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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 세바시 898회 흡연자와 함께 산다는 것은 | 김예숙 증언형 금연 캠페인 참여자 가족 | 건강 습관 동기부여


강연 소개 : 미우나 고우나 30년 동안 함께 살던 남편에게 갑자기 큰 일이 찾아왔습니다. 자주 들어보지도 못했던 질병, 설암에 걸렸다는 소식이었습니다. 7년 전 금연에 성공했지만, 이미 25년동안 피운 담배 때문에 혀를 이식하는 대 수술을 했습니다. 치료 후 저희 부부는 둘도 없는 단짝이되어 서로의 건강과 삶을 돌보고 있습니다. 흡연자의 가족으로 함께 살며 겪고 느낀 모든 것을 나누겠습니다. 여러분의 건강을 기원합니다.


게시일: 2018. 2. 13.




안녕하세요 

저는 오늘 제 속을 말도 못 하게 썩였지만

미워할 수 없는 우리 남편 이야기를 하러 나왔습니다 

어우 많이 떨리네요 

결혼전에는 서로 이쁘게 보이고 좋게 보일려고 노력해서 그래서 그런지 

연애할 때는 별 문제 없이 그냥 좋기만 했어요 

일단 남편이 잘생겼고요 

유머 감각이 짱이었습니다 

남편 젊은 시절에는 누구 못지 않게 잘 났었어요 

저희가 처음 만나게 된 것은 교통사고로 

남편이 병원에 왔을 때 

제가 그 병원에서 물리치료사로 일을 하고 있을 때였어요 

저는 가부장적이고 말수가 적은 집안에서 자랐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말을 정말 재밌게 잘 하는 거예요 

물리치료 일이 좀 힘들거든요 

남편이 재미있는 얘기를 해주니까 

물리치료 받으러 아침에 내려와서 저희 퇴근할 때까지 

같이 있다가 병실로 올라가곤 했습니다 


남편 고양이 안성 인데요 

물려받은 땅도 있었고 

영농후계자에 사회측회장, 마을이장, 새마을금고 이사 등 감투도 많았어요 

안성에서 이제 택시를 잡아 타고 털보내 가자고 그러면 바로 데려다줄 정도였어요 

잘생기고 유머도 있고 경제력도 있고 사회성까지 최고의 남편감이었어요 


근데 그에 못지않게 나쁜 점도 많이 있었어요 

우선 술을 얼마나 좋아했던지

하루가 멀다하고 술 약속이 가지고요 

담배는 하루에 한갑반씩 피우고 다녔어요 

거기에다가 마지막으론 제가 인감도장을 숨겨 났었거든요 

근데 어느 절에 도장을 새로 파가고 보증까지 섰더라구요 


근데 이런 남편을 어떻게 안미워 하냐고요? 

지난 크리스마스에 이런 문자를 받았습니다 

어떻게 이런 문자를 주고 받게 되냐고요? 

이제부터가 시작이에요 


술은 금방 해결이 되었습니다 

보증 때문에 경제적으로 어려워져서 지금 사는 쪽으로 이사를 했더니 

자연스레 술친구들은 딱 끊겼어요 


게다가 또 큰 아이가 대학을 가게 되니까 

학비며 용돈을 충당해야 된다며 

술을 뚝 끊어 버리더라구요 



그런데 인제 마지막까지 제일 속을 썩인 건 담배 였어요 

아기를 낳고 밖에서 피우라고 해도 

굳이 방에서 담배를 피우 더라구요 


한 번은 충격 받으라고 제가 못피우는 담배를 피워 봤어요 

맞담배질을 했더니 밥상을 집어던져 버리더라고요 

자기는 피워도 되고 저는 안 된다는 거죠 

그때는 아직 농사를 지을 때 였는데요 

혼자 일하다가 쉴 때 

담배를 하루에 한갑반, 두갑은 핀인 거 같아요 

담배를 얼마나 많이 피웠냐 하면 

입에 담배를 물고 저만치 보면 먼저 피우고 버린 꽁초에서 연기가 모락모락 나는거에요 

줄담배를 담배를 피웠어요 

그리고 또 얼마나 담배를 좋아했냐면 

뇌경색이 와서 이제 건강이 위험한데도 

화장실에 담배를 숨겨놓고 피우고 

아무튼 곳곳에 담배도 숨겨놓고 피울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드디어 7년 전에 담배를 끊었어요 

어지럼증에 심해서 병원에 갔더니 여기 세반고리관에 이상이 있었어요 

그래서 고개도 못 들고 담배를 피면 더 어지럽고 해서 

그게 담배 끊는 계기가 되었지요

이렇게 마음을 먹었대요 

자기가 평생 피워야 될 담배 양이 있었는데 그거를 이제 다 폈다 

이게 마지막 담배 다 그렇게 생각하고 했는데 

끊고도 한참동안요 무의식적으로 이런데 담배를 찾는 행동을 하더라구요 

흡연 습관은 참 무서운 거 같아요 


남편이 담배를 끊고 나니까 

그때 제 심정은 말로 다 할 수 없었어요 

속이 다 시원 했었어요 

금연을 하니까 일단 냄새가 안 나구요 

제 잔소리도 줄어들고 참 좋더라구요 

제가 싫어하는 것들을 드디어 다 끊었지요 


불행 끝 행복 시작 아니냐고요? 

그 후로 5년이 지난 어느 날이었어요 

남편이 목이 아프다는 거예요 

감기처럼 침만 삼켜도 아프고 음식을 먹어도 아프고 

나중에는 이제 목소리가 갈라져 나오더라구요 

그래서 동네 이비인후과를 두어달 다녔는데 차도가 없었어요 


어느날 선생님이 

입안을 이렇게 정밀하게 보시면서 혀를 건드렸더니 

남편이 비명을 질르더라구요 

(한숨) 


나한테는 벌어지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던 일이 바로 벌어진 거예요 

이름도 생소한 서람이라고 했습니다



여러분 이 유명한 금연광고 기억하시나요? 

담배 맛있습니까? 그거 독약입니다 

이것 보고도 남편은 다른 사람한테는 독약을 줄 몰라도 

남편 본인은 피해갈줄 알은거지요 

담배 피우시는 많은분들이 오지 남편처럼 

나는 아니겠지 하고 생각한다는 거예요 

그런데 내가 병에 걸리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상상해 보셨나요 

제가 나온 것도 더 많은 분들이 

제 이야기를 통해서 상상해 보시고 금연 하셨으면 해서입니다 


처음 진단을 받았을 때는 태연한척 했어요 

그런데 사실은 저희 부부가 모두 땅이 꺼지고 하늘이 무너지는 거 같았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우리 부부를 안심시켜 주시면서 

혀에 있는 암덩어리를 드러내고 살을 이식하고 몇주만 입원했다가 퇴원하면 된다고 하셨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이제 암이 아니길 수술하는 그날까지도 헛된 기대를 했습니다 


식후연초는 불로장생이란 말을 믿고 피운 담배가 

한 사람을 최악의 고통까지 끌고 가더라구요 

간단한 수술이라고 하더니 이비인후과 성형외과와 같이 들어간 사람이 

다음 날 새벽 1시까지 16시간 대 수술을 받았습니다 

혀와 임파선에 일부에 암을 떼어내고 여기는 다리에 살을 차에 붙이는 수술이였어요 

그러면  감쪽 같이 예전에 혀처럼 만들어 주실 줄 알았는데 

대수술을 받고 나오는 남편의 모습이 처참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혀는 입 밖으로 길게 늘어져 있었구요 

입 주위는 약물인지 핏물인지 억룩져 있었고 

얼굴은 몇배인지도 모르게 퉁퉁 부어 있었습니다 

또 암이 재발 할까 봐 허벅지 살을 도려낸 혀 보다 크게 이식을 했어요 

그래서 일이 혀로 가득차 있었어요 

그런 수술인 줄 몰랐는데 회식한다고 해서 살을 조금 떼어낼 줄 알았는데 

거의 한 근은 떼어낸 것처럼 

지금 우리 남편의 다리는 아직도 움푹 피어 있습니다 


이 모두가 남편이 담배가 얼마나 무서운줄 모르고

흡연의 유혹에 넘어간 결과고요 

수술이 끝이 아니였습니다 

항암제투여 와 방사선 치료를 약 두 달에 걸쳐서 받았어요 


아직 아이들이 미혼이라 

가장답게 일어서야 되겠다는 생각으로 

버텨 내더라구요 

그후에 우리 남편이 금연 광고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분을 기억해야 합니다 

나이는 55세 


사실 용기가 필요 했어요 

흡연하시는 분들의 모임에서 항이가 들어올까봐 가면까지 썼습니다 


다행이 아이들 동의도 해주었고요 

무엇보다도 남편이 적극적이였어요 

한사람이라도 이렇게 무서운 병에 걸리기 전에 알려야겠다는 생각에서 였습니다 

지금도 이런 거까지 다닙니다 

시비 거는 사람이 있을까 봐 걱정도 되지만 

한 사람이라도 건강한 삶을 살도록 용기있게 

금연 전도사로 자차 하는 모습이 자랑스럽기도 합니다 

요즘도 새삼느끼는 건대요

담배는 참 무섭습니다 


검진표 좀 보실래요? 

담배 끊은지 6년 정도 되는데요 

지금도 여전히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 중에 1등이 담배입니다 

금연 후 10년은 지나야 폐가 깨끗해진 되는데 

정말 그런가 봅니다 


5년만 더 일찍 담배를 끊었다면 

지금 우리 남편은 예전처럼 건강하고 

좀만 더 일찍 담배를 끊었다면 

지금 우리 남편은 예전처럼 건강하고, 성질도 잘 부리고, 마누라 귀한 줄 모르는 남편이 였을지도 몰라요 

근데 요즘은 작지만 행복을 느낄때가 종종 있습니다 

요즘 거의 24시간 붙어 있거든요 

음식을 이렇게 잘게 잘라 주지 않으면 식사를 거의 하지 못합니다

미남남편, 한량남편에서, 이제 껌딱지 남편이 된거에요 


사실 몸이 불편하니까 

잔 짜증을 낼 때가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네 서로 저사람도 힘들겠구나 하고 금방 풀어 버립니다 

아프고 보니까 

마누라 밖에 없는 거 같아서 인지 저 잠 잘 때 이런 문자를 보냈습니다 

사랑합니다 

나랑살아 줘서 고맙습니다 

그때 제 마음은 아프고 또 좋았습니다 

결혼 후 처음 듣는 사랑이라는 말이 였거든요 


남편이 바로 옆에 있는데 

저도 말로 못 하고요 

답장을 문자로 보냈습니다 


이제 바람은 이대로 건강 유지 하고 

완치 돼서 아이들 결혼시키고 

공기 좋은데 가서 둘이 오붓하게 살았으면 합니다 


부부가 된지 30년이 되고보니 

서로의 거울이 된 거 같습니다 

그렇게 닮아 가는 거 같아요 

상대편이 싫어 하는 것도 알게 돼서 비켜도 갈 수 있고 

측은지심은 더 생기는 거 같고 

아프면 서로 같이 아프고요 

그렇게 돼 가는 거 같습니다 


가족들이 담배를 끊으라고 하면 

내가 알아서 할게 하고 이렇게 짜증내는 분들이 많으실 꺼에요 

그런데 사실 가장이 아프면 온 가족이 피해자거든요 


제 경험으로 봐서는 

가족 중에 한 사람이 중병에 걸리면 그게 바로 불행의 시작이 되는 거 같습니다 

그러니까 각자 건강을 위해서 

이런 나쁜 습관들을 버리고 운동 같은 좋은 습관들은 길러서 

건강해지면 한 가정에 행복이 시작되는 거 같아요 

이왕 끊으려면 나중으로 미루지 마시고요 

지금 바로 그만하십시오 


금연 했으니까 하고 방심했던 저희 부부를 기억하시면서 

새해는 흡연이라는 나쁜 습관을 뚝 자르으셔서 


미래의 든든한 행복을 예약해 보시면 어떨까요 

흡연자 여러분 새해에는 꼭 금연 성공 하세요 


고맙습니다

(박수)



이 글은 청각을 잃은 제 친구를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전체 또는 일부가 잘못듣고 잘못 옮겨적은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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