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이 친구들을 영혼의 약탈자라고 부릅니다.
- 다른 사람의 영혼을 약탈해서 다른 사람을 황폐화시키는 사람들이거든요.
- 그래서 아 이런 이야기를 좀 써봐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 그 당시에 이제 한 줄 문장으로 최초의 아이디어를 이제 노트에다 써놨어요.
안녕하세요.
저는 소설가 정유정입니다. 반갑습니다.
Q. 나르시시스트가 그렇게 위험한가요?
Q .
이번 작품 여자 주인공이 나르시시스트라고 하는데 (네)
단도직입적으로 진짜 핵심 질문 먼저 하면 나르시시스트가 그렇게 위험한가요?
A.
제가 인지심리학자인 김경일 교수님 말씀을 빌려야 할 것 같은데요.
인간의 본성에서 어둠의 3 대장을 사이코패스, 그다음에 마키아벨리즘, 그리고 나르시시스트를 꼽았어요.
나르시시스트(Narcissist)는 정신이 아니고 성격장애예요. DSM5라고 정신의학 통계 분류 지표가 되는 그런 책인데요.
미국에서 이제 업데이트를 몇 년마다 한 번씩 하는 책인데 여기에 성격 장애로 분류를 하고 있어요.
그래서 이게 왜 그렇게 위험하냐? 김경희 교수님 말로는 사이코패스보다 더 위험하다고 그래요.
사이코패스는 범죄를 그러니까 무슨 일이 있을 때 범죄를 저 범죄까지 저지를 확률이 꽤 높은데,
이 친구들은 범죄를 저지르기 직전에 멈춘다고 해요.
범죄까지 저지른다면 이 사람들은 어떻겠어요? 사회에서 격리가 돼가지고 감옥에 가겠죠.
그런데 나르시스리스들은 범죄를 저지르기 직전에 멈추기 때문에
감옥에 가지 않고 너무나 멀쩡한 얼굴로 우리들 사이에 그 사이에서 살아간다는 것.
저는 이 친구들을 영혼의 약탈자라고 부릅니다.
나르시시스트의 이 스펙트럼을 보면 이 영 그러니까 하얀 순백의 이 지대에는 에코이스트라는 사람들이 있어요.
에코이스트는 뭐냐 하면 이타주의자예요.
그러니까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고 양보하고 배려하고 이러는 사람들 굉장히 순백의 사람들이고 순수한 사람들이거든요. 저 반대편에 나르시시스트가 있는 거예요.
그리고 그 사이에는 적절하게 혹은 조금 과도하게 자기를 갖고 있는 우리들 회색분자가 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Q. 작가님 작품은 어둡다.
범죄자의 심리에 관심이 원래 이렇게 많으셨나요?
A.
아니 그런 건 아니에요.
범죄자의 심리에 관심을 가졌던 건 아니고 사실 작가마다 자기만의 테마가 있거든요.
그래서 평생토록 보통 작가들은 자기 테마를 이렇게 계속해서 변주하면서 작품을 쓴다 그래요.
예를 들자면 헤밍웨이 같은 경우는 죽음 앞에 선 인간을 계속해서 그려냈거든요. 자기 스스로 죽을 때까지
그리고 찰스 디킨스는 어렸을 때 아버지가 감옥에 갔대요. 빚을 많이 져가지고
그래서 평생토록 쓴 게 아버지를 찾아 헤매는 소년의 이야기를 썼어요.
스티븐 킹 같은 경우는 인간 내면에 있는 아주 깊은 공포에 대해서 썼고요.
그런데 저 같은 경우는 저도 물론 작가니까 테마가 있는데 두 가지 정도로 나뉘어요.
하나는 인간의 자유 의지 또 하나는 인간 본성의 어두운 부분에 대해서 쓰고 있는데,
제가 그런 어두운 이야기 그러니까 스릴러에 적합한 스릴러라는 형식에 적합한 이런 어두운 이야기를 좋아하는 데는
저의 기질적인 면이 조금 작용을 하는 것 같아요.
저는 인간의 마음속에 두 가지 면이 있다고 생각해요.
한쪽은 햇볕이 찬란하게 비추는 황금빛 들판이에요.
여기에는 사랑이라든가 희망이라든가 우정이라든가 배려 양보 이런 온갖 좋은 것들이 다 살아요.
우리가 사회생활을 할 때 우리가 사회적 자아로서 드러내고 사는 것이고 또 우리 인생에서 우리 인생의 윤활유가 되어주는 그런 부분들이거든요.
그리고 이 반대편에는 빛 한 줄기 들지 않는 어두운 숲이 있어요.
이 어두운 숲에서 하는 것들이 뭐냐 우리 인생에서 온갖 말썽을 일으키는 것들이에요.
충동, 욕망 그다음에 폭력성 이런 이런 것들이 이 안에 살고 있어요.
그런데 이게 이제 평상시에는 절대 안 나타나죠. 이게 평상시에 나타나면 감옥에 가야 되잖아요.
그런데 평상시에는 안 나타나는데 언제 나타나냐?
운명의 힘이라는 것이 외부에서 이렇게 휘몰아쳐 들어오는 힘이거든요. 이게 우리는 통제할 수 없어요.
어느 날 우리가 길을 가다가 우연히 운전을 하고 가다가 차로 누군가를 치었다.
이건 교통신호 다 지키고 가도 일어날 수 있는 사고거든요.
그랬을 때
마침 보니까 나는 음주운전을 했고 무면허고 그래서
여기에서 뺑소니를 치거나 아니면 이 아이 신고를 해서 내가 거기에 합당한 벌을 받거나 두 가지를 해야 돼요.
그런데 보니까 마침 밤이에요. 아무도 없어요. 외곽 도로예요. 그러면 어떻겠어요? 도망치고 싶다가 굉장히 강렬하거든요.
그때 인간이 무엇을 택하느냐 그게 인생을 뒤바꾸는 기점이에요.
그래서 이때 인간이 어리석은 짓을 저지르고 결국 벼랑 끝으로 가느냐
아니면 일은 저질렀지만 조금 더 현명하게 자수를 하고 아이를 병원으로 옮기고
뭐 이런 행동을 해서 이걸 조금이나마 이제 변제를 하느냐. 자기가 저지른 짓에 대해서 이제 이걸 말하는 건데,
저는 이걸 벼랑 끝으로 가는 사람을 추적해 가는 그 사람의 인생을 추적해 가는 쪽이 좋아요.
왜냐하면 이게 대부분은 현명하게 처신을 해요.
우리가 어려서부터 도덕교육을 받고 윤리교육을 받는 이유는 바로 그것이거든요.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어리석게 벼랑 끝으로 간단 말이에요.
그랬을 때 우리도 그 벼랑 끝으로 가지 말라는 법이 없어요. 사실은요.
그래서 그 벼랑 끝으로 가는 사람들을 추적해서, 그 사람들이 어떻게 되는가 벼랑 끝에서
결국은 벼랑에서 뛰어내리는가? 아니면 뛰어내리기 직전에 결국은 되돌아오는가
뭐 이런 이야기를 추적하는 것이 저의 말하자면 테마가 된 거예요.
그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를 이 사람들은 이 벼랑 끝에서도 지킬 수 있는가? 없는가?
그런 이야기들을 하는 게 되게 재미있어요.
Q. 독자들에게는 어떤 것을 기대하시는 건가요?
일단 첫 번째는 뭐냐 하면 독자가 같이 경험하기를 바라는 거예요.
그래서 내가 독자에게 굉장히 처음에 유혹을 하죠.
이 이야기 굉장히 재미있다 이리 들어와 봐 이렇게 해서 독자를 끌고 이야기 속으로 딱 들어온 다음에는 이제 문을 잠급니다. 마지막까지 가야 돼요.
독자에게 인물에게 독자가 이입이 될 수 있도록 거기서부터 저는 온갖 수단을 다 쓰는 거죠.
시각적 묘사도 하고 이야기도 재미있게 해야 하고 산도 넘고 강도 건너고 이런 식으로 독자가 인물에게 최대한 몰입해서 이야기 마지막까지 달리도록 해야 해요.
그 이유가 뭐냐 하면
이 책을 다 읽기 위해서가 아니라 거의 마지막 부분에 작가들은 대부분 자기가 세상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숨겨놔요.
나는 세상을 삶을 인간을 이렇게 바라본다. 너는 어떻게 보니?
이렇게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그 마지막 절정까지 저는 독자를 끌고 갈 의무가 있는 거죠.
그 힘이 있어야 되는 거죠.
그래서 독자들이 그렇게 와서 이렇게 마지막을 딱 보고 그리고 나갔을 때,
정말 온갖 감정적 어떤 정서적 격랑에 휘말린 다음에 이 소설 이야기 속에서 빠져나왔다 생각을 해봤을 때
가슴 벅찬 어떤 새벽을 맞을 수 있다면 작가로서는 굉장히 기쁜 일이고요.
그리고 두 번째로 이 이야기 속에서 얻은 의미가 나의 생활에서 같은 의미가 되어 줄 수 있다면 독자 작가로서는 두 번째로 기쁜 일이고 뭐 그렇습니다.
Q. 정유정 작가님의 신작 <완전한 행복>의 모티프는 무엇인가요?
이번에 그럼 완전한 행복도 기획하게 된 모티브가 있을 것 같고...
저는 보통 한 작품을 끝내기 2~3개월 전에 다음 작품에 대한 어떤 핵심적인 한 줄 이거를 문학에서는 최초의 아이디어라고 하는데요. 이 최초의 아이디어를 한 2~3개월 전에 찾아내요.
그 이유가 있어요. 이야기 하나를 붙잡고 2~3년을 책상 앞에 앉아 있으면 얼마나 지겹겠어요.
그러니까 끝나기 한 2~3개월 전이 되면 책상 앞에 앉기가 싫어서 몸살이 나요. 그래서 그럴 때 딴짓을 하거든요.
인터넷도 뒤지게 되고 뉴스도 보게 되고 시대와 사회 그러니까 전 세계적인 흐름이더라고요.
자기와 자존감 또 그리고 행복에 대한 어떤 강박 비슷한 게 느껴졌어요.
그리고 이제 미디어나 이런 책 같은 것에서도 자존감 높이는 법, 자존감을 높여라 계속 이런 책들이 베스셀러 상위를 차지하고 그러는데, 저는 그 자존감을 높인다 여기에 대해서 굉장히 물음표가 있었어요.
'자존감이 높아야 좋은 건가?' 저는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낮은 사람대로의 장점이 있다고 봐요.
왜 이런 말을 하냐면 저도 자존감이 높지 않아요.
자존감이 낮은 편에 속해서 누가 저를 비판하거나 손가락질을 하면 그걸 잘 못 견뎌요.
멘털이 바사삭 깨지면서 상처를 깊게 받아요.
그러니까 자기가 남의 말에 혹은 남의 태도에 상처를 잘 받기 때문에 이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잘 입히려 들지 않아요.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잘 헤아려요.
감수성이 굉장히 예민한 거죠. 감수성이 예민하다는 것은 창의성이 뛰어나다는 거거든요.
예술적인 어떤 직업에는 딱 맞는 기질인 거예요.
설사 예술적인 직업이 아니다 하더라도 창의성을 필요로 하는 것은 이 세상에 너무 많잖아요.
그래서 저는 자기 자신이 상처를 물론 잘 받기 때문에 힘들기는 하지만, 그걸 그렇다고 해서 굳이 고쳐야 할 이렇게 외부적으로 이렇게 주입해서까지 고쳐야 할 그런 부분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거든요.
그래서 이게 자기애도 좋고 자기를 사랑하는 것도 좋지만, 이게 나의 행복 나의 자기 애가 타인의 행복이나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은 아닌지 우리는 같이 생각을 해야 되는 거고요.
세상 모두가 '너는 특별한 사람이야'라고 외치고 있다는 점에서 너무너무 이상했어요.
사람이 고유한 존재이거든요. 세상에 유일무이해온 나는, 딱 한 사람밖에 없는데,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특별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그것은 그냥 고유함이에요.
그래서 사실상 사람들은 모두 고유한 존재이지 특별한 존재가 아닌데,
왜 특별한 존재라고 세상은 너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말하고 있을까?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나를 중심으로 사고하라는 얘기인 거거든요.
그게 바로 집단 나르시시즘의 어떤 발현처럼 느껴진 거예요.
그래서 이런 이야기를 좀 써봐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제가 원래 어떤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쓰지 않아요.
사람들은 생각할 때 내가 어떤 사건을 집중적으로 파헤쳐서 그 이야기를 쓰신다고 생각하는데,
사건은 그냥 단지 이야기를 위한 어떤 재료 같은 거고요.
사실은 제가 쓰고 싶은 이야기를 그 위에 적절한 이야기를 가져다 얻는 것이죠.
그 당시에 이제 한 줄 문장으로 최초의 아이디어를 노트에다 써놨어요.
그래서 그런 소설을 이제 구상을 해보게 된 거죠.
Q. 나르시시스트의 행복이 환상이라면 우리의 진짜 행복은?
자기만의 행복을 추구하는 게 나드시스트의 행복이라면 우리는 어떤 행복을 그럼 추구해야 되나요?
A.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일단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가 완전한 존재가 아니라는 걸 인정해야 한다는 거예요.
그걸 인정하지 못하면 굉장히 괴로운 인생을 살게 돼요.
정말 정작 행복을 느껴야 할 어떤 순간 그런 것들을 못 느낀다는 거죠. 내가 완전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한은
나는 불완전한 존재고 결핍된 재능이 있고 갖지 못한 어떤 행운이 있고,
이걸 인정했을 때에 그 감정적 어떤 경험 내가 불완전한 존재이고,
내 삶에는 결핍과 불운과 어떤 불행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행복의 의미를 알 수가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행복이라는 것이 어떤 손에 쥐어지는 진주 같은 것도 아니고 이렇게 다이아몬드도 아니고
뭐냐 하면 저는 그거를 어떤 삶을 살아가는 어떤 순간순간에 느껴지는 감정적 경험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이게 차근차근 쌓이다 보면 이걸 또 이걸 간직하고 오래 있다 보면 이게 추억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는 것이고,
나중에 먼 훗날에 우리가 인생을 정리할 때가 되면 내게는 그런 좋은 추억들이 많다.
그러면 내 인생은 행복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Q.
그 말은 우리가 나는 행복해질 거야라든가. 나는 행복을 추구해야지라든가. 행복이 저기 있어 난 절로 갈 거야라고 말하는 순간 갖기 어려운 것이겠네요?
A.
저는 그렇다고 생각해요.
사실 인간은 행복하도록 진화되지 않았거든요. 인간은 생존하도록 진화되었어요.
그러니까 생존의 과정에서 행복은 얻어지는 어떤 감정적 경험이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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