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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만 꺾이지 않는다면 결국 오를 수 있습니다 | 김대영 스포츠클라이밍 강사 | 세바시 884회


강연 소개 : 

7살 때 화재로 전신화상을 입었습니다. 다행히 얼굴에는 큰 상처가 나지 않았지만, 이 사건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수많은 일을 경험하게 되고 그 많은 일들 속에는 행복한 일들과 힘든 일들이 공존합니다. 힘든 현실을 과연 우리는 어떻게 이겨나가고 극복해 나갈 수 있을까요? 각자의 주어진 상황에서 힘든 일들이 있을 때 지혜롭게 극복하는 방법은 결국 자신의 마음가짐에 달려 있습니다. 지금의 삶에 지치고 힘들어할 때 극복해 낼 수 있는 가장 큰 힘, 마음의 힘에 대해 공유하겠습니다.


게시일: 2018. 1. 10.



[한국어]


반갑습니다 

클라이머 김대영입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와계시니 환장하겠네요 

저는 스포츠클라이밍을 지도 하고 있는 강사로 활동 중입니다 

오늘 오신 분들 중에 스포츠클라이밍에 대해 알고계시거나 혹시 해 보신 분들이 계신가요? 

역시 진주라서 그런지 아는 분들만 계시네요 네 


자세히 모르시는 분들이 대해서 간략히 설명드리자면 

스포츠클라이밍은 자연형태의 암벽등반을 

인공적인 형태로 옮겨놨다라고 보시면 좀 이해하시기 쉬우실것 같아요 


스포츠클라이밍에는 

몸으로 수학 문제를 푸는 것처럼 주어진 과제를 등반하는 볼더링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높이 올라가는 리드클라이밍 

15m에 벽을 누가 가장 빨리 올라가는지 시간으로 기록하는 스피드클라이밍 

이렇게 세가지 종목으로 스포츠클라이밍은 구성되어 있습니다 

현재 스포츠클라이밍은 아쉽게도 비인기 스포츠이지만 

최근 올림픽 정식종목으로도 채택되어진 스포츠로 

점차 대중적인 스포츠로 자리매김하고 있어요 


해볼마음 드시나요? 그래도 안 오시겠죠 왜 그러냐 

굉장히 힘들어요 

힘들다 보니 저에게 항상 하는 얘기가 있습니다 

이렇게 힘들어 죽겠는데 

왜 이거 하냐고 


저도 사실 잘 몰랐어요 

그런데 클라이밍을 할때면 그 순간만큼은 모든 잡념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주더라구요 

그러면서 잡아야될 홀더 하나 하나에 집중하고 호흡을 통해 그 집중력과 체력을 조절 하다 보면 

잡념에 빠질래야 빠질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집중력이 흩틀어지거나 체력이 바닥 나면 추락이라는걸 하기도 하는데요 

그 추락할때 그 공포감과 스릴감 

그것마저도 저는 클라이밍의 아주 매력적인 요소라고 생각해요 


이런 과정들이 겪다 보면 완등이라는 걸 하게 됩니다 완등

완전 완전히 등반에 성공했다라는 의미로 

그 성취감은 해보지 않은 것을 알 수 없는 

아주 매혹적인 그런 사실을 가지고 있어요 

그동안 해왔던 모든 노력들에 보상이라고 할까요 


저는 지금 스포츠클라이밍을 14년째 해 오고 있습니다 

제가 이런 클라이밍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가 있는데요 

클라이밍을 할 때 어려운 난관이 부딪히게 되면 

쉽게 체력이나 기술 힘처럼 육체적인 훈련을 통해 극복하는 방법도 중요하지만 


저는 그것보다는 심리적인 극복을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그거에 더 무게를 두어서 지도를 합니다 

아무리 기량이 좋은 선수라고 할지라도 

아무리 체력이 좋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심리적으로 마음이 꺽기게 되면 그 순간 완등은 멀어지거든요 


조금 전에 제가 말씀드렸던 그 완등 

환장하는 그 완등을 하기 위해서는 

결국 이러한 마음가짐이 굉장히 중요하더라구요 

그런데 모순적이게도 저는 

이렇게 심리적인 극복이 중요하고 

마음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는 저는 

사실 죽으려는 결심까지 했었던 그런 

심리적인 장애인이 였어요 


일곱 살 때 부탄가스 폭발 사고로 그 당시 3도 80%가 되는 전신화상을 입게 되었고 

지금도 3도화상에 대한 자료를 찾아 보기 힘들 정도로 심한 화상을 입었습니다 

물론 다행히도 얼굴은 피해갔어요 왜!? 

불이 등뒤로 붙었거든요 

그렇게 하면서 3도화상에 대한 자료를 왜 찾기 어려울까 생각했는데 

이유는 간단 했어요 

3도 전심 화상을 입을 정도면 살아서 경험담을 쉽게 들려 주지 못한다 

그래서 어릴 때 사실 너는 살아 남은게 기적이다 

이런 얘기를 참 많이 듣곤 했는데 

제가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이었습니다 그 당시에 

변해버린 이 몸을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한다는 그 현실이 굉장히 힘들었거든요 

지금 보시는 사진은 제가 등반할 때 찍은 사진인데요 

운동을 할 때에도 사실 저에게는 엄청난 문제점들이 많이 있었어요 

어깨 아프고 막 환장합니다 

그런데 일반인들도 그렇게 하기 힘든걸 

저는 근육이 땡기는 상황에서 해야 했고 

그렇게 하면 사실 응원을 해 줘야 되는데 

제가 열심히 할 때 

주변 사람들은 

'너는 그 몸으로 이운동 못 한다 그냥 다른운동 찾아봐라' 

라며 훈계를 하셨어요 

보통 그런 이야기 들으면 오기가 발동 해서라도 더 할려고 하는데 

저는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오희려 피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면서 저한테 또 한번의 시련이 찾아 와요 

화상으로 인한 흔적들이 저의 다리를 짓누르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저는 수술을 다시 받으러 다시 병원에 입원하게 되요 


그 당시 제가 들었던 마음들은 

이렇게 평생 수술만 하고 살아야 되나? 

왜 내가 이런 일을 당해야 할까? 

그렇게 하루하루 의미 없이 지내다가 

저희 할머니께서 저를 데리고 이곳에 가요 

거기가 어디였냐 

진주 하면 중앙시장이라고 하는데 

저희 할머니도 중앙시장에 저를 데리고 가십니다 

잠은 미치게 오는데 할머니가 가자 하니까 억지로 따라 갔었는데요 

그 새벽시장에서 저희 할머님께서 저에게 이런 말씀을 해 주세요 


'이렇게 새벽에 나오려니 얼마나 힘드냐 

그런데 주위를 한번 둘러 봐라 

할머니처럼 나이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새벽부터 장애 나와서 물건을 사고 팔고 

이렇게 치열하게 사는 걸 좀 봐라' 


그러면서 


'세상은 네가 제일 힘든 거 같지만 

너만 힘든게 아니다' 


그런 얘기를 해 주세요 

그러시면서 어쩌면 대영이 나는 일곱 살 때 그 사고로 

지금 이렇게 할머니 손을 잡지 못했을 수도 있어 

그러시면서 이곳에서 제 손을 꼭 잡아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런 할머니 손을 잡고 저는 

거기서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나요 

(박수)

네 저희 할머니입니다 

사진이 흐릿해서 잘 보이지 않는데요 

저 어린 저의 모습 보이시죠 

딱 봐도 말 안 듣게 생겼죠 

그렇게 말 안 듣게 살면서 할머니 나 또는 저의 가족들의 속을 엄청나게 썩혀 드립니다

한 번은 수술실 앞에서 할머니하고 어머님께 아주 불효자 같은 말을 해요 

저 수술 방에 들어가면 마취를 하고 그 마취를 하면 영원히 안 깨어났으면 좋겠다 

이런 말까지 하는데 

그런 말들을 했을 때마다 제 손을 잡아주실 저희 할머니께서 저에게 주신 메시지 있습니다 

그리고 그 메시지를 저 스스로 마음을 다독이면서 여러분들과 공유하고자 하는데요 


그 첫 번째가 이거에요 

저를 예로 들면 화상 입었다고 동정 받거나 혜택 받으려 하지 말고 

주어진 상황에서 어째든 최선을 다해야겠다라고 생각을 했었는데요 

세상을 살다 보니 제가 얼마 살진 않았으나 

기쁜 일보다는 힘든 일이 참 많더라구요 

그런데 그럴 때마다 나의 상황이 현재 이러저러하다는 이유로 그냥 은근슬쩍 넘어 가게 되면 

결국 나중에는 아무 것도 못 하게 되더라구요 


조금 더 냉정하게 이야기하자면 

세상은 내가 힘들어 한다고 기다려 주지 않아요 

결국 주위에 도움을 청할 수 있어도 

그 현실을 바꿀 수 있는 건 자기 자신이 강하게 밀어붙일 수 있는 최선이라는 거죠 


두 번째가 나보다 더 힘든 상황에 계신분들에게 삶의 지혜를 배우자 

엄청 당연한 이야기에요 

그리고 실제로도 우리 주위에는 후천적이나 선천적인 영향으로 팔이나 다리를 다리에 기능을 상실 하신 분들도 계시고 

시각이나 청각 장애를 안고 살아 가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런 분들을 저는 사회복지사로 근무할 때 많이 뵙긴 했는데 

그렇게 보면서 저의 상황과도 빗대어 보게 되더라구요

그러면서 제가 한없이 부끄러워지는 것을 느낍니다 

팔이없는데 양다리로 그림을 그리시거나 

또는 앞은 보이지 않은데 점자로 된 책들을 읽으시면서 마음을 채우시는 모습들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제가 가지고 있는 신체적인 불편함이 

아 그냥 어리광이구나 엄살 부렸구나라고 생각이 되더라구요 

그러면서 또 한 번 느낍니다 


마음이 병들면 몸도 똑같이 병든다 

신체적인 불편함은 살아가는데 아주 불편함을 많이 줘요 

그런데 심리적인 장애 보다는 불행하지 않다라는 

그런 이치를 깨닫게 했죠 

그러면서 저 스스로를 굉장히 많이 다독이고 마음을 다잡게 됩니다 


지금 이 세 번째가 사실 저에게 가장 중요한 모멘텀이 였는데요 

어쩌면 오지 않았을 삶에 대해서 더 감사해야 하고 열심히 살자 

저는 어쩌면 이 자리에 있지 못했을 수도 있었던 사랑입니다 

그런 제가 눈을떠보니 사고가 난지 25년이 지났어요 

그래서 제 나이는 서른두살입니다 

지금도 대회장이 가면 30대 초반이라고 하면 '뻥치지 마라 이 자식아' 이러는데 

어렸을 때부터 고생을 해서인지 삭아 보이는건 이제 어쩔 수가 없더라고요 

이게 현대의학 기술로는 도저히 안 돼요 

그렇게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고 있고 

지금도 이렇게 여러분들과 숨쉴 수 있고 

같은 공간에서 이런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는 것이 굉장히 감사함을 느낍니다 


제가 이렇게 할 수 있는 가장 큰 


할머니 덕분에 저는


(박수)


할머니 덕분에 저는 심리적인 장애에 사로잡히지 않고 

스스로를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세상을 살아가는데 저에게 아주 큰 힘이 되어주고 계세요 

저도 어떻게 보면 장애인이지만 사실 

저는 장애등급이 없는 일반인입니다 

이렇게 심한 화상을 입었음에도 장애등급이 전혀 없어요 


비단 저만의 문제가 아니라 

중증화상 또는 3도 이상의 전신화상을 입은 많은 분들이 

손가락이나 발 사지가 멀쩡하다는 이유로 장애등급에서 제외되곤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렇게 잘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이렇게 할머니 사랑과 정성 때문이였는데요 

그 결과 저는 이런 일들이 하게 되요 

비록 선수로는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지만 

지도자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대회 나가서 

후배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박수)


어쩌면 저에 가치관이나 저희 삶의 변화가 없었다면 이루어내지 못했을 일들이고요 

이렇게 저렇게 살다보니 클라이밍을 통에 아주 소중한 분들 많이 만났어요 

저에게는 참 고마운 분들이에요 


저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했던 순간을 언제냐고 꼽으라고 한다면 

저는 지금 이 순간입니다 

제가 이렇게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하고 메세지를 전달해 줄 수 있는 이시간

저는 지금이 굉장히 행복합니다 

우리 사회는 화상에 대한 장애판정에도 

그리고 국가대표이지만 국제대회에 사비로 나가야 하는 스포츠클라이밍 현실에도 

분명히 많은 걸림돌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걸림돌들도 

하나의 클라이밍이라는 옳은 진실이라고 믿고 잡아야될 홀드 하나 하나에 집중하면서 

조금씩 마음꺽기지 않게 다잡으며 올라간다면 

언젠가는 끝까지 오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결국 등반도 여러분들이 인생 저희 인생도 마음먹기에 달린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저의 이야기는 여기까지 입니다

감사합니다




END


이 글은 청각을 잃은 제 친구를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전체 또는 일부가 잘못 듣고 잘못 옮겨 적은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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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 : 여러분의 공감 클릭은 정말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