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들의 문제 행동 제1원인이 뭔지 아세요?
- "개들에겐 정상 행동인데, 사람이 문제 행동으로 인식한다."
- 예를 들어서 혼자 있던 아이들이 오줌을 쌌어요.
- 그럼 내가 외출하고 돌아와서 갑자기 얘를 데리고 그 오줌에 데리고 간다음에 막 혼내요.
- 그러면 걔들은 뭐라고 이해할까요?
안녕하세요.
설채현 수의사입니다.
오늘은 제가 우리 반려견들 여기 키우시는 분들도 계시고, 안 키우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반려견들에 대해서 조금 오해하는 것들, 그리고 키우시는 분들은 조금 더 소통을 잘할 수 있는 방법으로 시작해서 우리가 좀 더 생각해 봐야 될 것들에 대해서 한번 말씀드려 볼까 합니다.
애완견의 반려견 여러분들은 이 반려견과 애완견의 차이를 정확히 아는지 그리고 우리의 반려견들은 정말 반려견으로 살고 있는지 한번 생각은 해봐야 됩니다.
우선 애완견의 뜻을 한번 보면요.
愛사랑 애 , 玩 희롱할 완 자를 써요.
그니까 사랑하는 것까진 괜찮습니다. 근데 이 玩 자 희롱할 완자가 어디 쓰이는 완자냐면 완구(玩具)할 때 완자예요.
그래서 사랑하는 장난감이라는 뜻이죠.
사랑하는 장난감은 사실 아무리 장난감을 사랑해도 나만 보고 행복하면 되지 장난감이 행복할 필요는 없어요. 그죠?
그럼 반려견의 뜻을 한번 볼게요.
玩 짝 반 , 具 짝 녀 짝이 두 번이나 들어가는 진정한 짝이라는 뜻이에요. 그러면 애완견과 다른 게 뭐예요?
나만 행복한 게 아니라 우리 이 강아지도 같이 행복해야지 우리가 반려견이라고 부를 수 있는 거죠.
그러면 이렇게 서로 행복하려면 뭘 해야 될지 한번 생각해 봤으면 좋겠어요.
서로 행복하려면 결국에는 상대방에 대해서 알아야 돼요.
저 얘기를 좀 하자면 스물한 살부터 32살까지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한 지 이제 5년이 됐는데 초반에 엄청 많이 싸웠어요.
진짜 많이 싸웠어요. 그러다가 이 책을 보고 덜 싸우기 시작했습니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제가 이 책을 읽고 어떤 생각을 했냐면 이게 종도 같고 같은 인간이라는 종에 한국 사람이라서 같은 언어를 쓰는데도 이 안에 들어있는 속 뜻이 다르구나
그러면 개들은 어디에서 온 거예요?
안드로메다보다 더 멀리서 왔는데 우리 반려견 키우시는 분들 한번 생각해 보세요.
내가 얘네들에 대해서 이해하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했나
이들이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고, 어떤 언어를 쓰고 어떤 본능을 가지고 있는지,
내가 조금이라도 이해해 보려고 노력을 했나
그냥 이런 거 아무것도 모르고 내 입장에서 뭔가 마음에 안 드는 행동을 했을 때
'니가 잘못한 거야 너가 나쁜 개야'
라고 얘기하고 있지 않은지 한번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가장 강조하는 것 중에 하나가 소통이에요.
근데 그냥 소통이 아니고 당연히 양방향 소통이죠.
그런데 반려견 보호자분들의 대부분은 일방향 소통을 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이런 우스갯소리가 있어요.
많은 강아지들이 많은 반려견들이 자기 이름이 "안돼"인 줄 알 거다.
우리가 가장 많이 하는 얘기가 뭐예요? 우리 강아지들한테 "안돼", "하지마" 이런 것들을 많이 하죠.
분명히 강아지들도 잘한 행동이 있어요.
근데 그런 행동을 칭찬을 하는 게 아니라 그냥 내가 마음에 안 드는 행동들에 대해서 계속 안 돼만 얘기하고 있다는 거죠.
이거는 양방향 소통이 아니라 일방향 소통이에요.
그리고 방금 말씀드렸듯이 그들의 감정, 본능 습성 이런 것들에 대해서 전혀 모르다 보니까
일방향 소통을 할 수밖에 없어요.
가장 큰 오해가 있어요. 그게 뭘까요? 바로 서열입니다.
서열 제가 진료를 할 때도 오셔서 가장 먼저 하는 말이 (특히 이제 보호자를 무는 강아지들)
"얘가 나보다 서열이 높아요"예요.
그러면 제가 보호자한테 뭐라고 얘기를 할까요?
그냥 이렇게 질문을 던져요. "서열이란 뭔가요"라고 여쭤보면 아무도 대답을 못해요.
근데 왜 강아지들이 서열이 높다 낮다 얘가 나보다 높다 낮다를 그렇게 쉽게 얘기할 수 있는지 모르겠어요.
모든 동물은 어느 정도의 서열은 있어요.
서열이 있지만 우선은 사람의 서열을 전복하려고 하지 않고 강아지들끼리 서열을 가지는데 유연한 서열을 가지고 있다.
상황별로 바뀌는 서열 상황별로 바뀌는 서열이란 뭐냐면 제가 어렸을 때 축구를 할 때 리더가 누가 될까요?
축구 제일 잘하는 친구가 돼요.
그런데 뭔가 조별 과제를 할 때 리더가 누가 될까요?
축구 제일 잘하는 친구가 리더가 되나요? 아니에요.
PPT를 잘 만든다거나 발표를 잘하는 친구가 리더가 되죠.
상황별로 바뀌는 서열을 우리가 유연한 서열이라고 얘기를 해요.
그러니까 개들은 개들끼리도 유연한 서열을 가지고 있고요.
대부분은 사람의 서열을 전복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거죠.
근데 우리는 이렇게 서열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강아지들을 훈련합니다.
그리고 그 방법이 대부분 서열을 기반으로 할 때는 체벌이 되게 되는 거죠.
그래서 저는 체벌을 하지 말라고 얘기해요. 왜냐면 강아지들에게 체벌은 사람보다 더 안 줄 수 있기 때문이에요.
TV 보지 마. 방에 들어가서 책 읽어.
하지만 우리가 강아지들에게 혼낼 때 이게 가능한가요?
얘가 잘못했을 때 혼냈어요.
이 두려움에 쌓여 있는 아이한테 다음에 뭘 해야 돼?
이걸 알려줄 수 있을까요? 불가능해요.
두 번째로 이건 칭찬도 마찬가지지만 체벌은 일이 일어난 즉시 할 때만 효과가 있어요.
이거 되게 중요해요. 강아지 키우시는 분들
강아지들은 어떤 행동이 일어나자마자 평균적으로 3초 이내에 결과가 나타나야지 이해해요.
가장 좋은 타이밍은 사실 0.5초입니다.
근데 많은 분들이 어떤 행동을 잘못하고 나서 한참 뒤에 데리고 와서 혼내요.
예를 들어서 혼자 있던 아이들이 오줌을 쌌어요.
그럼 내가 외출하고 돌아와서 갑자기 얘를 데리고 그 오줌에 데리고 간 다음에 막 혼내요.
그러면 걔들은 뭐라고 이해할까요? 우리 보호자는 외출하고 돌아오면 날 혼내 이렇게 생각해요.
내가 오줌을 싸서 혼난다고 절대 이해하지 못한다는 거죠.
그러니까 타이밍이 되게 중요한데 우리가 그 타이밍을 잡을 순간이 거의 없어요.
그리고 세 번째 이게 되게 재미있어요.
체벌은 나쁜 행동을 할 때마다 빼놓지 않고 가해져야 돼요.
사람이 도박에 빠지는 이유를 아시나요?
도박의 법칙이라는 게 있어요. 도박의 법칙 매번 따면 도박에 빠지지 않는대요.
그런데 잃다가 잃다가 잃다가 갑자기 예상하지 않은 순간에 따게 되면, 그 희열에 더 빠진다는 거죠.
그러면 이제 강아지 쪽을 한번 생각을 해봅시다.
쓰레기통을 뒤지는 강아지가 있어요.
근데 보호자가 있을 때 쓰레기통을 뒤질 때마다 혼냈어요.
안 돼 아니면 막 엉덩이를 때린다거나 코를 때린다거나 막 이러시는 분들도 있어요.
그래서 보호자가 있을 때는 쓰레기통 근처에 가지 않아요.
근데 어느 날 보호자가 없을 때 쓰레기통을 뒤져서 닭다리 하나를 빼먹었어요.
어떻게 된 거죠? 도박의 법칙이 성립된 거예요.
실패하다가 한 번 딱 성공하는 순간에 힘들었던 것이 훨씬 더 보상이 되면서 거기에 빠져들게 되는 거죠.
그래서 체벌을 하다가 안 하게 되면 오히려 그 행동을 더 할 수 있어요.
개들은 이거 되게 중요한데, 개들의 문제 행동 제1 원인이 뭔지 아세요?
개들에겐 정상 행동인데 사람이 문제 행동으로 인식한다.
걔들은 자기가 정상 행동을 하고 있는데 사람이 싫다고 계속 때리거나 강압적으로 행동해요.
그러면 어떻게 될까요?
걔들 입장에선 우리 반려견들 입장에선 난 뭘 해도 혼나는구나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지
그러면서 사람만 보면 무서워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습니다.
그런 걸 보면서 사람들은 저 봐 맞으면 말을 들어 걔는 맞아야 돼 이렇게 생각을 하는 거죠.
그건 반려견이 아니에요. 애완견이죠. 나만 행복하잖아요.
얘가 조용해졌으니까 나만 행복한 거지 그럴 거면 저는 키우지 말라고 얘기해요.
그리고 체벌을 잘못하게 되면 나중에 오히려 공격성이 증가합니다.
이거 되게 재미있는 일인데 이건 지금 찾으면 나올 거예요.
제가 학교를 대학교를 서울 쪽에서 다니고 있었는데 바로 옆에 어린이 대공원이 있었어요.
거기서 코끼리 쇼를 했었거든요. 몇 년 동안 잘하고 있었어요.
근데 코끼리 쇼 같은 경우에는 되게 강압적으로 훈련을 시킵니다.
막 채찍으로 때리고 막 이렇게 하는 거죠. 어느 날 이 코끼리들이 폭발했어요. 체벌 때문에 그래서 다 탈출했습니다.
그래서 저희 학교로 들어왔어요. 그래서 똥을 싸고 기물들을 부시면서 폭력적으로 뛰어다니다가 잡혔죠.
그러니까 이렇게 체벌을 계속해서 쓰게 되면 그건 쌓이게 되고요.
그리고 어느 순간 폭발할 수 있어요.
그러면 사람을 물거나 보호자를 물거나 반항하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해야 될까요?
이게 서열이 아니면 도대체 뭐 때문일까요?
사춘기 때, 제가 사춘기 때 저는 되게 많이 떼도 쓰고 사춘기 때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냈어요.
근데 그때 부모님한테 반항하면서 저는 단 한 번도 내가 우리 부모님보다 높은 사람이라서 반항한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습니다.
단지 내가 가장 믿는 사람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서, 내 마음을 알아주지 못해서, 내가 원하는 것과 부모님이 원하는 것이 충돌하면서 반항을 하게 된 거지 서열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거예요.
그래서 이 강아지들이 보호자한테 반항하거나 이렇게 공격성을 보일 때 하는 리더십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제가 미국에 갔을 때 이렇게 교수님한테 들었는데 딱 생각이 나더라고요.
저희 부모님이 했던 것과 똑같구나.
제가 반항을 하거나 막 소리를 지르면 저희 어머니는 저를 혼내지 않으셨어요?
소리도 지르지 않고 매를 들지도 않았어요.
그냥 딱 핸드폰을 들더니 통신사에 전화를 해요.
그리고 제 핸드폰을 끊어버렸어요.
진짜 아무 말도 안 하고
내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자원을 컨트롤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신 거예요.
중학교 2학년 3학년 때 사춘기잖아요. 핸드폰이 제일 중요해요.
친구들과 연락해야 되니까. 근데 그거 누가 해준 거예요?
엄마가 해준 거예요. 그럼 엄마는 바로 그냥 그걸 끊어버리는 거예요.
이게 몇 번 반복되다 보니까 어떻게 돼요?
저는 우리 어머니의 리더십을 느끼게 됐습니다.
짜증 나도 참아요. 더 조용하게 얘기하게 되고요.
"엄마 그런 게 아니잖아요...."
막 이렇게 돼요.
강아지도 똑같아요.
강아지도 똑같은데 강아지가 원하는 자원들을 공짜로 주지 않고
보호자가 시킨 거 하나라도 가벼운 거, 쉬운 거 하나라도 잘하면 바로 보상으로 주는 것을 습관화한다면 우리 반려견들이 보호자를 때리지 않아도 혼내지 않아도 보호자를 조금 더 존중하고 사랑하는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이렇게 제가 서열과 체벌에 대해서 얘기했다면 요즘 사회에서 또 하나 문제가 되는 게 있어요.
바로 개물림 사고죠.
저는 제가 이 행동학을 하는 수의사로서 가장 싫어하는 얘기 중에 하나가 이겁니다.
"우리에게는 안 물어요."
사실 이건 되게 잘못된 얘기예요. 잘못된 생각이에요.
제가 지금까지 운전을 하면서 사고가 나지 않았다고 해서 그다음에 운전을 하는 동안 사고가 안 날 거라고 장담할 수 있을까요? 저 운전 조심히 잘해요. 제 운전 실력에 대해서 자신감이 있어요. 남한테 피해 안 주려고 할 거예요.
하지만 제가 지금부터 운전을 할 때까지 사고가 안 난다고 얘기할 수 있을까요? 아니에요.
강아지들도 컨디션이라는 게 있고요.
아픈 걸 참기 때문에 아플 땐 또 원래 안 그러던 아이가 공격성을 보일 때도 상당히 많아요.
그러면서 요즘은 오히려 약간의 개혐오증도 나타나는 것 같아요.
그냥 잘 산책하고 있는 아이들한테 왜 대형견을 끌고 나왔냐고 욕을 한다거나
법적으로 입마개를 해야 되는 종은 다섯 종밖에 없습니다.
근데 얌전히 잘 가고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개들에게 왜 입마개를 하지 않았냐고 시비를 거는 경우들이 상당히 많다는 거죠. 그리고 그냥 개를 키우는 것에 대해서 혐오하고 뭐라고 하는 경우들이 상당히 많아요.
저는 이게 되게 잘못됐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 그림을 보면 Anti-Car Protest(안티카 프로테스트)라고 해요.
차가 처음 나왔을 때 차가 처음 대중화됐을 때 차 때문에 다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거예요.
그래서 어떻게 했죠? 사람들이 이렇게 강강술래처럼 손을 잡고 길을 막아버렸습니다.
"차를 다 없애라 차같이 위험한 것들은 다 없애버려야 된다."
근데 우리 지금 어떤가요? 차를 없앴나요? 아니죠.
교육적인 부분과 문화적인 부분 그리고 제도적인 부분으로
차를 잘못 끈 사람들을 처벌하고 시험을 봐서 차를 끌게 하면서
지금도 사고가 나고 있지만 충분히 조화롭게 잘 살고 있죠.
강아지를 키우는 거 반려견을 키우는 것도 이렇게 돼야 돼요.
그냥 키우는 사람들을 죄인처럼 생각하고 뭐라고 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좀 더 문화적으로 그리고 교육적으로 바꿔나가야 된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어떤 분들은 이렇게 얘기해요. 제가 이런 얘기를 하면
"야 우리도 먹고살기 어려운데 무슨 개한테 그렇게 체벌을 하지 말라고 하고 그런 얘기를 하냐"
저는 동물에 대한 특히 지금 제가 뭐 강아지에 대해서 진료를 하고 일을 하고 있으니까
반려견 그리고 이런 동물에 대한 동물을 우리가 왜 잘 대해줘야 되냐?
이렇게 올바르게 교육하고 올바르게 대해주고 해야 되냐?라는 질문에 항상 이렇게 대답을 해요.
동물에 대한 우리의 태도는 약자에 대한 우리의 태도이다.
우리가 개뿐만 아니라 여러 동물을 대하는 태도는 결국에 약자들을 대하는 태도가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훨씬 더 행복하고 안전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리가 이런 마음을 가져야지만 사람과 동물 그리고 더 나아가 지구가 더 행복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강의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YouTube > 세바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바시 1423회 | 그 많던 폐마스크는 어디로 갔을까?ㅣ김하늘 업사이클 리빙 디자이너 (6) | 2024.11.28 |
---|---|
세바시 1422회 | 나르시시스트가 위험한 이유 | 정유정 소설가, '완전한 행복' 작가 (0) | 2024.11.28 |
세바시 1420회 | 학교 안전과 콩나물 교육 | 박주정 광주광역시 서부교육지원청 교육장 (2) | 2024.11.28 |
세바시 1419회 | 건축가가 막걸리를 만들게 된 '발효' 스토리ㅣ김민규 복순도가 대표 (3) | 2024.11.28 |
세바시 1418회 | 메타버스에서 행복해지는 방법 | 김상균 '메타버스'저자, 강원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 (2) | 2024.1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