학시절 때

한 사람과 오랫동안 깊은 연애를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생각보다

제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사람을 원하는지

또 어떤 사랑을 원하는지 또 어떤 사랑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

이에 대해서 스스로 무지했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예전에는 그랬었어요



저의 20대의 사랑에 대한 가치관은 '사랑은 열정이다'라는 거였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열정이 사라지면

더 이상 그것은 사랑이 아니다 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저는 뮤지컬 배우입니다

그런데 저는 사실 연극영화과를 전공한 것이 아니고

성악과를 나왔거든요

그래서 성악을 전공하고 성악을 공부했습니다

보통 여러분들이 생각하실 때는

'성악을 전공하면 뮤지컬 배우가 되는 것이 굉장히 쉽지 않을까'

라고 생각을 하실 수가 있으실까요?


하지만 정말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배워야 할 것들이 너무 많고

무대에 오페라하고 뮤지컬은 굉장히 비슷하다고 생각을 하시지만

다른 요소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익혀야 되고 배워야 되는 요소들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그래서 정말 바닥에서부터 크고 작은 오디션들을 거쳐서

낙방의 기회도 굉장히 많이 가졌었고요


그렇게 5년 동안 정말 생고생을 해서

제가 원하는 대형 뮤지컬의 주연을 맡는 시간까지 왔었습니다



그래서 정말 행복하게 배우 생활을 한동안 했고요

생각보다 너무나 많은 팬들이 사랑을 주셔서

지금 떠올려보면 '그때 정말 행복하지 않았나?' 라는 생각을 한번 해봅니다



그런데 이렇게 행복했던 제가

하나의 사건으로 인해서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맞게 되는데요

그것은 아시는 분 계실 수도 있지만

유명한 뮤지컬 배우 유명인과 작품에서 만났고

그리고 몇 년 전에 결혼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8개월 만에

이혼보다 더 큰 불행을 피하기 위해서 이혼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그와의 결혼을 선택했던 이유는요

당시에 '사랑은 열정이다' 라고 생각했던 제가

작품을 함께 하면서 느꼈던 강렬한 감정 때문이었고요


그리고 이혼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여자로서 당연히 가져야 하고 가지고 싶었던 것들을

가질 수 없었기 때문이었어요


이유는 단 한 명의 여자로서 사랑받는 것

그리고 믿음과 신뢰를 통한 안정감 같은 것들을

제가 가질 수 없었기 때문이고요



이러한 시행착오 후에 제가 얻게 된 깨달음은요



남녀가 서로 사랑하는데 있어서는

열정보다 훨씬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배우자를 선택하거나 결혼을 선택하는

큰 대사를 앞에 놔두고 있을 때는요

서로에 대한 신뢰와 믿음 그것이 가능한지

또 희생을 각오할 수 있는 상태인지

그리고 이 두 사람이 같은 방향을 바라볼 수 있는 사람들인지

이에 대해서 생각을 하는 것이

실수를 막을 수 있는

즉 이런 부분들이 충분히 검토되고 확인된 부분이어야

나중에 후회가 없다라는 것

이런 것들을 제가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혼 후에요

너무 무거워지실 필요 없습니다

이혼 후에, 대한민국이잖아요

조금은 아직도 보수적입니다, 그죠?

그래서 여자로서 감당해야 되는 것들

또 생각보다 좀 특수한 상황이잖아요

유명인과의 결혼이 파경에 이르렀으니까요

후폭풍에 대해서 걱정을 안 했던 건 아니에요

그런데 정말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큰 후폭풍이 저한테 몰아닥치는 거예요

그래서 마음고생을 참 많이 했는데요


일단 미디어들에서 '박소연이 이혼을 했다' 여러 군데서 실어 날랐고요

그리고 그 이후에 그 기사 밑으로 달리는 댓글들이

정말 가슴을 후벼파는 댓글들이 되게 많았었어요

사실 진실이 아닌 것들을 그냥 함부로 이야기하는 소수의 몇 분들이시겠지만

그래도 저희 같은 문화인들은 정말 큰 상처를 입게 됐었습니다


저는 음악을 사랑해서 음악을 전공했고요

그리고 음악을 사랑해서 음악가와 결혼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혼이라는 과정을 겪으면서요

이 결혼이라는 숭고한 가치를 저버렸다는 자책감 때문에

너무 스스로를 비난하고 스스로를 질책하고

저 스스로에게 상처 주는 일들을 굉장히 많이 했었어요

그래서 심지어 

'나는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이다'

'나는 그런 능력이 없는 사람이다' 

라고 생각하기에 이르렀고요


그리고 결국은 가장 사랑하고 좋아하던 음악이 작품에서 만났으니까요

'음악이 나를 이렇게 불행하게 만들었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됐었어요


그래서 제가 음악을 다시 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었고

한동안 음악을 무대 생활을 접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저를 회복시켜준 계기가 있었어요

작은 자리에서 일어난 사건이 저를 회복시킨 계기가 되었는데요

제가 굉장히 힘들어하고 있을 때

지인 한 분이 봉사활동을 좀 해 보는 것이 어떻겠냐

라고 제안을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고민을 했습니다

'과연 봉사활동 같은 것을 나가서 이 번뇌를 씻을 수 있을 것인가'

그때 굉장히 힘들었으니까요


고민을 하다가 봉사활동을 나갔어요

저의 담당은 국을 푸는 거였어요

그래서 열심히 국을 푸는 중에 봉사활동이 몇 개월이 지속되니까

주변 분들이 제가 뮤지컬을 하던 사람이라는 것을

조금씩 알기 시작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저한테,

그 장소가 노숙자분들 3-400명 정도 되시는 분들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자리였는데

음악회를 한번 열어달라고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근데 처음에는 거절했습니다


왜냐하면 그 당시에 너무 고통스럽고

머릿속이 너무나 상념으로 가득 차 있고

부정적인 생각이 가득했기 때문에

'나는 노래를 못할 것이다' 라고 생각해서 거절을 했었어요

근데 여러 번 트라이를 하셔가지고

제가 마지못해 그러면 음악회를 한번 하겠다고 말씀을 드렸어요


그래서 한 3-400명 노숙자분들이 앉아 계시고

생각보다 그 분위기가 굉장히 땐땐합니다

정말 표정이 없으시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라가서

간이 무대에요 이 정도 무대도 아니고요

정말 한 2m 정도 되는 간이 무대에요, 나무로 만든

그냥 그런 곳에 올라가서

뚜벅뚜벅뚜벅 올라가서

노래를 무슨 정신으로 했는진 모르겠지만

노래를 몇 곡을 하고 몇 십분이 지나서 내려왔어요


그런데 너무 신기한 체험을 한 게요

그때 너무너무 마음이 힘이 들어서 노래를 못할 거라고 생각했었고

과연 내가 다시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 라는 생각까지 했었는데

내려오는 순간 알았어요

그 노래를 부르고 있는

작은 무대지만 노래를 부르고 있는 나는

더 이상 불행하거나 슬프거나

부정적인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는 거예요

(박수)

감사합니다



그래서 저는 다시 무대에 설 수 있었고요

무엇보다도 공연이 끝나고 나서 한 분이 오셔서

"소연씨, 고맙습니다"

"제가 최근에 너무너무 많이 힘든 일들이 있었는데"

여자분이 오셨어요

몇 달 동안 그 너무 힘든 생각이 들어서 아무것도 못하고 있었는데

이 노래를 듣는 몇십 분 동안은 한 20분 정도 동안은

자기가 그 생각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해주시더라고요

그러면서 자기가 그 짧은 시간이었지만

너무나 마음이 치유가 많이 되어서 고맙다고

저한테 와서 직접 인사를 하고 가셨습니다


이렇게 여러분들이 힘이 있으신 분들이세요

한 사람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무대에 서는 누군가를

정말 저는 여러분께 정말 잘 할려고요

잘하고 싶습니다

이렇게, 이런 계기가 있었고요

이때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나는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이다'

아닙니다

'나는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

그리고 사랑을 통한 음악을 통한 사랑의 능력이

내가 가지고 있는 최고의 능력이구나

정말 큰 걸 경험했고요


제가 이렇게 세바시에 나올 수 있고

여러분 앞에 이야기할 수 있는 건요

'나는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다'

라는 믿음에서 기인합니다

(박수)

감사합니다



보이시죠?


그 일이 우리게 일어난 이유는

그 일을 통해서 

우리가 깨달아야 하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저는 깨달은 게 있습니다


사랑은 열정이 아닙니다

사랑은 상대를 향한 헌신과 봉사이자 신뢰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 찬양 : 내가 천사의 말 한다 해도)


감사합니다





이 글은 청각을 잃은 제 친구를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전체 또는 일부가 잘못 듣고 잘못 옮겨 적은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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