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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자막 세바시 634회 그림그리기를 포기한 당신에게 | 크리스틴 뉴튼 미술교육자, 아티스트


강연 소개 :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합니다. 하지만 누구나 그림을 그리진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아마 어릴 때는 그러지 않았을 겁니다. 어린 아이들은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어른이 되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이 그림을 못 그린다고 믿게 됩니다. 거기에는 어떤 이유가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사실 마음 깊은 곳에선 누구나 그림 그리기를 원합니다. 바로 그 마음에서부터 제 이야기는 출발합니다.


게시일: 2016. 1. 26.




여러분 안녕하세요


그림 그리는걸 좋아하시나요 ? 아니면 싫어하시나요 ?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그림에 전혀 소질이 없다고 생각해서 그림 그리기를 싫어합니다 

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선 누구나 그림을 그리고 싶어합니다 

무언가를 그리게 되면 우리는 그것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봅니다 

더 깊게 볼 수 있게 되고 단순히 쳐다볼 때보다 더 많은 걸 알게 됩니다 

조금 과거로 돌아가 볼까요 ? 언제 처음으로 그림 그리기가 싫어졌나요 ? 

누군가 당신의 그림이 엉망이고 별로라고 하던가요 ? 

당신은 그 말을 믿었나요 ? 

그랬다면 그건 실수였습니다 

그 말을 듣기 전에는 그리기를 좋아했나요 ? 

만약에 선생님이 그렇게 말했다면 이렇게 대답해 주세요 

선생님이 적절한 방식으로 가르쳐주지 않아서 그림을 잘 못그리는 거라고요 

선생님은 그 말을 싫어하시겠지만요 




저는 25년 넘게 사람들에게 그림 그리는 법을 가르쳐 왔습니다 

제가 그림에 관심을 가진 건 저 역시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이랍니다 

비록 저는 3차원적인 존재이지만 내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 2차원적 그림 그리기가 필요했습니다 

그림을 그린다는 건 사고의 한 유형입니다 


어린 아이들은 예외없이 그리기를 좋아합니다 두려움을 갖기 전까지는 말이죠 

그리기를 좋아하던 때가 기억나시나요 ? 

그리기는 어린 아이들이 눈에 보이는 세상을 발견해 가는 방식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여기 11살짜리 여자 아이가 두 시간 사이에 그린 2개의 그림이 있습니다 

무엇이 달라졌나요 ? 

이 아이는 새로운 방식으로 세상을 보는 법을 배웠습니다 여러분도 가능합니다 ! 




만약 제가 손을 그리라고 하면 여러분은 손을 보지 않고도 그릴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손에 대한 기본 심벌(symbol)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바로 사람들이 그림을 못 그린다고 생각하는 이유입니다 


진짜 눈에 보이는 것 대신 자꾸 심벌을 그리려 하기 때문입니다 

심벌은 실제 사물의 단순화된 모양이지 사람들이 그리고자 하는 모양은 아닙니다 

우리는 이것을 깨고 나와 자유로와져야 합니다 


자, 손을 한번 들어봐주세요 '손' 이라는 개념은 잠시 접어두고요 

대신 손가락의 윤곽선을 확인하고 손가락 사이의 공간을 확인해 보세요 

이런 식으로 하면 여러분은 매우 정확하게 손을 그릴 수 있을 겁니다 

왜냐하면 빈 공간에 대한 인식은 정형화된 이미지를 깨는데 도움이 되거든요 

손바닥의 길이와 너비도 비교해 보세요 

혹시 비교해 보니 손바닥과 비슷한 길이의 손가락이 있나요 ? 

어떤 부위가 더 밝고 어떤 부위가 더 진한가요 ?




운동선수나 예술가는 눈-손 협응능력과 근육기억이 뛰어나다는 걸 아셨나요 ? 

이제 이 이파리가 새롭게 보이시나요 ? 윤곽선과 여백이 쉽게 눈에 들어오나요 ? 

어떤 부분이 더 밝거나 더 어둡나요 ? 점은 몇 개나 있나요 ? 


그림을 잘 그리기 위해서는 눈-손 협응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하면 사람들은 놀라곤 합니다 

학생들이 그리기를 배우고나서부터 테니스나 골프 같은 스포츠 능력도 향상됐다고 말했을 때 정말 놀랐어요 

그리기와 스포츠 둘 모두에서 눈-손 협응능력은 성공의 관건입니다 

눈과 손이 함께 움직이면 눈에 보이는 그대로 그릴 수 있습니다 

눈과 손이 함께 움직이면 공도 훨씬 잘 찰 수 있습니다 

평소에 사물을 볼 때, 사물이 차지하는 공간 대신 여백을 보는 연습을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 사물을 보다 정확하게 볼 수 있습니다 

당신은 평소 자신이 사물을 어떻게 보는지 인식하고 있나요 ? 

오랫동안 수천 명의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알게 된 건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떻게 보는지 모른다는 것이었습니다 


예술가들은 보통사람과 사물을 보는 방법이 좀 다릅니다 

예술가들의 눈동자 움직임은 훨씬 더 활동적이죠 사물의 각 부분을 비교합니다 

각 부분이 어떻게 결합돼 있나 그 관계를 살펴봅니다 

어떤 부분이 더 밝고 더 어두운지 비교합니다 

여백들을 관찰하고 패턴의 변화를 확인합니다 

보통 사람들은 단순히 사물을 보고, 이름을 붙이고는, 그것을 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사물을 적극적으로 관찰하면 세상은 훨씬 다채로워지고, 당신은 그림으로도 그릴 수 있습니다 




동양인과 서양인은 사물을 다르게 관찰합니다 


서양인은 주된 대상을 바라보고는 이름을 붙입니다 

그게 다 입니다 


반면에 동양인은 배경을 먼저 보고 마지막에 대상에 관찰합니다 

미시간 대학의 심리학자 리처드 니스벳은 이와 관련된 흥미로운 실험을 했습니다 

사람들에게 사진을 보여주고 사람들의 시선을 추적했습니다 

정글 속의 사자 사진처럼, 현실적인 배경에 중심 이미지가 놓여진 사진이었습니다 

그 결과, 동아시아인들은 사물을 볼 때 배경, 맥락, 각 객체들의 관계에 집중하고 

서양인들은 특정 객체나 특정 범주에 더 관심을 보이며 좀 더 분석적으로 접근했습니다 

리처드 니스벳은 두 문화가 다른 철학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 결과가 나왔다고 말합니다 

동아시아인들은 전체와의 관계에서 객체를 바라보는 전체론적 철학을 가지고 있다는 겁니다 




또 하나 흥미로운 사실은 사람들이 선형, 음영형, 여백형, 2차원적 사고형, 3차원적 사고형 인간으로 나뉜다는 것입니다 

당신은 어떤 타입이신가요 ? 그걸 알고 계신가요 ?

구분 방법을 접한 적이 없어서 대부분은 모르실 겁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그림을 못 그린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선형 타입이 아닌 사람이 선형 중심으로 그림을 그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건 안 되게 돼있습니다 

이제 40시간 짜리 워크숍에 나온 그림들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이건 선형 타입 그림인데요 그림자가 없고 깨끗하고 선명합니다 

이것은 5일짜리 워크숍의 그림이랍니다 



이 남자는 워크숍에 참여할 용기를 내는데만 2년이 걸릴 만큼 그림 그리기를 두려워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집에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자화상을 그린 후 수업 첫날 그림을 가져왔습니다 

이런 식으로 그림이 발전된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 이 남자는 걱정으로 가득차 있고 잔뜩 겁에 질려 있었습니다 

그리기를 배운 후에 자신감이있고 

행복한 표정으로 바뀌었습니다 




이 여성도 그림 그리는 걸 엄청 두려워했습니다 

사실 이 여성은 첫 번째 자화상을 휴지통에 던져 버렸습니다 

그때 아들이 이렇게 말했죠 

'엄마! 솔직해지세요' 

그래서 그녀는 쓰레기통에서 종이를 꺼내, 구겨진 걸 펴고 수업에 가져왔죠 

얼마 안가 그녀는 자신이 선형 타입이 아니라 음영 타입이라는 걸 발견하고 놀랐습니다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 보세요 ! 



이제 소개할 이 남자도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렸습니다 

그는 자기가 자화상을 완전히 망쳤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항상 이렇게 말합니다 

'제가 가르쳐준 방법이 당신에게 어렵다면 자신에게 맞는 다른 쉬운 방법을 찾으세요 ! '

'설사 그게 제가 가르쳐준 것과 다르더라도요 ! '

그래서 이 남자는 집에 돌아가서 사진을 보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큰 사이즈 그림과 시간 압박을 싫어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는 작은 그림을 시간을 충분히 쓰면서 그리길 원했던 것입니다 

이 그림은 그가 첫 자화상 이후 두 번째로 그린 그림입니다 

작은 사진을 보면서 한 달에 걸쳐 완성한 그림입니다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그렸기 때문에 전혀 다른 느낌을 줍니다 

이게 요즘 그가 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친구의 사진을 보고 같은 사이즈로 그린 것입니다 

종종 그의 그림이 사진보다 더 낫습니다 




몇 년 전 한국에서 강연을 한 적이 있는데 강연 후 함영철씨라는 분이 저를 찾아왔습니다

그리고는 6살 쯤 됐을 무렵 초등학교 시절 얘기를 들려줬습니다 

선생님이 그에게 해준 말은 

'너는 그림 그릴 생각은 하지 말라'

였습니다 

그의 그림 실력이 형편없었기 때문입니다 

모든 어린 아이들이 그렇듯 그도 선생님의 말을 따라 그림에는 손도 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마음속에는 늘 그림에 대한 동경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10분 정도 그림의 기본 원리를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해줬습니다 

그림을 그린다는 건 비교하는 작업이라고요 

내 마음에 드는 상이 나올 때까지 끊임없이 비교, 조정하는 과정이라고요 

더 긴지 더 짧은지 더 밝은지 더 어두운지 

턱을 기준으로 이마는 어디에 있고 눈의 앞 부분은 입의 뒷부분 어디 쯤 위치하는지 

목의 각도는 어떻게 되는지 여백의 모양은 정확한지 

무언가를 그린다는 건 결국 하나를 다른 것과 비교하는 과정입니다 

각 부분을 비교하지 않고 그 차이점을 발견하기란 힘듭니다 

어디가 더 밝고, 어디가 더 어두운지 비교해봐야 합니다 


함영철 씨는 집으로 돌아가서 이 컵을 그렸고 

바로 다음날 제게 이 그림을 보여줬습니다 전 정말 감탄했습니다 

그리고 그 바음 다음날 그는 이 그림을 그렸습니다 

사진을 놓고 그린 이 자화상을 보고 저는 더 놀랐습니다 

그는 자신이 선형 타입이 아니라 음영 타입이라는 걸 이번에 깨닫게 된 걸 무척 기뻐했습니다 

그걸 몰랐기에 옛날엔 잘 못 그렸던 것입니다 

이제는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았고 그래서 놀라운 성취를 이루고 있습니다 

일 년 후, 그는 실제 모습을 보며 자화상을 그렸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한 달이 지난 후 지금은 어떤지 보십시오 ! 




어쩌면 이와 같은 원리가 우리 삶에도 적용될 수 있지 않을까요 ? 

하는 방법을 배웠는데도 우리가 그걸 못할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하죠 

'내가 실패하는 건 내가 바보라서 그래 '

그러나 우리에게 맞는 쉬운 방법을 찾으면 우리도 성공할 수 있습니다 




함영철 씨가 그림을 빠르게 배우는 걸 보면서 저는 한 가지 큰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꼭 장시간의 워크숍이 필요한 건 아니라는 걸 알았습니다 

핵심을 깊이 깨달으면 훨씬 빨리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을요 

이런 깨달음은 불과 몇 분 사이에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지난 11월, 저는 삼성에서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제게 주어진 시간은 40시간 아니라 불과 3-4 시간 정도였습니다 

저는 모든 참가자들이 큰 성공을 경험하길 바랬습니다 

무언가를 그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우선 기억에 의존해 그려보는 것입니다 

그러면 실제로는 아는 게 없다는 걸 깨닫게 되고 좀 더 자세히 보고 싶은 호기심이 생기거든요 

저는 참가자들에게 기억에 의존해서 자신의 얼굴을 그려보라고 했습니다 

거울로 매일 보는 자신의 얼굴을 대부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저는 거울을 주고 그림을 수정해 보라고 했습니다 

틀린 부분을 너무 빨리 지우면 비교할 근거가 사라져 정확한 그림을 그릴 수 없다고 말해줬습니다 

안 그러면 같은 실수를 또 하게 됩니다 

제대로 그렸다고 자신하면 그때 틀린 부분을 지우세요 

이렇게 해야 정확하게 그릴 수 있습니다 

두 시간 정도 걸려 그린 그림들을 소개하겠습니다 

자신들이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사실에 모든 참가자들은 다 충격을 받았습니다 ! 




사람들은 흔히 실수는 치명적이고 실수는 곧 실패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수는 매우 유용하고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실수를 통해 우리는 새로운 방법을 고민하게 되고 

비교할 수 있는 근거를 갖게 됩니다 


스스로 이렇게 생각하는 거죠 

"이렇게는 되는데, 이렇게는 안 되네. 그러니 이걸 바꾸면 더 나아지겠군"

각 부분을 비교하고 원하는 모양이 나올 때까지 수정하면 우리의 그림은 점점 정교해집니다 


사람들이 이걸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어떻게 세상을 살아있는 눈으로 볼 것인가'

그렇게만 된다면, 세상은 훨씬 풍요로워지고 당신도 그림을 잘 그리게 될 겁니다 ! 


-- 화면자막 타이핑 (오탈자 등 수정) --





이 글은 청각을 잃은 제 친구를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전체 또는 일부가 잘못듣고 잘못 옮겨적은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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