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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자막 세바시 640회 자유가 없는 나라의 공부 | 이범 교육평론가


강연 소개 : 교사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지 선택할 권한을 주지 않는 나라가 있습니다. 학생에게 무엇을 배울지 선택할 권한을 주지 않는 나라가 있습니다. 동시에 창의와 융합의 가치를 부르짖습니다. 인문학 공부가 대단한 유행처럼 퍼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유로운 공부가 허락되지 않는 모든 건 껍데기에 지나지 않습니다. 우리의 자유로운 공부를 위해 할 일에 관하여 이야기해봅니다.


게시일: 2016. 3. 1.




제가 세바시에 처음 나온 게 5년 전이었어요

그 때 제가 보여드렸던 그래프가 하나 있습니다

그게 뭐냐면 OECD 조사인데

전 세계 고등학교 1학년생이 일주일에 몇 시간 공부하나 이 통계가 있어요

막 뚫고 나가려는 나라가 있죠? 저기

오늘은 이걸 좀 자세히 보려고 해요


제일 왼쪽에 보라색 기운이 도는 부분이 있죠

이게 정규 수업이에요

세계에서 제일 길어요

이게 얼마나 기냐면 우리나라 정규수업만 해도

저 밑에 핀란드나 스웨덴 학생들의 모든 종류의 공부 시간을 더한 것보다 더 길어요


제일 오른쪽에서 끝에서 두 번째 약간 살구색 비슷하게 되는 게

'out of school class' 라고 되어있습니다 'out of school class' 는 뭘까요?

사교육이겠죠?

그것도 비교하시면 다른 나라 쨉도 안돼요. 1등이에요

근데 여기 하나 이상한 종목이 있습니다

저기 약간 희어멀건하게 보이는 부분 보이십니까? 중간에

숙제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꼴찌예요


우리나라 바로 밑에 미국을 보시면 미국은 전체적으론 꽤 짧죠

근데 그 희어멀건한 부분

즉, 숙제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거의 두 배입니다

이것도 미국 평균이니까 그렇지

미국에 백인 중산층 이상 밀집 거주 지역 이런 데 교육열 높죠?

이런 데 사는 재미교포 2세들 만나보면 학교 숙제 때문에 미치겠다고 그럽니다

이게 도대체 뭘까요?


여러분 초.중.고 세 번 국사를 배우셨습니다, 그렇죠?

'난중일기'를 일부라도 읽어본 적 있는 분 한번 손들어 보세요

안 시켜 볼테니까

여기 몇 백 분 계신데 다섯 분 쯤 드셨어요

나머지 대부분 안 읽으셨죠? 안 읽었지만 하나도 안 쪽팔리죠?

왜? 쪽팔릴 이유가 없죠

그거 들여다 보고 '야 이순신이 그때 그랬네?'

그게 무슨 우리나라 국사 교육이에요 그거 아니라는 거 우리가 다 안단 말이에요

근데, 물론 실제로 그럴리야 없겠지만


만약에 미국에 있는 중.고등학교에서 임진왜란을 만약 가르친다면

학교 숙제가 뭘 것 같아요?

제일 흔히 나오는 게 '난중일기 읽어와라' 내지는 '읽고 에세이 써와라' 이런 거예요


미국도 물론 주입식 수업도 많이 하지만

적어도 우리보다는 상당히 많은 시간을 들여서

해온 거, 써온 거 발표하고 토론하고 코멘트해 봅니다

그니까 저 숙제가 대부분 리딩(읽기), 라이팅(쓰기), 그리고 탐구활동 이런 것들이에요




근데 우리는 왜 이런 걸 잘 할 수가 없을까요?

우리도 이렇게 하면 안 되나요?

우리도 초.중.고 시간에 임진왜란 세 번 배우면서

난중일기도 읽고, 토론도 해 보고, 역할극도 해 보고 이러면 안되나요?

이게 왜 불가능한지를 좀 말씀드리죠


첫 번째, 학교에 선생님들이

자기가 몇 학년 무슨 과목을 담당할 지를 몇월 며칠에 알게 될 것 같아요?

그쵸. 겨우 일주일 전에 알려줘요

여러분이 교사라고 생각해 보세요

자, 예를 들어 초등학교 1학년과 6학년 하늘과 땅 차이에요

전혀 준비해야 될 게 달라요 근데 그걸 일주일 전에 알려주면

그리고 잘 해라, 잘 가르쳐라 자,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나라에 교권이 없는 거예요

교권에는 두 가지가 있어요

노동자로서의 권리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학생들이 선생님한테 막 개긴다 심지어 팬다, 가끔 뉴스에 나오죠

이것도 노동자로서의 권리의 문제입니다

그니까 감정 노동자의 근로 여건과 연관된 문제죠

근데 그것만 있는 건 아니에요 이것도 중요한 거지만

사실은 그것과 다른 차원의 전문가로서의 권리가 있는 거예요


근데 우리나라는 교사의 전문가로서의 권리는 거의 빵점이죠

또 예를 들어서, 한 중학교에서 1,2,3반을 데리고 국사 수업을 하고 있는데

이번엔 난중일기도 읽히고, 좀 토론도 시키고 시험도 그와 관련해서 보고 싶은데

우리나라 교육 당국에서 어떻게 만들어 놨냐면

학년별로 평가를 해라

즉, 1반에서 끝반까지 시험문제가 똑같아야 된다고 규칙을 만들어 놨어요

이 규칙을 어기면 교육감, 교장, 교사 다 징계받아요

중.고등학교를 이렇게 만들어 놨습니다

그럼 내가 아무리 1,2,3반 데리고 그런 수업과 평가를 하고 싶어도

시험은 똑같이 봐야되잖아요 나중에

그니까 4,5,6반 가르치는 옆에 선생님한테 가서 이렇게 하자고 그래야 되고

7,8,9반 가르치는 선생님한테 가서 그렇게 하자고 해야 되는데

이렇게 막 내가 제안하고 다니면 

나한테 동의가 돌아올까요? 아니면 왕따가 돌아올까요? 

내가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를 내가 정할 수가 없어요 


그리고 이제 고등학교가 되면 한 가지 문제가 더 있습니다 

고등학교에서 이런 수업을 하고 있으면 애들이 처음엔 신기해하다가 나중에 

"선생님 이거 수능에 안 나오는데 왜 해요?" 이런 얘기를 합니다 


미국은 이 문제가 없죠 

미국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5지선다인 SAT시험을 보지만 

학교에서 준비해 줄 수가 없어요, 왜? 

1년에 일곱 번 보거든요 토익시험 비슷한 거거든요 

그래서 어떤 과목 실태 조사를 해보면 

어떤 애들은 그거 작년에 미리 시험봤다 그래요 

어떤 애들은 지난 달에 봤다 그래요 

어떤 애들은 아직 안 봤는데 다음달에 볼 거라 그래요 

어떤 애들은 지난 달에 봤는데 못 봐가지고 다다음달에 또 볼 거라 그래요 

못 풀어줘요 문제집, 그냥 그건 네가 알아서 준비하는 거예요 

학교에서는 객관식 문제집 안 풀어줍니다 

북미와 유럽의 선진국 어디에서도 고등학교에서 객관식 문제집을 풀고 있는 데는 없어요 

근데 우리나라는 사실 수능 문제집 안 풀어주면 대란이 벌어질 거 아니에요 

그게 다 사교육이 될테니까 

그래서 고등학교에는 이런 딜레마가 있어요 


하여튼 종합적으로 보면

우리나라는 교사 개개인에게 전문가로서의 권리를 주지 않는 나라예요

그러니까 창의적 교육 잘 안되는 거예요

융합 교육 잘 안되는 거예요

얼마 전에 국정교과서 등등 해서 큰 논란이 있었죠


그래서 이제 한국 사람들이 좀 알게 됐어요

우리가 국정하고 검정만 있는 줄 알았는데 다른 제도들도 있네, 다른 나라 보니까

그런데 대부분의 서구 선진국은 인정제도 아닌 자유발행제입니다


자유발행제는 뭐냐? 

국가에서 그냥 지침만 줘요 

예를 들어 '초등학교 2학년 때 두 자릿수까지의 곱셉을 가르쳐라' 그렇게 지침을 줍니다 

'근데 어떻게 가르칠까?' '네가 알아서 해봐, 넌 전문가잖아' 

그래서 능력이 뛰어난 교사들은 교과서를 직접 집필합니다 

자기가 쓸 교과서를 자기가 직접 써요 

즉, 자유발행제의 합리적 핵심은 능력되면 네가 교과서를 집필하라는 거에요 

근데 내가 능력이 그 정도가 안돼 그러면 이것저것 편집해서 써요 

그 정도도 안돼 그러면 출판사에서 만든 거 그냥 채택해서 써요 

그니까 네가 이거를 직접 집필을 할지, 편집을 해서 쓸지, 채택할지 

네가 알아서 하라는 거에요, 왜? 

너는 전문가니까 

영국, 자유발행제 프랑스, 자유발행제입니다 

그 유명한 핀란드, 자유발행제 스웨덴, 자유발행젭니다 

미국의 전체 주의 절반 정도가 자유발행제에요 

나머지 절반은 이제 인정제고요




재미있는 자료를 제가 두 가지 보여드릴께요

일단, 우리나라 고등학교 국어 교과목 2011 개정 교육과정인데

자, 공통필수 과목이 하나 있고 일반선택, 심화선택 쭉 있습니다

자, 밑에 있는 것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한 공립고등학교의

역사가 꽤 오래된 '고든 하이스쿨' 이라는 공립고등학교인데요

걔네들 국어니까 이제 영어죠

자, 뭐가 다릅니까?


첫 번째, 우리나라 국어 교과목에 다 선택과목이라고 돼 있죠?

근데 이거 선택하는 거에요?

여러분 중.고등학교 시절에 수강신청 해 봤어요?


밑에 미국 고등학교에 있는 이거는 다 수강신청 하는 거예요

저 '창작작문'이 뭐냐고 물어보니까 소설쓰는 거래요

미리 공지를 하는 거에요 "이번 학기 창작작문 수업은 소설 쓰기다"

그거 원하는 학생들은 그거 지원해 가지고 소설 쓰고 평가하는 거에요

저 끄트머리에 있는 저 '스타인벡과 헤밍웨이' 저게 뭐냐?

스타인벡과 헤밍웨이 작품을 읽고 토론하고 에세이 쓰는 거라는 거

대게 이런 경우 평가는 에세이 쓰기로 하죠


그니까 걔네들은 외고가 없는 거죠

외고가 왜 없을까요?

외국어를 더 많이 수강 신청하면 그게 외고니까




그리고 두 번째 차이가 있어요

우리나라 저 위에 있는 과목들 고3 되면 다 수능문제 풀이로 바뀌죠, 그쵸?

모의고사, 기출문제, EBS 문제 푸는 걸로 다 바뀌죠

밑에, 아까 말씀드렸죠?

미국은 우리와 유사한 5지선다 입시가 있지만 그건 개인이 알아서 하는 거고

학교에서는 그런 수업 안 한단 말이에요


그래서 얼핏 보면 다 선택이라고 이름이 있으니까 비슷해 보이지만

우리와는 전혀 다른 제도를 가지고 있는 거죠




제가 또 하나 보여드릴 건 수학이에요

제가 표를 한번 만들어봤는데

주요 선진국의 공통필수 과목에 수학이 들어 있나?

들어 있으면 얼마까지 배우나?

자, 제일 위에 미국

미국은 사실 학교마다 워낙 교육과정이 다양해 가지고

제가 SAT를 기준으로, SAT 필수 과목에 걔네들 국어하고 수학 두 개가 있어요

근데 걔네들 SAT 필수과목 수학은 우리나라 중2 수준이에요

2차 함수부터 안 나와요

그럼 그건 어디로 간거지?

선택과목에 있어요 SAT 선택과목이 20가지나 있거든요




영국은 공통필수 과목이란 게 아예 없어요, 존재하질 않아요

대학에 전공 별로 다

'너희 우리 대학 무슨 과에 들어오려면 이건 꼭 해야 되고, 요건 좀 하는 게 좋을 거고'

이렇게 다 발표를 해줘요

그거 중심으로 이수하고 시험봐서 대학 가는 거예요

세 번째, 독일 있죠 독일은 주마다 다른데

일부 주는 공통필수 과목이 딱 하나, 걔네들 국어

일부 주는 없어요




주요 서구 선진국 중에서 공통필수 과목이 유난히 많은 나라가 딱 하나 있는데

그게 프랑스입니다

프랑스가 공통필수 과목이 많은데요

근데 얘네들은 별로 그렇게 부담은 없어요, 왜?

대학이 평준화돼 있거든요

그래서 낙제 점수만 넘으면

자기 반경 250km 내의 어느 대학이든 가면 받아주거든요

물론 이 나라들에서 이공계를 전공하겠다

이런 학생들은 우리나라 못지 않게 미적분도 많이 배웁니다

하지만 고등학교가 의무교육도 아닌데

왜 모든 학생들이 다 그렇게 많은 수학을 똑같이 공부해야 되는 거죠?

이거는 명백하게 불합리한 거예요

약간 어폐가 있는 얘기지만

저는 우리나라 교육 혁신의 시금석이 되는 것은 수학이 선택과목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대학 전공 라운드 가서 필요한 학생들은 충분히 배우도록 하고

그렇지 않은 학생들은 지금처럼 문과/이과 이렇게 거칠게가 아니라

좀 더 세분화해서 배울 양과 수준을 조절해줘야 맞는 거죠




두 번째, 토익이에요 

왜 로스쿨 가는 데 토익 점수를 요구하죠? 

국제 변호사 만들건가? 

더더욱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사실 

어느 대학에서는 토익이 일정 점수 넘지 않으면 졸업을 안 시켜 준다는 거예요 

요즘 심지어 어느 대학에서는 회계학을 배우지 않으면 졸업이 안 되더라구요 

왜 자꾸 더하기만 해요? 이것도 해라, 저것도 해라, 그것도 해라 

왜 빼기는 안 해줘요? 

고등학교에서나 대학에서나 왜 그렇게 많은 것을 의무적으로 꼭 하게 만들어 놓은 거죠? 


영어 강의 

여러분 대학에서 영어 강의하면 질문 한마디 제대로 할 수 있어요? 

학생만 곤욕인가? 교수들도 더 곤욕이에요 

준비해 간 거 읽어주는 게 급급한 교수들이 수두룩해요 

물론 영어강의를 다 없애라는 얘기 아니에요 

선택권을 주라는 거죠 


그리고 상대평가 

자, 심지어 교사를 양성하는 교대에서 상대평가를 해왔어요 

지금 로스쿨, 로스쿨은 시작부터 상대평가였어요 

그러더니 교육당국에서 대학 평가지표에 요걸 집어넣어가지고 

거의 모든 대학에서 A는 몇 퍼센트, B는 몇 퍼센트 이런 식으로 다 상대평가를 제도화시켜 놨습니다 

북미와 유럽의 선진국에서 초.중.고 대학 할 것 없이 또는 대학입시 등등 

상대평가가 있는 나라가 도대체 어디 있습니까? 

A,B,C 만 나오든가 점수만 나오는 거죠 


상대평가를 왜 안할까요? 

첫 번째, 교권 침해죠? 

내가 대학 교수야, 100명을 가르쳤어 보니까 35명에게 A를 줘야될 것 같아 

왜? 나는 전문가니까 내가 판단한단 말이에요 

근데 대학 당국에서 갑자기 30명만 주래 

교권 침해니까 서양에선 안 하는 거에요 


두 번째, 다양성을 늘릴 수가 없어요

예를 들어서 대학에서 수강 신청할 때 다 그거 느끼잖아요?

공부 잘 하는 애들이 쏠리는 과목

다행히 좀 수강 신청자가 많으면 좀 소신껏 수강 신청해보겠는데

수강신청자도 별로 많지 않은데 공부 잘하기로 유명한 애들이 좀 몇몇 껴있어

그러면 어후- 살 떨리죠 그거 어떻게 수강 신청합니까

A를 몇 명 받을 수 있는지 딱 정해져 있는데

그니까 이 상대평가는 역설적이게도

학업능력이 우수한 사람들이 선호하는 과목이 기피 대상이 됩니다

그래서 다양한 교육, 자유로운 공부라는 것과 굉장히 지극히 상반되는 제도에요

그래서 서양에는 이걸 눈을 씻고 봐도 없는 거예요




자, 우리는 이제 자유가 있는 나라의 공부로 진화를 해야됩니다

그러면 뭐가 필요할까요?


첫 번째, 교권 이건 주로 초.중.고등학교 얘긴데요

두 달, 세 달 전에 미리

'너 다음 학년에 무슨 과목 몇 학년 하게 될거야' 라고 예고를 해줘야 돼요

1주차에 뭐 하고, 2주차에 뭐 하고, 3주차에 뭐 하고, 프로젝트를 하면 뭘 할까를

다 두세 달 동안에 준비하고 개학을 할 수 있어야 돼요


두 번째, 교재 선택권 교과서 선택권 

내가 집필을 할지, 편집해서 쓸지, 출판사에서 만든 걸 채택할 지 자기가 선택할 수 있어야 돼요 


세 번째, 평가권 

자기가 가르친 아이를 자기가 평가해야 됩니다

이게 교육학의 원리죠 사실은 

물론 논란이 많은 역사 과목이라든지 

또 대학 입시와 관련해서 굉장히 민감한 고등학교 과목들, 입시과목들 

이거는 굉장히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두 번째, 학생들에게는 수강신청권을 줘야죠

대게 선진국에서 중학교 때부터 수강신청을 합니다

그리고 고등학교가 되면

제일 이게 제도화가 잘 되어있는 나라가 핀란드죠

핀란드는 고등학교에 아예 학년이 없죠

그래서 필수과목, 선택과목 합쳐서 75학점을 따면 졸업입니다

그래서 어떤 학생들은 열나게 공부해서 2년 반에 졸업을 해요

여유있게 공부한 학생들은 4년 동안 다닙니다


아까 제가 미국 예를 보여드렸습니다만

미국도 무학년제는 아니지만 학년제 하에서

아까 우리가 본 것과 같은 굉장히 폭넓은 수강신청제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것을 우리나라에도 시급히 도입하고

그것이 대학입시와 합리적으로 연결될 수 있게 제대로 만들어야 되는 거죠




이 있어야죠

물론 돈이 많다고 꼭 자유로운 공부가 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돈이 너무 적으면 자유로운 공부를 하기 어렵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반값 등록금 이런 거 하고 있는데

저는 솔직히 말해서 반값 등록금에 좀 회의적이에요, 왜?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은 반값을 해줘도 어려워요

그니까 결국, 소득에 따라서 감면하는 비율을 달리 해줘야 됩니다

소득비례 등록금제가 맞는 거죠

우리가 많이 아픈 사람에겐 많이 지원해 주잖아요

적게 아픈 사람한텐 적게 지원해 주죠

그게 보편 복지의 원리하고도 잘 맞는 거에요




마지막으로, 왜 당신은 '융합'이라고 안 하고 '조합'이라고 하냐?

자, 우리나라의 융합!

높으신 분들이 '야 이게 좋은 융합이야 이걸 다 배워' 그러면 융합인 줄 알아요

어림도 없는 소리입니다


융합은 기본적으로 개인이 하는 거죠 개인에서 이루어지는 겁니다

즉, 융합이 되려면 기본적으로 다양한 조합이 가능해야 됩니다

예를 들어 스티브잡스가 리드대학에서 캘리그래피 (서체학)을 공부했죠


그것은 나중에 애플에서 매킨토시 컴퓨터를 만들 때

그 아름다운 벡터 폰트가 서체학을 배운 것과 연관해서

그 융합을 통해서 나올 수 있었던 거란 말이에요


이질적인 것과의 조합을 일단 허용해야 됩니다

어떻게? 

첫 번째, 아까 제가 초.중.고 얘기를 했는데요

대학에서도 수강신청과 관련해서 좀 더 폭넓은 자유를 줘야 돼요

그래서 교과와 관련해서

다양한 이질적인 것과의 조합을 스스로 시도해 볼 수 있게 문을 열어줘야 됩니다


두 번째, 조합이 또 가능한 방법은 독서죠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거는


세 번째, 조합이 가능한 방법은 여러가지 영어로 'Activity' 활동이죠

동아리 활동이라든지, 여러 단체 활동이라든지 이런 것들이죠

그래서 교과와 독서와 여러가지 활동들을 통해서 다양한 조합이 가능해져야 돼요


그런 것이 발전하면 그게 자연스럽게 융합이 되는겁니다




우리는 자유가 부족한 나라에 살고 있어요

다른 말로 하면 자유주의가 부족한 나라에 살고 있습니다


요즘 자유주의가 이 신자유주의랑 엮여 가지고 욕을 먹고 있는데

원래 자유주의는 혁명적 사상이에요

자유주의의 핵심은 뭐죠?

개인의 자율과 권한을 극대화시키려는 사상입니다


여러분 개개인이 소중한 거예요

요즘 융합도 좋고, 창의도 좋고, 인문도 좋은데

그게 가능하려면, 제대로 가능하려면 여러분이 자유로워야 됩니다

개개인으로서, 그리고 단체로서, 집단으로서도 자유로울 수 있어야 돼요

여러분이 싸워야죠 불합리한 제도와 싸워야 됩니다

그래야 제대로 된 창의, 제대로 된 융합, 제대로 된 인문이라는 것도 가능할 거예요

마치겠습니다




이 글은 청각을 잃은 제 친구를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전체 또는 일부가 잘못듣고 잘못 옮겨적은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해당글에 댓글 남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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