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바시 1423회 | 그 많던 폐마스크는 어디로 갔을까?ㅣ김하늘 업사이클 리빙 디자이너

그 많던 폐마스크는 어디로 갔을까

 

 

  • 마스크가 버려지고 폐기되는 문제 
  • 한 달 동안 거의 1300억 장 그걸로 가구를 만들어보자.
  • 라이터 불에 막 이렇게 짖어보기도 했고 팔팔 끓는 물에 삶아보기도 했던 것 같아요.
  • 문득 떠올랐던 생각이

 

 

매달 1300억 장 쓰고 버린 마스크 다 어디로 갈까?

 

 

 

 

네 안녕하세요. 디자이너 김하늘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저는 어머님 이야기로 오늘 조금 띄워볼게요.

제가 어렸을 적부터 어머님께 종종 들었던 이야기 중에 하나가 

"너는 또래 친구들은 지금 투니버스에서 짱구를 보고 있고, 일요일 저녁만 되면 개그 콘서트를 보는 이 또래들이 있는데,

너는 왜 뉴스를 보고 있어?"

그런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들었어요. 

어릴 적에 제가 그렇게 왜 뉴스를 봐왔는지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지만 조금 이슈나 유행 같은 거에 민감한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매일매일 이렇게 이슈가 터져 나오는 뉴스가 저한테는 취미라는 습관이 되었고 아마 또 그거를 공짜로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아마 좋았던 것 같아요.

 

이렇게 한창 작년 초부터 코로나라는 바이러스가 세상을 지배하기 시작했고, 뉴스만 틀면 코로나에 대한 이슈가 빠지질 않으니까 이게 문제가 심각하다. 그런데 그 와중에도 제일 심각하고 조금 이게 맞나라고 생각을 했던 문제가 마스크가 버려지고 폐기되는 문제였던 것 같아요.

전 세계 기준으로 한 달 동안 거의 약 1300억 장 가까이가 이렇게 사용되고 버려지고 있다고 하는데 그게 어디로 가고 어디에 버려지는지 궁금했어요.

그래서 관련된 기사를 이렇게 막 찾아보니까 환경오염을 시키고 있다고 하는데 왜 마스크가 환경오염을 시키지? 그냥 양이 많아서? 그게 궁금했어요.

그랬더니 마스크가 면이나 천일 줄만 알았던 어 그런 소재일 줄만 알았었는데 정말 놀랍게도 마스크가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어진대요. 저는 그 사실이 굉장히 충격적이었고 동시에 궁금한 게 또 하나 생겼던 것 같아요.

플라스틱 재활용이라는 키워드는 굉장히 화두를 시키면서 이렇게 한창 유행을 하고 있는데 그러면 플라스틱 소재라고 하는 마스크는 왜 재활용하지 않지 아무도? 그게 궁금해서 다시 한번 또 찾아왔어요.

 

 

그랬더니 필터 코 철사 이렇게 귀걸이 끈 서로 다른 소재들이 결합되어 있기 때문에 분해하는 인건비가 엄청나게 든대요.

그래서 재활용을 안 하고 있대요. 저는 그게 핑계라고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무작정 '내가 그러면 마스크 재활용을 한번 해보자'라고 다짐을 하게 됐고 그 당시에 저는 가구 디자인을 전공하고 있던 대학생이었는데 졸업전시회를 준비하고 있었고, 그래서 무작정 마스크를 재활용한 소재가 나오면 내가 그걸로 가구를 만들어보자 라는 조금 막연한 목표를 세웠죠.

계속해서 연구를 했어요. 

 

 

그 당시에 마스크를 이렇게 라이터 불에만 이렇게 짖어보기도 했고 

 

 

팔팔 끓는 물에 넣어서 삶아보기도 했던 것 같아요. 뭐 당연히 결과는 실패였죠. 

도저히 진도가 나가지가 않았어요.

왜냐하면 아무것도 몰랐으니까 

 

계속 한 달 동안 무기력하게 고민만 하다가, 문득 떠올랐던 생각이,

마스크가 플라스틱 소재면 플라스틱이 재활용되는 매뉴얼을 한번 참고를 해보자라고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래서 버려지는 플라스틱이 어떻게 다시 새롭게 재활용되는지 공부를 해보니,

먼저 플라스틱을 잘게 부수고 그 뜨거운 열을 이용해서 액체 상태로 이렇게 녹여요.

그리고 새로운 금형에 다시 주입을 시켜서 새로운 제품이 재활용이 되는 그런 방식이더라고요.

그때 이제 느꼈죠 

'아~ 그러면 변형이 되려면 뜨거운 열이 필요하구나.'

그래서 그때 이제 무작정 뜨거운 열을 낼 수 있는 열풍기 공업용 열풍기를 구입을 했고,

그 당시에 친구들이랑 막 이렇게 왁자지껄 떠들다가 먹던 음료 캔에 절반을 돌려내서 안에 알루미늄 소재인 그 캔에 마스크를 넣고 열풍기를 쐐서 이렇게 녹였어요.

 

그랬더니 부직포 상태였던 마스크가 굉장히 빠르게 마치 솜사탕이 녹는 것처럼 이렇게 빠르게 녹아내리면서 액체 상태가 됐어요. 그래서 그거를 만지려고 이렇게 손을 댔더니 너무 뜨거운 거예요.

그래서 조금 이렇게 시간을 두고 천천히 시켰어요. 그리고 굳혔더니 굉장히 딴딴했고 대리석 같은 심지어 텍스처도 굉장히 예뻤죠.

 

 

그 샘플 

작은 음료 캔 둘레만한 그 샘플 조각을 딱 보면서 

'아~ 이거 진짜 되겠구나 이게 녹아서 이렇게 단단한 소재가 된 이 팩트만 있으면 크기가 커지고 모양이 어떻든 그거는 별로 한계가 없겠다'라고 이제 확신을 해서 먼저 의자를 만들고 싶었어요.

근데 딱히 특별한 이유는 없고 뭔가 기본이 된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의자를 만들었던 것 같아요.

 

 

아무튼 의자를 만드는 과정을 간략하게 말씀을 드리자면

 

먼저 제가 나무 합판을 구입을 하고 그 위에다가 제가 디자인 설계한 도면을 입혀서 의자의 다리와 좌판 형태를 오려서 돌려내요.

 

그러면 보통은 이제 가구를 만들 때 그렇게 도려내서 나온 의자의 좌판과 다리들을 서로 피스나 고정나사 혹은 접착제 등을 사용해서 결합을 시키고 '의자 땡' 하는 게 이제 법칙인데 저는 그거를 조금 반대로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돌연에서 나온 그 의자의 다리랑 좌판 부분을 버려내고, 그 남은 틀을 거푸집으로 활용을 한 거죠.

 

 

나무는 뜨거운 열풍을 견뎌내지 못하고 다 타버리기 때문에

 

 

그 안을 얇은 알루미늄 테이프로 부착을 시켜요.

 

 

그렇게 부착시킨 다리 형태의 틀 안에 마스크를 대고 수백 장 녹여요.

그러면 그렇게 수백 장의 마스크가 녹아서 액화 수지 상태가 되고 그거를 천천히 시키고 고치면 마스크로 만들어진 업사이클 소재의 다리가 만들어지는 거죠.

그래서 그렇게 만들어진 다리 3개를 다시 좌판에 틀에 이렇게 거꾸로 끼워 넣고 좌판에 나머지 부분을 마스크로 또 채워서 천천히 녹여요.

 


그러면 좌판 아래서부터 이렇게 올라오면서 다리랑 접합이 되는 부분이 생겨요.

 

 

그러면 뭐 따로 어떤 고정 나사나 어떤 피스 접착제 이런 것들이 없이도 좌판이랑 다리가 서로 엉겨 붙게 되는 셈인 거죠.

그 당시에 조금 고집을 했던 게 고정 나사가 하나라도 들어간다면은 100% 재활용인가?라는 저만의 고집이 있어서

서로 그렇게 엉겨 붙을 수 있는 작업을 했고 실제로 작품 소개를 하면서도 100% 마스크로만 재활용된 일체형 스툴이다 이렇게 소개를 하고 있어요.

이제 졸업 전시회에 올라갈 그런 작품들이었는데 사실 기대가 너무 컸죠.

왜냐하면 연말 그 전시회를 위해서 거의 반년 동안 이렇게 연구하고 공부를 해왔으니까 

그런데 연말에 갑자기 코로나가 막 한창 이렇게 심해지면서 격상되면서 거의 모든 전시가 취소되고 온라인으로 다 대체가 됐어요. 그 당시에 지금 생각해도 너무 당혹스러운데 너무 상실도 되고 사람이 무기력해지는 거예요.

왜냐하면 저는 이것만 보고 달렸으니까 

그리고 제가 이렇게 해왔던 작업에 대한 자신감이 너무나도 컸기 때문에 그만큼 아쉬움도 되게 컸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아무튼 어떻게든 그렇게 자리가 없어진 그 이상 이 그런데도 이 작품을 세상에 던지고 알리고 싶었어요.

유명한 뉴스 기사 아래에 있는 기자님들 메일을 막 뒤져서 막 마구 메일도 보내기도 했고, 

이제 선배들이 이렇게 릴리즈 되는 거 같은 곳에 조금 이렇게 멋있는 척하면서 막 메일을 보내기도 했어요.

그랬는데 회신이 한 군데도 온 적이 없어요. 

그러던 와중에 처음으로 이제 환경을 다루는 작은 인스타그램 계정이 있었는데,

그곳에 제 작업이 소개가 됐고, 그 계정을 팔로우 하시던 기자님께서 이제 저한테 인터뷰 요청을 주셨죠.

그게 스브스 뉴스라는 매체였고, 그 당시 인터뷰 영상 조회수가 굉장히 폭발적으로 이렇게 뛰면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여러 매체와 기업 그리고 그런 단체들에서 연락을 받으면서 여태까지 작품 활동을 나아가고 있어요.

 

 

 

BBC 뉴욕타임즈 

 

 

로이터 통신에 제가 거론이 되고 

 

대림미술관 

 

부산현대미술관 뭐 이런 큰 전시에 제가 초대를 받았어요.

 

 

올해 2월달에 졸업을 했는데 그 대학생이 이렇게 큰 관심이랑 사랑을 받아내니까 사람이 우쭐해지는 거예요.

그래서 생각했죠. 아 내가 진짜 대단한 놈이구나.

아이 내가 천재인가? 진짜 그 생각을 했어요. 참 안일했죠.

 

 

그래서 어느 날은 제가 또 그렇게 한창 강연도 초청받고 이런 자리가 있었는데 환경 제로 웨이스트 이런 것들을 주제로 하는 강연에 초청을 받아서 또 이제 어깨가 이만큼 올라간 채로 가서 떠들고 왔어요.

환경 문제가 심각하고 나는 이렇게 보여주고 있고 메시지를 던졌다. 우리 모두 함께 하자 이거 너무 심각하다 

알지도 못하면서 말이죠.

그리고 이제 집에 와서 저녁에 같이 살고 있던 친구들이랑 엽기 떡볶이를 시켜 먹었어요.

근데 그날 셋 다 배가 너무 불러서 떡볶이를 다 남기고 이제 쓰레기를 이제 그 상태로 뚜껑을 덮고 봉지에 싸서 마구잡이로 밖에 던졌어요.

그때 생각이 들었죠. 

"내가 뭐 하는 거지?"

방금 낮에 방금 전까지만 해도 제가 환경 문제에 대해서 막 떵떵대면서 막 떠들고 왔는데, 정작 저는 분리수거하는 방법조차 모르고 하지 않고 있었던 거죠.

저는 그런 제 모습이 너무 충격적이었고 진짜 모순 덩어리다 이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일주일 동안은 작품 활동을 다 캔슬을 하고 다시 근본으로 돌아왔어요.

환경을 사랑하는 업사이클 아티스트 이 시대에 필요한 인재라는 칭호를 달면서 강연도 막 이렇게 다니는 디자이너 김하늘이 엽기떡볶이를 분리수거도 안 하고 막 버린다는 게 참 말 그대로 엽기적이었죠.

그래서 다시 처음부터 공부했어요. 

분리수거를 하는 법부터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에 얼마나 심각한 환경 문제가 던져졌고 제가 받고 있는 관심이랑 사랑을 다 거짓된 걸로 돌리기 싫었고 그만큼 제 역할에 대한 책임감이 생겼던 것 같아요.

정말 바보같이도 오히려 작품 활동을 한 이후에 말이죠.

 

 

깨닫게 된 사실이 하나 있었는데 환경 문제를 다루는 일, 환경 문제를 다루는 사람들 정해져 있지 않구나.

어떤 직종이든 어떤 분야에 종사하든 어른이든 아이든 모두가 당연하게 함께 고민해야 하고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하는 것이었죠. 저는 그 문제 속에서 디자이너로서 조금 더 영향력 있는 작품을 선보이고 메시지를 나누는 일을 할 수 있는 거고요.

물론 엽떡 먹고 분리수거도 잘해야겠죠. 아무튼 

 

 

그래서 나름의 철이 든 제가 뜻이 맞는 친구들이랑 하나의 팀을 꾸렸어요.

 

서버번 피플

 

서버번 피플(SUBURBAN PEOPLE)이라는 팀인데 직역하면 교외의 사람들이고 의역하면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뜻이에요.

지금 우리가 맞이하고 있는 심각한 이 환경 문제들이, 그 문제들을 해결할 사람들이 정해져 있는 그런 특정한 소수가 아니고 그냥 우리랑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슬로건을 세상에 던지는 팀인 거예요.

사실 올해는 정신없이 또 철 없이 바쁘게 달려오기만 해서 아쉬움이 큰데, 내년부터는 조금 더 성숙한 모습으로 그리고 팀으로서 활동도 병행하려고 해요. 앞으로 멋진 것들을 준비하고 있으니까 지켜봐 주세요.

그리고 사실 여담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거는 서버 범피플이라는 팀원들이 정말 웃기게도 같이 그때 엽떡을 먹던 친구들이에요.

그래서 올해는 디자이너 김하늘로서의 활동을 주로 선보였는데, 앞으로는 서버본 피플의 행보도 기대를 해주시면 너무 감사하겠습니다.

아무튼 의미 있는 자리에 초대해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