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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바시 883회 |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은 아는 것이 아니다 | 신용욱 경남과학기술대학교 농학한약자원학부 교수

 

 

강연 소개 : 한약자원학을 가르치며 약초를 내다 파는 많은 할머니들을 만났습니다. 할머니들은 학문적 배움의 경험은 많지 않지만 생활에서 체득을 통해 배움을 경험합니다. 이렇듯 배움은 실제로 몸으로 체험하고 행동하며 가치다 더해집니다. 그리고 자신이 배운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로 전할 수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완전한 지식을 체득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배움이란 무엇인지, 어떻게 배움을 이야기 하면 좋을지 나누고자 합니다.

 

게시일: 2018. 1. 9.

 

 

[한국어]

 

아 예 

예 고맙습니다 

지리산이 바로 보이는 학교에서 

한약자원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지리산이 보이는학교는 어떤학교일까요 

우리 학생들은 강의실에서 이렇게 먼 산 보고 있으면 저기 보이는 산이 지리산입니다 

학생들이 보는 먼 산이 지리산이죠 

그래서 인제 지리산에서 제가 뭐 

할 일이 없을까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학교 와서 처음 한게 지리산에 있는 

민간요법을 조사를 해서 좀 세계화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근데 특징이 있었어요 

지역이 

교통이 험할수록 원형 그대로에 민간요법이 제대로 잘 

전수가 되고 보존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그 원형이라는게 뭘까요 

향약집성방

1433년(세종15)에 간행된 향약에 관한 의약서(醫藥書)

 

바로 향약집성방 인데요 

향약집성방은 세종때 만든 책이 잖아요? 

조선 3대 의서 포함되기도 하는데 

향약집성방 만들 때 세종대왕께서는 

전국에 있는 민간요법을 전수조사를 했습니다 

그 결과가 향약집성방에 기록이 되었고 

그게 동의보감으로 연계가 되어서 지금까지 인제 책으로 전달되고 있는데 

그 원형이 우리 할머니들 입에서 고대로 들리더란 말이죠 

400년 500년전의 이야기가 

그대로 들린다는 거죠 

그럼 과연 궁금하죠 

할머니들이 집에 인터넷이 되나 ... 

집에 책이 있나 ... 궁금 하시지 않나요 

그래 참 오백 년 이상을 어떻게 저래 

글자도 없이 전달 되었을까 

 

사실 우리 학기말 지금 치고 있거든요 

학기말 친다 그러면 

7주 공부를 하고 시험 치잖아요 

7주도 기억을 못하는게 인지상정인데 

그게 쉽지 않아요 

향약집성방 보면 이런 말이 있습니다 

상처에 송지를 넣고 엉겨 붙을 때까지 고운 다음에 상처에 두 번 갈아 붙인다 하라고 하는데요 

지역에서는 이걸 어떻게 부르냐 하면은 

관솔 기름이라고 합니다 

배환백 할아버지는 일제 때 초등학교 12살이었습니다 

일제 때 인제 공출 한다고 옛날에 기름이 없으니까 

이걸 인제 소나무기름으로 트럭 연료로 사용했다 라는 거죠 

그래서 이 할아버지는 열심히 소나무 기름을 채취합니다 

왜! 신발이 걸렸엇거든요 실내화 

아사히 아사히 실내화요 

그 아사히 배신(배급신청) 하려고 인제 관솔 기름을 공부를 하고 

숨겨뒀던 기름으로 인제 상처치료에 

왜용을 했다는 이런 말씀을 해주셨어요 

그런데 이런 민간요법을 조사 하다 보니 제일 어려운 점이 뭐냐면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저에게 표준어로 식물 이름을 말해 주시는 분이 안 계시죠 

(ㅎㅎ)

사투리 사실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향약집성방에 나와 있는 상명 동의보감에 나와있는 향명 

그걸 보면서 인제 고정 그래서 하나하나 이렇게 정리를 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할머니들이 말씀하신 사투리를 들어 보면 참 재밌는게 있었는데요 

지금은 없어진 순경음비읍 씨 라든지 쌍시읏이 라든지 

이런 발음들이 그 약초이름에서 그대로 녹아져 나왔더라는 거죠 

 

할머니들은 분명히 책으로 정보를 취득한 것이 아니고 

할머니 할머니들로 부터 이야기로 전에 들어온 내용들을 

다시 저에게 이야기로 해 주셨던 겁니다 

그럼 과연 500년 이상 지속된 그 힘은 무엇일까요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이야기에 힘입니다 

이야기를 여러분 기승전결 질병치료 

이렇게 끝나는 설화가 있습니다 

효설화죠 효설화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어머니 질병을 고치기 위해서 산넘고 물건너 바다건너서 산삼을 케서 갔더니 

어머니 병이 낳았더라 

이런 효설화 입니다 

효설화 60%가 약초가 모티브가 됩니다 

그만큼 귀에 착붙는 이야기를 전해 졌을 때 

우리가 잘 전달이 되었죠 

 

근데 왜 하필 '효' 일까요 

'효' 라는 것은 인류 보편적인 가치죠

십계명에도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를 이야기하는 가장 첫 계명이 

네 부모를 공경하라 이니까요 

예 그렇습니다 

남들도 쉽게 동의할 수 있는 인류 보편적인 가치로서 상대방을 설명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내 앎이란게 완성되었다 라는 것입니다 

 

자 그래서 제가 뜻한 바가 생겼습니다 

이야기할 수 없으면 아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말이죠 

자 이제 본격적으로 이야기에 대해서 이야기해 봅시다 

이야기는 체험입니다 

할머니들이 어떻게 그 민간요법을 기억 하게 됐을까요? 

나이가 많으면 다 될까요? 여러분 책가방 들고 다니면 공부하다 되나요? 

그 안 되거든요 

할머니들이 약초케서 드시고 체험을 하시고 몸이 났을 때 아 ! 이거 다 

이렇게 해서 기억이 나는거에요 

같은 연배에 할머니라도 체험 하지 않으신 분들은 굉장히 약초에 대해서 회의적입니다 

'요세 날도 좋은데 뭐한데 그런거 끼리 먹노' 이렇게 말씀하시고 

'병원 가면 약 약 주는데' 이런 말씀하십니다 

괭장히 회의적입니다 

 

근데 경험 하신 분들은 체험 하신 분들은 기억이 오래가더라 이런 말씀입니다 

그런데 정보를 이웃집 할머니로부터 할머니에 할머니으로부터 전해들은 내용을 

어떻게 그 적재적소에 떠올릴까 이 궁금했어요 두 번째 

 

할머니들은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할머니 이거 저 약을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 이렇게 하면은 

'내가 그래서 시집 왔을 때 이런 약을 썼었지 ...' 이런 말씀하시고 

'해방 되었을 때 ...' 이런 말씀하시고 

피난 갈 때 넘어져서 이렇게 했는데 이런 약을 지어 가지고 무릎에 부쳤더니 있나 봐 다 놨더라 이런 말씀하시고 

마지막 재밌습니다 

첫애 나왔을 때 어떤 약을 먹었더니 어떻게 나왔다 

이 말은 둘째 애들은 기억을 못하세요 

그냥 알아서 크더라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아... 둘째 분들 ... 예 .... 

그러한 인생의 고비를 넘기면서 체득된 지식은 강화되었고 

마치 대나무 마디처럼 말이죠 

대나무 마디 이처럼 강화가 된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할머니로부터 얻은 지식은 

이야기의 힘 체험에 중요성 이게다가 아니었습니다 

이 정막순 할머니 인데요 

할머니한테 저가 물어봤어요 

할머니 어떻게 이렇게 많은 정보를 아시게 되었나요 

저 약들 어떻게 하시게 되었나요 하니까 

굉장히 시크하게 한 마디로 말씀하십니다 

'천병만약(千病萬藥) 이라 안 하요?'

천병만약(千病萬藥)

할머니는 저희가 말씀하실 때 약도 많고 병도 많고 이런 말씀으로 하셨는데 

곰곰이 곱씹어서 생각을 해봤습니다 

천가지 병에 만가지 치료법 

천가지 문제에 만가지 해결법 

약분 합시다 

한 가지 문제에 10가지 해결법이라고 

저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 간단한 메시지에 정말 살을 붙이기 나름의 따라 

여러가지 생각을 할 수 있는 아주 매력적인 한 마디 

짧은 문장 이것이 저를 꽃피게 했습니다 

 

옛날에 책을 만들 때는 동의보감도 딱 두줄 안에서 모든 약효를 설명을 하고 있었습니다 

옛날에 종이를 만들기도 힘들었고 

책 만들기는 더더욱 어렵겠죠 

 

여러분 직지심경 아시죠 

직지심경 만들 때 오탈자 한 개당 

한 개당 곤장 30대 였습니다 

오탈자 3개면 저승 갈 수가 있는 

아주 그냥 무서운 

책을 만들기 그만큼 또 싶지도 않았고 하다 보니 

요약된 정보를 집약해서 제출 하게 되었다라는 거죠 

동의보감을 쭉 또 읽어 봤습니다 

동의보감에 보다 보면 또 통하지 않으면 아프기 마련이다 

우리기혈이 통하지 않으면 아프기 마련이다 

우리 오십견 있는 분들 어깨 어깨 아프고 컴퓨터 하신다고 

핸드폰 많이 하신다고 하다 보면은 또 목이 아프고 그렇습니다 

약 파는 분위긴데 ~ 

(ㅎㅎ)

통하지 않으면 아프기 마련이다 불통즉통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마는 ... 

이걸 또 곰곰히 곱 씹어 봤습니다 

조직 내에서 소통하지 않으면 조직이 아프기 마련이다 라고요 

 

인사 문제로 해결 할 수가 있더라는 거죠 

그런데 동이보감에 나온 얘기를 가지고 조직의 문제를 거론한거는 제가 처음에 아니었습니다 

영조대왕의 그런 말을 했습니다 

탕평책에 인재등용 방법이 삼기성편이라는 말로 한 마디로 요약을 할 수가 있는데요 

인삼과 환기는 성질이 편향 되어 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그 좋은 인삼과 환기도 성질이 편향 돼 있다 

다른 말로 하면은 '그 착한 사람도 성깔을 부릴 때가 있다' 라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영조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인삼을 인삼 대로 쓸 일이 있고 황기는 황기 대로 쓸 일이 있다 

저는 그걸 또 곱씹어 봤습니다 이걸또 어떻게 적용할까 

공부 잘하는 애들은 공부 잘하는 애로 좋은데 취직 할 수도 있겠고 

학생상담을 하다보면 꼭 이런 말을 합니다 

교수님 이번 방학 때는 서울로 가야 겠어요 

술 먹자는 친구가 너무 많아서요 

도망가야 겠어요 

예 ... 공감하시죠 

 

그런데 술 잘 먹는 친구들이 오히려 영업직으로 취업이 잘 되더라구요 

그래서 환기 환기 대로 잘 쓰이고 

인삼은 인삼 대로 잘 쓰인다는 거죠 

(박수)

 

예 제가 수업할때 인삼효능 말 안합니다

앓고 이런거 다 써라 다 맞다 

그만큼 만병통치약이죠 

환기는요 

땀멎게 하고 상처 치유하는 이런 

그런데 여름에 땀 멎을때는 

인삼대신에 환기를 넣어서 삼계탕을 끓이기도 하는 거죠 

그게 인제 

간단한 메시지에 이렇게 노하우가 숨어있다니요 

 

동의보감도 사실은 굉장히 두꺼운 책입니다 

이걸 현장에서 접목하기 너무 두꺼우니까 

옛날 분들이 추락해서 핸드북 사이즈로 만든게 방약합편 이라는게 있고요 

약성가

한약의 성질과 효능을 외우기 쉽게 7언 절구 노래 형식으로 간결하게 써 놓은 것

 

거기 보면은 모든 약재 효능을 14 글자 

칠언절구 따불로 해서 14 글자로 

이렇게 

'따단 딴 딴 따단 딴' 

'인삼미감보원기'

이렇게 인제 노래를 만들어서 배웠습니다 

 

예 예 그런데 이렇게 짧은 문장에 정말 모든 것을 함축 할 수가 있죠 

 

지금 와서 번역해 볼까요? 

인삼미감보원기

인삼은 면역력을 증가시키고 환기는 지한작용이 있다 

여러분들 옛날에 고전에서 나오는 메세지는 되게 간단하지만 

이걸 지금 알고 있는 지식과 내가 배우고 있는 지식을 대입하면 얼마든지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다라는 말입니다 

 

이야기는 단순 해야 됩니다 

귀에 착 붙어야 

말로만 해도 긴 말을 안 해도 남을 설득할 수가 있는 거죠 

 

이게 마케팅에서 얼마나 또 중요한지 몰라요 

그런데 정말 아는 것은 할머니들과 손자들한테 하는 것처럼 단순하게 얘기할 수 있어야 됩니다 

핵심을 꿰뚫는 그런 거에 대해서 공자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일이관지(一以貫之) 

하나의 이치로서 모든 것을 꿰뚫는다

 

하나로 꿰뚫는 진리 

 

하나로 꿰뚫는다에 대해서 스티브 잡스는 연결을 강조했습니다 

 

창의성은 연결해서 나온다 같은 맥락으로 우리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 살면서 정보를 취득합니다 

근데 그걸 내가 그냥 안다라고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그걸 직접 체험 하십시오 

체험하시는데 인생의 고비를 겪으면서 

체험하신 경험을 강화하십시오 

그렇게 배운 교훈을 단순화시켜서 개념으로 만드십시오 

그리고 이야기를 뱉으시면서 

사람을 설득할 수 있을 정도 까지 가셔야 됩니다 

그게 진정한 지식이고 실천적인 지식인이 될 수가 있는 방법입니다 

 

아는 것은 이야기할 수 있는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