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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 세바시 607회 뉴욕에서 하는 문화홍보 : 'Seoul' 말고 '서울' | 김휘용 S&C NY 대표


강연 소개 : 해외에 나와있는 우리나라 홍보물들을 보면 마냥 아름답지만은 않았습니다. 실제 해외 광고계 기사에서 우리나라 광고 비판의 글을 보며 창피함을 느낀 적도 있습니다. 그래서 시작했습니다. 이왕 보여줄 우리 문화라면 제대로 보여주자! 그 대표 문화는 한글로 정했습니다.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특한 한글이 우리의 문화를 가장 잘 나타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글은 구조가 섬세하고 복잡해서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전문 작가님들을 구성해 한글 타이포그래피 전시회를 열었고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현지 광고 간판에는 여전히 말이 안 되는 영어와 외국 폰트를 그대로 사용한 간판들이 많았습니다. 저희는 다 알고 있습니다. 저희 윗세대가 아래 세대의 빠른 발전을 위해 현대화할 때 우리화하지 못했다는 거. 그래서 이제 우리는 우리 다음 세대를 위해서 우리 것에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발전시킨다면 우리만의 색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게시일: 2015. 10. 18.




다시 인사드리고 시작하겠습니다

S&C NY의 김휘용입니다 반갑습니다

일단 저희 단체 구성에 대해서 잠깐 설명을 드릴게요

저희 단체의 멤버들은 각자의 Profession(직업)들이 다 있어요

Banker(은행원)인 친구들도 있고 광고회사에서 Art Director(미술 감독)도 있고

카피라이터도 있고 또 카메라를 찍는 제 친구도 있고

또 패션쇼에서 프로듀서로 일하는 친구도 있고

근데 이런 친구들이 각자가 가진 직업을 살려서

한국 문화를 알리는 데에 자기의 능력을 십분 발휘해서

함께 힘을 합쳐서 이 단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근데 이런 젊은 친구들이 자기 회사 생활하기도 바쁜데

왜 자기 시간을 짬을 내서 돈이 되지도 않는 한국문화 알리기를 할까요?

그 이유는 되게 간단한 데서 시작을 해요

기존에 해외에 나와 있는 한국문화 홍보물들을 보면

정부나 유명인들이 했던 것을 보면은

'무엇을 왜?' 라는 생각을 갖고 시작을 해요

하지만 '우리 것이기 때문에 무조건 아름답다'라는 약간은 강압적인 생각

외국인 입장에서 받아들이기에 어쩌면 거북할 수 있는 생각들로 시작을 하고 있어요

근데 가장 홍보에서 중요한 것은 '누구에게' '언제' '무엇을' '어떻게'

또 다시 '어떻게'에 대한 왜'의 전략적인 부분이 부재한다고 보고 있었던 거죠


실제로 광고계나 마케팅계에 있는 흔히 말하면 '뉴욕타임스'같은 역할을 해주는

'Adweek' 이나 'Creativity Online'에 올라온 기사들을 보면

'한국 마케팅은 왜 이렇게 하는가' 라는 비판의 글들이 올라왔었어요


광고회사를 다닌 광고쟁이인 저로서는 그날 하루가 좀 챙피한 하루였어요

그래서 현지 실정을 가장 잘 아는 우리들이 조금은 챙피하고 조금은 화나지만

이왕 보여줄 우리나라 문화라면 제대로 한번 보여주자고 해서

이렇게 모이게 됐습니다




저희가 문화를 소개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에 하나는요

'문화를 홍보하는 것은 소개팅을 나가는 것과 같다' 입니다

혹시 여러분 중에 소개팅 해보신 적 있으시죠?

손 한번 들어 주세요

아~ 거짓말이잖아

다들 옆에 커플 어떻게 만나셨어요?

저만 못 만나나?

원래 소개팅이라는 것은 사실 외모에서 나오는 첫느낌이 되게 중요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여성분들은

얼굴을 캔버스 삼아 피카소 못지 않는 미술 실력을 뽐내시기도 하시고

남성분들은 자고 일어났는데 갑자기 5cm가 커져 있어

깔창의 마술을 부리기도 하시죠

그런 첫 느낌이 소개팅에 두 번째 데이트가 될지 세 번째 데이트가 될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문화 역시 마찬가지예요

생전 나와 관계없는 남의 나라 문화를 보는데

첫 느낌에 ‘아, 내 스타일이네! 마음에 든다! 궁금하네! 다음엔 또 뭐가 있을까?'

라는 느낌을 갖고 가야 다음이 궁금해지는 법입니다

그런 생각으로 저희는 2013년도에 처음 한글 전시회를 엽니다

제목은요

'너 빼고 다 아는'

영어 제목으로는 

“The Most Talked About Typography Exhibition

Among Those Who Talk About Typography Exhibition'

이에요

장황하죠? 그 이유는 조금 있다가 설명 드릴게요

저희가 이 전시를 준비할 때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했던 건

'제대로 된 걸 보여주자' 라고 만든 단체이기 때문에

어떤 것들을 우리가 선택해야 할 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돼요

저희 단체의 멤버들

아까 말씀드렸듯이 디자이너도 있고 아트 디렉터도 있고, 카메라 감독도 있고

예술계에 종사하는 친구들이 이렇게 많은데

굳이 저희가 작품을 만들어서 전시하지 않은 이유는

아까 말씀드린 것 같이 제대로 된 걸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에요


한글은 영어와 다르게 그 구조가 복잡해요

영어 같은 경우는 A와 B 사이의 발란스를 잡으면 되지만

한글은 자음과 모음과 받침 모아쓰기 글자이기 때문에

한 글자와 한 글자의 발란스 이전에 다뤄야 될 과정이 더 섬세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다뤄보지 않은 사람들은 쉽게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가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작가구성을 이렇게 합니다


오랜 시간 동안 이 분야에 몰두하셨던 분들로

이용재 선생님, 안삼열 선생님, 이상현 선생님 등

또 막내 작가로서 젊은 친구들에게 유명한 김기조 작가님이 막내 작가로서

열 명의 작가님들과 함께 전시회를 구성하게 됩니다


저희가 이 전시회를 구성 할 때 중요하게 생각한 두 가지가 더 있었는데요

한 가지는 위치에요, 장소죠

'타이포그래피'라는 장르 자체가 사실 미술계에서도 메이저 장르가 아니에요

근데 그런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외국 사람들에게 생소한 한글을 소개한다

그러면 어떤 외국 사람들이 "와, 나 저거 가서 볼래!" 하고 가서 보겠어요?

그렇기 때문에 장소가 가져다 주는 신뢰감이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선택한 곳은 'Art Directors Club' 이에요


앤디 워홀과 월트 디즈니가 멤버로 속해 있었던 전 세계적인 단체인데요

뉴욕에 본사가 있어서 거기 갤러리에서 전시를 하게 돼요

따라서 거기에서 전시를 함으로써

외국인들에게 이 전시에 대한 신뢰감을 심어주게 되는 거죠


두 번째로 제목이에요

이 단체는 학생 때, 제가 3학년이 끝나갈 때 쯤 만든 단체이기 때문에

예산이 얼마 없었어요

그래서 당연히 홍보를 할 수 있는 방법이 SNS 밖에 없었죠

그래서 저희는 제목이 그 홍보의 역할을 해줘야 된다고 생각을 했어요

단순히 이 전시회를 대변하는 제목이 아니라

홍보라는 것은, 광고라는 것은 단순히 상품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이야깃 거리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역할을 해주기도 해요

그래서 우리는 이 제목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이야깃 거리를 제공해주자는 생각으로

아까 말씀드린 제목 그 장황한 제목 있죠


The Most Talked About Typography Exhibition

Among Those Who Talk About Typography Exhibition


이게 반복되는 말로 외국 사람들에게 약간의 위트를 선사하기도 하지만

이 장황한 제목을 친구들에게 

"야 너 저 전시회 들어봤어?"

"The Most Talked About Typography..."

이렇게 누가 다 이야기하겠어요

안 한단 말이에요

근데 그걸 줄여서

"The Most Talked About Typography Exhibition"

"가장 거론이 많이 되고 있는 타이포그래피 전시회야"

라고 줄여서 서로에게 얘기를 하게 되죠

그럼 자연스럽게 그게 포장이되고

옆에서 듣는 친구가 "어, 가장 유명한 전시회"

"요즘 타이포에서 가장 핫한 전시회"

라는 이야깃 거리가 될 수 있단 말이죠

그 점을 저희는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실제로 그래서 오프닝 날 600명 이상의 관객분들이 오셔서

SVA의 그래픽디자인 학장을 맡고 계신 '리처드 와일드'가 와서 이런 얘기를 해요

"아니 우리 학교 졸업 전시회보다 사람들이 많이 오면 난 뭐가 되냐"

하면서 축하를 해주었어요


그리고 또 ADC (Art Directors Club) 에서 너무 인기가 많다고

일주일 연장을 해주기로 해서 일주일 더 연장하게 되기도 했어요


근데 제가 그런 것보다 더 기쁜 건

저도 사람인지라 제 욕심이 좀 채워져야 되잖아요

제가 오프닝 다음날 학교를 찾아가요

그래서 제가 들었던 타이포그래피 선생님께

'학생들을 데리고 야외수업을 오시면 어떻겠냐?' 라고 제안하려고 찾아가는 거죠

근데 제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휘, 너 그 전시회 들어봤어?"

"The Most Talked About Typography?"

저는 속으로 외칩니다

"예스!"

저의 전략이 먹혔다는 거죠


근데 제가 이 전시회를 치르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어떤 여성분이 바로 이 작품 이용재 선생님의 '바람차' 앞에

5분 동안 서 계신 거에요, 외국 분이

그래서 제가 다가가서 물어봅니다

"설명이 필요하세요? 제가 뭐 도와드릴 게 있나요?"

근데 이 분이 이렇게 말씀하세요

“아직 내가 설명글을 안 봐서 무슨 뜻인지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이 작품이 나에게 주는 느낌이 되게 이상해, 뭔가 가슴이 이상해"

근데 그게 뭔지 모르겠다는 거예요


저도 잘 모르죠 그 사람이 아닌 이상

근데 제가 감히 지금와서 추측해본다면

우리나라 언어는 굉장히 서정적인 표현들이 많아요


근데 혹시 우리가 너무 매일 사용하는 것이여서 당연하게 느꼈기 때문에

우리는 한글에서 그 서정적인 느낌을 잊고 있진 않았나

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저의 계기가 됐어요




2013년 '너 빼고 다 아는' 전시가

외국인들에게 한글을 소개하는 첫 번째장이였다면

저희는 2014년에 외국인들에게 한 발 더 다가가기 위해서

두 번째 전시회를 기획합니다

'다른 듯 같은 뜻' 'Found in Translation'

제목도 조금 있다가 다시 설명을 드릴텐데요

이 전시회를 기획할 당시에

외교부 공공외교프로그램의 지원을 받고 저희가 준비를 하게 됐는데요

저희가 한 가지 어려움에 빠지게 돼요

작가선정을 해야 되는데 작가를 찾아보면

저희와 첫 번째 전시회를 참여하셨던 작가님 이름들과 작품들이 계속 떠오르는 거에요

우리는 다른 작가님들과 다른 형태의 다른 얼굴의 한글을 보여줘야 되는데

계속 같은 작가님들만 나오니까 이게 저희의 걱정거리가 됐어요

그래서 전화를 드립니다

이상현 선생님과 김기조 작가님께 전화를 드려요

"선생님 저희가 지금 이런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는데 이런 고민에 빠졌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하시면서 두 분이 하시는 말씀이 똑같아요

"우리는 운이 좋게 열심히 활동하여서"

"이제 시장에도 많이 알려졌고 우리가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많지만"

"한글을 다루는 젊은 친구들은"

"시장 사이즈가 작기 때문에 이름을 알리고 활동을 하는 범위가 좁다"

"이런 전시회를 통해서 이들이 더 알려질 수 있다면"

"그게 더 좋은 기쁨이지 않을까?"

하면서 저희들에게 젊은 작가들을 추천해 주십니다

이상현 선생님의 제자들도 있고 김기조 씨의 지인분들도 있고

또 그분들을 통해서 또 많은 젊은 작가들을

단순히 한글 서체를 디자인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그래픽 디자인이나 영화 포스터를 만드는 사람 중에 한글을 다루는 분들을 소개받게 되죠

자 이분들과 그러면 어떤 작품을 만들어야 될까?

이 'Found In Translation' 이라는 제목에서 느끼실 수 있겠지만

언어라는 것은 그 생김새나 표현 방법이 다른 나라와 다르지만

우리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겹치는 경우가 많아요


예를 들어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

영어로 'The grass looks greener on the other side' 라는 표현이 있듯이


예를 몇 가지 보여드릴게요

'Why so serious' 배트맨에 나와서 유명해진 문구인데

이거를 우리나라 말로 젊은 친구들이 어떻게 표현하는지 혹시 아세요?

'너 다큐찍냐? 왜 이렇게 진지해?'

'왜 이렇게 진지해?'

(웃음)


다음으로 'TGIF'

'Thanks God It's Friday'

레스토랑 이름 아니에요

미국 사람들이 금요일 되면

'아, 하나님 금요일이 돼서 감사합니다 나 이제 쉴 수 있으니까'

한국말로는 이런 금요일을 표현하는 게 뭐가 있을까요?

(불금!)

그렇죠, 바로 그거에요!

(웃음)


보시면 아시겠지만 'TGIF' 는 좀 안도의 느낌이 들 수 있어요

이렇게 흘러내리는 느낌을 갖고 있는데

'불금'은 타오르는 느낌이 있죠


이렇게 문화의 차이점과 유사점을 동시에 저희 전시기획을 통해서

외국 사람들에게 단순히 한글의 미(美)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한국의 문화까지 스며들면서 보여줄 수 있는 그런 장을 제공하려고 했던 거죠

저희가 작가 구성을 할 때 아까 말씀드렸듯이 젊은 작가로 구성했다고 말씀을 드렸어요


근데 상대적으로 외국작가들은

연령대가 좀 많고 이미 많이 알려진 분들로 구성을 했어요

그 이유는 우리나라의 젊은 친구들이 해외에서 서체와 타이포그래피를 다루는 사람들을 보면서

더 많은 생각을 받고 더 많은 영향을 얻어서

더 다양한 표현들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에요


다음 보실 작품은 'OMG'라는 작품이에요

'Oh, My God!' 줄여서 'OM'G라고 하는데요

미국 사람들이 놀랄 때 좋을 때 쓰는 말이잖아요

근데 우리 나라말로는 이런 말이 있죠

'대박'

근데 이 '대박' 작품을 하신 유진웅 작가님은 사실 이런 스타일의 작품을 하시는 분이 아니세요

원래는 '타이포그램'이라고

로봇이나 동물의 형체에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채워 넣어서 만드는 작품을 하시는 분이신데

이번 전시를 통해서 외국 작가들의 작품을 보시더니

"외국 애들은 3D로 렌더링해서 작품을 많이 만드네"

"한번 나도 이걸 해보고 싶다" 해서 만들게 된 작품이에요


근데 저희가 이걸 하면서 느낀 것 중에 하나는

우리가 계속 외국에 한글이나 한국 콘텐츠를 갖고 나오려면

국내에서도 이런 문화가 활발히 이루어져야 된다는 걸 절실하게 느꼈어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작가 리스트를 구성할 때

저희가 고민에 빠졌던 것도 마켓이 그렇게 활발하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저희는 이 전시회를, 2014년 소호(SOHO)에서 열렸던 전시회를

2015년 3월 서울로 가져갑니다

서울로 가져가서 전시회를 준비하는 도중 한국에 '한울'이라는 단체가 있어요

'한울'이 뭐냐면 대학생 총연합회에요 한글 타이포그래피를 다루는

거기 회장을 만나서 대화를 나눠요 근데 회장이 이런 얘기를 해요

"저희 학교에서는 한글 타이포그래피 수업이 없어요"

외국에서 계속 공부를 해 온 저한테는 되게 충격적인 얘기였어요 왜냐하면

'국내 디자이너를 육성하는 교육기관에서'

'어떻게 모국어를 다루지 않을 수가 있지?' 라는 생각을 했던 거죠

그러니까 교수님의 재량으로 한글을 가르치지 않는 학교에서는

스스로 외부에서 찾지 않으면 다룰 수 있는 기회가 없다는 거예요

굉장히 안타까운 현실이죠


그래서 저희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를 생각하다가

그럼 한글에 대한 현시점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토론장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디는 생각을 해요


그래서 저희와 함께 한 작가들을 초청해서 토론 형식의 세미나를 나눕니다

그 중에 서체 디자인을 하시는 한 작가님이 이런 말씀을 하세요

"우리나라는 마켓사이즈도 작고"

"또 한 벌의 서체를 완성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몇 년이 걸리는데"

"기업 같은 곳에 서체를 디자인해 달라고 맡기면 기간은 축소되고 예산은 줄어들고"

"해서 기존에 있는 서체들을 깎아서 만들 수 밖에 없다"고

"그러니까 우리가 갖고있는 서체가 다양하지 못하고 비슷비슷한 형태들이 너무 많다"고

되게 안타깝고 슬픈 얘기예요

근데 동시에 그만큼 우리와 정부와 단체가 조금만 더 깊이 관심을 가져준다면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어마어마하다는 거잖아요


우리나라에는 '한글날'이라는 게 있어요

전 세계 나라 중에 자기 모국어의 날이 공휴일인 나라가 얼마나 있겠어요?


근데 우리는 '한글날'에만 한글을 외쳐요

평상시에 좀 관심이 필요하다는 얘기죠


그렇다면 왜 수많은 한국 문화 중에서

'S&C NY'이라는 이 녀석들은 왜 한글에만 집중하지? 왜 한글을 고집하지?

라는 의문이 생기실 거에요

여러분들 다른 큰 도시를 여행하시다 보면 뉴욕은 뉴욕의 색깔이 있고

동경은 동경의 색깔이 있고 또 런던은 런던만의 향기가 있어요

그 색깔과 향기를 가장 빠르게 갖다 주는 것은 건축물이에요


근데 우리나라는 조선 500년, 그 후 현대까지 침체기와 침략기를 계속 반복해왔고

동시에 남북 간의 전쟁도 치른 나라에요


건축물을 다시 이제 와서 살리기에는

너무 많은 예산과 너무 많은 시간과 또 법정개정이 필요해요

그렇지만 한글만 잘 다룬다면 우리나라에만 있는 우리 독특한 색이기 때문에

우리 색을 빨리 입힐 수 있다는 생각인 거죠


저희가 'Found In Translation'을 하면서

가장 인기가 많았던 작가 중 한 명인 로렌홈 (Lauren Hom)을 서울 전시회 때 초청을 해요

이 친구가 서울에 와서 이런 얘기를 해요

"휘, 서울 너무 좋아 너무 미래지향적인 도시야"

"뉴욕보다 더 발전된 도시인 것 같아"

"근데 말이야 난 여기가 불편하지가 않아, 집 같단 말이지"

전 사실 그 이유를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물어봤어요 "왜 그런 거 같아?"

"주위를 둘러봐 간판이 다 영어야"

"근데 재밌는 게 뭔지 알아? 말이 안 되는 영어들이 너무 많아"

"너 저기 있는 건물의 저 간판 어디서 본 거 같지?" "응"

"Macy's에 있는 폰트를 그대로 따오고 별도 그대로 따왔어. 저래도 되는 거야?"

저는 사실 되게 창피했어요. 그 순간

그러면서 이 친구가 떠날 때 이런 얘기를 해요

"내가 서울에 3박 4일밖에 없었는데 얼마나 많이 알겠어"

"근데 한국 문화 중에 나는 음식이 가장 마음에 들더라고"

"색깔도 다양하고 너무 맛도 다양해"

"근데 아쉬운 건 내가 여행 다닐 때마다"

"그 나라의, 그 도시의 아름다운 간판들을 하나씩 찍어놨는데"

"여기서는 찍을만한 걸 찾질 못했어"

"간판들의 형태가 다 비슷비슷하고 혼이 담겨있지 않은 것 같아"


원래 간판이 하는 역할이라는 게 그 가게를 대변하는 역할인데

그게 부족했던 것일 수도 있겠죠

그러면서 그 친구가 떠납니다


근데 저는, 저희는 다 알아요

저희 윗세대 그 윗세대가 우리 세대는 배고프지 말라고

빨리 발전하기에 급급했고 현대화하기에 급급했어요

그러면서 현대화할 때 우리화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적어도 우리 세대는 이제는 우리 다음 세대를 위해서

조금만 더 우리 것에 관심을 갖고 발전시킨다면

우리만의 색깔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됩니다

감사합니다



저에게 '공공외교'란 책임감입니다

국민들이 내신 세금으로 활동하는 프로젝트인 만큼

낭비되지 않도록 저희가 최선을 다해서 책임감을 갖고 활동해야되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청각을 잃은 제 친구를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전체 또는 일부가 잘못듣고 잘못 옮겨적은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해당글에 댓글 남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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